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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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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83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12.05 22:59
조회
109
추천
4
글자
10쪽

2부 73화 : 소란

DUMMY

임시 공항에서 모두를 보낸다. 미라와 삼촌은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학선이와 효진이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


"왜?"


"분산되는 게 나아."


"너 혼자?"


"나 혼자."


학선이는 말문이 막힌 것 같고.


효진이는...


"진협, 못 미더운 거 알겠는데 나 이거 금방 다룰 수 있어."


"이사님 못미덥지 않아. 그 문제는 아니야."


미라는 입 바깥으로 꺼내진 않지만 표정으로 말한다.


'걱정 마라. 너 없이도 이 사람들 잘 지킬게.'


언제나 든든한 우리 최전방 전투원. 나는 살짝 마주 웃는다.


삼촌은 가혹한 조건을 내건다?


"6시간마다 한 번은 연락을 하고. 통신 안 되는 데 있으면 어디 흔적이라도 남겨."


"6시간요...? 예, 삼촌. 일단 오늘부터 24시간은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여러 방법으로 그렇게 할게요."


"오늘부터 하루? 왜?"


"할 일이 좀 있어서요."


모두를 보낸다. 며칠간 그래도 즐거웠는데 급작스레 혼자가 되니 좀 허전한 기분.


우선 총리 관저로 돌아온다. 에브리마는 바빠서 나가고 없고 자와디도 푼사니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에게 아는 척하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


"사서! 너는 사서다! 가까이 오지 마!"


들은 적 있는 목소리. 나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한다.


"반가워, 타니샤."


어라... 몇 살이지? 어려보이는데. 스무 살은 안 됐을 것 같은데 이런 친구를 위험할 수 있는 작전에 투입했다니.


타니샤는 내게서 한참 떨어지곤 소리지른다.


"내 스킬은 못 훔쳐가! 꿈도 꾸지 마!"


"나도 괜찮은 거 하나 있어. 걱정 말라고."


"괜찮은 거? 뭔데 그게?"


눈을 빛내며 물어보니 혼란스럽군...


"내 친구가 붙인 이름은 <슈퍼 잠수함>?"


"물속을 다녀?"


"거기에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움직이기도 되고."


"우와... 그거 당신이 만든 거야?"


"누가 줬어."


"빼앗은! 거겠지!"


그래, 자기가 만든 스킬에 자부심이 강한 사람인 건 분명하네. 실수로라도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겠어.


"그래서! 사서! 여긴 무슨 일인데?"


"에브리마 총리하고 이야기할 게 좀 있었는데, 있는지 알고 올 걸 그랬네."


"총리 아저씨는 내일까지 없어. 말해! 전달해줄게."


"우선 휴대폰 고맙게 잘 썼다는 이야기랑... 여기 둘게. 라울 싱 학장님 다시 나타나면 한국으로 가도록 좀 도와달라고."


"한국? 북쪽의 한국?"


"남쪽의. 아마 학장님이 이야기할거야."


"알았다! 전달하지. 너는?"


"나는 다른 나라에 볼일이 있어서."


타니샤는 눈을 꿈뻑거리며 날 본다.


출력은 3만 정도 될 것 같고 아마도 열 일곱 살 정도...


작년까지만 해도 소년병이 마약 씹으며 총을 겨누고 쏜 곳이지만, 이제 어린애들은 위험한 일 안 시키면 안 되나? 이 사람의 능력이 워낙 대단해 그럴 수도 없나.


"볼일? 다른 나라 어디에!"


"지금 말하긴 그렇고... 그럼 잘 부탁해."


아탕와를 나와 밤이 올 때까지 황무지의 캠프 근처를 서성인다. 우리가 없는 사이 모였던 기자재는 전부 사라지고 없다. 내가 입자가속기에 대해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학장님에게 빨리 이야기할수록 좋겠단 말이지... 한국으로 가셔서 미라와 만나 이야기하셔도 좋고.


아무도 없는 캠프의 임시 건물 안에 가만히 누워 밤이 찾아오길 기다린다.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다. 자고 일어나 출발할 곳은 볼리비아. 페레이라가 가장 열심히 자기 추종자를 만들고 있는 곳.


아침이 오기 전 남아메리카를 향한다. 밤의 어둠을 틈타 동트기 전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서쪽 해안에 닿은 다음 <해저 2만리>로.


희망봉을 돌아 칠레로. 바다 아래 있어서 시간 감각이 좀 이상하지만 중간에 한번 더 자둔다. 반쯤 자고 반쯤 깬 이상한 졸음이라도. 자둬야 한다.


