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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789g
작품등록일 :
2022.02.14 15:59
최근연재일 :
2022.03.16 07: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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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추천수 :
28
글자수 :
87,396

작성
22.02.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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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초기 감염자

DUMMY

감염자들이 내는 끔찍한 비명을 뒤로한 채 건우는 마지막으로 밧줄을 타고 내려온다. 규현이 놀라며 말한다.


"야, 이건우! 미쳤어? 저 사람들을 다 태워버린 거야?"

"응, 걱정 마 모두 다 감염자들이었어. 내버려두면 지금도 우리를 쫓아오고 있었을걸"

"그··· 그럼 니네 집도 다 타버린 거야?"

"아마 그러겠지. 부엌까지도 기름을 부었으니. 어차피 감염자들에게 들킨 장소잖아. 미련 갖지 마. 다른 장소를 찾아야지."


아이들은 덤덤한 건우를 보고 놀란다. 형진은 고개를 하늘로 올린 다음 말한다.


"곧 해가 완전히 저물겠다."


세훈이 말한다.


"지하 주차장으로 가요. 거기서 몇 분 숨어있다가 나가죠."


아이들은 지하주차장으로 간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은 먼지가 잔뜩 쌓여있다. 사용한 지 오래된 차들인 것 같았다. 아이들은 구석으로 가 앉아서 쉰다. 형진이 아이들을 보며 말한다.


"이제 어디로 가지···"

"···."


딱히 갈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세훈아 니네 집 못 가냐?? 니네집 창문 깨져있는 거 말고는 하자가 없잖아?

"안될 것 같은데요. 제 형이 집에 있을 수도 있고, 1층이라 창문이 없으면···"

"아, 니네 집은 절대 안 되겠다."


규현이 한숨 쉬며 말한다.


"하··· 어디 노숙이라도 하면서 지내자 당분간."


건우가 말한다.


"노숙도 함부로 못해 우리는 낮에 자잖아, 그러면 낮 동안 감염자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곳에서 자야 되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


형진이 무언가 생각난 듯 말한다.


"공사장이나 빈 건물은 어때? 우리 저번에 편의점 털고 도망가려다 숨은 그 건물 있잖아!"


규현이 말한다.


"음, 좋은 생각인데? 근데 문제가··· 우리 텐트나 침낭 같은 게 없잖아."


형진이 피식 웃으며 말한다.


"야! 노숙할 건데 뭔 텐트냐? 대충 신문지랑 박스 깔고 자면 되지"


건우가 말한다.


"필요한 게 있으면 밤 동안 가게 가서 털면 되지, 내가 캠핑용품 파는 곳을 알고 있어 좀 멀긴 해도 밤 동안 갔다 오기에는 충분할 거야"


형진이 건우를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이야, 저 새끼 왜 이렇게 깡이 좋아졌냐? 내가 알던 모범생 반장 건우가 아닌데?"


지하 주차장 밖을 빤히 쳐다보며 형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세훈이 말한다.


"형들, 이제 슬슬 나가죠. 벌써 밖이 어두워 졌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아이들은 주섬주섬 가방을 챙긴다. 아이들이 밖으로 조심스레 걸어 나온다. 밖은 역시나 고요하다. 건우의 집에서는 불이 어느샌가 꺼져있었으며 연한 연기만 스멀스멀 피어나오고 있다. 규현이 멈칫하며 건우에게 말한다.


"건우야 니가 말한 캠핑용품점 어딨어?"

"그 cgv쪽 번화가에 가면 나와, 좀 걸어야돼"

"음··· 좀 멀긴 하네"


아이들은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걷는다.


한때 유동 인구가 많았던 번화가 쪽으로 오자 건물 벽 곳곳에 덩굴이 붙어있다. 그 모습을 본 형진이 말한다.


"이야··· 여기는 벌써 완전히 폐허가 되었네, 좀비 영화 같은데 보면 도시가 이렇게 변해있잖아"


규현이 비웃으며 말한다.


"야, 오버하지 마 덩굴 몇 개 붙어있다고 좀비영화는 무슨"

"··· 근데 생각해보니까 진짜 영화 같긴 하다. 우리가 겪은 일은 영화보다 더 말이 안 되는 일이잖아."


