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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님의 서재입니다.

기생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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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789g
작품등록일 :
2022.02.14 15:59
최근연재일 :
2022.03.16 07: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830
추천수 :
28
글자수 :
87,396

작성
22.02.24 20:20
조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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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움직이는 시체

DUMMY

건우는 규현의 말을 듣고는 묻는다.


"규현아! 어쩌려고?"


규현은 작은 소리로 말한다.


"저 사람이 문을 부수기 전에 빨리 해치워야지!"


건우와 형진은 놀라며 동시에 말한다.


"해치운다고?"

"어떻게?"


"저번에 저 사람이 했던 거처럼 기생목을 부러뜨리는 거야"

"기생목의 밑둥을 노리고 빠따로 존나 쎄게 후려야 해. 저 사람 감염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아직 기생목이 약한 상태라 할 만 할 거야."

"기생목을 부러뜨려서 저 사람이 패닉에 빠지면 밖으로 쉽게 내쫓을 수 있을 거야"


그 말을 듣고 건우는 손을 벌벌 떨며 야구 배트를 들려고 한다. 그러자 규현은 그 야구 배트를 뺏는다.


"건우야, 넌 그냥 저 사람을 유인하기만 해. 우리가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뒤에서 칠게!"

"어··· 알았어!"


규현은 건우에게서 뺏은 야구배트를 세훈에게 주며 말한다.


"세훈아"

"네?"

"너랑 내가 화장실에서 숨어있다가 뒤를 치자!"

"아··· 알겠어요."

"밑둥을 향해서 존나 쎄게 휘둘러야해!"

"네!"


형진은 규현을 보며 말한다.


"규··· 규현아 나는 뭐해?"


규현은 당황한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부엌에 있는 살충제를 형진에게 쥐어주며 말한다.


"너는··· 이 부엌에 숨어 있다가 저 사람이 오면 눈에다가 이걸 뿌려!"

"눈에다가?"

"응, 그 뒤는 우리가 알아서 해치울게!"


형진은 살충제를 떨리는 손으로 쥔 채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만한 좁은 부엌에 쭈그려 앉는다. 규현과 세훈은 화장실에 불을 끈 채 들어가 숨었다.


"건우야! 이제 문 열어"


건우는 화장실 바로 앞에 있는 현관문으로 다가간다. 밖에서 건우의 PT 선생님이 미친 듯이 문고리를 돌리며 소리치고 있다.


"건우야! 빨리 열어봐!"

"선생님!"

"어! 건우야!"

"무··· 문 열게요! 진정하세요!"

"그래! 잠깐 얘기만 하자!"


'철컥'


문을 염과 동시에 선생님이 문을 박차며 들어온다. 그를 보고 놀란 건우는 뒷걸음질 친다.


"선생님··· 할 이야기가 뭐길래···"

"건우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나는 니가 아주 위험한 아이라고 생각해"

"네?"


집으로 들어온 PT선생님은 매우 흥분한 것 같았다. 그는 충혈된 눈으로 건우를 노려보며 말한다.


"너를 보면 마치 감염 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 예전의 나는 감염자들은 다 미친 사람들이고··· 기생목은 없어져야 할 존재라고 생각했었지. 그래서 나는 그들을 공격했었어."

"근데 결국 나도 그 사람들에게 감염되고 나니까 알겠더라, 내가 얼마나 나쁘고 잔인한 짓을 한 것인지를. 나는 수많은 사람의 행복을 빼앗았어. 기생목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 때문에"


두려움에 가득 찬 건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 저도 기생목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그래? 근데 어제는 왜 나를 구해주려고 했어?"

"네?"

"거리의 있던 사람들이 나를 진정시키고 구원해주려고 했잖아. 나는 그것도 모른 채 그 사람들을 위협하고 도망치려고 했지. 그때! 여기서 니가 분명 외쳤잖아. 여기로 도망치라고!"

"저··· 저는 그냥 선생님이···"


건우는 마땅한 변명이 생각나지 않는다. PT선생님은 건우에게 서서히 다가오며 말한다.


"너는 지금 기생목을 두려워하고 있어. 머지않아 그 두려움이 혐오와 증오로 바뀌겠지."

"내가 너를 가만히 뒀다간 너는 과거의 나처럼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말 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PT선생님은 자신의 기생목에서 자라난 작은 나뭇가지를 꺾는다.


"빠득!"

"건우야··· 내가 너를 구원해줄게"


건우는 벽끝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친구들을 불렀다.


"얘들아!!"


PT선생님이 건우를 따라 부엌까지 도착했을 때 형진은 그의 얼굴 정면에 살충제를 뿌린다.


'치이익- 치익!'


"으아아악! 넌 뭐야?"


'치익-칙'

"뭐야 이거 다 썼잖아?"


얼마 없던 살충제를 다 써버린 형진, 하지만 다행히도 그의 눈을 공격하는 것을 이미 성공한 듯 보였다. 그가 눈을 비비며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 뒤에서 형진과 세훈이 야구 배트를 들고 달려온다.


