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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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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789g
작품등록일 :
2022.02.14 15:59
최근연재일 :
2022.03.16 07: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804
추천수 :
28
글자수 :
87,396

작성
22.02.22 11:55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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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DUMMY

규현과 형진, 세훈은 각자 조심스레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가장 먼저 규현이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족 모두 불을 끄고 자는 것 같았다. 규현은 벽을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는다. 능숙하게 스위치를 찾은 규현은 거실 불을 켠다.


"딸깍"

"흐헉!"


불이 켜자 거실 벽 쪽에 아빠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규현은 너무 놀란 나머지 주저 앉아 버린다.


"아··· 아빠?"


자세히 보니 아빠는 선 채로 잠에 든 듯 했다. 규현을 더 놀라게 한 것은 아빠의 기생목이었다. 아침에 본 것보다도 훨씬 더 커진 모습이었다. 기생목은 거의 천장에 닿을 기세였다. 아빠가 눕기 힘들 정도로 무성하게 자란 기생목은 결국 아빠를 선 채로 잠들게 한 듯 했다.


벽을 마주한 채 서 있는 아빠, 그의 정면에는 벽에 걸려 있는 달력이 있었다. 만약 아빠의 눈이 떠 있다면 아빠의 시선엔 달력이 보일 것이다. 달력에는 이렇게 써져 있다.


'아들 생일! 2월 28일'


규현은 무섭게 서 있는 아빠가 깨지 않게 까치발로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간다. 규현은 방에 들어가 불을 켠다. 방이 그대로다. 규현은 그대로 침대로 뛰어 들어가 자고 싶었다. 하지만 그 욕망을 꾹 참으며 가방에 옷을 담는다. 옷을 챙긴 규현은 안방에 들어간다. 엄마가 엎드린 채 자고있다. 조용히 엄마의 화장대를 뒤지더니 현금을 훔친다. 이제 챙길 물건을 다 챙긴 규현은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족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러고선 한숨을 푹 내쉰 뒤, 집 밖을 나선다. 밖으로 나가며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규현) 나 이제 건우네 집으로 갈게!

세훈) 저도 다 챙기고 가고 있어요

건우) 빨리 와 근데 형진이는?

규현) 몰라 아직 답장이 없네


이상했다. 그들이 헤어진 곳에서 형진의 집이 가장 가까울 뿐더러 헤어진 후 지금까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형진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형진은 한참 전에 집에 도착했었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 마자 안방으로 향했다.


"엄마···"


형진은 자고 있는 엄마 옆에 조용히 누웠다.


"엄마··· 흐흐흑···."


형진은 유일한 가족인 엄마를 떠나는 게 너무나도 싫었다. 감염되기 전의 엄마가 너무나도 그리웠다. 낮에 엄마에게 받은 문자가 형진의 슬픔을 극대화 시킨 듯 했다. 형진은 조용히 자고 있는 엄마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흐느꼈다. 흐느끼는 소리와 어깨의 감촉 때문일까? 엄마가 조용히 눈을 뜬다.


"형진아··· 아들···"


형진은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놀란다. 또한 약간의 기쁨이 느껴졌다. 엄마가 자신을 감염시켜야 할 대상이 아닌 온전한 '아들'로 인식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엄마··· 괜찮아? 엄마···"


엄마는 잠꼬대를 하는 듯 속삭이며 말한다.


"형진아 안돼··· 가야 돼···"

"엄마 흐흐흑 나도 엄마처럼 감염되고 엄마랑 같이 살까?"

"아니야··· 형진아 어서 도망쳐··· 낮이 되기 전에··· 너는 이렇게 살면 안돼."


그 순간만큼 엄마는 기생목의 통제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아를 가진 듯 했다. 엄마는 형진이에게 어서 도망치라고 한다.


"엄마···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나는 엄마 곁에 있을래···"


형진은 엄마의 손을 꼭 잡는다. 그때 핸드폰 진동음이 울린다. 규현의 전화다.하지만 형진은 규현의 전화와 친구들의 연락을 무시하며 엄마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규현은 형진이 전화를 받지 않자, 이번엔 세훈에게 전화를 건다.


