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22장: 해적 소탕의 영웅
이 작품은 트립물도 아니고 환생물도 아닙니다.
"이번에 발해만 수호를 담당하게 된 수군 지휘관 궁복이라고 한다. 여기 부임지에 와서 그대들의 환영 인사는 나에게도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우선 그전에 각 수군기지의 상태를 우선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궁복이 담당하게 발해만 일대에에 위치한 수군의 규모는 대선(大船)급 선박이 69척이었고, 중선(中船)급 선박이 163척이었으며, 소선(小船)급 선박이 176척이었다.
그러나 이는 장부상의 이야기였지 실제로 확인된 숫자와 비교하면 궁복 본인도 혀를 찰 수준이었다.
"지휘관이 사용하는 전투선인 대선급 선박은 장부상으로는 69척으로 나와있는데, 정작 실제로 확인을 해보니 34척만이 제대로 가용될 수가 있었다. 대선급 다음으로 전투용으로 쓰이는 중선급 선박에 경우 121척만이 제대로 가용되는군. 연락선으로 쓰이는 소선급은 어째서 중선급 선박보다 적게 82척밖에 안되는 이유가 뭐지?!"
"그, 그것은······."
"게다가 내 보아하니 소선급 선박들 중에서 가용이 안되는 선박들까지 세어보았는데!! 숫자가 안맞는데? 어이! 도대체 소선급 선박들은 어따 팔아먹었어!! 당장 이실직고 하지 못할까!!"
그렇게 시작한 궁복의 대대적인 감찰과 함께 발해만 일대에 위치한 수군 기지들 사이에서는 매타작 소리와 함께 곡 소리가 끊이지를 않았다.
"에휴! 폐기처분할 수 밖에 없는 선박들은 어쩔 수 없이 폐기처분해야한다. 목재가 이미 전투용이나 혹은 항해용으로 쓰이지 못할 만큼 부패하거나 썩어버렸군. 이제부터 선박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예, 장군!"""""
"그리고 폐기처분할 수 밖에 없는 선박들에 대한 목록들을 하루 빨리 작성해서 보고토록 하여라! 그래야 부족한 숫자만큼 새로운 선박들을 건조하고 바다에 띄어서 해적들과 싸우지!"
아울러 궁복은 각 기지에 주둔해 있는 수군 장병들의 훈련상태 그리고 훈련하면서 생활하는 상태 역시 점검하였다.
"병사들이 생활하는 건물이 어찌 이리도······?"
"에이~~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살아갈 수가 있는 환경······."
"그러면 자네가 여기서 열흘간 살아보게나. 아니아니지! 1달만 여기서 살아보게. 그리고 1달간 여기서 살아보면서 느낀 점을 보고서로 작성하도록!"
"자, 장군?!"
"그걸 위해서 당분간 자네는 퇴근 따위는 없는 줄 아시게."
"에엑따!!"
훈련상태를 점검함과 동시에 궁복은 수군 병사들의 복지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기존에 병사들이 살던 막사를 재건축하는 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궁복은 수군 장병들의 신임을 얻을 수가 있었다.
* * *
"병사들의 보급이나 식사 문제 역시 전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법! 각 수군기지들을 순시하여 병사들이 배불리 먹고 있는지 확인하겠다."
전쟁이나 전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역시 보급이자 동시에 식량문제였다.
군대는 먹여야 진격한다는 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궁복은 보급 문제를 누구보다고 가장 신경 쓰고 있었고, 병사들을 배불리 먹여야 비로서 해적들과의 싸움에서 큰 힘을 낼 수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병사들에게 지급하는 군량 문제가 확인될때마다 그는 엄히 감찰하고 엄벌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매번 훈련을 하는 것을 결코 잊어먹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수군 병사들 사이에서는 궁복에 대해서 엄한 장군이라고 인정을 하면서도 그에 대한 존경심은 여전히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비록 그분께서 우릴 엄히 대해주시지만 알고보면 우리들이 그동안 잘 못살았다는 것을 이해해주셔서 한 소리지."
"그래그래! 그러고보니 돌식이가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혼을 낸 적이 있었지?"
"맞아! 내가 직접 두눈으로 그 광경을 봤는데, 처음에는 궁복 장군께서 돌식이가 훈련참여에 늦어져서 혼을 내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궁복 장군께옵서는 돌식이한테 다친 상태로 무슨 훈련이냐면서 얼른 치료를 받으라고 다그치고 있었지."
"예전 수군 지휘관 나으리들 중에서는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훈련에 강제로 참여시키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는데······."
"궁복 장군이 오고 나서부터는 그런 일이 사라졌어."
"부조리를 사라지게 해주시도록 노력해주시는 장군님이시니 우리들도 마땅히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하지 않겠어?"
이에 대한 보답으로 수군 병사들은 더더욱 열심히 훈련에 참여했고, 그만큼 발해만 일대에 위치한 각 수군 기지들의 훈련 상태는 최상위를 달릴 수가 있었다.
* * *
그러던 어느 날······.
땡-! 땡-! 땡-! 땡-!
"엇?! 저게 뭐지?!"
"탐망선이다! 근데 깃발을 보아하니 긴급소식을 가지고 왔다는 표시를 하고 있어!"
"무슨 소식일까?"
"설마 해적들이 기어코 발해만을?!"
"그럴리가?! 여기가 어디라고 해적들이 노려?! 여긴 수도권하고 가까운 곳인데······."