이제부터 좀 힘든 일을 할 거니까.


어두운 틈을 타 칠레를 가로질러 볼리비아에 닿고, 어두운 곳을 골라 빠르게 움직인다.


새벽 한 시, 나는 페레이라가 처음 나타난 도시에 도착했다.


햐, 예상대로 개판이군.


군인들의 시체와 망가지고 불탄 차량을 피해 시내로 들어간다.


곳곳에 쌓아 불태운 시체와 광장에 장대에 매달려 까마귀에 쪼이는 시체가 보인다. 솔직한 개새끼들답게 솔직하게 싫어하는 놈들을 응징했군.


그래도 여기는 바로바로 죽인 거 보면 낫다...


김승철을 따라다닐 때 볼 거 못볼 거 많이 봤지만 가장 심한 곳은 대전이었다. 기둥에 묶어놓고 한 명씩 돌을 던지게 해놓은 걸 보고 그만 바닥에 토해버렸었지... 그래서 대전을 얻는 건 편했다. 김승철이 조금만 착한 척을 하면 사람들이 열심으로 도와줬거든.


사람들은 참 살인을 좋아한다니까. 내가 이렇게 잘 했다고 당당히 내걸 정도로말야.


광장을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보고 있으니 <스캔>이 날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고 곧바로 경보가 울린다.


"예언자님의 적이다! 그분께 알려라!"


좀 서둘러서 굳이 여기 온 건 이유가 있다. 멀리서 핵무기를 탑재한 스텔스기 여러 대가 교대임무를 하고 있고, 그래서 페레이라가 나타날 확률은 낮을 거라 생각해서다. 저 폭격기들이 언제까지 있을 지는 몰라서 서둘렀고.


제법 센 원거리 공격도 날아오고 하지만 결국 우르르 몰려올 수밖에 없다. 지켜야 할 규율이 없는 무력집단은 위험을 경계하지 않는다.


대충 30명 좀 넘나? 좀 강하다 싶은 녀석이 출력 15만... 코어가 서로 반발하는 모양인 거 보니 다른 사람이 쓰던 코어를 넣은 지 얼마 안 됐네. 나는 그 자를 보며 말한다.


"네가 여기 지도자냐?"


내 말에 대답하지는 않고 고민한다. 이 수로 밀어붙이면 할만할 것 같다는 생각과 페레이라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고민 정도겠지?


가끔 참 그렇단말이지. 사람들은 자신에게 선택권이 전혀 없는 것에도 자기 판단이 중요할 거라고 믿어. 이렇게 갑자기 권력을 잡은 놈이면 더욱.


"어디... 저기, 그리고 저기, 마지막으로 저 친구까지 셋. 만으로 스물 한 살 안 됐지? 저 친구들은 빼."


"뭐라고?"


"젊은 친구는 봐주겠다는 말이야."


내 말과 태도가 고민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줬나보다.


"공격하겠다! 보조해!"


'모두 달려들어' 가 아닌 건 좀 칭찬해 줄 만하다.


나는 한 쪽에 먼저, 그리고 다른 쪽으로 <팬텀 블레이드>를 여러 개씩 날린다.


다들 멀뚱히 서서 날 둥글게 포위하고 있었고, 두 방향에 있던 사람들의 몸이 둘 이상의 조각으로 나뉘며 포위가 깨진다.


목표로 한 여섯 명 중 두 명은 일부러 살려두었다. 비명을 지르라고.


아군이 급작스레 죽는 것과 고통에 찬 비명소리는 폭력에 취해 있던 놈들을 확 깨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날 둘러싼 놈들이 갑자기 패닉에 빠지고 뒤로 물러나고, 나는 그 상황에서 15만의 대장 녀석을 조준한다.


<통합>으로 묶은 두 코어로 <팬텀 블레이드>. 목표로 한 놈은 두 팔을 모아 버텨낸다. 뒤로 1미터 정도 밀려났지만 입고 있는 옷에도 손상이 없네. 꽤 괜찮은 방어 능력...


"하!"


웃네. 그럴 때가 아닐 텐데. 나는 같은 위력의 <팬텀 블레이드>를 쉬지 않고 때려넣을 생각이라서.


두 번째와 세 번째까지도 잘 막아낸다. 에너지를 끌어내 방어력을 더욱 올리는군. 여섯 번째 칼날에서 결국 팔이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비틀거린다. 멈출 생각은 없다.


"페레이라가 어디 있는지 말해라. 그럼 살려주마."


모르겠지. 당연히 살려줄 생각은 없다. 그저 여기서 살아 나가는 놈들이 이 말을 퍼트리길 바랄 뿐이다.