"공격해!!"


먼저 세훈이 달려들며 야구 배트를 휘두른다.


'탁!'


PT선생님은 한쪽 눈을 겨우 뜬 채 오른손으로 세훈이 휘두르는 야구 배트를 잡았다. 세훈은 잡힌 야구 배트를 빼려고 하지만 PT선생님의 엄청난 악력 때문인지 빠지지 않는다.


"세훈아 비켜!"


'탁!'


뒤늦게 규현이 공격한다. 하지만 규현의 야구 배트도 그의 왼손에 잡혀 공격이 막혀 버렸다. 그는 양 손에 쥐고 있던 야구배트를 강한 힘으로 빠르게 당긴다. 규현과 세훈은 그의 몸쪽으로 딸려 나오며 넘어졌다. 엄청난 힘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디빌더 대회에서 몇 차례 수상한 적이 있으며 현재까지도 엄청난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던 지라 마른 체형의 고등학생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규현과 세훈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건우는 허겁지겁 방 안에 있던 의자를 번쩍 들어 달려든다.


"으아아아!!!"


'퍽!'


'철퍼덕'


그는 의자를 들고 달려오는 건우를 그대로 발로 밀어 버렸다. 건우는 아무것도 못한 채 뒤로 넘어졌다. 그는 다시 넘어진 건우에게로 서서히 다가간다.


"건우야, 이제 받아드려"


'쾅!!'


부엌에 있던 형진이 소화기를 들고 와 그대로 그의 머리를 내리 찍었다. 그 모습을 본 세훈과 규현은 매우 놀랐다. 형진이 기생목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직접 타격했기 때문이다. 머리를 정통으로 맞은 PT선생님의 두개골이 깨졌다. 소화기로 맞은 두개골이 움푹 파인 것이 육안으로도 선명히 보인다. 그는 몸을 벌벌 떨며 신음한다.


"끄으으···"


건우가 본 그의 정면은 정말로 끔찍했다. 머리를 강타당해서 그런지 그는 얼굴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며 턱을 덜덜 떨고 있었다. 결국 눈알이 위로 치켜올라가 흰자를 보인 채로 쓰러졌다.


"으아악!"


건우는 다시 한번 비명을 지른다. PT선생님이 쓰러진 채로 나뭇가지를 쥔 팔을 마구 휘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꼴이 정말 이상했다. 분명 얼굴은 죽은 자의 얼굴을 하고 있는 데 몸은 펄떡 펄떡 잘만 움직였다. 하지만 몸의 벨런스는 잡지 못하는 듯 누워있는 채 팔과 다리를 질서 없이 휘두르고 있었다.


규현은 일어나 떨어진 야구 배트를 줍고 강하게 휘둘러 PT선생님의 기생목을 부러뜨린다. 그제서야 펄떡거리던 몸이 축 늘어졌다.


"제··· 제발 이것 좀 치워줘"


쓰러진 시체 바로 앞에서 벌벌 떠는 건우가 말했다.


"세훈아 도와줘!"


규현과 세훈은 쓰러진 시체의 두 발을 하나씩 잡고 질질 끌며 현관문 밖으로 꺼내고는 현관문을 닫았다.


식은 땀에 옷이 흠뻑 젖은 형진이 털썩 주저앉아 말한다.


"시발··· 내가··· 사람을 죽인 거지 방금?


규현이 짧은 침묵 뒤에 말한다.


"어쩔 수 없었잖아. 니가 아니었으면 우리 다 죽었··· 아니 감염되었어. 죽는 것보다 끔찍한 거지"


"맞아요. 형, 덕분에 살았어요."


건우가 심호흡을 한 뒤 말한다.


"봤지? 방금 기생몸이 몸을 조종하는 것 같았어. 죽어서도 몸을 저렇게 움직일 리가 없잖아!"


규현이 말한다.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조종하는 것 같아"


세훈도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말한다.


"근데 밖에 저 시체는 어떡하죠?"


아이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고민한다. 건우가 먼저 입을 뗀다.


"저걸 아예 건물 밖으로 내보내서 묻어버리든지 해야지 저대로 복도에 두면 썩어서 냄새 엄청 날 걸"


형진이 좌절하며 말한다.


"하··· 진짜 싫다."


세훈이 말한다.


"오늘 밤에 바로 끌고 가야 할 것 같아요. 시간 지나서 썩어버리면 더 힘들어 질테니···"


"그래···"

"그러자."


아이들은 하나둘씩 일어나 난장판이 된 집을 치운다. 건우와 형진은 바닥에 흘린 피를 구역질 하며 겨우 닦아낸다. 겨우 집을 치운 아이들은 방 안에 모여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오후 2시가 되었을 때 아이들의 핸드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자가 온다.


[3월 2일 개학, 교과서는 개학 당일 배부, 반배정 확인 안 한 학생을 교내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 바랍니다.]


