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2부 34화

율라르 재상의 안내를 받으며 지름길로 율라르 왕성에 알렌시아 왕국 사절단이 도착했다.

“신 코스펠 델리시아, 황제 폐하와 황태자 전하를 알현하나이다.”

병이 깊은 케르디온 2세 황제는 궁의의 만류에도 직접 접견실로 나아가 사절단을 맞았다.

“경들도 알다시피 내 병은 숨길 수 없을 만큼 깊다. 그러니 황태자의 명령에 따르도록 하라.”

“네, 폐하.”

황명이 내려지자 황태자 헤르페디온은 모든 신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나는 사절단을 원로원에 초청하고자 한다.”

“신들은 황태자 전하의 뜻대로 하심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로 하소서.”

“오래 전부터 알렌시아는 우리와 협력한 왕국 이였다. 그러니 황제 폐하의 뜻에 따라 최고의 예우를 하도록 하라.”

율라르 왕성에 돌아온 첫 날 황태자의 명령에 따라 일정이 진행되었다.

“저번 협상에 따라 우리 제국은 알렌시아에 여러 장인들을 보내고 교역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두 나라의 무역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레마 왕국을 견제하려면 군사적 동맹이 중요합니다.”

아스티엔 공주의 말을 조용히 듣던 율라르 재상은 이미 황제 폐하와 황태자 전하께 이 사실을 아뢰어 해결했다고 대답했다.

“황태자 전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십시오.”

“역대 선황 시대에 두 나라가 오랫동안 동맹을 추진했으나 레마 왕국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뜻을 이뤄야 합니다.”

“레마 왕국은 우리를 치는 걸로 만족하지 못할 겁니다.”

레마 왕국은 라이벌 율라르 제국을 경계하고 있으리라.

과연 저들의 뜻대로 율라르가 쉽게 당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율라르 원로원에 오신 알렌시아 사절단 여러분 환영합니다.”

황태자 헤르페디온의 명령에 따라 원로원을 방문하자 많은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맞이했다.

“저희들을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로원에서 준비한 만찬 식사가 있으니 가시지오.”

원로원 의원들 중 나이가 지긋한 자가 나서서 코스펠 일행을 안내했다.

‘황태자 전하께서 율라르 왕성, 원로원 방문 일정을 꼼꼼하게 준비하셨구나.’

의원들의 안내를 받아 대연회장에 도착하자 황태자는 여러 신하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자리에 앉으십시오.”

이번 연회 역시 황태자의 명령으로 준비되었다.

“코스펠 델리시아 아베스.”

“네, 황태자 전하.”

“자네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아버지의 병이 너무 깊네. 도무지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야.”

“황태자 전하...”

황태자는 코스펠과 함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황태자 전하께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시지? 대체 왜?’

헤르페디온은 경이 제안한 군사 동맹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며 이 모든 일을 아버지께서 알고 있다고 알려줬다.

코스펠은 황태자의 말을 듣고 근심스러웠으나 남은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

며칠 후, 코스펠, 아스티엔 공주는 사절단 일행을 이끌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신 코스펠 델리시아 아베스, 폐하를 알현하옵니다.”

코스펠은 사절단 일행을 대표하여 율라르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히 보고했다.

“율라르 황제가 우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니 두 나라 우호가 앞으로 깊어질 것이다.”

“폐하, 황제의 병이 깊어보였습니다. 황태자 전하께서 신에게 황제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습니다.”

에스테반은 율라르 왕국 사절단의 보고를 듣자 근심이 가득했다.

“경이 보기에는 황태자 히르페디온은 어떠해 보였는가?”

“신은 황태자 전하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부황의 뒤를 이어 총명해보이시니 명군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알았다.”

에스테반은 코스펠의 말을 듣자 황태자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는 듯 했다.

코스펠과 함께 갔던 아스티엔 공주와 로스아린 참모장은 율라르 왕국의 무역, 군사 협력에 대해서 자세히 보고했다.

알렌시아 사절단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 며칠 후 병에 시달리던 케르디온 2세가 서거했다.

부황 케르디온 2세의 사망에 황태자 헤르페디온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지금 즉시 율라르 제국에 황제 조문단을 파견하라.”

에스테반은 그 소식을 듣자 조문단을 꾸려 율라르 제국으로 파견했다.

“저희는 에스테반 폐하의 명령을 받들어 왔나이다.”

황태자 헤르페디온은 서거 소식을 듣고 온 알렌시아 조문단을 맞이했다.

그들은 황후와 황태자 등을 위로했고 황제 서거에 대한 조의를 전했다.

선황의 유언에 따라 장례식을 조용히 치러졌고 태후는 황태자 대관식을 준비하게 했다.

“조문단이 보낸 편지입니다.”

전령이 전한 편지를 읽은 에스테반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 무거웠다.

“이제 새 황제 대관식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네, 폐하.”

에스테반 왕 옆에는 재상 테오도르와 군부 장관 코스펠, 아스티엔 공주, 로스아린 참모장 등이 함께 있었다.

“군부 장관.”

“네, 폐하.”

“이번에도 경이 수고해줬으면 하네.”

“신 코스펠 델리시아 아베스, 폐하의 왕명을 받들겠나이다.”

에스테반은 율라르 황제 대관식에 참석할 축하 사절단장으로 군부 장관 부부를 임명했다.

모든 신하들은 왕의 결정대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 이였고, 코스펠은 제이든, 오웬, 노르텐 장군을 사절단 명단에 넣었다.

“델리시아 전하, 저희들은 세 분을 정성껏 모시겠나이다.”

“그래, 자네들과 함께 하니 든든하네.”

왕정회의를 거쳐 율라르 제국 대관식 축하 사절단 명단이 최종 확정되었다.

떠날 준비가 끝나자 코스펠은 사절단 일행과 함께 국왕 부부를 알현 했다.

“폐하, 신들은 왕명을 받들어 새 황제에게 전하고 오겠습니다.”

“그래.”

왕의 격려를 받은 사절단 일행은 알렌시아 왕성을 출발했다.

알렌시아 왕국 항구에 도착하여 큰 배를 타고 율라르 제국으로 갔다.

“델리시아 전하!”

율라르 제국에 머물며 친분을 쌓은 알렌시아 이민자 출신 신하들이 항구에 나아가 그들을 맞이했다.

저번처럼 황태자가 보낸 시위대의 호위를 받으며 율라르 왕성에 도착했다.

“나는 경들을 기다리고 있었소.”

대관식을 앞둔 황태자는 알렌시아 사절단 일행을 기쁨으로 맞이했다.

부황의 서거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아팠다.

“나는 경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네.”

“황태자 전하, 부족한 신을 아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나는 곧 부황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될 것이네. 선황 시대부터 시작된 두 나라의 협력이 이어지길 바라네.”

“네, 황태자 전하.”

며칠 후 율라르 왕궁에서는 새 황제 대관식이 열렸다.

과연 소문대로 율라르 황제 대관식은 장엄하고 화려했다.

관례에 따라 원로원 의원이 새 황제에게 황금으로 만든 왕관과 검을 바쳤다.

헤르페디온은 대관식을 올려 헤르페디온 5세가 되었다.

그에게는 자녀가 없어 동생들이 후계자가 되었다.

“나는 선황의 뜻을 받들어 제국을 운영하겠노라. 원로원과 시민들을 존중할 것이니라.”

“황제 폐하의 명령에 받들겠나이다.”

새 황제 헤르페디온 5세는 대관식에 참석한 자들을 바라보며 첫 연설을 했다.

알렌시아 왕국 사절단은 황제의 대관식을 조용히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