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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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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97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3.01.14 01:04
조회
120
추천
4
글자
10쪽

3부 8화 : 준비

DUMMY

룰이 복잡해지고 자본까지 투입되면서 몇 가지 변경점이 생겼다.


첫 번째는 재미있는 쇼가 되어야 하므로 리허설. 그러니까... 연습 경기다.


상황을 이리저리 바꾸고 룰에 조정을 가하며 가볍게 전투를 이어나간다. 서로 다칠 가능성은 전혀 없게, 그렇다고 밑천은 전부 내보이지 않고.


다만 우리 중엔 효진이가 없고 저쪽은 키브엘이 드러나지 않아 4:4 상황.



예상했지만 키브엘을 제외하고 가장 까다로운 건 티타늄 고릴라. 빠르고 튼튼하고 조용한데다 정확하다. 가장 큰 장점은 지구력. 격렬하게 꽤 많이 움직여도 멀쩡하다. TG가 마지막까지 남는다면 우리 중에서 남아야 할 사람은 학선이. 그 다음 삼촌. 서로 죽이는 전투면 모를까 시합이라면 미라로는 어렵다. 나도 힘들고.


프록시마도 만만치 않다. 공방일체와 일대 다수의 능력만으로는 TG 이상. 아주 빠르지는 않은 것과 지구력이 약간 낮은 편인 게 관건. 그리고 <전하 붕괴>를 쓸 수 있으니 같은 출력이라면 내가 맡을 수 있다.


라미로는...


"아니, 룰 자체가 내 <승자독식>인데 왜 정작 제가 그걸 못 써요! 이건 나를 위한 룰이잖아!"


프록시마가 핀잔을 준다.


"왜 게임에는 밸런스라는 게 중요하다며."


"게임에 밸런스는 맞는 느낌만 들면 되죠! 밸런스가 안 맞아야 사람들이 오기가 생기고 돈도 쓰고 몰입도 하고!"


학선이가 크게 감명받았다는 표정으로 끄덕인다. 그러지 마.


<승자독식> 말고도 몇 가지 기술이 있긴 한데 랭크가 낮아. 이 쪽은 전투보다는 NPC를 상대하고 우리를 정찰하는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다. 순발력이라면 미라가 더 좋으니 미라가 빨리 탈락시키는 게 좋아.



경유진은, 흠.


나라면 저 사람을 마지막까지 살려서 최후의 생존자를 최대한 보조하게 할 건데. 내가 그렇게 할 것처럼. 효진이가 여기로 오면 경유진을 찾아 멀리서 공격해 탈락시키는 걸 생각하거나 삼촌이 기습하거나. 근거리에서 1:1 은 안 되니까.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정말 구성 잘 된 팀이네. 공략하기 까다로워.


그렇지만 프록시마가 우릴 보는 표정도 썩 밝지만은 않다. 특히 미라. 저쪽 팀에는 미라를 포착해서 대미지를 쌓을 사람이 없다. TG가 겨우 가로막는 정도? 미라도 TG를 어떻게 하기가 어렵지만.


둘이 맞붙으면 교착 상태가 일어나겠는데... 이런 경우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보자.


몇 번 공격을 교환하면 방송을 진행할 사람들이 우리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준다. 싸워보세요, 엔피씨 찾아가세요, 금지 구역 들어가보세요. 현미라씨 방금 해본 거 다시 시전.


하늘에 마우스 커서가 있어서 그게 딸각거리면 거기에 맞춰 움직이는 느낌.


"오늘은 여기까지 합니다~!"


점심 먹을 때가 되어서 종료. 상대편 네 명의 시선이 모두 미라를 향하고 있네. 아무래도 미라는 키브엘이 맡겠지? 내가 생각해도 저 넷 중에 미라를 완전히 제압할 사람은 없다. 경유진이 다른 한 명과 같이 움직이면 몰라도.


내 쪽에선 TG가 고민. 대체 저 방어력과 속도를 어떻게 한다... 그나마 TG에게 일방적으로 공격당해 쓰러질 사람은 효진이 뿐이라 다행이다.


우리는 점심을 같이 먹으며 잡담을 나눈다. 촬영팀은 멀리서 일 이야기하며 밥 먹고...


시합일은 지금부터 35일 뒤. 같은 기간의 월드컵만큼 광고할 거라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 중 누구도 들떠있지 않은 게 어색하네.


하여튼...


"그래서 프록시마. 키브엘이 어떤 말로 제안했어요? 프록시마가 재미있는 사람이긴 해도."


"하하, 사람 대 사람으로 약속한 비밀. 안돼. 못 말해줘."


나는 라미로를 쳐다보고 라미로는 밥을 먹다 흠칫 놀라고 진정한 다음 말해준다. 아니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의미 있는 싸움을 하게 해준다고 했어요."


