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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님의 서재입니다.

기생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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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789g
작품등록일 :
2022.02.14 15:59
최근연재일 :
2022.03.16 07: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798
추천수 :
28
글자수 :
87,396

작성
22.02.20 08:16
조회
43
추천
1
글자
11쪽

아포칼립스

DUMMY

"딩-동"

"철커덕."


"어 왔어? 너희 뭐야 꼴이 왜 그래?"


문을 열어준 작년 반장, 건우는 세 명의 몰골을 보고 의아해한다. 세 명은 녹초가 된 채 헐떡이는 꼴이었다.


"물 있냐?"


집 안으로 들어온 그들은 물을 마시고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건우에게 털어놓는다.


"미쳐 돌아가는구나 세상이···."


그 이야기를 들은 건우는 경악한다. 이야기가 어느 정도 끝나자 시선이 같이 도망쳐 온 남자로 향한다. 그 남자는 이들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가만히 구석에서 듣고만 있었다. 형진이 그 모습을 보고는 그에게 말을 건넨다.


"어··· 저 혹시 나이가?"

"아 저 17살입니다."

"어! 우리보다 한 살 어리구나,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

"아··· 네 형"

"이름이 뭐야?"

"아, 저 박세훈입니다."

"그렇구나! 세훈아 학교는 어디로 입학할 거야?"

"아 저 제일고등학교로 가요"

"야! 우리 후배구만! 하하하"


형진이가 말을 걸어주며 아이스브레이킹을 한다. 이내 다시 표정 관리를 하고는 조심스레 방금 전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묻는다.


"어··· 세훈아 아까는 어떻게 된 거야? 쫓아오던 사람은 누구였어?"

"제 형이에요···"

"형··· 이구나"


세훈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었다.



세훈이는 육상부다. 본래 제주도에서 살았으며 중학교 때부터 육상부 활동을 한 후 성적이 좋아 서울에 있는 제일고등학교로 진학을 한 것이다. 부모님은 제주도에서 본업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연세대를 다니고 있는 형과 서울에서 단둘이 살고 있었다.


세훈은 제주도 내 육상대회 1등을 가볍게 따낸 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서울에 왔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얼마 가지 못하고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서울에서 열리는 육상대회는 수준이 달랐다. 서울에서 열리는 육상대회는 전국에서 달리기 좀 한다는 천재들이 모여 경기를 치렀고 그 사이에서 세훈은 1등은 커녕 꼴등만 간신히 면하는 처지였다.


세훈은 그 후 엄청나게 노력을 했다. 죽도록 훈련하고 죽도록 뛰었다. 달리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었던 세훈은 그 노력이 그렇게 고통스럽지만은 않았다. 그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변하지 않는 그의 성적이었다. 분명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자신도 노력을 통해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분명히 느꼈지만 성적은 그대로였다.


그제야 세훈은 자신들의 경쟁자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185는 훌쩍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 타고난 허벅지 근질, 긴 다리 모두 세훈에게는 없는 것이었다. 세훈은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이 타고난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좌절에 빠졌다.

달리는 것, 달리면서 남을 제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었기 때문에 세훈의 좌절을 매우 클 수 밖에 없었다. 그 좌절의 크기가 거대했기 때문에 감염자인 형 앞에서도 결코 숨길 수 없었다.

결국 동생의 좌절을 봐버린 세훈의 형은 그대로 동생을 찌르기 위해 잔혹하고 비극적인 추격전을 벌였던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규현과 형진, 건우는 잠시 숙연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규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입을 뗀다.


"이제 어쩌냐?"

"일단 너희 가족분들이 잠잠해지실 때까지 우리 집에 있어"

"잠잠해질까? 진짜 미친 듯이 우리를 쫓아오던데"

"괜찮아질 거야, 감염되었다 해도 결국 가족이잖아"


건우는 확실치 않은 위로를 건넨다. 잠시 생각에 빠진 규현은 무언가 발견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한다.


"야, 근데 이상하지 않냐?"


형진도 규현이 할 말을 예상한 듯 바로 말을 잇는다.


"감염인들이 갑자기 난폭해졌다는거지?"

"맞아! 최근에 그렇게 난폭한 감염인은 수철이 이후 본적이 없어, 내 생각엔 기생목이 더 자라면서 숙주도 더 난폭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아."

