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2부 29화

티란토 왕성을 출발한 전령은 알렌시아 왕국으로 향해 달렸다. 며칠 동안의 여행 끝에 알렌시아 왕궁에 도착하자 그는 급히 말에서 내렸다. 급보를 가지고 왔기에 서둘러 왕을 알현해야겠다는 마음에 시종장의 안내를 받아 회의실에 도착하여 무릎을 꿇었다.

“폐하, 저는 델리시아 각하의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 각하께서 이걸 전하라 하셨습니다.”

에스테반 왕은 전령의 말을 듣자 깜짝 놀랐다. 마침 함께 회의하고 있던 많은 신하들은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하며 술렁였다. 시종장은 전령이 가져온 코스펠의 보고서와 편지를 왕에게 바쳤다.

“군부 장관의 혼인 문제이군.”

“폐하, 군부 장관의 혼인이라니요? 그에게는 아끼는 부하 장군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티란토 왕국 네볼레스 10세가 군부 장관 델리시아 아베스에게 혼인을 제안했다.”

“폐하, 이번 일은 왕국의 경사가 아닙니까? 알렌시아 왕국과 티란토 왕국은 같은 핏줄입니다. 혼인을 허락하시고 군부 장관을 왕족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에스테반은 티란토 왕국에 간 코스펠의 소식을 궁금해 했고 그가 써서 올린 편지를 받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네볼레스 10세의 혼인 제안에 많은 신하들은 이제까지 동맹을 이어왔으나 경제, 군사적인 협력 이였다고 말했다. 두 왕국이 혼인한다면 앞으로 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며 더 나아가 통일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회의가 끝나자 왕은 집무실에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오늘 저녁 식사는 왕실 어른을 비롯하여 내 형제들과 할 것이니 그렇게 준비하라.”

“네, 폐하.”

현재 코스펠이 준비된 외교 일정을 진행하고 있기에 의논하여 그에게 왕명을 전해야 한다. 에스테반은 자신에게 소식을 전하고 기다리고 있을 신하를 걱정하며 정무를 시작했다. 그날 저녁 식사를 왕족들과 함께 한 왕은 혼인을 허락하고, 군부 장관을 왕족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전령은 듣게.”

“네, 폐하.”

“티란토 왕국에 머물고 있는 군부 장관에게 내 명령을 전하도록 하게.”

에스테반은 정무를 보는 틈틈이 작성한 양피지 두루마리 몇 개를 전령에게 줬다. 왕명을 받은 병사는 급히 밖으로 나갔고, 왕은 깊은 한숨을 쉬며 모든 정무를 마무리했다. 한편 티란토 왕국에 머무는 코스펠은 네볼레스 10세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일정을 소화했다. 관례에 따라 외교 일정이 계속 이어졌다.

“델리시아 각하.”

왕궁 귀빈실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던 코스펠에게 왕이 보낸 전령이 도착했다. 그는 여러 개의 양피지 두루마리를 바쳤는데 그 중에서 에스테반 왕의 친서가 있었다. 편지를 조심스럽게 펼쳐 읽어보다가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종장으로 하여금 모든 일행을 불러 오라 지시했다.

“에스테반 폐하께서 네볼레스 10세 폐하의 혼인 제안을 받아들이시고 곧 혼인 실무 협상을 맡을 신하들을 보내신다고 하셨다. 우리는 이 소식을 티란토 국왕께 아뢰어야 한다.”

“델리시아 각하, 그렇다면 오늘 밤 알현하여 아뢰도록 하십시오.”

긴급회의를 마친 코스펠은 사절단 일행과 함께 귀빈실 밖으로 나갔다. 그는 대기 중인 티란토 왕국 시종장에게 폐하를 알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왕의 집무실로 안내된 그들은 에스테반 왕이 보낸 친서를 바쳤다.

“네볼레스 10세 폐하, 저희 폐하께서 친서를 보내셨습니다.”

