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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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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789g
작품등록일 :
2022.02.14 15:59
최근연재일 :
2022.03.16 07: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802
추천수 :
28
글자수 :
87,396

작성
22.02.17 06:32
조회
55
추천
1
글자
9쪽

방관자들

DUMMY

규현을 분노하게 한 사실은 한창 살인극을 말리던 자신과 형진, 반장과 수학 선생님 모두 비감염자라는 것이다. 분명 주위에 그들 외에도 많은 사람이 있었고 도와줄 수 있는 감염자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돕지 않았다. 그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면 종우가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 사실만으로 분노하기에는 다소 억지처럼 보인다. 평소 기생목에 대해 언짢은 감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분노의 대상을 그들로 맞춘 것일지도 모른다. 규현은 다시 한번 방금 상황을 되돌려본다.


분노에 찬 수철... 당황하며 쓰러지는 종우... 어설프게 말려보는 형진... 선생님을 부르러 뛰어가는 효진... 뒤늦게 달려오는 선생님과 반장...


모두 비감염자다. 한 번 더 놓친 기억을 다시 되새겨본다.


'야!!! 왜 그래!!!!!'

'도와줘!! 빨리 얘네 좀 말려봐!!!'


규현은 주위를 둘러보며 도움을 청했던 그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분명 기생목에 감염된 정현, 광성, 혜인이 주위에 있었음에도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또한 교실에서 창문을 열고 그저 방관하고 있었던 수많은 감염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감염인들만 방관을 했던 것은 아니다. 기생목에 감염되지 않았던 채현, 동현, 재연, 준석 그들도 방관을 했다.


'그래 그냥 모두의 잘못이야 한 명이라도 우리를 도왔다면'

'어?'


규현이 생각을 고치려는 그때, 놓친 기억 속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바로 방관자들의 표정이다. 규현이는 당시 혼란 속에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는데 그 위화감은 예상치 못한 수철의 행동뿐만 아니라 방관하는 감염자들의 표정에서도 야기된 것이었다.


그 난리를 지켜보던 감염된 방관자들은 표정이 무덤덤했다. 심지어 몇몇은 그것을 흥미롭게 쳐다보기도 했다. 눈에 불을 키며.

반면에 비감염자들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거나 소리를 질렀다. 두 집단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규현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해본다.


"흑흑"

"종우야!!! 박종우!!!"

"어떡해 진짜..."

"야!! 니들 일단 다 교실로 들어가!"

"임나영 선생님! 빨리 애들 종례시키세요!"


입을 막고 경악을 하거나 슬퍼하거나 당황에 찬 모습을 한 사람들은 모두 비감염인이었다. 감염자들은 모두 죽은 종우를 가만히 응시하기만 했다. 그 눈에는 흥미가 가득 차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규현은 확신을 가졌다. 기생목에 감염된 사람들은 모두 자아를 잃은 것이라고, 그들은 더이상 인간이 아니라고.



구급대원이 오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모두 교실에 들여보낸 다음 창문을 닫았다. 형진이는 아직도 울고 있다. 종우와 매우 친했기 때문이다.


"시발··· 이게 뭐냐 진짜."

"김수철 그 x끼··· 살인자 x끼 흐흐흐흑."


규현은 아직도 흥분과 분노, 당황이 가시지 않을 뿐더러 형진에게 건낼 위로의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친구를 잃은 슬픔은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형진이가 슬픔에 잠겨있다. 주위에 있던 친구들이 다가와 위로를 해준다.


"형진아 괜찮아"

"너무 슬퍼하지 마"


규현은 옆자리에서 엿들으며 기가 찬다. 규현이는 이런 생각을 한다.

'대체 뭐가 괜찮다는 거지? 자기가 뭔데 슬퍼하라마라야? 이 상황에서도 가식을 떨고 싶나?'


그러면서 노려보는 눈빛으로 억지로 위로를 건네는 그들을 쳐다본다. 이상한 게 그들은 모두 감염된 친구들이었다. 그때 그들은 더 이상한 위로를 건넨다.


"형진아 괜찮아. 종우는 아프지 않았을 거야."

"맞아, 덕분에 행복하게 눈을 감았잖아."


"흐흐흑 뭐?"


"형진아, 우리가 더이상 슬프지 않게 해줄게 종우처럼."


그 말을 꺼내면서 자신의 기생목을 어루만지는 혜인. 그 모습을 본 규현은 형진을 끌어낸다.


"야!! 니들 뭐하냐? 니들도 돌아버린 거냐? 김수철처럼?"

"규현아, 그러지 마.. 우리는 그냥 행복하게 해주려고"

"··· 꺼져라"


주위 분위기가 싸해진다. 그때 교실 문을 열고 선생님이 들어오며 말한다.


"야! 니들 일단 다 집으로가"


형진이를 위로하며 이상한 말을 꺼냈던 감염자무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 자리로가 주섬주섬 가방을 싼다.


