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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위로 님의 서재입니다.

행운 1,500으로 선협 세계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아위로
작품등록일 :
2024.05.18 23:25
최근연재일 :
2024.07.05 01:34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349,325
추천수 :
10,275
글자수 :
247,905

작성
24.05.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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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글자
16쪽

통성명

DUMMY

융단 위에 앉아 하늘을 날면서.


약초원을 향해 점점 더 가까워지던 도중, 어느 순간.


“아무래도 함께 내려갔다간 상황이 불편해질 수도 있겠군.”


흑련은 입을 열었다.


최겸은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만류하기엔, 그 역시 그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으니까.


“밤에 다시 돌아오도록 하지. 쌍수술을 알려준다고 했던 걸 잊지 말고 기다리거라.”

“예.”


흑련은 삽시간에 마치 묵빛 안개와 같은 형상을 띄더니, 불현듯 허공 위에 나타난 후 엄청난 속도로 어딘가를 향해 떠나 버렸다.


그리고 그동안.


“아··· 아니···.”


약초원에서 그들을 기다리던 두 여자.


채희와 선우연.


‘말도···.’


그들은 예상치도 못했던 광경을 목격한 후,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쩍 벌려야만 했다.


‘말도 안 돼···.’


약초원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일터가 아니었다.


잡일을 하는 대가로 마땅히 받아야 할 공헌도 외에, 이곳엔 마땅히 그렇다 할 떡고물이 없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레 약초원엔 오직 수준이 낮고 야망이 없는 수사들만이 왕래하는 형국이었다.


헌데.


‘저···.’


방금 융단을 떠난 저 여자의 실력은, 아무리 봐도 축기기 수사의 수준을 아득히 상회하고 있지 않은가.


‘저건···.’

‘결단기 수사다!’


채희와 선우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상대는 약초원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자리를 떴으니, 그들은 저 결단기 수사와 어떠한 상호작용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 아아···.’


두 여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결단기란 이름이 가지는 파괴력은 그 정도였다.


그들 같은 연기기 수사들의 입장에서 보자면야, 사실상 반쯤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


같은 위격의 생명체라고 부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인 존재.


그리고.


자연스레 떠오르는 의문도 있었다.


하면.


‘저자는···.’


그런 여자와 단둘이 융단 위에 앉아 있었으면서도, 지극히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던 저 남자는 대체 뭐란 말인가?


‘대체··· 뭐지?’


서로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어느새 상대의 얼굴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아직도 융단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그는, 차마 이루 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비범한 용모를 하고 있었다.


그에게선 불가사의한 매력이 흘러나왔다.


자연스레 주위로 하여금 그에게 주목하게 만들고,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굴복시키는 위엄.


‘그래도···.’


하지만 두 여자는 머잖아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어쨌거나 저 남자는 이제 겨우 수도의 길에 입문한 연기 초기의 수사에 불과하다는 걸.


“안녕하십니까. 사람이 보여 우선 이쪽으로 왔습니다.”


어느새 약초원에 도착한 최겸이 말을 걸 때, 두 여자는 그 사실을 되새기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고 되물었다.


“저분은 대체 누구신가?”


‘저분’이 누굴 지칭하는 건가 잠시 고민하던 최겸은, 머잖아 상대가 말하는 사람이 바로 흑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분은 제 스승님이십니다.”


그리고 태연하기 짝이 없는 최겸의 대답에, 두 여자는 또 한 번 적잖이 놀라야 했다.


‘아니···.’


벌써 저 정도로 수행이 고강한 결단기 수사와 사제의 연을 맺었다고?


고작 이제 수도에 입문한 연기기 수사 주제에?


그리고.


‘그럼 왜 약초원에 왔지?’


그런 뒷배를 가지고도, 이곳처럼 능력 없는 겁쟁이들만 모이는 한직에 자처해서 들어왔다고?


‘···모르겠다.’


전부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어쨌든 이 최겸이란 자가, 최소한 별 볼 일 없는 쭉정이 같아 보이진 않는다는 것.


슬쩍-


어느새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채희는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선우연의 어깨를 떠밀었다.


