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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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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2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9.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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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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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제307화 - 영주의 약속

DUMMY

“네. 대체 얼마나 안 좋은 거죠? 아.. 알겠습니다.”


영주가 어떤 전화를 받고 표정이 곧바로 어두워진다.


“오늘 중국 텐센트에서 오너가 온다고 했지? 난 오찬에 못 가니까? 조이사님하고 대표이사 불러?”


“회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선암사에 좀 다녀와야겠어. 강우가 많이 안 좋은가봐...”


평소하고 다르게 영주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강우가 누구였더라?”


“내 아픈 동생.”


“거긴 사람 없어요? 그게 오늘 이 오찬보다 중요한가요? 지금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잘 아시잖아요? 텐센트 회장이 류태양이라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고 싶어서 온 다는데? 한국 방한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회장님께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 하신다면 최대 300억 달러(약 36조원)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재고해주세요? 오찬 끝나고 가세요?”


철수는 아직 경영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바로 눈 앞에 목전의 이익만 보고 그것을 놓칠 것 같아 전전긍긍하며 영주의 생각을 반발했다.


“어.. 회사 일보다 강우의 안위가 난 더 중요해.. 강우는 나 때문에 눈을 잃었거든.. 강우 덕분에 난 목숨을 건졌고 아버지도 살아서 조금이라도 죗값을 치를 수 있었으니까...”


전혀 동요하나 없이 영주는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밖으로 나간다.


“내 얼굴에 돈방석이라고 써 있나? 날 만나고 싶다면 애간장이 타게 해야지?”


영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혼잣말로 말했다.


“죄송해요?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 화난 거 아니죠?”


철수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화 안났거든!”


“저 미워하지 마세요?”


철수는 영주를 바짝 달라붙는다.


“요즘 회사 일에 신경쓰느라.. 잊고 있었어? 내가 대청도에서 지낼 때 강우가 내 후견인이었어. 여기선 내가 강우 후견인이야.. 그러니 내가 옆에서 돌봐야해.”


**


순천 선암사에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도착한다. 영주는 신속하게 뒷좌석 차문을 열고 다급하게 뛰어간다.


“강우야?”


청명스님이 영주를 강우가 머물고 있는 주지승의 침소로 안내했다.


그곳에 낯설지 않은 무리들이 시선에 들어왔다. 이곳은 이제 한국지부 머큐리 임시요새가 된 것 같았다. 윈턴스와 손혁권, 제로엘도 보였다.


러시안블루 조셉, 맹인 강우는 그동안 영주 대신 선암사 주지승인 브레나가 돌보고 있었다.


영주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아랫목에 시름시름 앓는 소리를 내며 뻣뻣하게 누워있는 젊은 청년의 형체를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강우였다.


강우는 한쪽은 의안을 착용했고 한쪽은 실명했다. 8개월 안 본 사이 강우는 수척하고 말라 있었고 매우 쇠약하고 야위었다.


강우의 앞날이 멀지 않은 듯 영주는 겁을 잔뜩 먹었다.


“강우야?”


영주는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강우는 그리웠던 목소리가 반갑게 들려오자 시선을 영주 쪽으로 돌린다. 영주의 살내음을 후각으로 기가막히게 알아본다.


“영주형이 여긴 어떻게?”


영주는 강우의 손을 따뜻하게 어루만지자 강우의 손이 천천히 꼼지락거린다.


“강우.. 네가 보고 싶어서 왔지?”


“아인이 괜한 쓸데없는 짓을 했네. 지금 한창 바쁜 시기 아니에요?”


“회사는 이제 한 고비는 넘겼으니까? 걱정 안해도 되.. 할아버지 회사랑 20만 식솔들을 떠나보내지 않고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3년 후 은퇴하고 나면 자유로워지니까.. 형이 반드시 네 옆을 꼭 지킬게...”


“네... 저도 힘 내볼게요. 결혼 축하드려요. 제가 우리 로이님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죠? 우리 로이님 상처 주고 울리면 제가 진짜 가만 안 둘거에요.”


“응. 약속할게.”


영주는 눈시울 붉히며 살포시 미소 지으며 응수한다.


기진맥진한 안색으로 힘겹게 숨을 헐떡이던 강우는 희미하게 미소 짓고 정신을 또 놓는다. 의안의 만성염증형 동통과 안구몸살을 앓고 있었고 진통제 효과가 떨어져 매일 매일 괴로운 사투를 보내고 있었다.


“강우야?”


