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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님의 서재입니다.

기생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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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789g
작품등록일 :
2022.02.14 15:59
최근연재일 :
2022.03.16 07: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805
추천수 :
28
글자수 :
87,396

작성
22.03.01 14:12
조회
28
추천
2
글자
10쪽

대나무

DUMMY

꽃이 만개한 기생목을 지닌 여자 감염자는 아이들에게로 천천히 다가온다.


"야! 무기 챙겨!"

"형진아, 내 도끼도 갖고 와줘!"


그녀는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을 무심히 쳐다보고는 말한다.


"친구들! 진정해 나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미친년 아니야~"


아이들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못한 채 무기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얘들아~ 계산은 했니? 그렇게 마음대로 훔쳐가면 어떡해~"


아이들은 당황한다. 아이들이 우물쭈물 거리고 있자 규현이 나서며 말한다.


"저희 얌전히 나가게 해주세요. 저희한테 달려들면 저희도 공격할 거에요!"


"어머, 무섭네 요즘 아이들 특히나 비감염자라서 그런가 엄청 폭력적이구만!"


그녀는 한동안 아이들을 응시하고는 다시 입을 뗀다.


"그래, 빨리 갖고 가~ 어차피 내가 이 옷가게 주인장도 아니라서 상관없어"




정상인같은 순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를 보고는 아이들은 이상함을 느낀다. 참다못한 형진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묻는다.


"누··· 누님, 혹시 저희를 감염시키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 안 드세요···?"

"누님? 내가 그렇게 늙어 보여? 니네 몇 살이니!"

"고··· 고2요. 18살···"

"음··· 아직 애기구나, 얼굴은 나보다 늙어보는데 크큭"

"근데 아까 질문이 뭐였지? 아! 그래! 나도 너희를 당장에라도 감염시키고 싶어~ 이 행복을 못 느끼는 너희가 참 불쌍하기도 하고··· 너희 몸에 가지를 찔러 넣고 싶은 이상한 욕망이 샘솟기도 하구···"

"근데 그러려면 내 이쁘고 소중한 기생목을 꺾어야 하잖아~ 지금 내 가지들을 봐, 모든 가지에 만개한 꽃과 아직 피지 못한 꽃봉오리가 달려있잖아~ 아까워서 어떻게 꺾니!"


그러고선 자신의 기생목을 소중히 어루만진다. 그러고선 천천히 아이들을 훑어보더니 세훈에게로 시선이 멈춘다.


"어머, 너 옷 고르는 센스가 참 좋구나? 얼굴도 잘생기구···"


"네? 헤헤 감사합니다."


경계가 풀린 듯한 세훈은 그 칭찬에 어쩔 줄을 몰라한다. 여자는 세훈에게 다가가 옷을 골라준다.


"음··· 그 옷은 레이어드해서 입는 게 좋아, 자! 이거랑 같이 입어"

"그리고 바지는··· 이걸로 입어, 어머 바지가 좀 크구나··· 얘, 너는 키가 조금 아쉽다야 얼굴이랑 어깨는 완벽한데."


그러고선 그 바지를 규현에게 가져다준다.


"이건 니가 입어! 넌 키가 커서 딱 맞을 거야."


친한 동네 옷가게 누나 같은 모습에 긴장이 풀린 아이들은 각자 흩어져 자신만의 옷을 신 나게 고르러 간다. 그녀는 여전히 규현이 곁에 있다.




"너는 참 내 전 남친이랑 똑같이 생겼다···"

"네?"

"아··· 아니야 이번에 이거 입어봐"

"네, 이건 좀 작네요."


멀리서 양말을 담고 있던 건우가 시계를 본다. 시간을 본 건우는 놀란다. 그러고선 근처에 있던 형진에게 말한다.


"야! 우리 가야 해, 곧 해 뜰 시간이야. 여기서 너무 시간을 오래 쓴 것 같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그래 가자!"

"근데 건우야 저 누나 좀 이상하지 않아?"

"뭐··· 그래도 그렇게 나쁜 감염자는 아닌 것 같아."

"그렇긴 해 처음 봤을 땐 엄청 무섭게 생겨서 깜짝 놀랐거든"

"맞아ㅋㅋ 꽃이 너무 화려해서 깜짝 놀랐어, 약간 감염자들의 여자 보스 느낌?"