그 의도를 선우연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쉬면서도, 내심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최겸을 향해 말했다.


“우선은 이리 와. 내가 추 노인한테 데려다줄게.”

“추 노인이요?”


무언가 이치에 맞지 않는 부적절함이 느껴지는 호칭에 최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와보면 알게 될 거야.”


***


선우연이란 여자와 가볍게 통성명을 하면서, 우선은 그녀가 이끄는 대로 이동한 후.


“추 노야. 처음 뵙겠습니다. 소인의 성은 최 씨에, 이름은 외자를 써 겸이라고 합니다.”


내가 만나게 된 사람은 그녀가 말했던 ‘추 노인’으로, 이 약초원을 총괄하고 있는 관리자였다.


[추 노인]

[경지: 축기 중기]

[중시하는 가치: 식물애(植物愛), 불신(不信), 괴팍(乖愎)]


난 관각안을 발동한 순간부터 마음속으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식물을 사랑하는 데다가, 뭔가를 좀처럼 믿지 않고 성격이 괴팍하다니.


굳이 머리를 써 가늠해 볼 것 없이, 이 추 노인이란 자는 누가 봐도 상대하기가 몹시 곤란해 보이는 사람이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노야는 무슨 노야? 난 그런 허례를 볼 때마다 몸에 경기가 일어난다. 날 추풍(鄒豐)이라고 부르거라.”


추 노인은 시작부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온다.


난 곤란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봤다.


현대 한국도 아니고, 일상적인 예법 자체가 다른 이 세계에서 축기기 수사를 대뜸 이름으로 부르라고?


아니. 애초에 현대 한국에서도 나이 차이가 이 정도로 많이 나는 사람을 이름으로 부르는 건 미친 짓이다.


‘이 사람···.’


상대는 수명이 200살가량인, 축기기 경지의 수사인데도 겉모습이 노인의 형태를 하고 있었으니.


그 나이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한이 백몇십일 터.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사람의 이름을 그냥 부를 순 없었다.


그랬다가,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고 변덕을 부려 내 머리를 깨부수기라도 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진단 말인가?


“어서!”


하지만 이 추풍이라는 노인은 조금도 굽힐 생각 없이 진심으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난 하는 수 없이 잠깐 눈을 질끈 감았다가 그를 향해 말했다.


“추풍 할아버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흠.”


상대는 그제서야 만족했다는 듯 표정을 풀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번엔 소리쳐 선우연을 불렀다.


“연아야!”

“예, 할아버지.”

“일단 당장 이놈을 데려가 기본적인 일을 처리하는 법부터 가르치거라.”


습관처럼 자연스레 짜증이 가득 배어 있는 말투.


“설렁설렁하지 말고 똑바로 해야 한다. 내일 내가 직접 검사해 확인할 것이다.”


그걸로도 만족이 되지 않았는지, 추 노인은 거기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얘기를 이어갔다.


“···어차피, 혹시나 영초를 빼돌릴 순 없나 하는 허황된 희망을 품고 온 놈이겠지. 진심으로 식물을 아끼고 돌볼 생각은 하나도 없이 말이야.”


혼잣말의 형태를 하곤 있지만, 나한테 들으라고 하고 있는 게 뻔한 소리.


난 은근슬쩍 걸음을 재촉하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그에게서 멀어졌다.


“당황했지?”

“예.”


선우연의 말에 난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괴팍한 성격은 반쯤 광인의 영역에 맞닿아 있었다.


“추 노인은 성질이 정말 이상해. 하지만 어쩌겠어. 축기기 수사가 명령하면 우리는 죽은 듯이 따르는 수밖에 없잖아.”

“그렇지요.”

“그래도 나쁜 사람 같지는 않으니 다행이야. 친구한테 들었는데, 다른 구역엔 정말 악랄한 심성을 가진 관리자들도 많대.”


하지만 그래도 이게 다행이라는 말엔 나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말대로, 추 노인은 상대하긴 곤란해도 최소한 악인 같아 보이진 않았다.


만약 관리자가 사악한 성향을 지녀, 내 신변에 위협이 될 만한 사람이었다면.