"맞아, 우리 엄마의 기생목도 더 커지고 새순도 여러 개가 달렸었어, 그 이후 더 이상해지시더니 결국 대놓고 나를 찌르려 하더라, 순간 나를 못 알아보는 것 같았어"


그때 각자의 핸드폰에서 재난 경보 알림이 울린다.


[기생목 감염인과 접촉 금지! 본인이 감염자일시 일반인과 격리조치 바람]


"뭐야 이거?"

"야! 지금 인스타봐봐! 난리 났어!"


규현은 급히 인스타그램을 켜본다. 몇몇 일반인들이 올린 영상과 사진이 화제였는데 그 영상과 사진 속에는 규현과 형진이 겪었던 것처럼 감염인이 일반인을 감염시키려 달려드는 아비규환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마치 좀비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었다.

그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이 겪었던 일이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라는 것을. 즉 전세계인의 감염인들이 지금 동시다발적으로 일반인들을 감염시키려고 달려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야! TV틀어봐!"

"어! 잠시만··· 삑!."


"자! 오늘 할 복불복은! 까나리 커피 복불복!"

"삑!"

"자 이강인 선수 탈압박에 성공합니다! 이강인 슛!!"

"삑!"

"야! 뉴스 채널 틀어봐!"

"지금 채널 바꾸고 있잖아!"

"내일부터 본격적인 봄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야 다른 뉴스 채널 없어?"

"삑!"

"야당이 발의한 안건이 통과할 지에 관해···"

"삑!"

"코스닥의 급락으로 증권시장이···"


이상했다. 아무리 TV채널을 돌려도 지금 이 지옥 같은 상황을 중계하거나 뉴스로 알리는 채널이 없었다. 그때 다시 재난 경보 알림이 울린다.


[기생목 감염인과의 격리조치 문자는 오보입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규현이와 친구들은 다시 핸드폰을 꺼내 인스타를 확인한다. 분명 아비규환의 현장을 찍은 여러 사진과 영상,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규현은 한 번 더 새로고침을 했다. 새로고침을 하자 감염자와 관련된 수많은 피드들이 삭제되었다.


"뭐야? 인스타 왜 이러냐? 서버 터진 건가? 글이 다 삭제된 것 같은데?"

"아니야··· 지금 댓글도 잘 달리고 DM도 멀쩡한데?"


건우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이거 일부러 삭제하는 거야"

"지금 세상은 기생목편이야, 감염자들은 지구에 살아숨시는 인류를 1명도 빠짐없이 감염시킬 생각이야"

"그럼 재난 문자는? 이것도 조작된거야?"

"그런 것 같아"


규현이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듯하다.


"쉿! 조용히 해봐! 야! TV 꺼!"


"빠앙··· 꺄아악··· 으아아···"


모두 이야기를 멈추고 TV 소리를 끄니 오피스텔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건우는 황급히 일어나 창문으로 가 커튼과 창문을 연다. 규현과 형진, 세훈도 창문으로 달려간다. 창문을 여니 보이는 풍경은 끔찍했다.


도로는 꽉 막힌 채 수많은 차량이 서로 엉겨붙어 있었고 멀리 보이는 도로의 앞 쪽에는 큰 교통사고가 나서 그런지 난장판이 되었다. 그리고 어디서 도망쳐나온지 모르는 몇몇의 일반인들이 보였다. 그 중 도끼를 들고 있는 건장한 청년이 눈에 띈다.


"어! PT쌤이다!"


건우는 그 청년을 알고 있는 듯하다. 청년은 한 손에 도끼를 든 채 자신을 따라오던 감염자들은 위협하고 있었다.


"오지마!!! 죽여줘?"

"확!! 그냥 찍어버린다!"


그 모습이 좀비에 몰린 좀비 영화의 주인공 같았다. 건우는 소리 지른다.


"쌤!!! 여기로 건너와요!!"


청년은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랴 감염자들을 경계하랴 고개가 매우 바빠보였다.


"여기에요!! 스톤 오피스텔 4층!!!!"

"건우야!!"

"이리로 와요!!"

"알았어!!"


청년은 도끼를 든 채 감염자들을 위협하며 서서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때 인도로 경찰 오토바이 한 대가 청년쪽으로 붙었다.


"시발··· 다행이다. 경찰이야!"

"여기 좀 도와주세요!"


청년은 경찰을 다급히 부른다. 경찰은 헬멧을 벗고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외친다.


"총각! 그러지마요! 무기 내려놓으세요!"


그러고선 총을 꺼내 감염자들이 아닌 청년을 겨눈다.


