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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위로 님의 서재입니다.

행운 1,500으로 선협 세계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아위로
작품등록일 :
2024.05.18 23:25
최근연재일 :
2024.07.04 00:54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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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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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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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1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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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주사위 굴리기

DUMMY

믹스커피에 찌들어 바닥이 눅눅해진 종이컵, 먹다 남은 배달 음식이 담긴 플라스틱 쓰레기.


딸깍-


그리고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불빛밖에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 안.


마우스 왼쪽 버튼을 클릭하는 소리만이 끝 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그리고.


[자질: 89]

[오성: 488]

[행운: 101]


···


[자질: 203]

[오성: 99]

[행운: 172]


···


딸깍 소리가 한 번 들릴 때마다, 그에 맞춰 뒤바뀌는 컴퓨터 화면 위의 글자들.


[자질: 321]

[오성: 128]

···

-시작 특성

[단명자(短命者): 수명이 20% 감소합니다.]

[수화불통(水火不通): 화속성 자질이 15 상승합니다. 수속성 자질이 봉인됩니다.]

[백치천재(白癡天才): 오성이 10 상승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감소합니다.]

···


“으휴, 또 꽝이야!”


몇 번이나 클릭을 반복하던 난 화면 위의 글자들을 보며 표정을 살짝 찌푸렸다.


끊임없이 마우스를 딸깍거리느라 손목은 이미 부러지기 직전이었다.


일주일에 딱 이틀밖에 없는 휴일인데.

그걸 정녕 이따위 짓거리로 낭비해야 한다니.


“휴우.”


난 한숨을 한번 푹 쉬었다.

그리고선.


“계속 가보자.”


마치 언제 불평을 터트렸냐는 듯, 또다시 마우스를 잡은 다음 의미도 없는 딸깍질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자질: 185]

[오성: 377]

[행운: 199]

···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건 ‘우화등선’이란 이름의 선협 게임이었다.


과거에도 몇 번 즐긴 경험이 있었던.

딱히 설명할 것도 없이, 선협이라는 장르에 걸맞는 전형적인 플레이 방식을 가진 게임.


한동안 얼리액세스로 미완성이었던 게임이, 드디어 마지막 업데이트를 끝났다길래 오랜만에 다시 접속했는데.


본게임에 들어가기도 전, 난 캐릭터 생성 창에서만 무려 열 시간이 넘도록 끊임없이 반복해서 마우스만을 딸깍거리고 있는 신세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건 뭐, 초등학교 때 하던 단풍잎 게임도 아니고··· 주사위만 몇 번을 돌리는 건지.’


시작 특성과 핵심 능력치가 랜덤으로 결정되는 게임 시스템 때문.

보통 주사위를 굴린다고들 하지.


이 게임에서 시작 스텟은 두 가지 분류로 나뉘었다.

내가 직접 고를 수 있는 능력치와, 랜덤으로 설정되는 능력치.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직접 고를 수 있는 능력치들은 이미 세팅을 끝냈다.


취할 건 취하고, 뺄 건 빼고. 내가 지향하는 플레이 스타일과 빌드에 딱 맞는 스텟으로.


[이름: 최겸]

[헤어스타일: 18번]

[얼굴형: 27번]

···

[입술: 3번]

[매력: 신성(神聖)]

···

[선택한 속성: 화(火), 수(水), 토(土)]


장단점이 공존하는 능력치긴 하지만, 어쨌든 [매력]은 최고등급인 [신성]까지 올려놓고.

속성 자질은 화, 수, 토 세 가지에 전부 몰빵했다.


근데 아까도 생각했다시피, 이것보단 랜덤으로 결정되는 능력치들이야말로 진짜 문제였다.


딸깍-


[자질: 91]

[오성: 387]

[행운: 210]

[손재주: 182]

[눈썰미: 99]


“아오···!”


첫 번째론, 소위 말하는 5대 능력치.