규현과 있던 그녀는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더니 형진과 건우쪽으로 고개를 홱 돌리고서는 외친다.


"뭐라고????"


아이들은 일제히 얼어붙는다. 그녀는 형진과 건우에게로 씩씩거리며 다가간다.


"내가··· 무섭게 생겼어?"

"네? 아, 아뇨 꽃들이 화려하고 웅장해서 말이 헛나온 거에요···"

"내가 너같이 못생긴 애한테 그런 말을 들어야겠어!!!"


매우 분개한 그녀. 그녀의 기생목에 달린 꽃들의 색깔이 더 진해지고 웅크리고 있던 꽃봉우리가 활짝 만개한다. 그녀는 흥분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쳐다본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용모를 살펴보는 여자. 건우가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말한다.


"죄송해요! 저희는 이제··· 가볼게요··· 세훈아! 가자."

"네, 형"




여자는 여전히 거울을 보며 자신의 옷매무새와 화장을 고치고 있다. 그때 거울 비친 자신의 뒤 쪽에서 쭈뼛거리며 나가려는 세훈이 보인다. 여자는 고개를 홱 돌린다.


"너는 나랑 있자."


"뚜둑."


"세훈아!!!!"


"푹!"


"커헉!"


여자는 나가려는 세훈의 등에 기생목을 꽂는다. 기생목에 제대로 찔린 세훈. 아이들은 무기를 든 채 여자에게로 달려간다.


"세훈아··· 너는 누나 곁에 있어줘"

"이 씨발련이!!"

"꺄아아악!!!"


여자는 무기를 들고 달려오는 아이들을 피해 도망간다. 여자를 쫓아내고는 다시 세훈에게로 달려가는 아이들.


"야!! 빨리 뽑아"

"야!! 박세훈!! 정신 차려"

"야··· 안 뽑혀···"


그새 세훈의 몸 안에 뿌리를 내린 기생목, 세훈은 쾌락에 빠져 해롱해롱 대며 정신을 못 차린다. 아이들은 함께 그의 몸에 박힌 기생목을 쥐고 뽑으려 한다.


"더 세게 힘을 줘!!"


"팍!"


세훈이 아이들을 뿌리친다.


"세훈아! 왜 그래!"


눈에 초점이 돌아온 세훈,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형들을 쳐다본다.


"형··· 저 안될 것 같아요."

"가세요··· 시간 없잖아요!"


규현이 소리 지른다.


"아니야! 여기서 조금만 가면 나오는 맥도날드 건물 위층이 비어있어! 가까운 곳이니까 빨리 기생목을 뽑고 가면 시간 충분할 거야!"


"흐흑, 제 뱃속까지 뿌리가 퍼지는 게 느껴져요. 이미 늦은 것 같아요"


그때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일출이 시작된 모양이다. 세훈이 천천히 일어선다. 그러고선 형들을 보며 미소를 보인다.


"세훈아!"


세훈은 형들을 등지며 뒤돈다. 그러고선 가방과 텐트를 내려놓은 채 동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박세훈!!"


아이들은 세훈을 따라간다. 하지만 육상부 세훈의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건우가 형진과 규현을 붙잡는다.


"그만 가자! 더는 못 따라가! 정신차려!!"


건우는 울고 있는 형진과 규현을 멈춰 세우고서는 둘을 질질 끌며 서쪽으로 향한다.





세훈은 여전히 달리고 있다.


"하··· 이 느낌이지"


오랫만에 전속력으로 달려보는 세훈, 행복이 밀려온다. 또한, 기생목에서 나오는 듯한 의문의 쾌락 때문인지 숨이 찰 때 느껴지는 폐의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속력으로 한동안 달렸는데도 다리 근육에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기분이구나···"


세훈은 처음으로 감염자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생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행복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해가 뜨고 햇볕이 쏟아지자 그 행복이 두 배가 되었다. 몸에 박힌 기생목이 점점 자라나기 시작한다. 기생목의 뿌리가 몸 구석구석 깊숙이 뻗어 나가는 것도 느껴진다.


"헉, 헉, 허억"


계속해서 앞으로 달리는 세훈, 달리는 와중 왼쪽 어깨를 이리저리 휘둘러본다. 어깨 쪽이 불편해 보인다.