난 계획을 수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최대한 빨리 이곳을 벗어나 다른 일터로 자리를 옮기고자 노력해야 했을 것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자는 없다잖아? 추 노인은 동물은 아니지만, 식물을 좋아하니까 비슷한 셈이지.”


뭐, 어떻게 보면 해괴한 논리지만 말은 되는군.


“도착했구나. 시작하자.”

“예.”


머지않아 우리는 약초들이 늘어진 장소에 도착했다.


‘좋아.’


난 괜히 소매를 살짝 걷어 올렸다.


이곳에 온 게 정말 단순히 잡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할 생각은 없었다.


잡기술을 등한시하는 다른 수사와 달리, 이조차도 나에겐 놓치기 아쉬운 기회중 하나였다.


“이건 이렇게···.”


난 선우연으로부터, 약초를 구분하고 각각의 특징에 맞게 환경을 조절하는 법.


그리고 반드시 추 노인에게 보고해야 할 이상 상황들의 목록이나, 조리 있게 매일 매일 약초의 상태를 기록하는 법 등을 배웠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 지식을, 실전에서 직접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이해도가 한층 증가합니다.]

[식별이 5 증가합니다.]

[현재 능력치: 40]


내가 일을 배우는 속도는 빨랐다. 이미 천경각에서 약초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온 뒤였으니.


“너 이게 처음으로 일하는 거 맞아?”


그녀가 하는 말 중 일부는, 굳이 배울 것도 없이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정보였다.


‘이건···.’


하지만 역시 책과 현실은 다르다는 건지, 마찬가지로 그녀의 말 중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야기들 역시 있었다.


자연스레 이런 생각도 떠오른다.


언젠가 추 노인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 노인은 식물에 대해 엄청난 애정을 품고 있는 것 같았으니, 자연스레 가지고 있는 지식 역시 방대할 것이 분명했다.


그 지식을 전부 흡수할 수만 있다면 능력치 역시 적잖이 상승하지 않겠는가.


“쩝.”


하지만 어떻게 세상만사가 마음대로 흘러갈 수 있겠나. 난 일단 오늘은 선우연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건 영지초(英智草), 이건 장연화(瘴煙花)···.”


***


“걱정하지 마. 필요한 게 있으면 내일도 내가 알려줄게.”

“후배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날, 그렇게 최겸과 함께 보냈던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후.


”어휴.“


선우연은 수행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왠지 모를 색다른 기분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녀는 남성이라는 존재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본 것 자체가 오늘로 처음이었다.


물론, 고작 하루 붙어다닌 걸로 대단한 감정이 생긴 건 아니었지만. 어찌 머릿속에 한번씩 그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겠는가?


‘으음···.’


마침 그녀에겐 추 노인으로부터 하사받은, 세상의 온갖 약초에 대한 지식이 담긴 서적이 한 권 있었다.


‘가져다줄까?’


머릿속엔 아직도 약초에 대해 열정적으로 탐구하던 최겸의 모습이 생생했다.


비록 밤이 늦긴 했지만, 이런 선물을 가져간다면 그 역시 무척 기뻐하지 않겠는가?


“좋아.”


결국 선우연은 결정을 내리고 간단하게 채비를 한 후 문을 나서 최겸의 숙소로 향했다.


그가 머무르는 장소에선 아직까지도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별생각 없이 장난을 쳐 그를 놀래켜줄 요량으로, 살금살금 집 앞까지 다가가 까치발을 들고 창문 안을 들여다봤다.


‘···.’


그리고.


선우연은 상상치도 못했던 장면을 목격했다.


아침에 봤던 융단 위의 여자와, 최겸이 함께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


‘···어?’


최겸이.


결단기 수사와··· 쌍수를 하고 있다고?


‘대체···.’


머릿속엔 충격이 몰아쳤다.


차마 설명할 수조차 없는, 오만가지 감정의 소용돌이가 머릿속에 회오리친다.


이토록 적나라한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처음이었을뿐더러.


무엇보다, 최겸과 그렇고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결단기 수사라니!


‘이건 정말···.’


