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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위로 님의 서재입니다.

행운 1,500으로 선협 세계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아위로
작품등록일 :
2024.05.18 23:25
최근연재일 :
2024.07.05 01:34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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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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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7,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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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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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하늘의 길 (3)

DUMMY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몰라도, 어느새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던 정련각.


‘말도 안 돼.’


흑련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련각이 어떤 곳인가. 바로 폐관을 위한 장소, 수행을 위한 장소였다.


이 구조물의 품질 상승이, 곧 한 문파의 전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공간.


세상 어느 문파라고 하든 이와 같은 건물만큼은 조금의 소홀함조차 없이 전력을 다해 공들여 짓기 마련이었다.


그런 만큼, 원영기 이상의 고위 수사가 작정하고 공격을 퍼붓지 않는 이상.


아니, 그런 수사가 작정하고 공격을 퍼부어도 잠시간은 버틸 수 있을 만큼 뛰어난 내구성을 가진 게 이 누각일 터인데.


분명 그럴지언데.


그런 정련각이, 전조도 없이 갑자기 흔들리고 있다니.


‘정말···.’


아직까진 지극히 미세한. 그녀처럼 높은 수준을 가진 수사만이 간신히 감지할 수 있는.


그 정도로 작은 진동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이 진동은 점점 더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는 걸.


아마도 머지않아, 이 울림은 정련각의 모든 사람들이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질 거라는 걸.


그리고.


‘이거.’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어째서 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모든 단서가 맞아떨어졌으니까.


‘그 녀석이야···.’


어째서 최겸으로부터의 파동이 전해지는 근원지가 이 근처인지.


어째서 하필 정련각이 이 순간 함께 흔들리고 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건 필시.


‘그때 했던 말이··· 정말이었구나!’


지금. 그가 도전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천도 축기경의 대업에!


‘우선···.’


흑련은 당장 정련각을 뛰쳐나왔다.


***


여섯 번째 관문으로 가는 길.


“크아악!”


난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상체는 웅크리고, 한쪽 팔로는 앞쪽 방향을 가로막은 채였다.


전방에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마치 한순간도 쉬지 않고 날아드는 수천 개의 칼날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허억··· 헉···.”


날 짓누르는 이 공간의 무게는 또 어떤가.


마치 등 위에 수천 근의 모래주머니를 올려둔 것 같은 기분.


양쪽 다리의 근육은 이미 파열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게.


‘이제 고작···.’


겨우 하루 동안 내게 발생했던 일이었다.


그런데도 난. 앞으로 속도를 늦추지 않고, 발을 멈추지도 않고.


꼬박 한 달 이상을 이렇게 걸어 나가야만 한다.


너무나도 암담한 상황.


‘그래도···.’


하지만.


그렇다고 꼭 못 한다고 단언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해내겠다.’


난 걸었다.


계속해서 걸었다!


셋째 날. 칼바람에 살갗이 마모돼 벗겨지기 시작했는데도.


다섯째 날. 발톱이 전부 빠져버린 뒤에도.


열흘째. 발바닥 뒤꿈치가, 엄청난 무게를 지탱하느라 조금씩 산채로 갈려 나가고.


이미 전신의 근육이 파열해 온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도.


난 계속해서 걸었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걸었다!


“끄···으윽···.”


그 이후론 차마 날짜를 셀 수도 없었다.


범인의 그것과는 내구성 자체가 차원이 다른 수도자의 정신으로도.


감히 시간 따위의 사소한 건 헤아릴 수조차 없을 만큼, 너무나도 고되고 고통스러운 여정이었기에.


하지만.


“가···라. 최···겸···.”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결국은 언젠가 목적지에 이른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억만년처럼 느껴졌던 시간을 견뎌낸 끝에.


[천도지경의 여섯 번째 시련을 통과했습니다.]

[심력이 500 증가합니다.]

[승급을 진행할 때, 법기를 수양해 계속해서 진화시킬 수 있는 특수능력을 얻습니다.]


결국. 난 도착할 수 있었다.


‘드디어···.’


이곳까지. 여섯 번째 관문에!


‘해냈다.’


만신창이가 됐지만 왔다!


바람을 막던 내 한쪽 팔은, 진작 살이 전부 갈려 나간 뒤 뼈만 드러나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전신의 근육과 혈맥은 이미 살덩이가 아니라 누더기에 가까웠다.