형진과 규현은 복도로 나와 집으로 간다. 아까 그 난리가 났던 장소는 바닥에 옅은 핏자국이 아직 남아있다. 학교 밖으로 나오자 저멀리 앰뷸런스에 죽은 종우의 시체가 들어가는 게 보였다. 언뜻 본 그 모습은 참 이상했다. 종우의 목에 박힌 작은 나뭇가지는 그새 종우 몸에 뿌리는 내리고 크게 성장한 듯 보였다. 때문에 사망자 위에 덮어주는 모포도 못 덮인 채 종우는 앰뷸런스에 탑승했다.


형진과 규현은 아무 말 없이 땅을 보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규현은 컴퓨터를 키며 게임만 했다. 그저 최근에 기생목 때문에 일어난 기분 나쁜 일을 잊고 싶어서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자꾸 생각이 났다. 수철이의 표정, 종우의 몸부림, 종우의 피 더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싫었기 때문에 그냥 게임에 몰두하는 선택을 한 것이었다.


한창 게임을 하던 와중 형진의 전화가 온다.


"어 형진아, 이제 괜찮냐?"

"어 너 뭐하냐?"

"나 그냥 생각 없이 게임만 하고 있지, 근데 왜?"

"야 근데 오늘 일 ㅈㄴ이상하지 않냐?"

"엄청 이상하지 그럼 안 이상하겠냐? 내 인생에서 가장 이상한 날이다 시x"

"아니 김수철 그 새끼 왜 갑자기 급발진한 걸까?"

"몸에 기생목 달린 새끼들 원래 다 그렇잖아, 자기 몸에 달린 그 흉측한 나무가 무슨 지 자식 마냥 엄청 아끼잖아 그 자식같은 나무가 부러졌으니 눈깔이 돈 거지 순간"

"그래도 수철이 그 새끼 원래 존나 착한 애잖아, 그리고 기생목에 감염되면 해탈한듯이 사람이 인자해지던데 갑자기 사람을 찔러 죽이는 살인마로 돌변하는 게 참··· 생각해보니까 존나 무섭고 이상하지 않냐?"

"원래 조용하고 착한 애가 화나면 무서워지는 거야."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규현은 형진의 말을 듣고 이상함을 느낀다.


"아니 내가 저번에 응급실 갔다가 자기 기생목 짤린 사람 봤거든"

"아 저번에 니 어깨 탈골 됐을 때?".

"어 근데 그 기생목 부러진 아저씨는 엄청 울고불고 슬퍼하기만 했지 수철이처럼 화는 안냈거든"

"그래? 그 아저씨는 뭐 지가 실수해서 부러진 건가 보지, 근데 그 아저씬 왜 응급실을 갔냐ㅋㅋ 나무가 부러졌으면 꽃집을 찾아 가지ㅋㅋ"

"아니 그 아저씨도 다른 사람 때문에 부러졌다고 했어. 분명 그 아저씨가 '기생목이 없는 사람은 이걸 이해 못 한다고!!'라며 소리쳤거든 또 저번에 석준이 기생목 동진이 때문에 살짝 긁혔잖아 그때도 석준이도 동진이한테 화내기 보다는 혼자 울기만 했어. 성격이 엄청 더럽웠던 석준이가 무슨 여자애 마냥 울기만 했다고"

"근데?"

"그니까··· 아무도 수철이처럼 급발진하고 화내진 않았다는 거지. 또 요즘 기생목 걸린 애들 뭔가 행동하는 것도 부자연스러워진 것 같고"

"야, 오늘 그 일을 겪고 나니까 니가 예민해진 거야 그냥 잘 추스리고 다음에 피시방이나 가자, 보충수업도 없어졌으니까..."

"하아, 알았다. 끊어"


규현은 애써 괜찮은 척하며 통화를 마무리 지었지만 형진의 말을 듣고 나니 더욱 기생목에 대한 불안가 증오가 늘어난 것 같았다.


통화가 끝나고 나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온다. 오늘 그 일을 겪고 난 후부터 하루 종일 몸이 각성 상태였던 탓인지 잠깐 긴장이 풀리니 잠이 쏟아진다. 아직 10시도 되지 않았지만 잠을 청하는 규현.


한창 자다가 악몽을 꾼다. 몸을 들썩이며 몸부림을 치다가 잠에서 깨는 규현.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3시다. 다시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이상한 낌새가 느껴진다. 방문 쪽이다. 항상 방문을 닫고 지내지만 왠지 모르게 방문이 살짝 열려 있으며 그 틈새 사이 어두워 보이진 않지만 약간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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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집결 +2 22.02.28 32 2 10쪽
13 초기 감염자 +2 22.02.27 30 2 10쪽
12 화염 +1 22.02.26 27 2 12쪽
11 변종 +2 22.02.25 31 2 9쪽
10 움직이는 시체 +1 22.02.24 42 1 12쪽
9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22.02.22 35 1 10쪽
8 살아갈 준비 22.02.21 29 1 11쪽
7 아포칼립스 +2 22.02.20 44 1 11쪽
6 도망치다 22.02.19 38 1 10쪽
5 새순 22.02.18 42 1 8쪽
» 방관자들 +1 22.02.17 56 1 9쪽
3 피바다 22.02.16 56 1 8쪽
2 감염된 가족 +1 22.02.15 76 2 7쪽
1 프롤로그 22.02.14 127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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