형진이 맞장구치며 말한다.


"야, 우리가 겪은 내용을 영화로 만들면 바로 천만 영화지."


아이들이 피식피식 웃으며 길을 걷는다. 그때 코너를 돌자 아이들은 이상한 것을 목격한다.


"야, 저거 머냐? 저런 게 원래 저기에 있었던가?"


아이들이 본 것은 작은 건물만 한 크기의 웅장한 고목이었다. 그 고목은 번화가의 광장 한가운데에 시멘트를 뚫고 뿌리를 내려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세훈이 의아해하며 말한다.


"응? 저런 나무는 여기서 처음 본 것 같은데요?"


형진이 말한다.


"근데 저거 진짜 나무 맞아? 인위적으로 만든 거 아니야? 그 에버랜드 입구에 저런 나무같은 만들어 놓았잖아. 세계수 느낌으로···"


아이들은 의심하며 그 나무로 이끌리듯 다가간다. 규현이 그 나무를 어루만지며 말한다.


"야, 이거 진짜 나무인데?


형진이 그 나무로 다가가다 보도블럭이 튀어나온 부분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아오··· 뭐야. 이거 공사를 도대체 왜 이따구로 한 거야···"


자세히 보니 공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고목의 뿌리가 땅속에서 여러 갈래로 퍼지고 크기 또한 커지면서 평평했던 주변의 보도블럭을 깨뜨리고 엉망으로 만든 것이었다.


"으악!! 헐···, 형! 이것 좀 봐요"


나무를 둘러보던 세훈이 무언가를 보고 놀라며 말한다. 세훈이 가리킨 것은 나무 표면에 튀어나와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남성으로 보이는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었다.


"와ㅋㅋ 개 징그럽네"

"진짜 못생겼다."


낄낄대며 웃는 아이들 사이 규현만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규현이 말한다.


"야··· 이거 감염된 사람 아니야?"


건우가 말한다.


"이게 감염자라고? 이 정도면 나무가 사람에 감염된 거 아니야?ㅋㅋ 이 큰 나무에 사람 얼굴만 이렇게 붙어 있는 걸 보면 누가 일부러 조각해 놓은 게 아닐까?"

"그리고 이 얼굴 피부 좀 봐··· 피부도 꼭 나무껍질 같잖아, 이건 사람의 피부가 아니야"


가만 보고 있던 형진이 무언가 생각난 듯 말한다.


"야! 이 얼굴 어디서 봤는데?"


형진은 그 얼굴에 가까이 가며 한 번 더 뚫어지게 쳐다보고 말한다.


"야! 이 사람 그 유튜버잖아! 우바tv!"


건우도 아는 눈치였다.


"아~ 맞네, 이 사람 유튜브 개 많이 봤는데 근데 몇 개월 전부터 영상 끊겼더라."


형진이 맞장구치며 말하다.


"맞아! 그 포도 먹방으로 조회수 오지게 찍고 잠수탔잖아."


규현이 그 말을 듣고 말한다.


"포도? 그 바인즈 포도?"


"어, 얘가 그 바인즈 포도 먹방을 전세계 유튜버중에 최초로 찍었을걸?"


형진은 잠시 1년 전 그 당시 봤던 영상을 기억해본다.




.

.

.

.


"안녕하세요! 우바tv의 우바입니다! 오늘 제가 리뷰할 음식은 바로! 요즘 유명한 식품 회사 바인즈에서 만든 슈퍼 포도입니다!"

"바인즈에서 직접 협찬을 주셨는데요! 진짜 리얼한 리액션을 위해서 아직 한입도 안 먹어 보았거든요"

"협찬해주신 바인즈 직원분에 의하면 안전한 유전자 조작으로 개발되었으며··· GMO 기술을 통해··· 아! 모르겠다. 그냥 존나 맛있다고 합니다!"


"그럼! 질질 끌지 않고 바로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버는 과장된 액션을 하며 포도 한 알을 입으로 집어넣는다. 포도를 처음 씹자마자 과즙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읍!"