"형, 왜 전화했어요? 지금 밖이라서 통화는 좀···"

"세훈아! 우리 형진이 집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

"네? 형진이 형 아직도 연락이 없어요?"

"어!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내가 문자로 주소 찍어 줄 테니까, 거기로 와!"

"네!"


세훈에게 문자로 형진의 주소를 전해준 후 형진의 집으로 달려가는 규현, 겨우 달려 도착했을 때는 세훈이 먼저 와 있었다.


"형 왔어요? 빨리 가보죠"

"어, 혹시 모르니까 아구 배트 들 준비해라."

"네!"


규현과 세훈은 조심스럽게 현관문으로 다가간다. 규현은 조심스레 문고리는 잡고 문을 연다. 집 안으로 들어온 규현과 세훈, 안방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 생긴 것으로 안 규현은 소리치며 안방의 문을 열고 불을 켠다.


"야! 형진!!!"


불을 켜자 엄마 옆에 누워 엄마 손을 꼭 잡고 울고 있는 형진이 보인다. 규현과 세훈은 형진을 잡아 끌며 말한다.


"야 미쳤어? 빨리 나와!!!"

"형! 정신 차리세요!"


형진은 그들을 뿌리치며 소리친다.


"꺼져!! 나 그냥 여기 있을래··· 그냥 엄마랑 살래"


벙찐 규현과 세훈, 그때 형진의 엄마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일어난다.


"끄으으으으···"


천천히 일어나더니 고개를 번쩍 들며 형진을 노려본다. 노려보는 그 눈을 충혈되어 있으며 표정은 화난 것 같기도 하고 슬퍼하는 것 같기도 하고 1초마다 얼굴 근육이 경련하는 듯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고 있어 기괴해 보인다.


"엄마··· 흐흐흑"


엄마의 무서운 몰골과 달리 엄마의 입에서는 뜻밖의 이야기가 새어 나온다.


"형진아··· 도망쳐··· 엄마 부탁이야···"

"끄아아아아!!"

"커걱, 커허헉!"


"어···엄마!"


엄마는 형진에게 빠르게 달려들다가 몸이 순간 경직되더니 풀썩 주저 앉는다. 그러고선 겨우 고개를 들고 힘겨운 표정으로 말한다.


"가···"


마지막 말을 뱉은 엄마의 몸에서 갑자기 수많은 덩굴 줄기가 뻗어져 나온다. 그 덩굴들은 빠르게 엄마의 몸을 뒤덮어 속박 시켰고 나머지 줄기들은 벽을 타고 뻗어 나간다. 그 모습을 보고 충격으로 힘이 빠진 형진을 규현과 세훈이 끌고 나온다.

몸이 덩굴로 뒤덮이던 중 마지막으로 보였던 엄마의 표정에는 옅은 웃음이 보였다.


집 밖으로 끌려 나간 후에야 정신 차린 형진은 눈물을 닦으며 건우의 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건우 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건우에게 형진의 집에 있었던 사건을 이야기 해준다. 그 이야기를 들은 건우는 형진의 어깨를 토닥인다. 마음을 가다듬은 형진은 애써 미소를 보인 뒤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한다.


"고맙다. 건우야, 근데 우리 팬티 좀 같이 쓰자"

"뭐? 무슨 소리야 갑자기?"

"아니 얘네가 나를 갑자기 끌고 가는 바람에 옷을 못 챙겼어. 히히 규현이랑 세훈이는 덩치가 커서 내 몸에 옷이 안 맞아"

"하··· 그럼 이거 새팬티거든? 이거 너 써라"

"진짜 고맙다 건우야."

"팬티에 이름 써놔 헷갈리지 않게, 생각만 해도 토나온다."

"흐흐 당연히 그래야지"


규현은 그 모습을 보고 씩 웃더니 냉장고로 향한다. 냉장고 문을 열고 뒤적거리더니 맥주 캔 여러 개를 가져오며 말한다.


"자! 오늘 힘든 일 잘 이겨냈으니까! 축배를 들자!"

"야··· 그거 니가 가져온 거 였냐?"

"응! 이왕 훔치는 거 술도 훔쳤지"


형진이 씨익 웃으며 말한다.