"과연. 라미로에게 잘 통할 말이네요 그거."


경유진에게는 저번에 들었지. 하아, 아까 NPC지원 명단에 김학균 있던데 좀 떨어졌으면.


마지막은 티타늄 고릴라... TG는 내가 쳐다보니 기다렸다는 듯 즐겁게 이야기한다.


"심심해서 옥상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는데 소리도 없이 나타나 머리 쪽에 서서 날 내려다봤어요."


"놀랐겠네요?"


"신기했죠!"


TG를 스카웃하기에 꽤 괜찮은 방법이다. 역시 이걸 30번 넘게 반복해오니 관록이 좀 있는 걸까?


촬영팀은 밥을 먹고 정리하자마자 계속 일한다. 거 참.


관록 있어 보이는 쇼 프로그램 PD와 팀이 와서 화면을 이리저리 만져본다.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아도 원하는 화면을 볼 수 있게 한 건 좋지만 다루기가 여간 까다로운 모양.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가장 대단한 전문가들이라고 하기도 했고.


우리가 찍힌 화면을 돌려보며 카메라의 위치나 속도, 조작 방법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 총감독이 각 인원들이 말하는 걸 듣다가 우릴 보고는 와서 자신있게 말한다.


"오늘 저녁쯤 광고 샘플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요."


우리 차례는 끝났지만 오후 일정이 있어서 난 그걸 보고 가기로 했다.


NPC그룹은 셋. 붉은색, 녹색, 파란색. 각 그룹마다 다섯 명이 배정된다.


NPC는 정말 룰에 따라 정한 행동만 할 수 있기에 별로 지원자가 없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경쟁률이 200대 1을 넘었다고 한다.


붉은색의 수가 줄어들면 금지 구역이 생길 때 더 넓은 구역이 생성되고 녹색은 금지 구역이 정해질 때까지의 속도가 줄어들고, 파란색은 금지 구역이 더 위험해진다. 모든 파란색이 쓰러지고 포인트가 반환되면 금지 구역에 1초만 머물러도 탈락 처리.


이글스피릿이 플레이어 역할을 하면서 면접을 겸해 사람들의 능력을 테스트한다.


흠, 분명 저 안에서는 다들 같은 출력일텐데 이글스피릿에게 맥을 못 추네. 기술의 수준이 다르지. 모든 것이 랭크A 이상인 걸.


몸을 움직이는 속도, 비행능력,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하는 요령 등 말 그대로 싸우기 위해 태어난 인간 같다. 저런 놈이 연구원이기까지 했다니... 세상에 공평함이란 게 있긴 있냐? 정말 있다면 구경하고 싶네.


이글스피릿은 지원자를 떨어트려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 조금 혹독하게 군다. 풀죽은 얼굴로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기준은 화면에 잘 잡힐 사람들, 화려하며 보기 좋은 걸 쓰는 사람들이네. 카메라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른 사람들도 좀 불리한 모양.


토크쇼 같은 건 여러 번 나가봤지만 30분 떠드는 데에도 몇 시간을 준비해야 했지... 생방송이면 훨씬 더.


가만히 보고 있으니 오랜만에 느끼는, 반가운 에너지가 내 쪽으로 걸어온다. 의외라면 의외지만 사실 안 오면 더 이상한 사람이기는 해.


나는 몸을 돌려 킬리 누님에게 손을 들어 인사한다.


"진짜 오랜만에 보네요, 누님."


"잠깐 못 본 새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 됐네."


"한국은 좀 어때요?"


"똑같지... 복구해야 할 비용과 우선순위 문제로 다들 날카롭게 다투어. 다른 나라들처럼."


"뉴스 보기 힘들겠네요..."


"언제는 안 그랬나."


"NPC지원 오신 거죠?"


"응. 내 오디션은 내일. 미리 보면 좀 도움될까 해서."


누님이라면 촬영팀이 원하는 조건에 들어맞는다. 충분히 명성도 있고. 화제성도 중요할테니까... 누님 온 걸 알면 이글스피릿이 좋아하겠네.


"저 희미한... 저 안이 경기장이고, 그 여자가 만든 거야?"


"그렇게 될 거예요. 마지막에는 저기 저 호라이마 산에서 결판이 날 거고."


"대단하네... 너도 이런 거 할 수 있어?"


"지금은 무리네요. 키브엘이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좀 흉내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균열을 아주 희미하게 만든 거지?"


"네, 그래서 저 안의 환경은 안 망가지게 되어 있어요. 돌이야 리얼리티를 위해 튀겠지만 나무가 부러지고 초토화되고 이러면 조금."


그렇게 웃긴 말을 하진 않은 것 같은데 누님이 웃네.


