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30장: 고구려와 돌궐 연합의 중원북부 대약탈전 中
이 작품은 트립물도 아니고 환생물도 아닙니다.
"합하께 보고드립니다. 전쟁터에서 도망치려는 북당 황제 이태를 속말도독 걸걸중상님께서 사로잡는데 성공했다고 하옵니다!"
"걸걸중상?!"
"예, 합하!"
북당의 황제 이태를 사로잡았다는 말에 연개소문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다는 듯이 이리 말했다.
"예전에 벼슬이 오른 사람들 중에서 걸걸중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던가?"
연개소문의 그 말에 이번 대약탈전에 참전한 고돌발이 이리 말했다.
"그 고정의 대로께서 추천한 사람들 중 한명인 걸로 알고 있사온데?"
"고 대로가?"
"예, 합하."
고돌발의 그 말에 연개소문은 속으로 '설마 걸걸중상은 태왕파인가?'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어지는 뇌음신의 말로 인하여 연개소문의 생각은 복잡해졌다.
"아! 안고 장군께서 극찬했다던 그 사람인가?! 내가 알기로는 과거 돌지계가 자기 부족들 데리고 수나라로 투항한 이후부터 속말말갈이 줄곧 눈칫밥을 자주 먹으면서 지내다가, 시간이 지나고 우리 대고려의 지배를 받는 속말말갈 출신 사람들이 열심히 전공을 세우고 동족이 저지른 옛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면서 부터 조정 내부에서 이제 속말말갈에 대한 암묵적인 제재를 풀어줘야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 안고 장군 아니었던가?"
그 말을 들은 연개소문은 '안고는 나를 지지하는 사람인데? 그렇다면 걸걸중상은 연씨파도 태왕파도 아닌 그저 단순한 중립 세력인가?'라고 독백했다.
"합하! 황제를 사로잡은 전공을 세운 걸걸중상을 치하하심이 옳은 줄 아뢰옵니다. 그 사람이 황제를 사로잡지 못했더라면 전황은 더 길어졌을 지도 모릅니다."
뇌음신의 그 말에 연개소문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긴 그 말이 옳기는 하지.'라고 생각한 후에 걸걸중상을 자신들이 있는 막사 안으로 불러들이라고 하였다.
* * *
"속말도독 걸걸중상이 대고려의 대막리지를 뵙사옵니다."
"일어서게. 서토의 오랑캐 추장 중 한 사람을 사로잡은 매우 큰 공을 세운 그대는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일세."
"감사합니다. 합하!"
걸걸중상은 연개소문과 휘하 장수들이 있는 막사 안에서 궤배를 한 상태로 있다가, 연개소문의 말로 인하여 그 즉시 일어섰다.
"속말도독 자리에 오른지는 비교적 최근이라고 들었네만?"
"예, 합하."
"속말도독이라는 벼슬이 비록 우리 대고려의 법제상 5부의 욕살과 대등하다고 한다지만 실상은 욕살보다는 조금 밀리는 위치의 벼슬이지. 왜냐하면 5부의 욕살은 대고려 건국 초기의 다섯 부족을 시초로 하고 있으니 말일세."
연개소문의 그 말에 걸걸중상은 틀린 점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전투에서 북당의 황제 이태를 사로잡은 자네는 말일세... 아무래도 내가 깊이 생각을 해본 결과 속말도독 자리보다는 좀더 위상이 있는 벼슬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네."
"그 말씀은?"
"마침 대모달 자리가 슬슬 교체될 예정이었던가? 전임자가 전쟁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하여 더는 전쟁에 참전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으니 말이야. 내가 태왕께 주청을 드려서 자네를 대모달로 임명하게끔 하려고 하네만?"
대모달은 중원 국가 기준으로 위장군 벼슬에 해당되며, 대한민국 군인 직책으로 따지면 수도방위사령관에 해당되는 벼슬이다.
"대, 대모달?!"
"대모달 벼슬 달기에는 조금은 젊지 않나?"
"아니 그래도 황제를 사로잡은 사람인데, 대모달 정도는 줘야지 않겠어?"
