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30장: 위협이 되는 존재는 제거해야함이 옳지 않겠사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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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성왕 폐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지요?"
"아, 김 시중이었구려! 사실, 고민이 될만한 것이 있소이다."
"소신이 한번 성왕 폐하께서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한번 맞춰볼까요?"
"아직 짐이 언급조차 안했는데 어떻게 해서 맞춰본단 말이오?"
"다~~ 방법이 있사옵니다. 음······ 그렇군요! 성왕 폐하께옵서는 장보고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었군요."
"허! 어떻게 알았소이까?!"
"이미 폐하께옵서 장보고의 장녀와 혼인하겠다고 하였으나, 문무 신료들의 반대로 인하여 그게 무산되지 않았사옵니까?"
"그렇소."
"그런데, 아직 장보고는 살아있으며, 그는 현재 구주에서 말갈수군을 지휘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이대로 가다가는 구주를 시작으로 아국 전체가 말갈국에게 넘어갈 것이 틀림없사옵니다!"
"!!!"
김경웅 곁에서 현재 김씨부여의 시중 벼슬 겸 병부좌평 벼슬을 하고 있는 김양이 위와 같은 말을 하자, 이에 김경웅은 "어찌하면 좋겠소?"라고 질문하였다.
"이 나라에 위협이 되는 존재는 제거해야하지 않겠사옵니까?"
"너무 위험하오! 장보고는 말갈국의 벼슬을 하고 있소이다. 그가 갑자기 죽임을 당할 경우 말갈국에서는 트집을 잡으면서 오히려 아국을 대상으로 하는 침공명분을 획득할 수도 있소이다."
사실 이건 김경웅의 말대로 원래 우리가 살던 세상의 역사 처럼 장보고 암살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상황도 달랐으며, 장보고가 같은 나라 출신이기는 해도, 타국의 무관직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으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그를 암살하는 것은 아니되오!"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이미 소신이 특별히 말갈녀석들에게 침공명분을 주지 않겠끔 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그게 정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여보게! 어서 들어오시게나!"
김양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김경웅과 김양이 있던 방안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이 사람은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폐하께서 청해진에 있을 때에 몇번 보신 적이 있을 것이옵니다. 이 사람의 이름은 염장(閻丈)이라고 하며, 우리와 같은 부여출신이기는 하지만 현재 장보고의 부하로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
김양의 그러한 설명이 끝나자마자 김경웅은 한동안 놀란 상태로 염장을 처다볼 수 밖에 없었다.
* * *
"여기 염장이라는 사람은 장보고의 부하장수이기는 하지만, 우리 고향생각이 강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호오? 그렇구려!"
김영의 그러한 말이 끝나고, 염장이 김경웅 앞에서 궤배를 한 채로 자신을 소개하였다.
"염장이라고 합니다. 현재 소인도 말갈국의 벼슬을 하고 있고, 장보고 휘하에 있다고 한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향을 버린 것은 아니옵니다."
"그러한가? 그런데 그대는 어째서 우리 일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인가? 단순히 아국을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총명한 김경웅은 염장의 두눈에서 누군가를 대상으로 질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눈치챘다.
그리고 그러한 김경웅의 말에 염장은 아주 잠깐 놀랐다는 듯이 몸을 약간 흔들었으나, 이내 자신은 오로지 고국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고 이러한 행동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답하였다.
'아니다! 저자의 눈빛은 말해주고 있다. 저 염장이라는 자는 누군가에게 질투하고 있어. 아마도 질투하는 대상은 필시 장보고이겠지!'
나중에 김양이 따로 말한 사실이지만, 염장은 장보고 처럼 대씨고려에서 벼슬생활을 했으나 종종 장보고에 대해서 질투심을 품었다고 한다.
그리 된 이유는 염장은 김씨부여에서 그래도 상급귀족은 아니지만 나름 귀족혈통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염장이 지금 상관으로 모시고 있는 장보고에 경우 귀족신분이 아니다.
목동이나 혹은 어업에 종사한 집안 사람인 장보고는 김씨부여에 있어서 평민 혹은 천한 직종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장보고가 살던 시대에서 목동의 일이라던가 어부의 일은 매우 강한 힘 혹은 강한 무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이는 장보고가 대씨고려에서 무관으로 출세할 수 있는 비결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지금 염장은 고향에서는 자신보다 신분이 낮았던 이가 자기보다 높은 벼슬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질투심을 쉽사리 버리지 못하였고,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고 할 수가 있겠다.
* * *
"저자를 믿을 수가 있겠소? 짐의 생각에는 저자는 장보고를 암살한 후에 틀림없이 우리들에게 죄를 뒤짚어씌울 것이외다."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이미 염장이 장보고 암살에 성공한다면 그때 미리 염장이 장보고를 암살했다는 내용의 서신과 증거품을 말갈국 조정과 황실에 보내면 디ㅗㅂ니다."
"서신이야 짐이 직접 쓰면 된다지만, 증거품은 마련하기가 어려울텐데?"
"정교하게 조작된 증거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요. 설령 조잡하기 그지 없는 증거품이라고 해도 장보고는 말갈태한이 신뢰하는 인물입니다. 염장이 죽였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결국 피해는 우리가 아닌 염장에게만 쏠릴 것이옵니다."
"음······."
김양의 그 같은 말에 김경웅은 "그리 되었으면 좋겠는데, 왜 이리 불안한지 모르겠소······."라고 말하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을까봐 걱정하였다.
