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빛의 탑 공략 - (6)
“하아… 하아….”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었다. 입 속에 단맛이 나고, 온 몸이 땀과 피로 범벅이 됐다. 그건 류에나와 데메테르 역시 마찬가지. 이렇게 된 것이 얼마만일까.
이제 우리 앞에 남아있는 건 아까 백의의 마법사뿐이다.
다만 그 로브는 이미 피투성이가 된 채, 간신히 지팡이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 그 마법사는 이런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경악의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봤다.
“이…럴…수가…. 이세벨리움의 최…정예들이 쿨럭. 쿨럭”
“확실히 이세벨리움이라는 이름은 대단하군. 우리 셋을 이 지경까지 몰아넣다니 말이야.”
류에나는 앞으로 내려온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머리에 달라붙은 핏방울이 공중에 뿌려진다. 데메테르가 회복마법을 시전하려 하지만 마나가 고갈 되 잘 되지 않는 듯한 모양이었다.
“그럼 이만, 죽으십시오.”
난 입가의 피를 손으로 스윽 닦아 내고,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위해, 그 마법사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검을 치켜세웠다. 이미 모든 걸 잃어버려 체념하고 있을 줄 알았던 그 마법사의 얼굴이 갑자기 비장한 얼굴로 변하였다.
“이세벨리움이 모조리 사라진다하더라도… 그건 넘겨줄 수 없다!”
이런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라이트(Light)!"
순간적으로 뿜어져 나온 빛이 시야를 가린다. 아직 여력이 남은 건가. 뒤 늦게 날라 올 마법을 대비했지만 그 마법사가 시전한 건 다른 것이었다.
“텔레포트(TelePort)!”
공간이동? 어떻게 공간이동 마법을… 다급히 고개를 돌려 데메테르를 쳐다보았다.
“데메테르님 어찌된 일인지요?”
하지만 데메테르 역시 어리둥절한 모습을 할 뿐이었다.
“글쎄… 전에도 말했지만, 공간왜곡이 이뤄진 장소에서 텔레포트를 하는 건 자살이나 마찬가지야. 원래의 장소의 공간과 왜곡된 공간사이의 단층 때문에 그 사이로 튕겨 나가버리거나, 전혀 다른 이공간(異空間)으로 떨어지게 된 다구. 다만 빛의 탑 내에서 만이라면 가능할지도 몰라. 그것도 나름대로 위험하긴 하지만 그나마 성공할 확률이 있지. 아마 빛의 탑의 다른 장소로 이동 했을 거야.”
“그렇습니까….”
“물론!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 할 경우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100퍼센트 장담할 수 있어!”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미 탈출할 경로에 대한 모든 문제는 노토스와 리퓨에에게 맡겨놓았다. 텔레포트로 탈출할 우려가 없다면, 도망치는 상대에 대한 처리는 그 둘에게 맡기면 될 것이다. 일단 그렇다면 임무를 속행하는 게 좋겠군.
“그럼 저희는 최종 목표로 이동합니다. 데메테르님 길을.”
데메테르가 주문을 외우자, 또다시 아무것도 없던 곳에 빛이 새어들어오며, 투명한 문의 경첩이 서서히 열린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통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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