"그렇지만 태왕파가 그걸 원하려나? 합하가 추천하는 이들에 대해서 꼬장꼬장 바라보면서 어떻게든간에 그들이 높은 벼슬에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 말이야."
이번 전쟁에 참전한 연개소문 휘하의 장수들은 하나 같이 그런 이야기들을 꺼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걸걸중상은 이리 말했다.
"죄송하지만, 아직 제가 대모달 벼슬에 오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속말도독 벼슬에 오른지도 최근인 상황에서 도독 벼슬을 따위 취급하는 대모달 벼슬에 오른다면 필시 주위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그리 좋지 않게 생각할 것입니다."
"허어! 내가 그대의 뒷배가 되어줄텐데도?"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겠지만, 저 스스로가 그걸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직은 경험을 쌓아야한다고 스스로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말은 그렇게 한 걸걸중상이었지만, 실은 그는 중앙에서 일하는 것을 그리 원하지 않았다.
'호위병 시절에 높으신 분들의 추잡한 행각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런 것들을 다시 볼 바에야 차라리 지방에서 일하는 것이 났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걸걸중상에게 연개소문이 그를 바라보는 속마음은 이러하였다.
'흐음? 출세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건가?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뭔가 좀 이상한데? 그건 그렇고간에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이 남자는 중앙에서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한 듯 싶군.'
그런 생각을 한 이후에 연개소문은 걸걸중상에게 이리 말했다.
"대모달 벼슬을 원하지 않는다면 별수는 없지. 그 대신에 내가 태왕 폐하께 주청을 드려서 그대에게 작위를 내리도록 하겠네."
"고맙사옵니다. 대막리지!"
연개소문의 그 말에 걸걸중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에 감사를 표했다.
* * *
"합하! 북당의 황제를 사로잡았으니, 우리들은 그를 대상으로 어떤 처우를 내려야할지 결정을 내야합니다."
뇌음신의 말에 연개소문은 고개를 끄덕인 후 "이미 생각해둔 것이 있네."라고 답했다.
"황제를 가지고 북당 조정과 협상을 하실 생각이신지요?"
그 말에 연개소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미 북당은 화북 지역의 민심을 많이 잃었다네. 황제 이태 주위에는 아첨꾼이나 간신들만 우글우글 거리지. 무엇보다 중원일통이라는 명목으로 높은 세금과 계속된 징병으로 북당의 영역은 말이 아니야.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참으로 좋은 기회이지! 그러니 나는 중원이 두번 다시 우리 대고려를 침략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릴 것이야."
"하, 합하 그 말씀은?!"
점점 무서워지는 연개소문의 표정에 휘하 장수들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예로부터 중원 북부는 물산이 매우 풍부한 지역이었다. 수나라와 당나라도 우리 대고려를 침공하기 위해서 중원 북부에서 나는 물산들을 주로 많이 사용했지. 강남은 밀림이 대부분이고 미개발지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통일중원을 다스렸던 황제들은 강남의 물산은 잘 사용하지는 않았어. 그러나 중원 북부는 다르지. 중원 북부의 생산력이 터무니 없을 정도로 감소한다면?"
그랬다. 연개소문은 중원 북부를 처음부터 아예 개작살내기로 결심을 했기 때문에 지배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어차피 북당은 망할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망할 나라의 황제를 굳이 살려둬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는 연개소문의 표정은 실로 무시무시한 웃음을 짓는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주위 사람들이 잠깐 동안 벌벌 떨었고...
"하, 합하?!"
"응?"
"그러면 이태를 지금 죽이실 생각이십니까?"
고돌발의 물음에 연개소문은 썩소를 지으면서 "당연하지! 가서 소 4마리와 튼튼한 밧줄 4개를 가지고 오게나."라고 답했다.
* * *
찰싹-! 찰싹-! 찰싹-!
음매에에에에에에~~!
잠시 후 고구려군 진영에서는 힘쎈 소 4마리와 무언가를 묶을 튼튼한 밧줄 4개가 준비되었다.
"처형자를 데리고와라!"
"""""예, 합하!"""""
연개소문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몸이 건장한 고구려 병사들이 처형자이자 북당의 황제였던 이태를 끌고 왔다.