"하~ 니들 술 마실 줄 아냐?"


"쎈척 하지 마! 너도 처음이잖아!"


그렇게 아이들은 편의점에서 갖고 온 음식과 맥주를 즐기며 취한 상태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숙취에 찌든 채 아직도 자고 있는 아이들, 그때 그들을 깨우는 시끄러운 소음이 들린다.


'쾅! 쾅! 띵-동 쾅! 쾅!'


건우가 뒤척이며 찌푸린 얼굴로 중얼댄다.


"아 뭐야··· 아무나 나가봐···"


형진이 얼굴을 배게 파묻은 채 말한다.


"세훈아··· 막내가 나가자··· 형들 피곤하다"


세훈은 하는 수 없이 겨우 몸을 일으킨 채 현관으로 향한다. 현관으로 다가가자 한 남성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온다.


"쾅쾅쾅! 건우야! 안에 있어?"


세훈이 대답한다.


"누구세요?"


"어 건우니? 나 PT쌤이야!!"


"PT쌤···?"


그 소리를 들은 세훈은 숙취와 잠이 모두 달아나는 듯 했다. PT 쌤이라면 어제 감염인 군중에 의해 참혹하게 감염당한 그 남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세훈은 소리를 죽인 채 문에 나 있는 구멍으로 밖을 보기 위해 눈을 서서히 가져다 댄다.


"크헉!"


세훈이 구멍을 통해 본 것은 그 남자의 눈이었다. 그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으며 그 남자도 그 구멍을 통해 안을 보려고 애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 구멍은 밖에서 안이 안 보인다. 하지만 빛의 명암은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남자는 구멍 안에서 새어나오던 불빛이 꺼짐을 알고 집 안에서 누군가가 구멍을 통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건우야! 괜찮아! 잠깐만 나와봐!"


세훈은 방 안으로 달려가 말한다.


"형들!! 밖에 어제 그 남자가 있어요!!"

"음? 누구? 뭔 소리야···"

"건우 형의 PT 쌤이요!!!"

"뭐?"


남은 아이들도 그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떠진다. 아이들은 모두 현관으로 까치발을 든 채 다가간다.


"건우야!! 대답해!! 이건우!!!!"


건우는 잠시 목을 가다듬고는 목소리를 떨며 말한다.


"어··· 선생님? 왜 그러세요?"

"어 건우야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어제 너무 고마웠어! 너희 집으로 도망쳐 오라고 소리쳐 주었잖아!"

"네? 네··· 근데 선생님··· 결국 감염되셨잖아요!"

"응! 근데 나는 괜찮아! 오히려 행복한 걸? 아무래도 니가 오해가 좀 있는 것 같아"

"무··· 무슨 오해요?"

"우리 감염자들은 보고 도망쳐야 할 존재가 아니야! 함께 지내야 하는 사람들이지!"

"네··· 네?"

"아··· 그, 그리고 너 헬스장도 나와야지! 오늘 PT 받는 날이잖아! 같이 가자! 일단 좀 문을 열어봐 제발!!!!"


횡설수설하는 PT쌤은 언성을 높이더니 갑자기 문고리를 발로 차며 억지로 문을 열려고 한다.


"쾅! 쾅!"


규현은 아이들에게 말한다.


"다 가방에 필요한 거 챙기고 무기 하나씩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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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집결 +2 22.02.28 32 2 10쪽
13 초기 감염자 +2 22.02.27 30 2 10쪽
12 화염 +1 22.02.26 27 2 12쪽
11 변종 +2 22.02.25 31 2 9쪽
10 움직이는 시체 +1 22.02.24 42 1 12쪽
»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22.02.22 36 1 10쪽
8 살아갈 준비 22.02.21 29 1 11쪽
7 아포칼립스 +2 22.02.20 44 1 11쪽
6 도망치다 22.02.19 39 1 10쪽
5 새순 22.02.18 42 1 8쪽
4 방관자들 +1 22.02.17 56 1 9쪽
3 피바다 22.02.16 56 1 8쪽
2 감염된 가족 +1 22.02.15 76 2 7쪽
1 프롤로그 22.02.14 127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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