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2부 31화

알렌시아 왕국에 돌아온 코스펠은 그동안 밀린 군무를 처리하며 바쁘게 보냈다. 그는 왕성 주변 군대를 시찰하고 무기 창고, 식량 창고를 점검했다. 아스티엔 공주는 로스아린 장군과 함께 의논하여 외교 일을 맡게 되었다. 공주를 따라온 호위대장은 코스펠의 시종장과 하인들과 처음으로 만나 자기소개를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자 노력했다.

“그동안 경은 격무에 시달렸으니 며칠 쉬었다가 오도록 하라.”

왕명으로 코스펠은 3일 동안의 휴가를 허락 받았다. 그는 두 부인과 세 명의 부하 장군들을 데리고 오랜만에 델리시아 성에 갔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인근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머리를 식혔다.

“공주 전하, 며칠 후 저는 율라르 왕국에 가게 될 것입니다. 외교 일을 맡게 되셨다고 들었는데 축하드립니다.”

“이 모든 게 당신이 도와준 덕분입니다. 우리도 함께 할 것입니다.”

에디안 공주의 말에 의하면 아스티엔 공주는 외교관으로 재능이 뛰어나다고 했다. 코스펠은 그의 언니 말을 되 세기며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

“율라르 왕국은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입니다. 율라르 제국 인근에는 메루니스 왕국이 있지만 제가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외교 문제에 있어서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에스테반 폐하께서 당신을 믿고 맡기신 것이니 해봅시다.”

코스펠은 펜으로 싸우는 치열한 외교 무대보다 칼을 들고 싸우는 전쟁이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는 아스티엔 공주에게 언제 원주민 출신으로 알렌시아에 정착한 자들이나 상인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공주는 은밀하게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공주 전하께서 저를 도와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저와 혼인하기 전에 에스테반 폐하를 알현한 적 있다고 들었습니다.”

“에디안 언니를 돕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외국어를 공부했고 외교 사절단을 이끌고 다녔습니다.”

아스티엔 공주와 함께 지내게 된 게 큰 축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델리시아 성을 돌아다니다 별장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꿀 같은 휴식을 만끽했다. 이틀 동안 영지에서 지내다 3일째 되는 날 알렌시아 왕성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갔다.

“율라르 제국은 티란토 왕국 못지않게 우리를 많이 도와준 나라이다. 그들과 협력하여 레마 왕국을 막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델리시아 전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알렌시아에 돌아온 코스펠은 왕명에 의해 알렌시아 왕족이 되었다. 알렌시아 5대 귀족 가문 이였다가 왕족이 되자 그는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여러 장군들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외교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왕명으로 나는 공주 전하와 여러 장군들을 데리고 율라르 제국과 메루니스 왕국에 가게 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왕국 인근 원주민들과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고 더 나아가 그들을 도울 것이다.’

코스펠의 머릿속에는 자신의 혼인 축하 사절로 왔던 여러 원주민들이 떠올랐다. 알렌시아 왕국 인근 미개척지 섬과 반도에 사는 걸로 알려져 있으며 건국 초부터 그들과 접촉했고 군사적으로 협력하여 다른 왕국들과 무역했다.

“폐하, 신 코스펠 델리시아는 사절단 일행을 이끌고 이번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겠나이다.”

“율라르 제국 황제 폐하께 내 안부를 전해주며 두 나라의 우호를 증진하라.”

모든 준비가 끝나자 코스펠, 아스티엔 공주를 사절단장으로 하고 로스이린이 부 사절단장으로 제이든, 오웬, 노르텐 장군 등의 여러 신하들을 이끌고 율라르 왕국으로 떠났다. 티란토 왕국은 가까워서 육지로 이동했으나 율라르 제국과 메루니스 왕국은 배를 타야 했다. 육지로 가는 길도 있으나 레마 왕국 군대의 기습 우려로 알렌시아 왕국 사람들은 가기를 꺼려했다. 사절단 일행은 왕성에서 가까운 항구까지 말을 타고 이동했고 밤에는 막사를 짓고 쉬거나 인근 성 숙소를 이용했다.

“델리시아 전하, 공주 전하 배가 준비되었습니다.”

“모두 배에 오릅시다.”

항구에 코스펠 일행은 미리 준비되어 있는 큰 배에 올랐다. 사절단 일행이 배에 오르자 그들을 호위하기 위한 해군들도 함께 했다. 그들이 배 안에 마련되어 있는 숙소에 들어가자 해군 제독이 뵙기를 청했다.

“저희들은 폐하의 명을 받고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해군 제독은 코스펠과 부하들에게 율라르 제국으로 가기 위한 뱃길을 알려줬다. 지도를 보니 육지 길을 이용하면 율라르를 더 빠르게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코스펠은 에스테반 폐하와 재상 테오도르를 도와 알렌시아 왕국을 강성하게 만들겠노라 결심했다.

“...이 길로 가게 될 것입니다.”

코스펠은 항로 보고를 듣고 배 안 숙소에 사절단 일행을 불러 모았다. 모든 일행이 모이자 그는 율라르 왕국에서의 외교 전략을 짰다. 율라르 황제가 에스테반 폐하의 우호 증진의 뜻을 이해해줬으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르디온 2세 폐하, 레마 왕국이 알렌시아 왕국을 자주 침략한다고 합니다!”

“레마 왕국이 우리와 오랫동안 우호 관계인 알렌시아를 감히 건드리다니!”

“황제 폐하, 앞으로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레마 왕국에 사절단을 파견하여 우려와 함께 경고의 뜻을 전하도록 하라.”

케르디온 2세 황제는 조만간 알렌시아 왕국 사절단이 도착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알렌시아는 율라르의 중요한 동맹 이였기에 두고 볼 수 없었다. 코스펠과 아스티엔 공주가 이끄는 사절단은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왕국이 피해보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였다.

“뱃길이 너무 험난하구나.”

“레마 왕국을 피해 은밀하게 움직이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코스펠은 휘몰아치는 파도 앞에 흔들거리는 큰 배들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처음에 예상한 것보다 여정이 너무 험난했다. 해군 제독의 말에 의하면 이 길이 레마 왕국이 장악한 뱃길을 피해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배를 탄 해군 장군들을 믿어야 했다.

“델리시아 전하, 아스티엔 공주 전하!”

“..?”

“저기를 보십시오.”

해군 제독은 부하 병사들로부터 율라르 왕국 항구가 보인다고 보고를 받자 코스펠에게 달려갔다. 그는 일행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보니 저 멀리 미리 연락 받고 기다리고 있는 배가 보였다. 제독은 사절단 일행을 모시고 왔으니 입국을 허락해달라고 했고 안내를 맡은 배를 따라 항구에 도착했다.

“델리시아 전하, 아스티엔 공주 전하를 비롯한 사절단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알렌시아 왕국 사절단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케르디온 2세는 미리 선발대를 파견했다. 그들의 안내를 받으며 율라르 제국에 도착했다. 코스펠은 아스티엔, 로스아린과 이야기를 나누며 대기하고 있는 수레가 있는 곳까지 걸었다.

“항구에서 왕성까지 저희들이 사절단 일행을 모시겠습니다.”

케르디온 2세는 근위대장을 파견하여 사절단 일행을 맞이하게 했다. 미리 준비해놓은 수레에 오른 사절단 일행은 율라르 제국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왕성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오늘부터 연재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