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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789g
작품등록일 :
2022.02.14 15:59
최근연재일 :
2022.03.16 07: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819
추천수 :
28
글자수 :
87,396

작성
22.02.25 22:26
조회
31
추천
2
글자
9쪽

변종

DUMMY

밤거리는 조용하다. 이제는 자동차 마저 단 한대도 지나 다니지 않는다. 잔뜩 긴장을 머금은 채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고요한 밤거리를 한동안 걷더니 긴장이 서서히 풀어진다. 가로등은 켜져 있지만 건물에서는 빛이 새어 나오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의 거의 다 감염되어 자는 듯 했다.


"어흑! 깜짝이야."

"휴···."


철물점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형진은 길 모퉁이에 있는 가로등 밑에서 누워 자고 있는 노숙자를 보고 놀랐다. 그 노숙자 또한 감염된 상태다. 겨우 놀란 마음을 쓸어 내리며 철물점으로 향한다.


아이들은 철물점에 도착했다. 하지만 철물점의 셔터가 닫혀있다. 세훈이 억지로 열어보려 한다.


"흐읍! 하··· 이거 끄떡없는데요? 안열려요"

"어떡하지···"


규현은 철물점 건물의 뒤쪽으로 간다.


"얘들아 여기 창문이 있어!"


규현은 그 창문을 열려고 하지만 그 창문 역시 안에서 잠겨 있었다. 건우가 세훈에게 다가가며 말한다.


"세훈아 빠따 이리 줘봐"

"네? 뭐하실려구요"


'쨍그랑!'


건우는 세훈에게 야구 배트를 받자 마자 주저 않고 창문을 깬다. 규현이 놀라 건우에게 뛰쳐가 그의 야구 배트를 뺏으며 말한다.


"미쳤어? 감염자들 깨면 어떡하려고!"

"이것밖에 들어갈 방법이 없잖아. 어차피 그 새끼들 절대 못 일어나 밤에는."


규현은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깨친 창문을 통해 철물점으로 들어간다.


'딸깍!'


철물점 안의 전등을 킨다. 다양한 잡동사니들이 녹이 슬어 있는 채로 쌓여있다. 형진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웃으며 말한다.


"캬아 미쳤는데? 야 이 도끼봐라 쓸 만하겠다."


형진이 도끼를 집어 든다. 적당한 무게감에 손에 딱 들어와 만족하는 형진. 규현은 오함마를 집어 든다. 규현이도 마음에 드는 눈치다. 세훈은 슥 둘러보더니 거대한 톱을 집어 든다. 그 모습을 본 형진은 못마땅하며 말한다.


"세훈아, 톱을 왜 드니? 감염자들이 들이 닥치면 기생목 하나하나 톱질하려고? 그 사이에 너는 수십번 찔려 감염될걸."

"아, 그런가. 그럼 뭐들지? 어 저거 어때요?"


세훈이 벽에 걸려 있는 거대한 펜치를 들고 온다. 양팔을 크게 벌려야 할 만큼 사용하기 벅찬 펜치다. 아무래도 일반 펜치가 아니라 자물쇠나 쇠사슬을 끊을 때 쓰는 전용 절단기 같았다.


"야! 그거 좋다. 미안한데 그거 내가 쓰면 안되냐?"


형진은 그 펜치를 들고 공격하는 시늉을 한다. 하지만 키가 작아 팔이 짧은 형진은 쓰기 버거워 보인다.


"에구, 난 안 되겠다. 니가 써라 그냥"

"헤헤 그럴게요."

"좋아, 내가 도끼로 대가리 딱! 찍어서 쓰러뜨리면 니가 그 펜치로 기생목을 똑! 따버리는 거야!"

"형! 그거 사람 머리 찍으려고 가져가는 거에요?"

"아··· 아니 일단 최우선 공격 순위는 당연히 기생목이지··· 근데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잖아, 오늘 낮에 경우처럼."

"하긴··· 맞는 말이에요."


구석에서 뒤적거리던 건우는 무언가 발견한 듯 낑낑대고 있다. 건우는 잡동사니 사이에서 겨우 무언가를 꺼내며 말한다.


"야 이것봐! 와하하"


건우가 꺼낸 건 전기톱이었다. 아이들은 그것을 보고 놀란다.


"야~ 레어템 구했네?"


건우는 바로 전기톱을 써보려 시동을 걸어본다.


"부릉! 부르르··· 부릉! 부르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본 규현이 말한다.


"야, 연료 없는 거 아니야?"


연료통을 확인하는 건우, 하지만 안에 기름은 꽉 차 있었다.


"아니야··· 연료는 충분한데"


다시 시동을 걸어보는 건우, 시끄러운 엔진음만 잠깐 날 뿐 전기톱이 작동하지 않는다.


"에휴 됐다. 어차피 무거워서 잘 못 썼을 거야"


건우는 전기톱을 내팽개친다. 그러고선 구석에 있던 빠루를 들며 말한다.


"그냥 이거 써야지, 가볍고 실용적이야."


아이들은 각자 무기로 쓸만한 공구를 가득 챙긴 후 밖으로 나가려 한다. 그때 마지막으로 철물점 내부를 둘러보던 규현이 아이들을 멈춰 세운다.


"잠깐!"


규현은 철물점 구석으로 달려가 낑낑 대며 연료통을 가져온다. 형진이 묻는다.


"그건 왜? 우리 전기톱도 안쓸꺼잖아"

"혹시 모르잖아··· 상황이 심각하면 이걸로 기생목들을 태워야 할 때도 있을 거야."


