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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윤 님의 서재입니다.

연극(戀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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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윤
작품등록일 :
2012.02.13 16:20
최근연재일 :
2012.02.13 16:2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439
추천수 :
46
글자수 :
80,507

작성
11.11.12 15:09
조회
194
추천
2
글자
6쪽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2)

DUMMY

1년 쯤 지났을까. 먹을 것과의 투쟁… 늘 배고프고 힘들었지만, 1년이 지났을 무렵 난 어느 정도 먹을 것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살기 위해 바동거린 내게 남은 것은 없었다. 그 흔한 친구 하나마저도…


먹을 것을 구해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자그마한 공터. 그 곳에는 늘 그 아이들이 있었다. 나와 비슷한 나이의 버려진 아이들.

금발머리 남자애와, 붉은 머리 남자애 한명. 그리고 여자애 2명.


나와 같이 꾀죄죄한 얼굴에, 다 뜯어진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들은 내가 없는 것. 웃음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샌가 나는 나도 모르게 늘 그들의 궤적을 쫓고 있었다.


저 금발머리의 남자애는 그 아이들의 대장으로 보였고, 붉은 머리는 그 대장을 늘 쫓아다녔다. 단발머리 여자애는 성격이 드센 듯 보였고, 긴 머리의 여자애는 늘 조용했다.


그 아이들은 먹을 것을 구하는 게 익숙치 않은 듯, 과거의 나처럼 늘 굶주려있었다. 하지만 간신히 구해온 작은 음식 하나마저도 그들은 너무나도 행복하게 나눠 먹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그 쪽에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 애들하고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무서워. 날 싫어하지 않을까. 내가 다가가면 그 아이들이 떠나버리는 건 아닐까. 이렇게 지켜보는 것조차 하지 못할 수도 있는걸.


어느새 나는 그들의 주변을 떠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것도 몰래…그렇게 지켜보던 나날 속에서 우연히 듣게 된 말.


“많이 배고파? 자 이거 내거 먹어. 난 아직 참을 만한걸.”


“아니야 괜찮아. 오빠도 배고프잖아. 이틀 만에 구해온 빵인데.”


“아냐. 자 먹어. 밀러 아저씨네 가게가 닫지만 않았어도, 남은 빵을 나눠주셨을 텐데. 이제 어떻게 하지…”


나와는 다르게 그 아이들은 먹을 것에 관해서 문제가 많은 듯 했다.


난 나도 모르게 그 말을 듣고, 내가 잠자는 마차로 향했다. 그리고 그 근처의 땅을 파내서 고구마를 꺼냈다. 나중에… 도저히 먹을 게 없을 때 먹으려고 아껴뒀었던 고구마. 그 고구마를 꺼낸 즉시 그 공터로 다시 달려갔다.


아직 아이들은 그곳에 앉아 있었다. 잠시 벽에 기대어 숨을 골랐다. 이 고구마를 주면 저 애 들도 나를 좋아해주지 않을까… 그리고 손에 있는 고구마를 바라보았다. 그래. 이걸 주면서 친구가 되어달라고 하자. 하지만 어떻게 말하지… 먹을 것을 줬으니, 친구가 되어달라고 할까? 아니야. 그래. 자연스럽게 하자.


여러 번 그 말들을 되 내이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얘기하자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를 마친 후에


“후우…“


크게 심호흡을 하고 그 공터의 안으로 들어섰다. 처음에 아이들은 나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한 걸음씩 다가가자, 붉은 머리의 아이가 먼저 나를 바라보았다. 그 애의 시선이 이상하다는 걸 느낀 다른 사람도 나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심장이 두근두근 크게 뛰기 시작한다.


아… 어떻게 하지…


그리고 그 순간 머리 속을 유영하던 수많은 말들이 순간 허무로 돌아 가버리고 말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거야…


그렇게 우물쭈물 하고 있을 때, 금발머리의 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된 것 어쩔 수 없이 난 앞으로 조금씩 걸어갔다. 단지 나를 쳐다보고 있지만, 움직이기가 힘겨웠다. 뒤로 그냥 달려가고 싶었지만 내 걸음은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갔다.