의지? 의지는 한참 전에 진작 전부 상실해 버렸다.


마모되고 닳아 없어지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해, 더 이상 결의와 각오 따위는 내 안에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이제···.’


그리고.


그렇게 엉망진창, 상처투성이가 된 몸으로.


난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일곱 번째 관문을.


‘···.’


과연.


난 저곳으로 가야 하는가?


여섯 번째 관문을 돌파한 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해.


끝끝내 또 한 번 불가능한 일에 도전해야만 하는가?


‘이젠···.’


나는 알고 있다. 알고 있었다.


굳이 따로 가늠을 해볼 필요조차 없었다.


그만큼 너무나도 명명백백했으니까!


‘죽는다!’


더 이상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저곳으로 향하면, 난 반드시 죽는다!


생존할 일말의 가능성조차 없이.


정취불사, 천도지자, 무결빙심. 그 어떠한 특성을 발동하든.


그 어떤 요행을 바랄 여지조차 없이. 단언컨데, 난 조금의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후우.’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반천역도공.


정확히 어떤 효과를 가졌을지도 모르는.


항상 자신만만하게 오만한 표정으로 웃던 칠호. 이름도 신분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그 남자가 내게 전수했던 공법.


‘그게···.’


그 공법 하나만 믿고, 아무런 확신도 보장도 없는 도박을 하는 게.


고작 그 정도의 형편 없는 시도가, 내가 일곱 번째 관문에 도달하기 위해 그나마 해볼 수 있는 유일한 도전이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내려야 하는 결정은 무엇이겠는가?


‘포기해야 한다.’


터무니없는 일이다. 끝났다!


더 이상은 안 된다. 난 이미 충분히 초월적인 보상을 얻었다!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몇 번이고, 아무리 그렇게 스스로에게 소리쳐봐도.


‘그래야 하는데···.’


난.


산꼭대기 근방의 저곳.


저곳에 고고하게 우뚝 서 있는 일곱 번째 관문으로부터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나는.


나는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


내겐 내 목숨과 안위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단 하나. 내 목숨과도 비할 만큼 중요한 가치가 내게 있다면.


그건 바로, 이 세상의 끝을 보는 것이었다.



압도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수사가 되는 것. 언젠가 비승하는 것.


내가 왜 이쪽 세계에 빙의했는지, 어째서 게임이란 형태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지.


어째서 네 개의 최상급 시작 특성을 얻었는지.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


‘저기야.’


그렇기 때문에 쉽사리 포기할 수 없었다.


느껴진다. 일곱 번째 관문. 그곳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비단 능력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저기에 뭔가가 있어.’


저 안엔 내가 여태껏 맹추해왔던 이 세상의 비밀 중 하나가 숨어 있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난 천도지자로, 하늘과 깊이 연관된 존재였기에.


천도지경을 걷는 내내 여태껏 나의 영혼을 유혹해왔던, 정체 모를 흡인력이 바로 저곳에서 기인하고 있었다는 게 느껴지기에!


‘난···.’


선택의 순간이었다.


이토록 위험함에도. 이토록 승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난 정말 저곳을 향해 접근해야만 하는가?


하지만.


‘어라?’


미처 내가 ‘선택’을 해보기도 전에.


난 자연스레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미,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말았으니.


‘이게··· 이게 내 본심이었군.’


내가 채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 어느새 내 한쪽 발은 이미 여섯 번째 관문의 경계를 넘어서 앞으로 나아간 후였다.


더 이상은 무를 수 없다.


이제 내겐 일곱 번째 관문에 도달하거나, 아니면 죽거나의 두 가지 선택지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


그 무렵.


“아니···.”


경류문 근방에서 일어나던 이상 현상은 점점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노골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날씨··· 날씨가···.”


학자들은 더 이상 아예 날씨를 조금조차 예측할 수 없었다.


‘더는 가볍게 넘길 수가 없군···.’


원영기의 고위 수사들은 불길한 느낌에 몸을 떨었다.


그리고.


백악봉 분타 상공엔 너무나도 수상쩍은 검회색의 짙은 뇌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 뇌운이 향하는 곳은 바로.


얼마 전.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끊임없이 진동하기 시작했던 정련각의 상공이었다.


‘···.’


추풍은 간절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정련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그는.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 만큼.


