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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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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79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12.19 22:37
조회
119
추천
4
글자
11쪽

2부 84화 : 끈질기고 집요한

DUMMY

폴란드 서쪽 국경 인근.


높은 곳에 절벽을 등지고 지은 오래된 요새를 먼 거리에서 미군이 느슨하게 포위하고 있고, 나는 포위선 맨 앞에서 <망원>으로 그 건물을 살핀다. 거리는 약 2km.


"요새라..."


혼자 중얼거리니 미군 장교 한 명이 말을 건다.


"2차 대전 직전 제 3제국이 폴란드를 침공할 기색을 보일 때 착공한 겁니다. 기록으로는 미완성으로 끝났고요. 그 때 기술로 저런 곳에 지을 생각을 한 거 보면 필사적이었던 거죠. "


다가오는 전쟁 직전 무엇이라도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만든 건물을 페레이라가 차지했단 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 어설픈 놈이 갑자기 많은 걸 가지면 성부터 갖고싶어한다더니.


저 콘크리트의 방호력이 전부라면 미군이라면 간단히 아무것도 없었던 평지로 되돌렸을 거다. 하지만.


"최소 세 개의 균열이 안에 있다고 하셨죠?"


"맞습니다. 설계에는 지하시설 같은 게 없었는데 확인돼요. 발견하자마자 투사 가능한 전 화력을 퍼부었는데 건물에 흠집 하나 안 갔습니다. 흠집이요! 거기에 적외선 반응이랑 열화상 검출 결과 폭발 에너지의 22%에서 35%까지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요. 흡수됐다고 봐야죠. 그래서 나는 관통자를 쓰는 전차포를 때려박아보자고 했는데..."


말이 많은 장교님일세.


나는 <망원>을 그만두고 결과를 알려준다.


"균열 둘은 위치가 확인됐습니다. 저 요새 출입문을 기준으로 여기하고... 여기요. 더 깊은 곳은 보이지 않아서 모르고요."


"그래서 폭탄도 못 들어가는데! 사람은 들어갈 수 있는 겁니까?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말이 안 된단 말이죠?"


"눈에서 레이저를 쏴대는 헌터도 나왔다던데 상식을 새로 써야죠... 어떻게 하겠어요."


새로 파낸 지하시설은 4~5층.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가장 깊은 곳에 균열이 하나 있을 거다. 싸우러 들어가 끝을 보려면 적어도 4층으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


즉, 이건 대놓고 판 함정이란 말이고... 그걸 알고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없다.


"안에 몇 명 정도 있다고 하셨죠?"


"10만 이상급 40명쯤 됩니다."


"함정치고는 크게 팠네요."


"그렇죠! 이거 함정이라니까? 내가 의견서를 가능할 때마다 냈어요 그것도 사령관에게 바로 올라가는 리포트에!"


"소모전을 하면 저쪽이 불리하겠지만. 근데... 일본에서의 정보, 작전에 반영되어 있나요? 페레이라가 자기 군대가 있다고 한 이야기."


"아니요?"


"네..."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절반 정도에게는 없는 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생각하는 능력.


정보가 너무 없고 짜낼 작전이 없다보니 일단 부딪치고 본다로 방향을 잡은 것 같네.


좋지 않다.


"페레이라는 안에 있을까요?"


"그가 안에 있을 때와 없을 때 내부에서 들리는 소리에 차이가 좀 있습니다. 페시디오가 감시하고 있어요."


"그가 한다면 정확하겠네요."


그럼 어떻게 할까...


포위선에 말 많은 장교를 남겨놓고 숙소로 돌아온다. 그나마 야영이 아닌 건 좋은 점. 삼촌이 묻는다.


"그래서 공격은? 언제 어떻게."


"분위기 봐서는 몇 번 공격을 하면서 작전을 만들어갈 것 같네요. 페레이라가 저기에 뭘 준비해놨는지 정보가 전혀 없어요."


"폭격흔이나 포탄 파편은 많이 있던데 하나도 소용없었대?"


"그것만이면 한계까지 때려봤을텐데 아무래도 흡수된 것 같대요. 그래서 공격이 중단됐습니다."


"아니 그 새끼는 뭐 이리 준비가 잘 되어 있어?"


"그러게 말입니다..."


페레이라 본인은 몰라도 거기에 씌인 귀신인 여섯째는 산전수전 다 겪어봤을 거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정보대로는 여섯째에게 지금은 좀처럼 없는 승리의 기회. 그 관점에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효진이 쪽에서는 별 이야기 없죠?"


