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4화

늦은 밤 코스펠은 하품하며 깨어났다.

정신을 차려보니 손과 발이 단단히 묶여서 움직일 수 없었다.

“우리가 네 놈을 어떻게 믿고 환영하겠느냐? 족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가자.”

원주민 전사들은 그를 거칠게 일으켜 어디론가 끌고 갔다.

코스펠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감옥 안에 있는 고문실에 도착했다.

“잠깐 풀어줄 거니까 네 손으로 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야.”

“네.”

전사들을 이끄는 장군으로 보이는 원주민은 차갑게 말하며 직접 밧줄을 풀어줬다.

코스펠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을 벗고 소지품을 정리하여 그에게 줬다.

“준비 끝났냐?”

“네.”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원주민 전사들은 그를 거칠게 끌고 가 준비된 나무에 단단히 묶었다.

잠시 후 처음 만났던 젊은 족장이 여러 족장들과 부하들을 데리고 고문실에 마련되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고문 준비는 끝났느냐?”

“네.”

“아직 잠이 덜 깼을 테니 매우 쳐라!”

족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은 각목을 들고 왔다.

나무에 단단히 묶여 있는 코스펠은 차분한 목소리로 어서 시작하라고 말했다.

잠시 후 매를 마구 때렸고 그는 고통에 신음했다.

“크윽....커헉....”

“이제 정신이 조금 드느냐? 여기에 왜 네 놈이 있는 지 설명해줄까?”

영문도 모른 채 고문을 당한 코스펠은 어리둥절했다.

족장이 손을 들자 잠시 멈췄고 식은땀을 흘리며 흐릿한 시야로 그들을 바라 봤다.

“일찍이 우리는 레마 왕국으로 잦은 침략을 당했다. 적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여러 부족들이 연합하여 대 족장을 세웠고 인근 지역과 동맹을 맺어 지금까지 내려왔다. 네 놈은 우리 부족 연합의 정보를 캐러 온 첩자로 의심되며 우리의 적이기 때문이다.”

“본국을 출발하여 여기에 올 때 이미 이렇게 될 걸 각오하고 왔습니다. 족장님, 저는 부족 연합을 정복하러 온 게 아닙니다.”

“네 놈이 오기 전, 네 명성을 익히 들었다. 알렌시아의 뛰어난 무장으로 비 마법사 최초 참모장, 군부 장관을 역임한 명장이다.”

“아니, 그걸 어떻게...”

“네 이름은 코스펠 델리시아 아베스이다. 내 말이 맞느냐?”

“네.”

이미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젊은 부족장의 말에 코스펠은 감탄했다.

아직 저들의 사정을 모르지만 절대로 무력으로 정복하려고 하면 안 된다.

원주민들에게 우리가 꼭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네 놈을 믿을 수 없다. 네가 알고 있는 걸 전부 자백하라. 순순히 자백하면 고통스럽지 않게 죽이겠다.”

“족장님, 저는 정보를 캐러온 첩자가 아니며 적이 아닙니다.”

“고문을 계속하라!”

족장의 명령으로 매를 맞던 코스펠은 수면제의 기운이 다시 올라와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정신을 잃었다.

“다시 옥에 가둬라!”

고문실에서 질질 끌려나온 코스펠은 다시 손과 발이 단단히 묶여져 구석에 던져졌다.

수면제의 약기운 때문에 깨어나지 못하고 신음하며 고통스러워했다.

“우리가 꽤 효과가 뛰어난 약을 썼는데 그걸 이겨내고 족장님과 대화해서 대단해.”

“비 마법사 출신이라 여러 어려움을 겪었으니 정신력으로 버틴 거겠지. 이제 저 놈은 죽어야 여기를 나갈 수 있을 거야.”

감옥에 갇힌 코스펠을 감시하는 전사들은 비록 적이지만 담담한 모습에 감탄했다.