"으... 윽!"


오른쪽 어깨와 왼쪽 다리 무릎을 동시에 맞추니 앞으로 고꾸라지고 만다. 땅을 짚고 일어나려고 하는 그 잠깐을 노리고... 방어에 쏟던 집중이 풀린 틈을 타 <팬텀 블레이드>를 어깨에 깊이 찔러넣는다.


"으아아아아악!"


"페레이라."


"모... 모른다! 모른다고!"


"그래. 할 수 없지."


비명이 멈췄다. 목과 머리가 분리되어서.


그런 다음 뒤를 돌아보자 경악한 채 구경하던 놈들이 뒤로 돌아 도망친다.


경험상 저런 이들을 그냥 곱게 돌려보내면 결국 같은 일을 반복했었는데.


이럴 때 항상 고민이다. 아직 저지르지 않은 일을 할 거라 예상하고 죽여야하나?


손가락을 잘라두거나 다리를 못 쓰게 하는 것 정도는 복원계가 쉽게 고친다. 살려두면 나중에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그런 이유로 죽이는 게 맞나, 같은 걸.


결국 죽이는 게 썩 내키지 않아서 생각이 길어지는 거다.


사람 죽이는 건 지긋지긋하니까.


그래도 하나씩 찾아가 죽인다. 예언자의 적이란 소리에 한밤중에 우르르 튀어나와 날 공격했던 놈들이니... 이 도시에 일어난 일에 큰 영향을 미쳤겠거니 하면서.


숨어 있는 놈을 찾아 죽이고, 도망가는 걸 찾아 죽이고, 다른 사람을 인질로 잡고 횡설수설하는 걸 죽인다. 먼저 다리를 무너트리고 인질은 멀리 도망가는 걸 확인한 다음에.


가급적 빨리 죽이려 하지만 특별한 재주가 있는 놈은 오래 걸린다. 이놈처럼 공격을 통과시키는 놈이라던가.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면 나도 편하겠지만 그런 놈은 아직 못 만나봤고... 에너지가 바닥날 때까지 몰아낸 다음 죽인다.


"예언자님! 예언자님이 어디 있는지 알아! 나는 알..."


후...


열 아홉 명을 잡았고 남은 건 열 네 명... 어려보였던 세 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일 생각이다.


적당히 겁이나 주려고 온 게 아니다. 페레이라가 여기저기를 휘어잡지 못하게 하려면 모두 찾아내 죽이는 거다. 가급적 도망치다 죽거나 숨은 채 죽은 모습을 남겨서.


나는 <스캔>을 돌린다. 남은 열한 명을 찾기 위해.


어디에 숨었든 얼마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섞였던 터질 듯 뛰는 심장은 진정시키지 못했을테니.


지긋지긋하다. 하지만 해야 한다.


나는 모두의 위치를 확인한 후 가장 가까이 있는 놈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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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3부 3화 : 게임의 전략 23.01.08 104 4 10쪽
227 3부 2화 : 규칙 +1 23.01.07 114 4 12쪽
226 3부 1화 : 현재의 상황 23.01.06 98 4 10쪽
225 2부 마지막화 : 이어져 있는 +2 22.12.31 95 4 11쪽
224 2부 92화 : 준비와 정리 22.12.29 101 4 11쪽
223 2부 91화 : 혼전 (끝) +2 22.12.27 118 4 12쪽
222 2부 90화 : 혼전 (4) 22.12.26 102 4 11쪽
221 2부 89화 : 혼전 (3) 22.12.25 102 4 9쪽
220 2부 88화 : 혼전(2) 22.12.24 101 4 10쪽
219 2부 87화 : 혼전(1) 22.12.23 102 4 10쪽
218 2부 86화 : 음악은 전파를 타고 22.12.22 106 4 11쪽
217 2부 85화 : 내몰리다 22.12.20 103 4 10쪽
216 2부 84화 : 끈질기고 집요한 +2 22.12.19 120 4 11쪽
215 2부 83화 : 출진 22.12.17 107 4 10쪽
214 2부 82화 : 통제 22.12.16 107 4 10쪽
213 2부 81화 :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된 일들 22.12.15 108 4 11쪽
212 2부 80화 : 회의 22.12.14 115 4 10쪽
211 2부 79화 : 모두에게 평등한 고난 22.12.12 11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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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2부 77화 : 예고의 날 22.12.10 129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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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2부 74화 : 예고 +2 22.12.06 116 4 10쪽
» 2부 73화 : 소란 22.12.05 110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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