그러한 성왕의 모습에 김양은 안심시키려고 노력을 했으나, 김경웅의 걱정은 자꾸만 커져만 갔다.
그리고 김경웅의 걱정은 단순한 걱정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으니······.
* * *
"장군님! 조정에서 황명을 담은 칙서를 가지고 온 사람이 왔사옵니다."
"조정에서? 혹시 정연인가?!"
"아니오! 다른 사람이옵니다."
"음······ 폐하께서 정연을 보내실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을 보내신 것을 봐서는 아무래도 폐하께 급한 일이라도 있나보지? 아무튼간에 신하된 자로서 황명을 담은 칙서를 가지고 온 사람을 만나보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지! 곧 나가겠네!"
"예, 장군!"
염장이 대씨고려의 군대가 주둔중인 구주 일대로 다시 돌아가는 사이에 대씨고려에서는 장보고에게 칙명을 보낸 상황이었다.
"아니, 그대는 작제건이 아닌가?"
"오랜만에 뵙사옵니다. 궁복 장군! 아니······ 이제는 장보고 장군이라고 불러야되겠군요!"
"황상의 측근이자 문적원감 벼슬을 하고 있는 자네가 여기까지 직접 온 것을 보면······ 황상께서 제법 중요하신 칙명을 이 사람에게 보낸 것이 틀림없겠군!"
장보고는 자신의 의동생 정연이 왔을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장보고의 예상과는 다르게 대완흥이 보낸 사람은 다름아닌 현재 태한의 비서 역할을 하는 작제건이었다.
"그러하옵니다. 만일 정연 장군을 보내셨더라면 단순히 안부차 물어보려고 온 것이겠지만, 이번에 폐하께옵서 저를 보낸 이유는 현재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불안한 미래를 미리 봉쇄하기 위함이옵니다."
"불안한 미래라고 한다면?"
"사실 조정도 이제 막 안정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장군님에 대해서 시샘하는 무리들은 적지 않사옵니다."
"흠······그건 그럴테지."
"그리고 그 시샘하는 무리들 중에서는 장군님이 소부여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제법 되는 편입니다."
"······."
작제건의 그러한 말을 들은 장보고는 잠시 입을 다물어버렸다.
왜냐하면 본인이 김우징과 사돈관계를 맺자고 약속을 한 사례가 있다보니, 장보고 입장에서 보면 양심이 좀 찔렸을 법 했으니······.
"그러나 황상께옵서는 장군을 지금도 신뢰하고 계시옵니다."
"몸둘바를 모르겠구먼! 그런데······혹시 불안한 미래라는 것이······."
"어쩌면 장군님을 시샘하는 무리들이 장군님을 암살하기 위해서 암살자를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이 황상의 결론입니다. 아울러 소부여측에서도 장군님을 암살하기 위한 암살자를 보낼 수도 있다는 판단 역시 황상께서 하시었사옵니다."
"소부여측에서도 말인가?!"
"생각을 좀더 해보시지요. 지금 장군께서는 아국의 천병(天兵)을 이끈 상태로 현재 구주에 천병을 주둔시킨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면 소부여측에서는 우리 대고려국이 언젠가 구주 지역을 빼앗으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 아니겠사옵니까?"
작제건의 그러한 말을 들은 장보고는 옳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 알겠네. 그렇다면 이제부터 경비를 보다 강화해야되겠구먼!"
"그리하심이 좋겠습니다. 아! 제가 이곳에 온 이유도 현재 주둔중인 대고려국 군대의 방비 상태가 최고상태인지 확인차 온 것이옵니다."
"껄껄껄껄! 폐하께서는 언제나 꼼꼼하시군! 좋네! 그러면 주둔지를 이 사람이 직접 안내를 하지! 어서 따라오세나!"
* * *
그렇게 작제건은 장보고의 안내를 받으면서 일반 장병들부터 군지휘관 까지 꼼꼼하게 확인과 점검을 하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무기의 관리상태, 선박의 관리상태, 보급문제에다가 장졸들의 사기 문제에 대해서도 확인과 점검을 하면서 장보고와 여러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여기서 작제건은 이상한 점을 확인했다.
"한데, 장군!"
"무슨 일인가?"
"여기서 일하는 군 지휘관들 명단을 미리 병부에서 받은 것이 있어서 확인을 해온 상황이옵니다만······ 1명이 빠지는 듯 싶사옵니다만?"
"아! 염장 말인가. 그 친구는 잠시 휴가를 보냈네."
"휴가라고 하시었사옵니까?"
"그렇네. 그 친구는 나와 같은 고향출신이다보니, 이곳 부상열도에서 벌어진 싸움이 끝난 후에 고향마을을 잠시 다녀오겠다고 하더군."
"염장이라······."
장보고의 그 같은 설명을 들은 작제건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빠지게 되었다.
"그자는 언제 돌아온답니까?"
"휴가를 7일 정도 주었고, 자네가 도착했을 때에 염장의 남은 휴가기간이 하루 정도 남은 상태일세. 오늘 쯤이면 돌아올 것 같은데?"
이러한 장보고의 말에 작제건은 그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장군! 만일 그 자가 돌아오지 않다거나 혹은 정해진 휴가기간을 넘겨서 돌아올 경우 그자를 크게 경계하는 것이 좋겠사옵니다."
"어째서인가?"
"어쩌면 그자는 고향이 다녀온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다녀온 것일 지도 모르기 때문이옵니다."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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