"아이씨··· 뭐야"


달리던 것을 멈춘 세훈은 옆 건물 유리창에 비춘 자신의 모습을 쳐다본다. 어느샌가 크게 자라 있는 기생목이 보인다. 애써 무시한 채 다시 뛰기 시작하는 세훈


"아오!!!"


얼마 안 가 다시 멈추는 세훈. 빠르게 달리려면 양팔 또한 앞뒤로 빠르게 휘둘러야 한다. 팔과 다리를 같이 움직여야 스피드가 나오는데 왼쪽 등 위쪽에 난 기생목 때문에 팔을 휘두르기 매우 불편했던 세훈은 화가 난 것이었다. 또한 기생목에서 난 뿌리가 등 근육 사이까지 뻗어 있던 탓인지. 오른팔을 휘두르는 것 또한 거슬림이 느껴졌다.


세훈은 눈을 감은 채 기생목이 주는 쾌락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른 것은 잊어버리려 노력하며 천천히 발을 구르기 시작한다. 점점 속도를 높이며 뛰어가려는 세훈.

점점 더 빠르게 뛰기 시작하자 기생목이 일으키는 불편함, 바람 저항, 이로 인한 속력 저하가 느껴진다. 빠르게 달리는 것에 유일한 행복을 느끼던 세훈이었기 때문에 그것들은 세훈을 미쳐버리게 만들고 있었다.


"씨발!!!!!!"


"뚜둑!"


세훈은 오른손으로 왼쪽 등에 난 기생목을 홧김에 꺾어 버렸다.


"헉! 내가 무슨 짓을···"


세훈은 털썩 주저앉으며 자신이 쥐고 있는 꺾인 기생목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기분이 이상하다. 크나큰 좌절감과 상실감, 후련함과 가벼움, 부정과 긍정이 뒤섞인 감정이 세훈을 휘감는다.


햇빛이 내리쬐는 거리 한복판에 주저앉아 있는 세훈, 세훈은 한동안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는 채로 1시간쯤 지났다.


세훈의 상체 곳곳에서 미친듯한 가려움이 느껴진다. 가려움에 미칠 듯한 세훈은 윗옷을 훌렁 벗어 버리며 온몸을 벅벅 긁는다.


"으으으윽!!"

'벅벅벅벅벅'


그렇게 몸을 긁던 세훈은 겨우 가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또한, 동시에 규현의 상체에서 무언가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세훈은 그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챘다. 죽순이었다.


"뭐야 이 죽순은!"


그 죽순들은 데칼코마니처럼 완벽한 대칭을 이룬 채 세훈의 몸에 튀어나오고 있었다. 가슴과 등 곳곳에 죽순이 자라나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목이 탈 듯한 갈증이 느껴진다.


세훈은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들어간다. 건물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화장실을 찾는다.


화장실을 발견한 세훈 문을 열려 했지만 잠겨 있었다.


"철컥."

"철컥철컥철컥"


"쾅!"


세훈은 잠긴 문고리를 미친 듯이 돌리다가 엄청난 괴력으로 뽑아버린다. 그렇게 문이 열린 화장실로 들어간다.


"콸콸콸"

"꿀꺽꿀꺽"


세훈은 수도꼭지를 틀고 허리를 숙인 채 물을 정신없이 마신다.


"캬하~"


갈증이 사라진 듯 만족하며 허리를 펴는 세훈, 그때 세훈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놀란다.


어느새 죽순이 자라 대나무로 성장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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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나무 +1 22.03.01 29 2 10쪽
14 집결 +2 22.02.28 32 2 10쪽
13 초기 감염자 +2 22.02.27 30 2 10쪽
12 화염 +1 22.02.26 27 2 12쪽
11 변종 +2 22.02.25 31 2 9쪽
10 움직이는 시체 +1 22.02.24 42 1 12쪽
9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22.02.22 36 1 10쪽
8 살아갈 준비 22.02.21 29 1 11쪽
7 아포칼립스 +2 22.02.20 44 1 11쪽
6 도망치다 22.02.19 39 1 10쪽
5 새순 22.02.18 42 1 8쪽
4 방관자들 +1 22.02.17 56 1 9쪽
3 피바다 22.02.16 56 1 8쪽
2 감염된 가족 +1 22.02.15 76 2 7쪽
1 프롤로그 22.02.14 127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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