"시발··· 뭐야···"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지금 피해자가 나잖아!! 나를 지켜줘야지!!"


청년은 경찰을 노려본다. 경찰을 자세히보니 그 또한 감염자인 상태였다.


"돌겠네···"

"총각! 그거 내려놓아요. 우리는 당신을 해칠 생각이 없어요!"


그러고선 경찰은 총을 서서히 바닥에 내려 놓은 채 두 손을 들며 다가온다.


"오지마!!"


청년은 경찰을 믿지 못한 채 도끼를 허공에 휘두르며 위협을 가한다. 청년이 계속 저항하자 도로에 묶여있던 차들에서 감염자들이 한두명씩 내려 청년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괜찮아요. 진정하세요."

"우리 다 같은 인간이에요. 너무 경계하지 않아도되요"

"우린 해치지 않아요"


이런말을 하며 점점 다가오는 감염인들, 주위를 둘러보니 청년은 자신이 수많은 감염자들에게 둘러 쌓여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언가 결심한 듯 청년은 도끼를 들고 오른쪽에 있는 여리여리한 여성에게 달려든다.


"비켜!!!!!"


그러고선 여성의 머리 옆에 나있는 기생목의 밑둥을 도려낸다. 건우는 순간 청년이 여성의 머리를 참수하는 줄 알고 눈을 질끔 감았다.


여성의 기생목은 완전히 벌목당했다. 얼핏보면 기생목이 나지 않은 일반인처럼 보이는 꼴이 된 여성은 기생목이 벌목 당하자 눈을 부릅뜬채 몸을 벌벌 떤다.


"끄으으윽...."

"털썩"


여성은 좌절한 듯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고서 쭈그려 앉아 흐느끼기 시작한다.


"끄으으으흐흑흑흑"

"으아아아앙"


효과가 있는 듯 했다. 기생목만 도려내면 인간의 몸에는 상처를 입히지 않은 채 감염인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것 같았다. 청년은 곧바로 여성의 옆에 있는 남성을 공격했다.


하지만 남성은 공격을 살짝 회피하여 밑둥이 잘라진 않았다. 남성의 나뭇가지만 겨우 잘라낸 청년, 청년은 그 공격조차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는 지 바로 다음 사람을 향해 달려든다. 다음 타겟은 노인이라 그런지 바로 밑둥을 도려낼 수 있었다. 밑둥까지 깔끔하게 잘려진 노인은 앞선 여성처럼 좌절한 채 무력화되었다.

청년은 자신감이 붙었는 지 바로 다음 사람을 치려한다. 그때 뒤에서 아까 공격을 회피하여 나뭇가지만 잘린 남성이 큰소리로 어설픈 욕을 하며 달려든다.


"이··· 이 쌔끼가!!!!"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황한 청년은 감염인 남성의 두 팔을 겨우 붙잡는다.


"뭐··· 뭐야?"


감염인 남성을 뿌리치려 발로 차려는 순간 남성은 청년의 발을 붙잡고 늘어진다. 때문에 청년은 넘어진다. 그 모습을 본 주위에 감염자들은 청년에게로 서서히 다가간다.


"시발 이거 안놔?"

"뭐야 니들은 저리 안가? 꺼져!!!"


주위의 많은 감염자들이 청년을 애워싼다. 때문에 청년의 모습이 건우의 시점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건우는 청년을 둘러싼 감염인 군중들 사이로 청년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청년의 마지막 비명만이 들을 수 있었다.


"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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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대나무 +1 22.03.01 28 2 10쪽
14 집결 +2 22.02.28 32 2 10쪽
13 초기 감염자 +2 22.02.27 30 2 10쪽
12 화염 +1 22.02.26 26 2 12쪽
11 변종 +2 22.02.25 31 2 9쪽
10 움직이는 시체 +1 22.02.24 42 1 12쪽
9 덩굴로 감싸여진 엄마 22.02.22 35 1 10쪽
8 살아갈 준비 22.02.21 28 1 11쪽
» 아포칼립스 +2 22.02.20 44 1 11쪽
6 도망치다 22.02.19 38 1 10쪽
5 새순 22.02.18 42 1 8쪽
4 방관자들 +1 22.02.17 55 1 9쪽
3 피바다 22.02.16 56 1 8쪽
2 감염된 가족 +1 22.02.15 76 2 7쪽
1 프롤로그 22.02.14 127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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