말없이 친서를 읽어본 티란토 왕은 에스테반 폐하의 부탁대로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우선 앞으로 올 실무 협상단을 위해 귀빈실을 내주어라 지시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네볼레스 10세는 밝게 웃으며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경이 우리 두 왕가의 가족이 된다니 영광이구나. 이번 혼인은 공주가 먼저 청한 것이니라.”

“폐하....”

“나는 경과 아스티엔 공주가 혼인하다니 기쁘다.”

네볼레스 10세는 아스티엔 공주와 혼인을 수락해줘서 고맙다며 어려움을 함께한 장군들을 잘 챙겨주라 지시했다. 코스펠은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하며 왕 알현을 마쳤다. 며칠 후 에스테반 왕이 보낸 실무 협상단이 도착했고 두 왕국의 협상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에스테반 폐하의 명령을 받들어 실무 협상을 맡게 되었습니다.”

“티란토 왕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리들은 네볼레스 10세 폐하의 명령으로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티란토 왕국 아스티엔 공주 전하의 혼인을 축하합니다. 우선 혼인을 어디서 올리느냐가 문제입니다.”

“당연히 티란토 왕국에서 치러야 합니다. 저희들이 티란토 왕궁 연회장에 혼인식장을 준비하겠습니다.”

“저희들도 그 의견에 공감합니다.”

혼인 실무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네볼레스 10세가 일찍부터 코스펠을 좋아하는 장군이 있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어서 함께 혼인시켰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몇 시간 동안 이어진 협상 끝에 앞으로의 일정이 의논되었다. 협상이 끝나자 그들은 왕을 알현하기 위해 접견실에 가서 모든 내용을 보고했다.

“나는 합의된 대로 모든 일을 준비할 것이다. 그러니 경들은 이 소식을 에스테반 폐하께 알리도록 하라.”

“네, 폐하.”

실무 협상단으로 서둘러 돌아가 저희 폐하께 그대로 고하겠다고 아뢰었다. 모든 일정이 끝난 그들은 코스펠 일행을 만났다. 그는 나는 여기에 더 머물러야겠다며 앞으로 폐하의 명령을 받들어 일할 것이라 말했다. 티란토 왕국에서 공주 혼인식 날짜를 정하고 연회장에서 혼례를 치를 수 있게 할 것이다.

‘설마 티란토 왕국 아스티엔 공주 전하와 혼인하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혼인 이후 며칠 더 머무르며 두 왕국을 위해 일하는 게 좋겠구나.’

코스펠이 참모장에 오를 이례 왕은 선왕이 정해준 약혼자와 혼인하여 왕비를 맞이했다. 그러 부터 얼마 뒤 테오도르는 에스테반 왕의 여동생과 혼인하여 왕족으로 승격되었다. 이제 혼인 이후에 자신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거라는 생각이 들자 깊은 한숨을 쉬었다.

“자네는 앞으로의 일정을 보고하라.”

“네, 각하.”

그동안 코스펠 일행은 네볼레스 10세의 안내를 받으며 티란토 왕성을 둘러봤다. 역시 군사 기술력이 뛰어난 왕국답게 병장기 연구소가 활성화된 모습 이였다. 전에 상상했던 새로운 전투 부대가 현실이 될 거라는 말을 듣자 설레고 두근거렸다. 혼례를 올리고 머무는 일정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많은 내용을 보고 듣게 될 것이다.

“...일정 보고를 마칩니다.”

“폐하께서 티란토 왕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오라는 왕명을 내리셨다. 우리는 티란토 왕국과 군사 동맹을 강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제까지 저들은 우리 왕국을 목표로 도발했다. 언제 적들이 티란토 왕국을 공격할지 모른다. 그러니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네, 각하.”

코스펠은 알렌시아 왕국을 떠나온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가기에 근심이 가득했다. 모든 일정이 순조로웠으나 오랫동안 군부 일을 손에서 놓은 것 같아 신경 쓰였다. 에스테반 왕과 재상께서 군사 조련을 계속하며 적군의 침략을 대비하고 있기에 안심했다. 지금 당장 돌아갈 수 없기에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