"그놈을 묶어라."
그 후에 연개소문의 명령대로 북당의 황제 이태는 양팔과 양 다리가 밧줄로 묶이게 되었다.
"일국의 황제를 이리 대우하는 법이 어디에 있소?!!"
죽기 전에 이태는 그리 외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 외침에 대해서 연개소문은 비웃듯이 이리 답했다.
"네놈은 관중에 틀어박힌 네놈의 막냇동생과 더불어서 당나라를 망하게 만들어버린 주범이니라. 그래서 나는 죽은 네 아버지와 지상을 바라보고 있는 하늘을 대신하여 너를 벌할 것이니라. 마침 네놈의 아버지는 죽은 후에 시체가 3조각 났다고 들었다. 그러면 아들인 너는 3조각 이상으로 최후를 맞이해야하지 않겠느냐? 아버지의 최후를 아들이 따라하는 것으로 불효죄를 갚아야되지 않겠나?"
그 말을 한 후에 연개소문은 가볍게 신호를 내린다는 의미의 손짓을 하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이태의 양팔과 양다리를 묶은 밧줄과 연결된 4마리의 힘쎈 소들은 채찍질과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 * *
"뭐, 뭣이?! 지금 뭐라고 했느냐? 이태 형님이 고구려군의 포로가 된 이후에 거열형을 당하여 몸이 5조각이 난 채로 죽임을 당했다고?!"
"예! 그리고 지금 현재 북당의 영역은 고구려와 돌궐 연합군에게 대대적으로 유린을 당하고 있사옵니다!"
북당과 이웃해 있는 서당의 황제 이명은 이태와 관련된 소식을 속속히 신료들을 통해 보고받고 있는 중이었다.
"고구려와 돌궐 연합군은 북당의 영역을 대상으로 살인과 약탈 그리고 강간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오랑캐들은 때때로 항복을 받아주는 척! 하면서 대대적인 학살을 저질렀다고도 하옵니다."
"지금 북당의 영역에 있는 중원의 백성들은 언제나 공포에 빠져든 상태로 지내고 있사옵니다."
"폐하! 오랑캐들의 행보가 실로 차마 입으로 말하기가 힘들 정도로 심각하옵니다. 속히 대비책을 세워두심이 옳을 줄 아뢰옵니다."
신료들의 그 말에 서당의 황제 이명은 잠시 고민한 후에 이리 말했다.
"일단 지금 우리로서는 연개소문이 이끄는 군대와 정면승부는 무리요. 짐의 부왕조차 이길 수가 없었던 가공할 적을 내가 이기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일이지. 하지만 적어도 사람들 정도는 구해야 하지 않겠소?"
"폐하, 그 말씀은?!"
신료들의 물음에 이명이 말했다.
"우선 우리가 다스리는 영토와 가까운 북당의 백성들을 안전하게 우리 땅으로 이주시키도록 하시오. 그러면서 고구려와 돌궐 연합의 행보를 조심히 관찰하도록 하십시다."
"""""예, 폐하!"""""
서당 조정의 신료들은 이명의 명령에 대해서 따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 * *
"호오? 서당의 이명이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북당의 백성들을 자기가 다스리는 땅으로 이주시키고 있다고?"
"그들 입장으로 표현하자면 피신에 가깝다고 할 수가 있겠지요."
북당의 영역을 대대적으로 유린한 후에 잠시 고구려군은 돌궐군과 함께 휴식을 지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연개소문은 돌궐의 대가한 아사나도진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다면 이제 슬슬 관중도 노려야되겠군."
"예? 아니 대막리지. 아직 북당의 영역에는 생존자들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너무 이르지 않을는지?"
아사나도진의 물음에 연개소문은 조용히 술잔을 내려놓고 이리 말했다.
"우리가 계속 여기서 대대적인 약탈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군율이 헤이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며, 남당과 서당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소. 우리들은 적으에게 공격할 틈을 주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 나 연개소문의 생각이오."
그리고 연개소문은 그 자리에서 서당의 황제 이명이 지배하는 관중 일대를 공격할 뜻을 밝혔다.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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