“넌 누구니?”


결국 그들 앞에 도달한 나. 그리고 앞에서 수 없이 떠올렸던 말을 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머리는 새하얀 백지가 되어있었다. 금발의 말에 대꾸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얼어붙은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저 이거…”


라는 말이었다. 그와 같이 고구마를 내미는 나. 머릿속으로 이 바보라고 수없이 외친다.


그리고 아이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거 먹어…”


그 금발머리가 말을 받아주었다.


“이거 우리 주는 거야?”


“응…”


그와 동시에 아이들에게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와아아아!”


그리고 그 금발머리의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크며 신난다는 듯이 말했다.


“와 이 고구마 엄청 큰데. 정말 우리 주는 거야?”


“응.”


난 바보같이도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밖에는 하지 못했다. 금발머리는 내 고구마를 잡아채더니 신이 난 목소리로 외쳤다.


“막스, 너는 가서 땔감 될 것 주워와. 저 뒤쪽에 보면 부서진 마차가 있을 거야.”


“알았어!”


순식간에 부산해진 분위기, 다들 부산하게 움직였기에 금세 고구마를 구울 준비가 되었다. 그리고 준비된 작은 화롯불 앞에 모두들 앉았다. 다들 기대에 부푼 눈으로 고구마가 꽂힌 가지를 바라보는 아이들 옆에, 어색하게 앉아있는 내가 있었다.


“넌 이름이 뭐야?”


“신 에쉬오드…”


“너도 떠도는 아이지?”


“응…”


떠도는 아이라는 건 이건 부끄러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당시에 나 같은 아이들은 길바닥의 돌 정도로 많았고, 이 도시에는 그런 아이들 투성이었으니까. 내가 말을 자신 있게 못했던 것은… 단지 이 자리가 어색했을 뿐, 아직 친구가 아닌데도 이렇게 앉아있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좋아, 그럼 너도 오늘부터 우리 가족이야. 자 인사해! 내 이름은 릴이야. 릴 아쉐린.”


붉은 머리도 반갑게 나를 보며 인사했다.


“난 막스라고 해. 막스라고 불러줘. 잘 부탁해.”


그리고 내 옆의 조금 드세 보였던 그 아이가 활달하게 인사를 해주었다.


“소녀는, 리나라고 해요. 환영해요!”


“전 아리사라고 해요, 어서오세요.”


아리사라고 소개한 아이는 환하게 웃어주었다.


“아 모두들 반가워…”


늘 그렸던 이 상황이, 갑작스럽게 나타나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 눈물 맺힌 눈가로 환하게 웃었다.


난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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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4) 12.02.13 103 2 9쪽
21 #3 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3) 12.02.05 169 2 8쪽
20 # 3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2) 12.02.04 86 2 8쪽
19 #3 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1) 11.12.03 148 2 12쪽
18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10) 11.12.02 234 2 14쪽
17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9) 11.11.30 148 2 10쪽
16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8) 11.11.25 114 2 3쪽
15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7) 11.11.24 122 2 12쪽
14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6) 11.11.22 134 2 4쪽
13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5) 11.11.18 165 2 10쪽
12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4) 11.11.17 128 2 8쪽
11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3) 11.11.14 130 2 8쪽
»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2) 11.11.12 195 2 6쪽
9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1) 11.11.11 255 2 4쪽
8 #1 빛의 탑 공략 - (7) 11.11.10 228 2 13쪽
7 #1 빛의 탑 공략 - (6) 11.11.09 190 2 3쪽
6 #1 빛의 탑 공략 - (5) 11.11.08 174 2 6쪽
5 #1 빛의 탑 공략 - (4) 11.11.08 184 2 9쪽
4 #1 빛의 탑 공략 - (3) 11.11.08 214 2 9쪽
3 #1 빛의 탑 공략 - (2) 11.11.08 303 2 12쪽
2 #1 빛의 탑 공략 - (1) 11.11.08 380 2 9쪽
1 # 프롤로그 # +1 11.11.08 526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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