학교에서 온 알림 문자였다.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도 세상을 잘만 돌아갔다. 아마 지옥처럼 느끼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것 같았다. 이 문자 뒤에 또 다른 문자가 도착한다.


[최근에 이 학생들을 보았거나 같이 있었던 학생은 경찰에 신고 바랍니다. (강진수 강혜영 고지연 ··· 이규현 이석현······)]


수많은 학생들을 찾는 문자였다. 그 중에서도 규현의 이름도 있었다. 규현의 가족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듯 했다. 규현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이미 가족에게서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문자를 받은 형진이 말한다.


"야··· 이번에 감염된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거 아니냐? 지금 규현이도 찾고 있어"


건우는 말한다.


"걱정 마, 여기 적힌 애들 거의 다 우리처럼 도망친 애들일걸, 이 정도면 경찰들이 일일이 찾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야. 여기에 잘 숨어있기만 하면 돼"


규현은 문자에 적힌 이름들을 자세히 살펴본다. 감염되지 않았던 몇몇 친구들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어떻게 됐을 지 어느정도 예상이 간다. 한숨만 나오는 규현.


시간이 꽤 지났다. 규현이 창밖을 보니 해가 떨어지기 직전이다. 세훈도 그것을 보고 말한다.


"형들 우리 무기 하나 장만해야 될 것 같아요. 이 야구 빠따로는 도저히 기생목들을 벨 수도 없고···"


형진이 그 말을 듣고는 동의하며 말한다.


"맞는 말이야, 도끼가 있으면 딱 좋은데 전기톱이나··· 아 전기톱은 너무 시끄럽나?"


규현이 말한다.


"근데 그것들을 다 어디서 구하냐···"


건우가 무언가 생각난듯 말한다.


"이 근처에 철물점이 있긴 있어! 근데 거기도 밤 되면 문 닫을 걸 거기 아저씨가 옛날부터 감염된 상태였어."


"어쩔 수 없어요. 밤에 몰래 들어가 털어야죠"


규현이 다시 한번 창문으로 가 밖을 본다. 완전히 해가 떨어져 깜깜한 상태이다.


"슬슬 나갈 준비 하자."


아이들은 분주하게 준비한다. 형진은 마땅한 무기가 없자 다시 한번 소화기를 든다. 건우는 비장한 표정으로 의자 다리를 부러뜨리고는 끝에 칼을 달아 테이프로 칭칭 감는다. 형진이 그 모습을 보며 놀란다,


"야, 너 무서워졌다."

"어쩔 수 없어, 기생목을 노리는 건 너무 힘든 일이야. 그냥 사람의 몸을 공격하는 게 최선의 선택인 것 같아."


낮에 PT선생님에게 당한 이후라 그런지 마음을 단단히 먹을 상태이다. 준비를 다한 아이들은 후드를 뒤집어 쓴 채 긴장된 상태로 문을 연다. 눈 앞에 시체가 보인다.


"으윽 씨발"


근데 시체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 말라비틀어진 모습이다. 몸에 나 있는 기생목이 시체의 피와 수분을 다 빨아들여 엄청나게 크게 성장한 모습이었다. 그 기생목은 천장에 닿을 기세였다. 그 모습을 본 세훈이 말한다.


"이거 치울 수 없겠는데요?"


형진은 이렇게 말한다.


"치울 필요도 없겠는데? 아예 미라가 되어버려서 썩지도 않겠다야."


건우가 말한다.


"맞는 말이야. 그냥 바로 철물점으로 가자"


그때 규현이 문에 붙여진 쪽지를 발견한다.


"얘들아 이것 좀 봐!"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너무 시끄러워요! 조심 좀 해주세요. 학생들!]


낮에 있었던 난리의 소리가 너무 커서 이웃들이 쪽지를 보낸 듯 했다. 그 쪽지를 누가 보냈는 지는 적혀있지 않았다. 쪽지를 보고 생겨난 찝찝한 느낌을 뒤로 한 채 아이들은 철물점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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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2 범범인
    작성일
    22.02.24 23:25
    No. 1

    이번 화 제목처럼 감염자들은 말 그대로 움직일 뿐이지 인간일 때의 기억은 거의 잃어버린 시체가 맞는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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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대나무 +1 22.03.01 29 2 10쪽
14 집결 +2 22.02.28 34 2 10쪽
13 초기 감염자 +2 22.02.27 32 2 10쪽
12 화염 +1 22.02.26 28 2 12쪽
11 변종 +2 22.02.25 32 2 9쪽
» 움직이는 시체 +1 22.02.24 44 1 12쪽
9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22.02.22 36 1 10쪽
8 살아갈 준비 22.02.21 29 1 11쪽
7 아포칼립스 +2 22.02.20 45 1 11쪽
6 도망치다 22.02.19 39 1 10쪽
5 새순 22.02.18 43 1 8쪽
4 방관자들 +1 22.02.17 58 1 9쪽
3 피바다 22.02.16 59 1 8쪽
2 감염된 가족 +1 22.02.15 79 2 7쪽
1 프롤로그 22.02.14 129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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