가능성이 수천만분의 일도 안 되는 기적이.

자신에게는 일어날 리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 만큼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 그럴 수가 없을 텐데···.’


그래서 믿기 싫은 현실임에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최겸은 죽을 거라는 걸. 자신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끝내 소생할 수 없을 거라는 걸.


하지만.


믿을 수 없게도.


‘혹시···.’


지금 정련각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은.


아무리 봐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최겸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것만 같지 않은가?


그가 천도 축기경에 도전해, 무언가 성공을 거뒀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거라고 가정하면.


모든 상황이 더할 나위 없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겸아··· 겸아가 정말···.’


추풍의 입가가 부르르 떨렸다.


최겸이. 정말 그 정도의 남자였단 말인가?


설마 정말 천도 축기경의 시련마저 이겨내고, 이러한 일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비범한 누군가였단 말인가?


웅성웅성-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비단 추풍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모두 정련각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게 대체···.’


뇌운의 이동 방향이. 목적지가 이곳이라는 게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었으니까.


“사람 살려!”

“이게 무슨 일인지···.”


정련각 안에서 수행에 매진하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뛰쳐나오기 시작했으니까.


귀한 자재와 수많은 진법으로 형성된.


금강불괴와도 같아야 할 누각이, 어느새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진동하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아.’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시선 아래.


말도 안 되는 일은 또 한 번 벌어지기 시작했다.


상공에 떠 있는 검회색의 뇌운. 그 뇌운이 문득 서로를 얼싸안듯 흉포한 기세로 한데 뭉쳐 밀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는 절대로 부인할 수 없는···.


천겁(天劫)의 징조.


“저건!”

“말··· 말도···.”


불가능하다.


있을 수 없는 일!


장목산맥 백악봉에 경류문의 분타가 세워진 이후, 몇천 년간 이런 일은 단 한 번조차 발생한 적이 없었다.


이토록 노골적으로 하늘이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니!


이토록 노골적으로 하늘이 분노해 누군가를 징벌하려 하고 있다니!


“말도 안 돼···!”


이젠 아예, 문중에 머무르고 있던 거의 모든 수사가 이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대체 이곳에서 무슨 미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확인하기 위해.


대체 누가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만든 건지 확인하기 위해!


심지어는.


“타···타주님!”

“···.”


근 몇 년간 공무를 처리할 때 말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처소에서 칩거하던 분타주.


장호연(張浩然)마저 어느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정도였다.


휙-


이쯤 되니 사람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정련각의 출입을 기록하는 관리인을 향해 움직인다.


대체 누구냐.


대체 어떤 내력을 가진 사람이길래.


얼마나 법력이 고강한 수사이길래, 이따위 말도 안 되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냐.


“···말해라.”


규율대로라면 이러한 질문에 관리인이 감히 사사로이 대답할 순 없었겠지만.


“누가 안에 있는가.”


이번만큼은 괜찮았다. 무려 분타주가 직접 나타나 이러한 행위를 묵인했으니!


주변엔 잠시간 정적이 흘러있다.


그들은 관리인의 대답만을 기다렸다.


누구인가.


이 모든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주범. 그는 대체 누구인가!


“대체 누구···.”

“어떤 원영기 어르신이시길래···.”


그리고.


이걸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지, 그 범인을 찾는 일은 그다지 어려울 게 없었다.


“남아있는 사람 중엔··· 원영기 수사가 없습니다! 아니, 아니···.”


애초에.


“아니··· 남아있는 사람 자체가 한 명밖에 없습니다!”


이 난장판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정련각을 빠져나오지 않은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으니.


“그··· 그는··· 연기기 수사로···.”


그 남자가.


일전에 자신이 무례한 태도로 성의 없이 응대했던 누군가라는 사실을 기억해낸 관리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사색이 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성은 최 씨요, 이름은 외자로··· 겸···이라고 합니다.”


***


폭풍이 몰아친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온몸이 얼고, 불타오르고, 마비되고, 갈려 나간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삼천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고통이 동시에 내 육신에 들이닥치고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가 내딛는 모든 발자국이 지옥불에서 타오르는 것처럼 고통스럽다.


내가 느끼는 격통이, 그 모든 순간이 영혼에 각인될 정도로 집요하게 내 정신을 난도질한다.


‘이···건···.’


어떻게든 견뎌내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고통.


후회했다.