"그래도 상대는 해적이야. 해적들이라면 자기네들 욕심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고!"
위급함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긴급소식을 가지고 온 탐망선이 궁복이 있는 수군 기지에 도착하였다.
"산동 일대에서 해적이?!"
"예, 그러하옵니다. 장군!"
"산동에서 지원을 요청한단 말이더냐? 거기 수군 함대는?!"
"해적들로 인하여 그만······."
쾅-!
그 순간 보고를 들은 궁복은 탁자 위에 주먹을 내리쳤다.
"기어코 해적들이 도를 넘는 짓을 벌였구나. 산동 일대는 우리가 있는 이곳 발해만 일대와 가깝다. 아니 가깝기 때문에 신경을 안쓸 수가 없는 지역이다! 지금 즉시! 모든 수군기지에 있는 수군 지휘관들을 소집하도록!"
"예, 장군!"
"그리고 병력들 역시 준비하라! 해적들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산동이 뚫리면 그 다음은 발해만이다! 만에 하나 우리들이 이번에 해적들의 공격을 막는데 실패할 경우! 평양까지 해적들의 손아귀에 넘어갈 것이다. 우리들은 결단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목숨을 다하여 막아야할 것이다!"
궁복은 수군 지휘관으로서 명령을 내리면서 동시에 해적들의 움직임에 대해서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놈들이 산동 일대를 습격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니 어쩌면 녀석들은 지금 약탈하기 바쁠지도 모르겠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산동을 습격한 해적들을 공격한다면 반드시 해적들을 단숨에 소탕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윽고 궁복은 이번 해적 소탕은 시간 싸움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으며 누가 먼저 움직이는지에 따라 전투의 결과 역시 정해질 것이라고 하였다.
"만에 하나 해적들이 먼저 움직일 경우 우리들은 놈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먼저 움직일 경우! 우리들은 놈들을 급습하여 해적들을 소탕하고 이 바다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가 있을 것이다."
* * *
둥-! 둥-! 둥-! 둥-!
"출전! 출전하라!!"
북을 치는 소리와 함께 수군 장병들이 배에 올라타 탑승하기 시작했다.
그들 한명 한명 모두가 긴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앞으로 다가올 전투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겁먹지 마라! 훈련받은대로 하면 된다!!"
이에 궁복은 위와 같은 말로 장병들을 안심시키기 시작했다.
"그대들 마음 속에 두려움이 보인다. 그리고 나또한 이번 전투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어째서 내가 도망치지 않은 이유가 무엇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러한 질문에 장졸들은 답하지 않고 그저 궁복의 말을 경청할 뿐이었다.
"그것은 내가 도망을 가게 된다면 해적들은 그 다음 목표로 우리 가족들을 노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갈 수가 없었다. 아니 도망가게 된 그 순간! 내 목숨뿐만 아니라 내 가족들의 목숨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도망을 가게 된다면 그대들 가족들의 목숨 역시 위험에 빠지게 된다. 지금이라고 배에서 내려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도 상관 없다. 애초에 나는 그대들을 개죽음으로 몰아넣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그리 말한 후 궁복은 장병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어찌하겠는가?"
그 물음에 장병들은 함성과 함께 무기를 하늘 높이 치켜세우는 것으로 화답했다.
그 광경을 본 궁복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고 지휘봉을 바다를 향해 겨누면서 해적들이 있는 산동 바다로 향하자는 명령을 내렸다.
"목표! 산동 해역!! 해적들을 토벌하고 고려의 백성들을 구하고 전우들의 복수를 하자!"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렁찬 함성 소리는 순식간에 발해만 일대를 뒤덮었고, 그들은 장엄하기 그지 없는 기치를 높게 세우면서 바다를 가로지은채로 그 어떤 적도 두렵지 않다는 듯이 앞으로 나아갔다.
* * *
왁자지껄! 와글와글!
한편 이런 상황 속에서 해적들은 항구쪽에서 약탈품을 실어나르는데 정신이 없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자! 자! 이리로 와라!"
"에구! 예쁜 것!"
"아, 안되오! 그 아이는 이미 시집 갈 대상이······!"
"시끄럽다!"
쑤걱-!
반항하는 자들은 모두 해적들의 창칼에 죽을 뿐이었고, 그들은 살기 위해서 도망치거나 혹은 지금과 같은 악몽에서 깨어나기를 기원했다.
'누군가 우리를 도와주시오!'
혹은 위의 독백처럼 하늘을 향해 빌기도 하였다.
"자! 이제 실을 물건들은 다 실은 것 같으니 그만 떠나자고!"
"어라? 저기 배가 오는데?"
"뭐지? 우릴 지원하러 온 녀석인가?"
"그런 것 같아 보이지는 않은······ 어엇?!!"
그리고 하늘은 해적들에게 피해를 입은 자들을 위해서 희망을 주었다.
"전군!! 노포 발사 준비!!"
"도선할 준비도 해라!! 해적놈들과 단병접전을 각오해야할 것이다!!"
마침내 궁복이 역사에 전면적인 대두를 하게 되었으며, 이날 전투에서 산동 해역을 습격한 해적들은 궁복이 이끄는 발해만 수호 함대의 기습적인 공격에 크게 당황하여 미쳐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몰살당했다.
이후에 궁복은 산동 해역을 좀더 순시하여 남은 해적 잔당들을 소탕하고 귀환했다.
이리하여 궁복은 고려의 만백성들에게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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