이것들은 간단하게 말해, 한 사람의 수도자로서 내 캐릭터가 가질 ‘재능’을 결정하는 스텟이었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법력을 쌓을 수 있나를 좌지우지하는 [자질].


비급을 배우는 속도 따위를 늘려주는 [오성(悟性)].


그리고 말 그대로의 [행운]과. 부적을 그리는 솜씨, 또는 법기나 영약 제작 등의 작업에 관여하는 [손재주].


마지막으로 보물이나 영초 따위를 발견할 확률을 높여주는 [눈썰미]까지.


이 다섯 가지 능력치가 얼마나 높게 나오냐에 따라, 내 캐릭터는 형편없는 둔재가 될 수도. 천하에 둘도 없는 수도계 제일의 천재가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더불어.


-시작 특성

[무신불립(無信不立): 친구와 함께 비경을 탐색할 때, 배신당할 확률이 20% 감소합니다.]

[무지몽매(無知蒙昧): 자질 -50, 오성 -50.]

[형설지공(螢雪之功): 소유 영석이 100개 이하일 때, 법술을 익히는 속도가 10% 증가합니다.]

···


특수한 효과를 부여하는 시작 특성.


이것 역시 5가지 능력치만큼. 아니, 오히려 그보다 한층 더 중요하다고 봐도 무방한 요소였다.


아예 페널티뿐인 쓰레기 특성부터, 플레이 방향 자체를 바꿔버릴 정도로 엄청난 효과들까지.


시작 특성이 무엇이냐에 따른 성능 차이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으니까.


그리고 바로 그래서 문제였다.

내가 주사위를 굴려서 뽑아야 할 항목이, 한두 개도 아니고 무려 여덟 개나 되는 것이다.


‘하.’


당연하지만, 이 모든 항목을 최상급으로 챙기는 건 현실적으로 확률상 불가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게 참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만 더 해보자, 조금만 더.

그런 마음가짐으로 끝이란 걸 모르고 계속 주사위를 돌리다 보니 결과가 이거였다.


가뜩이나 개인 시간이라곤 주말 이틀밖에 없는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 무려 열 시간을, 이따위 아무런 의미도 교훈도 없는 단순노동에 꼬라박아 버리고야 만 것이다.


“···뭐.”


하지만.

사실,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긴 했다.


가만히 바보처럼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면서 마우스를 딸깍거리는 거.


아무래도 이게 현실과 무언가 미묘하게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다고 해야 하나.


‘이상하게 도파민이 분비된단 말이지.’


난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사는 게 썩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또 엄청나게 불만족스럽지도 않은.


삶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은 강하지만, 또 내 인생에 대한 애정은 미묘한.

그런, 세상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할 것 하나 없이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


그래서인지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난 좀 더 대단한 사람이 될 순 없는 건가?


‘흐음.’


자기 전에도 침대에 누워 종종 상상을 하곤 했다.


미국 로또에 당첨된다던가. 어느 날 집에 돈이 열리는 나무가 생긴다던가.

갑자기 마법처럼 재능을 각성해, 아무런 노력도 없이 세기의 예술 작품들을 줄줄이 찍어낸다던가.


현실에서 일어날 리는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몹시 달콤하게 느껴지는 공상.


‘가만히 있어봤자 되는 건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데도 말이지.’


내가 밑도 끝도 없이 주사위를 돌리고 있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았다.


비록 10시간 동안 제자리에 앉아 손가락만 까딱거리는 고행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것 자체가 게임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현실에선 기대할 수 없는 특별한 기회니까.



현실에서의 나는,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 죽어라 노력 따윈 할 생각도 없는.

그리고, 굳이 죽어라 노력해서 현실을 바꿔야 할 절실한 이유를 느끼지도 못하는 평범한 인간이다.


하지만 모니터 앞에선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난 뭔가 초월적으로 대단한 재능을 가진 누군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조금 한심하긴 해도··· 이 부분이 묘하게 만족이 된다고 해야 하나.