아이들은 규현의 생각을 듣고 살짝 흠칫한다. 그 후 아이들은 하나둘씩 밖으로 나간다. 철물점 안에서 소란스럽게 소음을 냈지만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인다. 밖은 아직도 고요하며 마땅한 위협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긴장이 풀린 채 여러가지 농담을 주고받으며 큰소리로 웃으며 길을 걷는다. 형진은 다시 아까 봤던 노숙자와 마주한다. 한번 더 자세히 보니 노숙자는 자의로 누워 있는 게 아니라 기생목에 의해 땅에 박혀 있는 것 같았다. 몸 밖으로 튀어나온 뿌리가 땅으로 파고 들어가 땅과 몸이 붙어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아까와 달리 노숙자는 눈을 뜨고 있었다. 아이들을 그 모습을 보고 놀라며 다시 긴장에 빠진다.


"야··· 이 새끼 눈 뜨고 있는데?"

"와··· 개무섭게 생겼다."


눈을 뜨고 있었지만 다행인 건 초점이 맞춰져 있진 않아 보인다. 의미 없이 정면만 쳐다 볼 뿐 지나가는 아이들을 향해 눈알을 굴리며 쳐다 보고 있진 않았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도착한 아이들, 문 앞의 시체는 그새 더 말라비틀어 졌고 그 시체를 양분 삼아 자라났던 기생목은 더 크게 자라있다. 애써 무시한 채 아이들은 집으로 들어가려 한다.


'와르르, 탕! 탕! 탕···'


집으로 들어가려던 찰나에 건우의 가방이 찢어져 안에 있던 공구들이 쏟아졌다. 쇳덩이들이 떨어져 나뒹구는 소리가 오피스텔 복도에 크게 울려 퍼졌다.


"야! 빨리 담아!"


아이들은 다함께 떨어진 물건을 허겁지겁 줍고선 빠르게 집 안으로 도망치듯 들어간다.




형진은 집 안으로 들어오자 답답함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내일 저녁이 될 때까지 나가지 못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TV나 틀어볼까?"

"삑!"


TV는 어느샌가 새로운 방송이 편성되지 않고 있었다. 과거에 방송되었던 프로그램만 주구장창 재방송으로 틀어줄 뿐 뉴스도, 예능도, 스포츠도 모두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에휴 재미없어"

"삑!"


형진은 바로 TV를 끄고 핸드폰을 켠다. 인스타그램에도 더이상 피드가 올라오지 않는다. 감염된 사람들은 SNS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감염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혹여나 자신이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 등으로 자신의 위치를 발각될 수도 있기 때문에 SNS 활동을 꺼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대로 새벽까지 카드게임, 이야기, 보드게임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 오기 전에 아이들은 커튼을 치고 잠에 든다.


오후 2시쯤이 되자 창문 바로 옆에서 자고 있던 형진이 눈부심에 잠에서 깬다.


"아 뭐야··· 누가 커튼 열었어?"


얼굴에 강하게 내리 쬐는 햇빛에 눈이 부셔 괴로워 하던 형진은 겨우 햇빛을 손으로 가린 채 눈을 뜨며 창문 쪽을 쳐다 본다. 창문을 본 형진은 마치 어린 여자아이처럼 귀가 찢어질 듯한 시끄러운 비명을 지른다.


"꺄아아아아아!!! 씨이이이발!!!! 저게 뭐야!!!"


아이들은 형진의 비명에 눈이 번쩍 떠진다. 다른 아이들도 창문을 보고는 비명을 지른다. 가장 늦게 일어난 규현은 아직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바닥에 있던 그림자였다. 커튼이 열리고 햇빛이 방안으로 들어와 내리쬐는 가운데 그 햇볕을 반으로 가르고 있었던 그림자였다.


규현은 그 그림자를 따라서 서서히 고개를 든다. 시선이 마침내 창문으로 향하자 충격에 빠진다. 그 충격이 너무나도 큰 탓에 비명마저 나오지 않았다.


아이들이 본 것을 거꾸로 매달린 여자였다. 그 여자는 5층 창문에서 4층 건우네 집의 창문으로 거꾸로 매달려 들어오려고 한다. 여자는 천천히 창문틀을 잡고 내려와 집안까지 들어올 기세였다. 아이들은 엄청난 공포에 빠진 채 뒷걸음질만 치기 바쁘다. 그 여자가 더 내려오자 전신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그 여자의 하반신이 보이지 않았다.


하반신이 없던 것이 아니라 하반신 전체가 덩굴로 뒤덮여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뱀과 같았다. 반인반사, 하반신은 뱀이고 상반신은 인간인 신화속에서 볼 법한 괴물같았다. 하반신에서 뿜어져 나온 덩굴이 5층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 여자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니네··· 너무 시끄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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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대나무 +1 22.03.01 29 2 10쪽
14 집결 +2 22.02.28 34 2 10쪽
13 초기 감염자 +2 22.02.27 32 2 10쪽
12 화염 +1 22.02.26 27 2 12쪽
» 변종 +2 22.02.25 32 2 9쪽
10 움직이는 시체 +1 22.02.24 42 1 12쪽
9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22.02.22 36 1 10쪽
8 살아갈 준비 22.02.21 29 1 11쪽
7 아포칼립스 +2 22.02.20 44 1 11쪽
6 도망치다 22.02.19 39 1 10쪽
5 새순 22.02.18 42 1 8쪽
4 방관자들 +1 22.02.17 57 1 9쪽
3 피바다 22.02.16 58 1 8쪽
2 감염된 가족 +1 22.02.15 77 2 7쪽
1 프롤로그 22.02.14 128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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