영주는 매우 놀라서 얼굴이 사색으로 물든다. 아인이 곧바로 방으로 들어와 의식 잃은 강우를 진료한다.


“폐하? 손혁권입니다.”


“정보부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제로엘 중위와 손혁권이 선암사에 엠브리 로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2시간 전부터 선암사 입구로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이수가 도착하자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인종이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혈맹으로 뭉쳤다. 자국민들의 5대 후손까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강건한 유토피아 본국이 세워져 있다.


신분이 바뀌었어도 현 정부의 환멸을 느끼고 이곳에 뿌리내리고 싶어하는 망명자들은 5만~7만에 가깝다. 하지만 영토가 좁기 때문에 수용은 전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아나키스트들은 한국 뿐만 아니라 오대양육대주로 브로커 또는 제후들을 매우 뛰어난 인재로 육성하여 위장취업, 위장이민을 허가하는 촉진사업, 개정과 제도를 도입했다.


이 둥지가 지도에서 역사속에서 영원히 사라져도 제군들은 품었던 새로운 대혁명, 갈망과 이상은 끝이 없다.


본국을 버리고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떠났다하여 그 면상에 침을 뱉으며 혀를 끌끌차며 아쉬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협객들은 가족처럼 끈끈하게 피로 이어진 의형제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작은 영웅처럼 추대하고 경배하는 정신적 지주이자 은인이나 다름없는 이수의 삶이 태어난 순간부터 순탄하지 않았고 반평생 음지에서 굴러먹은 그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보다 강이수, 엠브리 로이가 이제 신분세탁은 물론 다수의 가명을 지닌 채로 의형제들을 이제 굳이 먹여 살리지 않아도 된다. 그녀는 10년 동안 충분히 했기 때문이다.


이젠 부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아무개의 여인, 아무개의 배우자로 행복하게 살아가길 염원하고 열망한다.


도원결의, 한 번 주군은 뼛속까지 영원한 주군이다.


호위팀장으로 발탁된 알랜이 내민 손을 잡고 승용차에서 내릴 때에도 그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이수의 애티튜드 또한 기품이 넘치며 여왕의 풍골을 지녔다.


아무도 그녀가 몸이 안 좋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이수는 여전히 포커페이스가 뛰어난 위장술의 달인이다.


비가 주적주적 내리자 알랜이 검은색 장우산을 펼치고 이수가 비를 맞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


알랜은 이수와 팔짱을 끼고 그녀의 보폭의 맞춰서 느리게 천천히 걸었다.


영주가 이수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브레나 주지승의 침소에서 뛰어 나와 반겼다.


“이수씨? 여긴 어떻게?”


“철수한테 들었어요? 이제부터 글로벌그룹의 일은 박영주씨의 권한이기 때문에 저는 개입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해가 안 갔어요? 이번에 아주 중요한 오찬이 있었다면서요? 글로벌그룹의 오너가 공석이라 몇 십년의 한 번 올 수 있는 수조원의 투자 기회를 강우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맞바꿨다는 것이 정말이에요?”


“이 자식.. 내가 요즘 너무 풀어줬나? 왜 이렇게 입이 가벼워졌어?”


영주는 철수가 심히 원망스럽다.


“이 것봐.. 몸도 약한 사람이 얼굴도 손도 얼음장 같네...”


영주는 얼른 화제를 바꿔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이수의 창백해진 얼굴과 생기를 잃은 입술, 붉으스름해진 두 손을 잽싸게 거머쥔다. 손으로 야무지게 주무르며 따뜻하게 녹여준다.


“강우는 저한테 목숨보다 제일 소중한 동생이...”


이수는 두 손을 허리 뒤로 모으고 눈을 지그시 감고 두 발뒤꿈치를 조금 떼며 턱을 들어올려 영주의 입을 살포시 맞추었다.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영주는 조금 당황했다.


연애 문외한이자 늦은 사춘기가 온 영주는 부끄러웠는지 그 어떤 모션이나 미동하나 없이 눈을 말똥말똥 뜨며 영주의 얼굴이 홍두처럼 붉어진다.


제로엘과 손혁권 정보부장, 윈턴스 소령, 아인, 알랜이 바로 눈 앞에서 그 상황을 목격했는지 눈치가 굉장히 빠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볼거리지만 그들은 갑자기 안 하던 헛기침을 하고 일사분란해지며 재빨리 그 공간에서 벗어난다.


이수는 영주와 서로를 향한 믿음이 강해지며 애틋하면서도 부드럽게 키스를 한 뒤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려 하자 영주의 입술이 놓치지 않으려고 능숙한 솜씨로 견고하게 키스했다.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존경합니다.”