‘허! 게임하다말고, 갑자기 무슨 실없는 생각을 이렇게···.’


난 문득 피식 웃음을 터트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마우스 좌클릭만 열 시간을 반복하는 미친 짓을 했더니, 아무래도 정신이 좀 피곤하긴 한가보다.


‘그나저나 정말 더럽게 안 나오네. 조금만 더 해보고 안 되면 그냥 포기해야지.’


그리고 그렇게.

이 짓거리도 이쯤 했으면 됐다.

슬슬 적당히 좀 하고 컴퓨터를 꺼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습관처럼 또 한 번 마우스를 클릭했던 그때였다.


딸깍-


“···응?”


수치를 하나하나 확인하기 전, 대충 화면을 훑어본 난 뭔가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


그리고 10초 정도, 컴퓨터 쿨러 돌아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정적이 흐른 뒤.


“이런 미친!”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단 말밖엔 안 나왔다.


-능력치

[자질: 500]

[오성: 500]

[행운: 500]

[손재주: 500]

[눈썰미: 500]


5대 주요 능력치가 전부 다 만점을 찍었다.


‘미친··· 이게 대체 확률이 얼마야?


다섯 가지 능력치가 나오는 범위는 81부터 500까지였다.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으니만큼, 480만 되어도 만족.

아니, 480도 욕심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대체···.’


5개가 전부 다 500점 만점을 찍다니.

확률을 계산하자면 몇백 조분의 일··· 아니, 그것보다 더할지도 모른다.


애초에 따질 필요도 없었다. 계산을 해볼 의미조차 없을 정도로, 까마득히 낮은 확률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난 그런 확률을 뚫고 ‘이론상 최고’의 스텟을 보유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설마···.’


기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500으로 도배된 스텟조차 우습게 만드는, 미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진짜 중의 진짜는···

바로 이거였다.


-시작 특성

[천도지자(天道之子): 당신은 하늘에게 선택받았습니다. 수명이 60% 감소하는 대신 행운이 1,000 증가합니다. 감소한 수명은 경지가 상승할수록 서서히 회복됩니다.]


[정취불사(貞鷲不死): 당신은 특이한 형태의 원신(元神)을 타고났습니다. 체력이 0으로 떨어져도, 정신력이 남아있는 한 끝까지 죽지 않고 다시 몸을 재생합니다.]


[무결빙심(無缺氷心): 언제나 냉철한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매혹되지 않고, 위급한 순간엔 시간의 흐름이 1.5배 느리게 느껴집니다.]


‘미친···!’


이 게임에서 제공하는 시작 특성의 가짓수는 무려 수천 개가 넘었다.


물론 그 중엔 지뢰가 대다수일뿐더러.

심지어 한술 더 떠, 높은 등급의 특성일수록 등장 확률도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형편이었으니.


리세마라를 돌린다고 해봐야, 한두 개만 쓸만한 게 나와줘도 선방이라고 할 만한 게 바로 이 게임이었다.


그런데.

세 개.


‘아무리 운이 좋다고 해도··· 말이 되나, 이게?’


수천 개의 시작 특성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뽑을만한 세 개가 전부 나왔다.


과장이 아니었다. 만약 시작 특성을 고르는 과정이 랜덤이 아니라 선택이었다면, 난 정확히 이 세 개를 골랐을 것이다.


하나하나 초월적인 성능을 가진 데다가, 셋이 합쳐서 묘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까지 하는 극상의 조합.


“하···!”


우선은 천도지자.


[천도지자(天道之子): 당신은 하늘에게 선택받았습니다. 수명이 60% 감소하는 대신 행운이 1,000 증가합니다. 감소한 수명은 경지가 상승할수록 서서히 회복됩니다.]


말할 필요가 없다. 이 게임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좋은 특성을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게 바로 이거였다.


행운은 말 그대로 운을 강화하는 효과.