선우연의 머릿속에선 상식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결단기 수사라면 개인의 힘만으로도 산을 무너트리고 해일을 일으킬 수 있는 강자들이다.


그녀 입장에선, 감히 함부로 우러러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까마득히 높은 존재.


그런 결단기 수사가 정말, 고작 연기기 수사 한 명과 어우러지며 저런 모습으로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는 거였단 말인가?


꿀꺽-


그리고.


선우연이 계속해서 숨죽이며 홀린 것처럼 창문 너머를 훔쳐보던 그때였다.


‘아니!’


최겸과 함께 있던 여자는 불현듯 고개를 돌려 차가운 표정으로 무덤덤히 그녀를 노려봤다.


“···.”


상대방이 소리 없이 전달하고 있는 의지는 분명했다.


‘방해하지 말고 봐줄 때 꺼져라.’


선우연은 심장이 철렁해, 몰려오는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일단은 몸을 돌려 쪼르르 도망가 버렸다.


***


“흥.”


갑자기 흑련이 코웃음을 치는 걸 본 난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문밖에서 뭔가 기척이 느껴지긴 하던데.


하지만 그녀가 별다른 말을 꺼내진 않았기에, 난 굳이 이 일에 대해 캐묻진 않고 계속해서 일단은 쌍수를 이어가며 그녀의 가르침에 집중했다.


그리고.


[대청비술(大淸秘術)을 익혔습니다.]


머잖아 내 눈앞엔 기다렸던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왜 갑자기···.”


움직임이 멈추자, 의아함을 느낀 흑련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질문했지만.


“···익힌 거로군. 벌써. 고작 일 각의 시간 만에.”


내가 채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를 파악했다.


“내가 아직 축기기 수사에 불과했을 때··· 난 언제나 기고만장해 세상이 내 것인 줄로만 알았지. 그러나 훗날 난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 역시 내게 그 사실을 상기시키는구나.”


흑련의 표정에선 조금의 허탈함이 엿보였다.


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말을 돌렸다.


“이 비법의 효과는 어느 정도입니까?”


그녀는 이런 내 속셈을 뻔히 알면서도, 딱히 별다른 내색을 하진 않고 곧장 내 질문에 대답했다.


“···수도자원을 충분히 갖고 있을 때 이 기술은 큰 쓸모가 없을 게다. 하지만 불가피한 상황. 요컨대 아무런 영약이나 영초도 없지만 도려가 곁에 있을 때, 얌전히 좌선을 하는 것보단 이게 더 나을 것이야.”


흠.


한마디로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별 상관은 없는. 계륵 정도 수준에 불과한 기술이란 거로군.


하지만.


‘상태창. 대청비술.’


[대청비술]

-숙련도

[입문: 쌍수를 통해 수행을 진전시키는 속도가 15% 더 빨라집니다.]

[초급: 아직 깨우치지 못함.]

[숙련: 아직 깨우치지 못함.]

[통달: 아직 깨우치지 못함.]

[소성: 다음 경지에 개방.]


계속해서 숙련도를 올리다 보면, 혹여나 그 이상의 효과를 노려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


“난 네가 다른 여자와 쌍수를 한다고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불초 제자는 오로지 스승님 한 사람밖에 모릅니다.”


마침 흑련도 이런 얘기를 해주지 않는가.


“그나저나. 앞으론 어떡할 생각이냐? 정말 약초나 가꾸면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고 허송세월을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건가?”


그럴 리가요.


“넌 이미 연기기의 수사가 배울만한 기술 중 대부분을 배웠다.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야.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지금부턴 조용히 수행에만 매진해 일단 축기기에 도달하고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그래.


그녀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영약, 영초 따위의 수도자원 없이 하는 수련은 몹시 비효율적이었지만.


내가 가진 자질과 행운이라면, 설령 그렇게만 한다고 해도 십 년이 채 지나기 전에 꽉 찬 연기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난 그녀의 예상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갈 생각이었다.


“그래. 아까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지. 얘기해 보거라.”


수행. 수행에 집중하기야 할 것이다.

그게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서 그렇지.


“저는 천도(天道) 축기경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벌떡-


흑련은 내 말을 듣자마자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넌···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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