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2부 22화

델리시아 총사령관의 군대가 적국 5개 주를 빼앗았다는 소식이 전령을 통해 알렌시아 왕성에 전해졌다. 에스테반 왕은 여러 신하들을 불러 왕정 회의를 열고 있었고 크게 기뻐하며 옥좌에서 일어나서 말했다.

“저번 전투로 수많은 장병들을 잃은 아픔을 두 번의 전투로 깔끔히 씻어주었도다. 델리시아 총사령관과 여러 장군들을 알렌시아 왕성에 부르도록 하라. 내가 친히 그들을 치하할 것이니라.”

왕명을 받은 시위대장은 병사들과 함께 떠났다. 며칠 후 알렌시아 왕국 군대 주둔지 도착했다.

“우리는 왕명을 받들어 여기에 왔습니다.”

병사들은 시위대를 본진으로 안내했다. 소식을 들은 코스펠과 여러 장군들이 와서 그들을 맞이했다. 시위대장은 왕명이 적힌 양피지 두루마리를 펼쳐 읽었다.

“폐하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델리시아 총사령관님, 저희들이 모실 것이니 함께 가십시오.”

왕명을 받은 코스펠은 모든 군대를 이끌고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시위대장은 병사들을 보내 7개 주를 다스릴 자들에게 왕명을 전하게 했다. 그날 오후, 그아 휘하 장군들은 모든 장병들을 이끌고 시위대와 함께 주둔지를 떠나 알렌시아 왕성으로 떠났다. 며칠 후 긴 여정 끝에 왕궁이 보였고 그는 노르텐의 부축을 받아 수레에서 내렸다.

“폐하를 알현 하나이다!”

코스펠은 나무 지팡이를 짚고 군례를 올렸고 다른 장군들은 무릎을 꿇고 인사했다. 에스테반 왕은 왕궁 계단을 내려가 그에가 다가가 말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네. 이제 푹 쉬게.”

“네, 폐하.”

약 2개월여 만에 왕성에 돌아온 코스펠을 테오도르, 에드바르 등 여러 신하들은 웃으며 맞이했다. 왕궁에 도착하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보이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여러 장군들은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저택으로 돌아갔다.

“주군, 오늘 밤 왕성에서 잔치가 열린다고 합니다.”

“원래 개선하면 바로 왕궁에서 잔치를 연다고 들었거늘 시간이 미뤄진 이유가 무엇일까?”

“폐하께서 편찮으신 주군을 배려하여 그렇게 조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택에 돌아가 무거운 갑옷을 벗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코스펠은 나무 지팡이를 짚고 휴식을 취했다. 어느덧 저녁이 되자 노르텐은 그를 부축하여 수레에 태웠다. 부하 제이든, 오웬 장군의 호위 속에 왕궁에 도착했다. 시종장은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여 연회장으로 안내했다.

“델리시아 총사령관,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종장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은 코스펠 옆에는 노르텐, 제이든, 오웬 등이 함께 앉았다. 모두 자리에 앉자 왕이 도착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에스테반 왕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 올렸다.

“나는 두 번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모든 장병들을 치하하고자 이번 잔치를 열었느니라. 이번 전쟁을 위해 왕성에서 일하는 여러 신하들, 귀족들과 백성들이 한 마음이 되었느니라. 모두의 공을 치하하노라!”

“폐하의 은혜가 넘치나이다.”

“델리시아 총사령관.”

“네, 폐하.”

“경의 공을 인정하여 오늘부로 참모장에 복귀시겠다.”

“폐하의 명령을 받들겠나이다.”

에스테반 왕은 여러 신하들의 공을 치하하는 동시에 전쟁에 참여한 여러 장군들에게 상을 내렸다. 노르텐은 몸이 아픈 코스펠을 보좌한 공을 인정받아 델리시아 성을 하사 받아 귀족이 되었다. 그들을 잔치를 즐기며 이번 전쟁 이후의 일을 의논했다. 그들은 힘을 모아 되찾은 2개 주와 빼앗은 5개 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그날 밤 잔치가 끝나자 그는 부하 장군들과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갔다.