“이수씨 한테 뽀뽀를 받으려면 앞으로 이렇게 칭찬 받는 일 자주 해야겠어요?”


“조셉의 병증이 요새 나날이 심해지고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잠시 일시적인 거라고 하니까.. 염려 마세요. 조셉이 기운을 차릴 때까지 제가 더 각별히 챙길게요.”


“이수씨 처음 만났을 때도 반해버렸지만 오늘 이수씨한테 두 배로 더 반한 것 알아요?”


영주는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수는 알고 있다.


자신의 수명은 길지 않을 것이다.

이수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진 영주가 덜 외롭고 힘들지 않게 9명의 자녀들과 김강우, 그리고 이수의 조력자들이 수조원 그 이상의 가치로 끝까지 영주를 도와줄 테니 말이다.


이 시대 다시 나올 수 없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대망의 웨딩마치가 이제 사흘 밖에 남지 않았다.


작가의말

의학전문지식은 모르겠지만 본문 참고 하시면 영주의 다크호스, 외눈박이 강우는 어릴때 불의의 사고로 실족사를 당해 두 눈을 다쳤는데 한쪽은 개안수술, 의안을 착용하고 평생 살아가야하죠. 의안은 안구몸살과 염증을 위발 시킨다는 말은 들은 것 같아요, 한쪽 눈은 다행히 살릴 수 있는 눈이라서 수술이 성공이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살상무술 고단자로 키워지며 영주의 운전기사로 스파이 활동하면서 누적된 피로, 혹사도 하고 영주를 구하려고 한강물의 다이빙 하면서 의안에 세균 침식으로 인한 부작용이 오고 혹사 시킨 눈도 수면마찰로 인한 자극을 받고 그렇게 완전한 시각장애인이 된 케이스인데요. 제 머릿속에서 나온 조셉은 러시안블루, 별칭이 붙었고 고양이과 성질이라서 영주와 오랫동안 한 지붕 밑에서 살아서 영주를 알아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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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제319화 - 최고의 선물 (완결) +8 20.09.12 109 4 17쪽
319 제318화 - 안식 +3 20.09.12 48 3 7쪽
318 제317화 - 애도 +3 20.09.11 43 2 9쪽
317 제316화 - 이별 준비하는 사람들(하) +6 20.09.10 55 4 8쪽
316 제315화 - 이별 준비하는 사람들(하) +9 20.09.10 61 4 25쪽
315 제314화 - 이별 준비하는 사람들(중) +3 20.09.09 52 3 20쪽
314 제313화 - 이별 준비하는 사람들(중) +5 20.09.09 50 3 23쪽
313 제312화 - 이별 준비하는 사람들(상) +4 20.09.09 49 3 33쪽
312 제311화 - 이별 준비하는 사람들(상) +6 20.09.08 49 3 30쪽
311 제310화 - 신혼 +4 20.09.07 44 3 13쪽
310 제309화 - 결혼식이 끝난 후 +4 20.09.06 46 3 8쪽
309 제308화 - 웨딩마치 +3 20.09.06 50 2 9쪽
» 제307화 - 영주의 약속 +5 20.09.04 53 2 9쪽
307 제306화 - 솔개의 비상 +5 20.09.03 46 3 7쪽
306 제305화 - 이벤트 +3 20.09.02 41 3 7쪽
305 제304화 - 행복찾기 +6 20.09.02 48 3 7쪽
304 제303화 - 휴식 +3 20.08.31 51 3 13쪽
303 제302화 - 상사병 +3 20.08.31 51 3 7쪽
302 제301화 - 가족의 정 +2 20.08.30 44 2 7쪽
301 제300화 - 사랑을 전하다 +6 20.08.29 44 2 8쪽
300 제299화 - 숙원을 풀다 +5 20.08.28 57 2 7쪽
299 제298화 - 사필귀정 +1 20.08.28 38 1 7쪽
298 제297화 - 그리움 +2 20.08.27 38 2 9쪽
297 제296화 - 양심 +2 20.08.26 41 2 8쪽
296 제295화 - 청혼 +2 20.08.25 38 2 8쪽
295 제294화 - 망자의 하소연 +4 20.08.24 41 2 15쪽
294 제293화 - 낙심 +2 20.08.23 40 2 9쪽
293 제292화 - 류태양으로 +3 20.08.23 45 2 8쪽
292 제291화 - 몽블랑 볼펜의 주인 +2 20.08.22 50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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