"어떻게 왔어요?"


"지원 서류가 통과되면 여기 오는 비행기를 태워주거든. 바깥은 진짜 난리야. 포털이나 소셜미디어가 다 너희 이야기만 하고 있어."


"여기는 인터넷이 잘 안 돼서... 내일 장비 오면 인터넷 할 수 있다는데 기대되네요."


"좀 의문인 게, 이만한 준비를 하는데 시합 한 번이라니. 혹시 한 번밖에 못하는 이유가 있을까?"


있기는 한데... 있다고 할 수는 없지.


"사실 그런 건... 없죠?"


"그렇지? 이 정도의 돈이 들어오는데 한 시합 사이에 나올 광고 조금만으로 회수가 될까 싶어서. 시설을 구현하는 데 드는 돈이 없는 건 다행이지만."


"스포츠화할 거라고 생각하시는군요?"


"그러지 않을까?"


"아마도요."


"그럼 꼭 붙어야겠다. 내일 열심히 할게. 역할도 열심히 하고. 혹시 알아, 힘을 가진 사람들이 남을 공격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으면 얌전히 지낼지. 그럴 판을 만들어야지."


역시 누님은 누님.


"누님이 안 붙으면 누가 붙겠어요."


"누나라고 하면 어때?"


"아, 예. 누나."


"하하하."


나와 누님은 이글스피릿과 지원자들에 집중했고,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는지 몇 명의 지원자가 우리 주변에서 같이 구경했다.


이글스피릿은 휴식시간에 이쪽으로 와서 누님에게 가장 먼저 반갑게 인사하고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이거 대놓고 속을 보이네.


스포츠라... 군대나 경호 말고도 코어를 가진 사람들이 종사할 수 있다면. 갈 곳 없는 폭력이 사람을 향하지 않도록.


그건 좋은 일 같다. 그렇게 된다면.


키브엘과 겨룬 후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간이 될 것 같은데 다들 오늘 진행하죠?"


다들 비행기를 타고 와 피곤한 기색이지만... 누님은 반갑게 앞으로 걸어나간다.


"그렇게 할게요."


내일 인터넷이 되면 효진이하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지.


분위기가 좀 다르겠지? 서둘러 와 달라고 해야겠다.


이겨야 할 상황에서 이기기 위해 준비할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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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3부 9화 : 관심이 집중되는 곳 23.01.16 100 4 11쪽
» 3부 8화 : 준비 +2 23.01.14 121 4 10쪽
232 3부 7화 : 걸작 23.01.12 99 5 10쪽
231 3부 6화 : 우스꽝스러운 23.01.11 103 4 11쪽
230 3부 5화 : 공유하지 않는 기억 +2 23.01.10 102 4 11쪽
229 3부 4화 : 최선 23.01.09 90 4 9쪽
228 3부 3화 : 게임의 전략 23.01.08 105 4 10쪽
227 3부 2화 : 규칙 +1 23.01.07 114 4 12쪽
226 3부 1화 : 현재의 상황 23.01.06 98 4 10쪽
225 2부 마지막화 : 이어져 있는 +2 22.12.31 95 4 11쪽
224 2부 92화 : 준비와 정리 22.12.29 102 4 11쪽
223 2부 91화 : 혼전 (끝) +2 22.12.27 118 4 12쪽
222 2부 90화 : 혼전 (4) 22.12.26 102 4 11쪽
221 2부 89화 : 혼전 (3) 22.12.25 103 4 9쪽
220 2부 88화 : 혼전(2) 22.12.24 102 4 10쪽
219 2부 87화 : 혼전(1) 22.12.23 102 4 10쪽
218 2부 86화 : 음악은 전파를 타고 22.12.22 107 4 11쪽
217 2부 85화 : 내몰리다 22.12.20 104 4 10쪽
216 2부 84화 : 끈질기고 집요한 +2 22.12.19 120 4 11쪽
215 2부 83화 : 출진 22.12.17 107 4 10쪽
214 2부 82화 : 통제 22.12.16 108 4 10쪽
213 2부 81화 :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된 일들 22.12.15 109 4 11쪽
212 2부 80화 : 회의 22.12.14 115 4 10쪽
211 2부 79화 : 모두에게 평등한 고난 22.12.12 113 4 11쪽
210 2부 78화 : 지독한 싸움 22.12.10 106 4 15쪽
209 2부 77화 : 예고의 날 22.12.10 129 4 15쪽
208 2부 76화 : 냉소 22.12.08 112 4 10쪽
207 2부 75화 : 수집 22.12.07 115 4 11쪽
206 2부 74화 : 예고 +2 22.12.06 116 4 10쪽
205 2부 73화 : 소란 22.12.05 110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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