‘이번 전쟁이 끝나자 폐하께서 새로운 방백들을 세우셨다. 우리에게 항복한 저들의 충성을 받는 한편 적들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

왕성으로 오는 오랜 여정과 연이어 열린 잔치에 지친 듯 코스펠은 노르텐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 누웠다. 왕명으로 전쟁에 참여하여 그를 돌보고 있는 궁의는 약을 가져와 치료해주며 말했다.

“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폐하께 아뢰어 휴식을 취하십시오.”

“궁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이번 전쟁을 극도의 긴장 속에 살았던 코스펠을 지켜봤던 궁의는 안타까웠다. 하루 빨리 일이 마무리하여 휴식을 취해야했다. 알렌시아 왕성에 도착한 첫 날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그는 옷을 갈아입고 수레에 올랐다. 참모장 집무실에 도착하자 테오도르가 기다리고 있었다.

“참모장 복귀를 축하하네.”

“주군, 감사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나요?”

“그동안 자네가 바빠서 말하지 못한 게 있어 알려주려고 하네. 나와 함께 나가지.”

나무 지팡이를 짚은 코스펠은 노르텐의 부축을 받아 밖으로 나갔다. 군부를 떠나 재상의 궁에 간 그들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나이가 지긋한 재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자리에 앉게 했다.

“나는 일찍부터 자네들을 눈여겨보고 있었네. 여러 선왕들을 섬겨왔고 이제 물러나고자 한다.”

“재상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지금까지 내가 남은 이유는 한 가지이네. 폐하께서 안정적으로 정무를 보실 수 있게 돕기 위해서였네. 이제 내 할 일을 마쳤으니 관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아베스, 자네가 내 뒤를 이어 재상이 되게.”

“재상님, 저는 너무 어립니다.”

“후임 재상 문제는 폐하와 이미 의논을 끝냈네. 어려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니 알렌시아 왕국을 강성하게 하는 데 자네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야. 그리고 자네의 후임으로 델리시아 참모장이 맡았으면 하네.”

“재상님...”

아침 일찍 그들을 부른 재상은 폐하를 도와 왕국을 다스려 달라고 부탁했다. 코스펠과 테오도르는 갑작스러운 부탁에 당황하며 사양했다. 그러나 사임하려는 의지가 크기 때문에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일단 전쟁 마무리를 마치기로 했다. 집무실에 돌아온 그는 책상 가득 쌓여있는 양피지 두루마리에 서명하며 군무를 봤다.

“오늘 밤, 모든 장군들을 소집하라. 회의를 열 것이다.”

“네.”

그날 밤, 코스펠은 제이든, 오웬 외 여러 장군들을 소집하여 회의를 열었다. 넓어진 영토를 다스릴 여러 방백들이 정해졌으나 방어 계획을 다시 짜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으로 넓은 평야 지대를 확보하여 앞으로 풍성한 식량 생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전략적 요충지를 얻어 요새를 짓고 적들의 흐름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의논한 내용을 폐하께 아뢰겠습니다. 그리고 7개 주를 다스릴 여러 귀족들께서 알렌시아 왕성을 방문하여 폐하께 충성을 맹세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넓어진 영토를 지키며 그와 더불어 적국과의 전투를 항시 대비해야 합니다.”

“참모장님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작전 회의가 끝나자 많은 장군들이 각자 위치로 돌아갔고 제이든, 오웬 장군만 남았다. 코스펠은 회의한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두 장군은 긴장한 듯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자네들이 남은 이유를 말해주겠는가?”

“참모장님께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내게 할 말이 무엇인가?”

양피지 두루마리를 정리한 코스펠은 궁금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두 장군들을 바라봤다. 그를 지키고 있는 노르텐은 뭔가를 짐작한 듯 입술이 타들어가는 듯 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