더 자세히 말하자면, 게임 내에서 이벤트가 발생할 확률이나 각종 희귀 보상의 드랍률 따위를 올려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오성]과 더불어, 게임에서 유이하게 후천적으로 올릴 방법이 하나도 없는 스텟이 바로 [행운]이다.

그런 만큼 다른 스텟과 비교해도 한층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천도지자 특성으로 인해, 지금 내가 가지게 된 행운의 수치는 무려 1,500이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

난 게임을 하는 내내 숨 쉬듯이 기연을 마주하고, 똑같은 비경을 탐색해도 매번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수명 -60%란 단점 역시 있긴 했지만.


‘수명이야 뭐.’


의미 없는 페널티였다.

어디까지나 예의상 붙어있는 수준.


게임 내에서 수명은 가장 의미 없는 스텟 중 하나였다.

어차피 플레이어 입장에서야, 보통 수명의 한계에 도달하기 한참 전부터 이미 다음 경지에 도달하는 편이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정취불사(貞鷲不死): 당신은 특이한 형태의 원신을 타고났습니다. 체력이 0으로 떨어져도, 정신력이 남아있는 한 끝까지 죽지 않고 다시 몸을 재생합니다.]


두 번째 특성인 정취불사 역시 말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천도지자보다도 한층 더 훌륭하다고까지 할 수 있었다.


‘암.’


행운 스텟이 엄청나긴 해도, 여기엔 그나마 리스크랄 게 있긴 있다.


이벤트가 생기는 빈도가 늘어나는 게 좋긴 하지만, 그 이벤트를 겪는 도중 죽을 위험 역시 분명히 0은 아니거든.


하지만 정취불사는 달랐다.


‘이건 아예 무결점이야.’


페널티나 단점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효과는 가히 초월적이라고 할만했다.


몸이 수천 개로 조각나도, 정신력이 남아있기만 하다면 무한히 몸이 재생하는 것이다.

이 효과는 천도지자와 맞물려 더더욱 시너지를 발휘한다.


아무리 집중해서 플레이한다고 해도, 사람인 이상 언젠가는 한 번쯤 실수를 하게 되는 법인데.


설령 이벤트 중 위험한 순간이 찾아온다고 해도, 이 특성이 있는 한 몇 번쯤은 가볍게 그 실수를 되돌릴 수 있을 테니까.


[무결빙심(無缺氷心): 언제나 냉철한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매혹되지 않고, 위급한 순간엔 시간의 흐름이 1.5배 느리게 느껴집니다.]


같은 맥락에서, 무결빙심은 화룡점정이라고 할만했다.


내 전투력과 생존력을 둘 다 한 단계 위로 도약시켜 줄 마지막 조각.


‘끝났다.’


이건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조합이었다.


1,500의 말도 안 되는 행운 수치로 오만가지 기연을 독점할 수 있을 텐데.


그 기연을 얻는 과정에서 설령 전투가 벌어진다고 해도, 각종 매혹 효과에 저항력을 가진 상태로 슬로우모션 전투를 하는 데다.


이토록 실수를 하기조차 힘든 환경에서 설령 실수를 한다고 해 봤자, 정취불사를 통해 두 번째 기회를 얻는다라.


‘이건 진짜 미쳤어.’


그야말로 극상의 조합.


로또에 수십 번 당첨될 수 있는,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한 확률을 뚫어내야만 볼 수 있는 결과.


‘혹시 버그인가?’


물론. 워낙 확률이 천문학적인 만큼, 아마도 버그 때문일 거란 추측을 하고 있긴 했지만.


‘하긴, 상관없겠지.’


그럼 뭐 어떠랴. 어차피 싱글 플레이 게임인데, 좋은 게 좋은 일인 것을.


지금 내가 얻게 된 건 꿈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최고의 시작 환경.


난 마침내 주사위 굴리기를 끝내고 거침없이 능력치 확정 버튼을 눌렀다.


