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1화

3부 1화

전후 협상의 결과 레마 왕국은 알렌시아와 티란토에 막대한 배상금을 물게 되었다.

오랜 전쟁으로 적국의 재정은 고갈되었고 전후 책임 문제로 내전까지 일어났다.

건강을 회복한 코스펠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내가 군부 장관에 오른 지 어느 덧 1년이 흘렀구나. 지난 날 패전으로 나는 관직을 박탈당하고 옥에 갇혔다. 다시 그런 일이 없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비마법사 출신으로 최초로 참모장에 올랐을 때 많은 신하들은 낙하산 인사가 아닌 지 의심했다.

그러다 알렌시아 군이 대패를 하게 되자 참모장 직을 박탈당하고 옥에 갇혔다.

“군부 장관님, 폐하를 알현하실 시간이 되었습니다.”

코스펠은 아스티엔 공주와 로스아린 참모장 등 여러 부하들과 함께 왕을 알현했다.

에스테반 왕은 밝게 웃으며 손짓했다.

“군부 장관, 자리에 앉게.”

“네, 폐하.”

“경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군. 무슨 문제라도 있는 가?”

“폐하, 신은 군부 장관 직을 그만두고자 하옵니다.”

“경이 있으니 든든하거늘 어찌하여 그만 둔다는 말이냐? 허락할 수 없다.”

에스테반 왕은 코스펠이 사직을 청하자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 소식은 여러 신하들에게 전해졌고 군부 장관 사임에 반대한다는 상소가 잇따라 올라왔다.

심지어 지방 방백들도 힘을 모아 군부 장관 사임에 반대한다는 청원을 올릴 정도였다.

“자네는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왜 그만둔다는 것인가?”

“지난날 대패의 책임을 지고 옥에 갇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 나라 군대는 현재까지 마법사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언제 다시 옥에 끌려가 갇힐지 모르는 몸입니다.”

“우리도 자네의 고민을 모르지 않지만 목숨을 걸고 폐하를 섬긴 일을 기억하고 있네. 그러니 우리도 자네의 사직을 반대하네.”

모두 힘을 합쳐 사직을 반대하니 코스펠도 그 뜻을 접었다.

코스펠은 사직 대신 당분간 휴직하고 알렌시아를 떠나 모험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델리시아 군부 장관.”

“네.”

“나 또한 폐하와 같은 생각이네. 자네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알고 있는 가? 그리고 자네를 따르는 많은 부하들과 백성들을 생각하라.”

재상 테오도르는 자신의 가신으로 군부 장관에 오른 코스펠을 아깝게 생각했다.

그는 다른 신하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반대했다.

모두가 반대하니 코스펠은 난감했다.

“아스티엔 공주님, 군부 장관을 그만 두는 걸 모두가 반대하니 당분간 쉴까 합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저와 로스티엔도 함께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날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모험을 떠날 수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코스펠은 군부 장관으로 일하며 알렌시아 주변에 미개척 지역이 많음을 깨달았다.

적국 레마의 힘이 약해진 이 때 그 곳들을 차지한다면 앞으로 강국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정기 작전 회의가 소집되자 코스펠은 자신의 생각을 부하 장군들에게 밝혔다.

“폐하께 아뢰어 당분간 휴직하고 영토를 개척하는 일에 나서려고 한다.”

“델리시아 전하, 새로 개척하게 될 원주민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들도 우리 알렌시아의 백성이다. 그러니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 수 있게 할 것이다. 만약 그들을 죽이거나 노예로 삼는 다면 우리도 레마와 다를 바 없다.”

“레마 왕국은 정복지의 백성들을 험하게 다루기로 유명합니다. 우리는 저들처럼 행하면 안 됩니다.”

“이번 일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델리시아 전하께서 당분간 휴직하시면 누가 군부를 이끌겠나이까?”

여러 사건을 겪으며 왕과 신하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얻은 코스펠은 명장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비 마법사 최초로 고위직에 오른 그의 뒤에 이어 많은 자들이 새로 고위 관직에 임명되었다.

“나를 대신하여 당분간 군부를 이끌 사람은 폐하와 의논하여 정할 것이다.”

“네.”

정기 작전 회의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모두 힘을 모아 일했기에 전후 복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적국이 약해졌으나 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에 철저히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폐하께 아뢰어 원정군을 만들 준비를 시작하겠다.”

“군부 장관님 뜻대로 하십시오. 피곤해보이신데 며칠 동안 쉬었다가 시작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게 좋겠구나.”

작전 회의가 끝나자 왕을 알현한 코스펠은 일주일 동안 휴가를 허락 받았다.

앞으로 휴가 기간 동안 생각을 정리하는 게 중요했다.

에스테반 왕은 재상 테오도르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렀다.

“경도 군부 장관의 계획을 들었는가?”

“네, 폐하.”

“나는 델리시아 군부 장관을 내 곁에 두고 싶은데 원정군 사령관으로 나가게 해달라니 난감하구나.”

“폐하, 원정군 총사령관의 일은 어렵지만 그는 잘 해낼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에스테반 왕은 재상과 함께 여러 현안을 의논했다.

그동안 군부 장관 궁전에서 지낸 코스펠은 오랜만에 델리시아 성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잘 지냈느냐?”

그는 가족들을 만나자 반가워서 어쩔 줄 몰랐다.

성 안에 들어가 오랜만에 식사를 함께 하며 재회의 기쁨을 누렸다.

“재상님의 저택에 갈 것이니 준비하라.”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코스펠은 급히 재상 테오도르를 만나러 길을 떠났다.

재상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며 어린 시절 지냈던 성으로 안내했다.

“주군과 함께 여기에 온 게 꿈만 같습니다.”

“나도 자네와 함께 여기를 오고 싶었네. 앞으로 휴가 기간 동안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게.”

“네.”

테오도르는 군부 장관 코스펠이 휴가로 쉬게 되자 원정군 준비를 시작했다.

왕은 재상과 함께 마법사, 비마법사 훈련을 참관했다.

“원정군으로 갈 자들은 정예병으로 뽑아야 합니다.”

“경의 말대로 왕국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뛰어난 자들로 선발하겠노라.”

“정예병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정을 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보급품이 필요합니다.”

훈련 참관 일정이 끝나자 왕 집무실로 돌아간 그들은 여러 현안들을 의논했다.

여러 전쟁에 승리하게 되자 에스테반 왕은 새로 개발된 병장기로 무장한 군대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갑자기 코스펠이 원정을 나간다면 설마...’

에스테반 왕은 왜 코스펠이 휴직을 자청하여 모험을 떠나길 원했는지 깨달아 무릎을 탁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