그의 말대로 적이 아닐 수 도 있지만 아직 믿을 수 없다.

앞으로 죽기 직전까지 혹독하게 고문시키며 추궁해야 한다.

“그 놈은 아직 깨어나지 못했느냐?”

“아마 내일 아침이 되어야 일어날 것 같습니다.”

“옥에 갇혀 있는 자에게 먹을 걸 조금씩 넣어줘라. 나중에 죽이더라도 굶기지 마라.”

젊은 족장은 이번 사건을 여러 족장들과 함께 추궁하기로 했다.

자신의 집무실에 돌아와 심문 기록을 읽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놈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아직 모르는 일이다.

손님을 친절히 대해줬더니 부족을 침략한 게 초대 부족장 시대 이후 셀 수 없이 많았다.

비록 자신의 대에 현재까지 조상들과 같은 일은 없으나 엄히 추궁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감히 부족을 침략할 생각을 못하도록 혹독하게 고문시켜야 한다.

다음날 아침 겨우 정신이 돌아온 코스펠은 거친 숨을 내쉬며 몸을 움직이려 했다.

“저를 일으켜 주십시오.”

그의 목소리를 들은 원주민 전사들이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서 일으켰다.

“우리 족장님께서 당신에게 준 음식이니 드십시오.”

“입맛이 없으니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습니다.”

“억지로라도 드셔야 혹독한 고문을 이길 수 있습니다.”

코스펠은 자유롭지 않은 손으로 준비되어 있는 음식을 받았다.

굵은 가루와 물 한 모금이 흐릿한 시야에 들어왔다.

“당신을 거칠게 대해서 미안합니다.”

“족장님의 말을 듣고 나니 저를 거칠게 대했는지 이해됩니다.”

“우리 족장님께서 오늘 오후에 당신을 끌어내라 하셨으니 편히 쉬십시오.”

“포로이자 죄수 신분이니 이렇게 잘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원주민에게 붙잡힌 이후 코스펠은 포로 겸 죄수 신분이 되었다.

비록 고문당한 몸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감옥을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들의 신뢰를 얻는 일은 어려워질 것이다.

“제게 부족이 쓰는 언어를 알려주십시오.”

“우리는 당신을 믿지 못하니 족장님의 신뢰를 얻고 나서 이야기하시오.”

아...여기 잡혀 온지 이제 하루가 지났구나.

저들이 나를 믿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코스펠은 절뚝거리며 자리에 앉아 감옥 창살을 멍하게 바라봤다.

수갑이 채워진 손으로 굵은 가루가 든 작은 그릇을 들고 걷다가 침대에 부딪쳤다.

소금이 매를 맞은 허벅지 상처에 쏟아지자 고통스러워 신음하다 바닥에 쓰러졌다.

“하아...하아...”

“우리는 네 놈이 감옥 안에서 편히 지내길 원하지 않는다. 너는 고통 속에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전사들을 이끄는 장군은 차가운 감옥 바닥에 쓰러져 뒹구는 코스펠을 비웃으며 말했다.

체포될 당시 건강한 그였으나 옥에 갇힌 지 이틀 만에 점점 병들어갔다.

그는 몸이 찔리는 듯 엄청난 고통 속에 바닥을 기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 우리는 네 놈 실력을 이미 알고 있느니라.”

원주민 장군은 차갑게 말하면서 직접 감옥 안으로 들어와 그에게 다가갔다.

코스펠은 부들거리는 몸으로 엎드리며 말했다.

“죄인 코스펠 델리시아가...장군님을 뵙나이다....”

“어서 자리에 앉으라.”

일어날 힘이 없는 그는 그대로 다시 바닥에 쓰러지며 정신이 흐려졌다.

온 몸이 식은땀이 흐르며 죽음을 앞둔 듯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 자가 정말 괜찮은 것일까?’

원주민 장군은 코스펠을 일으켜 열에 앉혔다.

그는 고통에 지쳐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