유튜버는 입을 닦고는 다시 포도를 씹어 삼킨다. 포도 한 알을 다 먹은 유튜버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내 멘트를 하지 않고 다시 포도를 꺼내 입에 집어넣는다. 한 알··· 두 알··· 그렇게 아무 말 없이 포도 한 송이를 순식간에 다 먹은 유튜버는 겨우 입을 뗀다.


"와··· 진짜 이거··· 와···"


말문이 막혀 유튜버는 한동안 감탄사만 남발한다.


"이거 진짜 제가 오버하는 게 아니라 제가 먹은 과일중에서··· 아니 그냥 제가 평생 먹어온 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는데요?"


"이게 무슨 맛이냐면요··· 일반적인 포도랑은 아예 다른 느낌인데, 일단 과즙이 굉장히 풍부하고요, 또··· 약간 복숭아 맛도 나면서··· 망고 맛도 나면서··· 사과 향도 나고··· 딸기 느낌도 나고··· 그렇다고 그리 달지도 않고··· 깨끗하고 가벼우면서···"


유튜버는 추상적이며 잘 와 닿지 않는 표현으로 그 포도의 맛을 설명한다. 그 표현을 듣고는 포도가 무슨 맛인지 상상하긴 힘들었지만, 그 포도가 굉장한 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바인즈가 개발한 포도는 출시 전부터 큰 이목을 끌었다. 그 포도 묘목을 땅에 심으면 열흘 만에 포도나무 성체로 자라나는 엄청난 성장력을 가졌기 때문에 대중들과 생물학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바인즈의 포도가 대중들에게 출시되었을 때 대중들의 수요가 엄청나 쉽사리 구하기 힘들었으며 심지어 바인즈의 포도가 황홀한 맛을 가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웃돈을 얹어 엄청난 값에 되팔이 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마침내 사건이 터졌다. 바인즈의 포도를 먹어온 사람들의 뱃속에서 뿌리가 발견된 것이었다.


처음 뿌리가 발견되었을 때에 의학계는 그것이 신종 기생충이라고 생각했다. 내시경으로 뿌리를 확인해보았을 때 기생충처럼 기다랗고 불투명한 지렁이처럼 생긴데다가 식물이 인간의 몸 속에서 자라난다는 개념이 아예 없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뱃속에 뿌리가 있다고 해서 복통이나 구토, 설사등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이 보이는 공통의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위장 벽에 붙어있던 뿌리가 위장 벽을 뚫고 온몸에 뿌리를 퍼뜨리는 것이 발견되자 의학계는 이것이 기생충이 아니라 식물의 뿌리이며 그 원인이 바인즈의 포도에 의한 것임을 알아냈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의학계의 발표 이후 즉시 포도의 판매를 중지시켰으며 시중에 있는 바인즈 포도의 물량을 전량 회수하고 처분했다. 하지만 이미 바인즈의 포도를 먹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대로 기생목에 감염된 상태였다.


유튜버 우바는 그렇게 초기부터 감염당한 사람이었으며 현재 그 기생목이 엄청나게 성장한 채 인간의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태로 아이들 앞에 서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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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마약 +1 22.03.07 20 1 11쪽
17 검은 봉고차 22.03.05 21 1 11쪽
16 재회 +1 22.03.04 30 2 10쪽
15 대나무 +1 22.03.01 29 2 10쪽
14 집결 +2 22.02.28 33 2 10쪽
» 초기 감염자 +2 22.02.27 32 2 10쪽
12 화염 +1 22.02.26 27 2 12쪽
11 변종 +2 22.02.25 31 2 9쪽
10 움직이는 시체 +1 22.02.24 42 1 12쪽
9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22.02.22 36 1 10쪽
8 살아갈 준비 22.02.21 29 1 11쪽
7 아포칼립스 +2 22.02.20 44 1 11쪽
6 도망치다 22.02.19 39 1 10쪽
5 새순 22.02.18 42 1 8쪽
4 방관자들 +1 22.02.17 57 1 9쪽
3 피바다 22.02.16 57 1 8쪽
2 감염된 가족 +1 22.02.15 77 2 7쪽
1 프롤로그 22.02.14 128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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