"있어도 알 수 없지. 그쪽 보안 규정상 진척은 전혀 안 알려줄거니까."


정보가 다 부족하다. 다른 방법은 없다.


"내일부터 좀 두들겨볼까 합니다."


학선이가 눈을 반짝거리며 일어나지만...


"나하고 미국에서 차출된 몇 명만. 한 번 공격하고 바로 이탈하는 형태가 될 거야."


학선이는 실망하며 다시 앉는다. 이번의 학선이는 뭘 만들어내 빠르게 움직이는 쪽으로 발전한단 말이지? 예전만큼 강력한 방호벽이 필요없어서 그럴지도.


삼촌은 내 말을 듣고 잠깐 생각하더니...


"저 근처에 가서 정보를 뽑아내는 정도지? 뭐 저쪽의 대응 능력이라거나."


"예. 페레이라가 없을 때를 골라 가 보려고요. 그게 안에 있는지 없는지는 믿을 만한 정보 소스가 있습니다."


"그놈이 없을 때 한단 말이지? 그러면 내가 하는 게 낫겠다. 너는 전력을 드러내지 말고 대기해."


"네...?"


"학선이하고 내가 할 수 있어."


음.


송태광 삼촌. 출력 12만 2천. 하지만 삼촌은 언제나 출력 이상의 기능을 한다. 거기에 이제 막 자신감이 넘치는 학선이라.


다치지는 않겠어.


"그럼 그렇게 할까요?"


"반대할 줄 알았더니 별일이다? 미국에 이야기해둬. 임효진 이사 도움도 필요하니까 내가 준비할 것도 좀 있다."


"예, 삼촌."


어, 내가 슬쩍 넘어가니 아쉬우신 눈치인데?


"저를 설득하려고 뭐 많이 준비하셨군요?"


"됐다! 날짜나 잡아."


하하... 효진이가 가져오는 균열을 좀 골라낼 수 있게 된 후로는 각자 뭘 할 수 있는지 살피지 않았는데.


한번 보자. 삼촌은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움직이는 성격은 아니니까.


"날짜 맞춰볼게요."







5월 중순. 모기가 제법 많은 늦봄.


페시디오가 알려왔다. 메인 타겟 실종. 멀리 갔는지, 언제 돌아올지는 모른다. 그래도 지금은 무슨 일이라도 벌려놓는 게 이득인 상황.


완전무장하고 몸을 푸는 삼촌이 이렇게 어색할 수가 없네.


"저 친구들은 그런 거 있을 거야. 불의에 한껏 들고 일어선 혁명을 이끌 우리들 어쩌고."


"아, 있겠죠. 페레이라가 그걸 무기로 내세우죠."


"좋지. 세상 뒤집는 거. 참 좋아. 그러니 그냥 기분에 취해서 그러는지, 진짜 그 험난한 길을 갈 건지 한 번 보자고."


지난번에 삼촌이 한 말이 생각난다.


'그 김승철이라는 친구가 정말 잘 할 생각인지 봐야지.'


방법은 달라도 모여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괴롭히실 생각이겠어.


"너 왜 벌써 뭔가 알겠다는 표정이냐?"


"아 아뇨 그냥. 여럿이 좁은 데 있으면 겪어야 할 고난이 뻔하니까요."


"네 말대로다. 자, 저쪽의 대응능력을 뽑아내 보자고."


학선이가 썰매와 비슷한 걸 만들고, 삼촌이 올라타자 앉은 자세로 딱 고정된다. 이거 두 사람에게 익숙한가본데?


"진협아, 저쪽 투사계들이 요새에서 고개 내밀면..."


"예, 엄호할게요."


시작한다. 조용히 움직일까 싶었더니 아니다. 아주 요란하게, 들판에 불길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움직인다.


"학선아 학선아 좀 천천...!"


삼촌의 목소리가 멀어지며 흐려진다.


자, 요새에서는 당연히 요격하려고 하지만 대부분은 표적을 눈으로 봐야 하고 이동하면서 조준하거나 엄폐한 상태에서 공격할 만큼 능숙한 놈들은 없다.


나는 <매그넘>을 장전하고 요새 벽 위에 있는 놈들을 쏴제낀다. 내 솜씨로 1km 바깥에 있는 걸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지만 와서 부딪치는 걸로도 충분히 간담이 서늘할 거다.