매분 매초, 어리석었던 나의 오판을 후회했다!


왜, 왜 나는 일곱 번째 관문으로 향했는가.


왜 나는 주제를 모르고 만용을 부렸는가!


‘말··· 말도···.’


게다가.


난 느꼈다. 어느 샌가부터, 내 원신 역시 조금씩 붕괴하기 시작하고 있었다는걸.


‘이런··· 젠장맞을···.’


이게 의미하는 바는 하나.


천도지경이라는 가상 세계에서의 나뿐만 아니라.


현실의 물질세계에 남아 있는 내 몸뚱아리 역시, 어떤 이유에선지 더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뜻.


‘불···가능···.’


난 깨달았다.


‘불가능···하다.’


일곱 번째 관문을 통과한다는 건 터무니 없는 꿈이었다.


‘장···착···.’


[심법, ‘반천역도공’을 장착했습니다.]


마지막 발버둥으로, 내 비장의 무기였던 반천역도공을 장착해보기도 했지만.


‘이런···.’


소용없었다.


충만해진 내 몸속의 영기가 느껴지긴 했으나, 어디까지나 지금으로선 그것뿐.


계속해서 이 길을 걸어 나가기엔.


이것만으론 여전히 그 역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했으니.


쿠르릉-


오히려 이 행동으로, 또 한 번 하늘의 분노를 재촉해 버리고야 말았으니!


‘저··· 저건···.’


상공에 뇌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니, 저걸 뇌운(雲)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구름의 밀도. 색. 형태. 모든 게 내가 익히 알고 있는 ‘구름’의 형상을 벗어나 있었으니까.


마치 악귀의 얼굴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일 정도였다.


그리고.


‘아···.’


내가 미처 뭔가를 해볼 틈도 없이, 결국 일은 벌어져 버리고야 말았다.


세차게 쏟아지며 날 때리던 빗방울이 대류하며, 폭풍처럼 회오리쳐 불길한 용오름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ㅇ, 안···.’


칠흑 같은 어둠을 밝히고, 창공을 가르며.


모든 것을 삼키고 대지를 꿰뚫는 하늘의 단죄.


천겁.


“안···돼···!”


번쩍-


“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난, 하늘에 맞서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뭔지를 깨달았다.


영혼, 신체 수준이 아니라. 아예 내 존재라는 개념 자체가 소멸하는듯한 기분이었다.


“아파! 아파아아아아아아아!”


내 머릿속엔 주마등처럼 여러 상념이 스쳐 지나갔다.


‘이대로 죽으면··· 안 되는데···!’


누려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삶.


‘아직··· 제대로 부귀영화를 누려보지도 못했는데···.’


다하지 못한 복수, 이루지 못했던 목표에 대한 미련.


‘주자호를 찢어 죽여야 하는데···. 이 세상의 비밀도 밝혀내야 하는데···.’


하지만.


그렇게 벼락에 직격당해 온몸이 증발하듯 불타오르던 와중.


‘근데··· 왜 내가 아직까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난, 묘하게도 그 위력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단 훨씬 견딜만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설마···.’


그리고. 내가 의문을 품던 그때.


[반천역도공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내 눈앞엔.


[숙련도가 ‘초급’에서 ‘숙련’으로 한 단계 상승합니다.]

[효과: 저항했던 90%의 뇌속성 공격에 담긴 기운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아예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숙련도가 ‘숙련’에서 ‘통달’으로 한 단계 상승합니다.]

[효과: 흡수한 뇌속성 기운을 연화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정말 이럴 거라곤 미처 몰랐던 메시지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반천역도공]

-숙련도

[입문: 몸 안에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천지영기를 응집할 수 있습니다.]

[초급: 모든 뇌속성 공격에 대해 90%의 저항력을 획득합니다.]

[숙련: 저항했던 90%의 뇌속성 공격에 담긴 기운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통달: 흡수한 뇌속성 기운을 연화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성: 다음 경지에 개방.]

[점유 심력:1,127]


희망의 불씨.


‘그렇군···!’


모든 걸 깨달은 난, 뒤늦게라도 정신을 부여잡았다.


‘조금만 더 가면···.’


그리고 정취불사를 이용해, 붕괴해 쓰러져가던 육신을 억지로 재생해 일으키며.


굳세게 이를 악문 채, 또 한 번 전방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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