-캐릭터 정보

[이름: 최겸]

[수명: 20/32]

[매력: 신성]

[심력: 10]

-능력치

[자질: 500]

[오성: 500]

[행운: 1,500]

[손재주: 500]

[눈썰미: 500]

-속성 자질

[화: 20] [수: 20]

[토: 20]

-기술

[영약 제작: 10] [법기 제작: 10]

[부적 제작: 10] [풍수: 10]

[약초 식별: 10]


[다음 단계로 넘어가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근데.


[안내 메시지]


그때. 내 눈앞엔 내가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다른 알림창이 떠올랐다.


[‘대혼돈’ 난이도가 해방됐습니다.]

[한 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 난이도를 선택할 경우, 보상으로 관각안(觀覺眼) 특성을 획득합니다.]

[대혼돈 난이도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오!”


처음 보는 선택지.

최근에 마지막 업데이트까지 끝났다더니, 뭔가 새로운 시스템이 생긴 모양이구먼.

세 개에서 그치지 않고, 거기서 시작 특성을 하나 더 획득할 수 있다니.


“클릭!”


안 그래도 미친 스펙인데, 심지어 특성이 하나 더 추가된다면 정말 화끈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난 별 고민 없이 곧바로 [예] 버튼을 눌렀다.


“···어?”


눈이 멀 것처럼 밝은 빛이 난데없이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온 건 그때였다.


삐익-


‘뭔···.’


이게 대체 뭐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제대로 된 의문을 느껴볼 새도 없이, 머잖아 내 의식은 현실 세계를 넘어선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


“허업!”


내가 다시 눈을 뜬 건, 길지도 짧지도 않게 느껴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리고 당황스럽게도.


“감히···. 네 이름이 최겸이라고 했었나?”


내 눈앞엔, 방금 전 내 자취방과는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주변을 둘러싼 깎아지른 듯한 절벽.

현대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건축 양식.


초조한 표정으로 오와 열을 맞춘 채 나와 함께 서 있는, 삼사십 명 남짓의 나이가 어린 사람들.


그리고 비행하는 검 위에 올라선 채 공중에 떠, 고고한 눈빛으로 우릴 내려다보는 정체 모를 남녀 세 명.


‘이런 미친!’


당황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 머리는 이상할 정도로 냉정하게 회전하며 끊임없이 사고를 계속하고 있었다.


떠오르는 의문.


대체 지금 이건 무슨 상황인가.


‘아무래도···.’


머잖아 내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내가 정신을 잃기 직전에 벌어졌던 일.


그리고 지금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나, 내 주위의 광경으로 미루어 볼 때.


“최겸, 대답해라. 왜 갑자기 비명을 질렀지? 우리 경류문(勁流門)에 들어오고 싶다는 결심이 느닷없이 사라지기라도 한 건가?”

“···아닙니다! 잠시 긴장해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상황은 분명해 보였다.

난 게임 속 선협 세상에 빙의한 것이다.


그것도 하필···.

힘과 재능만이 모든 걸 의미하는 마도(魔道) 문파에 들어가 수행을 시작하는 루트로!


‘미친···!’


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이곳에 모여 있는, 나를 포함해 그 수가 수십 명에 이르는 지원자들.

우리는 이제 한 명씩 앞으로 나가 수선자로서의 자질을 검사받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이 수십 명의 사람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고 할만한 자질을 지닌 인재 중의 인재.

최고 중의 최고로 꼽힐 단 한 사람은···.


모든 속성 자질을 10씩 증가시키는 소모 아이템, 오행지초(五行芝草)를 하사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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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업무 +7 24.05.26 9,077 242 14쪽
6 이득 +9 24.05.25 9,100 242 13쪽
5 해야 하는 일 +15 24.05.24 9,519 246 15쪽
4 오성 +8 24.05.23 10,114 239 12쪽
3 마음가짐 +20 24.05.22 10,952 238 18쪽
2 자질 +10 24.05.20 11,689 249 12쪽
» 주사위 굴리기 +23 24.05.18 13,066 27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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