삼촌은 요새에 점점 가까워지고 나는 수 km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포병대에 사격 준비 요청을 한다. 말 많은 미군 장교가 궁금해한다.


"사서, 저 분 뭘 하기로 한 겁니까?"


"며칠간 아무도 안 나왔다고 했죠?"


"그렇죠. 수십 개의 포병대대가 여길 겨누고 있어요. 저 요새에 이상한 흡수 기능이 있지만 않았어도 우리 할아버지가 이민 가기 전에 공장에서 만든 포탄까지 때려박았을 걸요."


"그러면 안에 물을 공급받을 공간이 있다는 말이고, 전기도 있을 거예요. 아마도 환기시설까지."


"그야 그렇죠."


"그래서... 아이고! 저기 집중할게요."


잠깐 잡담했다고 반격이 날아오네. 나야 상관없지만 이 장교가 다칠 뻔했다.


학선이와 삼촌은 요새에 가까이 접근한 다음... 땅에서 수분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데... 빠르다! 빠르고 많아.


"오, 저거 요새를 다 덮을 기세네요?"


"네. 그냥 안개가 아니네요. 벽 위에 있던 녀석들이 눈을 찡그리고 코를 막기 시작했어요. 일단 저걸로 환기시설을 찾은 다음..."


벽 위에 있던 놈들 중 몇 명이 뛰어내린다. 과연, 지금은 정말 페레이라가 없어. 이 상황이 계속되면 돌아오겠지만.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조용한 밤 공기를 가르고 깡 하는 소리가 몇번 난 다음 다시 또 안개가 피어오른다. 음... 저거 분명 암모니아네. 미군 장교도 눈치챘는지 질렸다는 표정으로 웃는 것 같다.


여기서 내가 살필 건 요새를 지키는 균열에 변화가 있느냐 하는 것... 있다. 여전히 삼촌이 만들어낸 가스가 들어가지만 안의 부산함이 진정되고 있어.


"지금 몇 발 쏴볼까요?"


"두 분이 저기 있는데요?"


"준비되어 있을 겁니다. 빠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죠 그럼."


유선으로 지시 전달. 얼마 지나지 않아 먼 곳에서 뭔가 폭죽이 터지는 소리... 그리고 몇 초 지난 후 요새 주변에 여러 발의 포탄이 떨어진다.


쯧. 변함이 없네. 나는 무전기를 들고 묻는다.


"삼촌, 어때요? 이상."


"수도관은 찾았는데 재료가 좀 부족하다. 여기 물 중에 석회가 좀 있는데 어떻게 써먹을 방법 없나?"


"치명적으로 만들기 어려우면 악취나 좀 나게 할까요?"


"그러지 그럼."


역시나 지하에서 뭔가 움직인다. 그래... 페레이라가 그래서 자리를 마음대로 비웠다 말았다 하는군.


"에이바 마이어가 지휘하고 있겠습니다."


"페레이라와 같이 다닌다는 그 여자 말이지요?"


"네."


"그럼 저게 다 안 통하는 걸까요?"


"아뇨, 통할 겁니다. 삼촌은 끈질겨서요. 집요하고요."


"끈질... 네?"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찾으면서 저 안을 괴롭힐 거예요. 12시간 정도는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 Lad
    작성일
    22.12.20 08:49
    No. 1

    움직여 빨리 움직이는 쪽으로 빨리 발전한단 말이지 -> 빨리 움직이는 쪽으로 발전한단 말이지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비행멧돼지
    작성일
    22.12.20 19:35
    No. 2

    감사합니다! 다시 보니 요문장이 썩 정돈되어 있지 않아 부끄럽네요... 정신 챙겨가면서 쓰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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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3부 2화 : 규칙 +1 23.01.07 113 4 12쪽
226 3부 1화 : 현재의 상황 23.01.06 98 4 10쪽
225 2부 마지막화 : 이어져 있는 +2 22.12.31 95 4 11쪽
224 2부 92화 : 준비와 정리 22.12.29 10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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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84화 : 끈질기고 집요한 +2 22.12.19 120 4 11쪽
215 2부 83화 : 출진 22.12.17 107 4 10쪽
214 2부 82화 : 통제 22.12.16 107 4 10쪽
213 2부 81화 :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된 일들 22.12.15 108 4 11쪽
212 2부 80화 : 회의 22.12.14 115 4 10쪽
211 2부 79화 : 모두에게 평등한 고난 22.12.12 11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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