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聰. 님의 서재입니다.

하늘과땅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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聰.
작품등록일 :
2012.10.31 20:25
최근연재일 :
2022.07.24 14:1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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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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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글자수 :
82,070

작성
22.05.2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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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3. 눈사태 (1)

DUMMY

셋째 날 아침


“...젠장, 피곤해 죽겠네.”

“자넨 젊기라도 하지? 난 이 나이 먹고 이게 무슨 난린지 원.”

“젊으면 뭐 피곤하지도 않답니까? 전 이 동네 온 지 사흘도 안 됐는데 이게 뭐냐고요.”

나와 치안관은 시체를 사이에 두고 주거니 받거니 푸념을 늘어놓았다. 한밤중에 물에 퉁퉁 부은 시체를 본 것도 기가 찰 노릇인데 그 뒤에 겪은 건 더더욱 기가 찼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마을에 따로 시체를 둘 데가 있을 리 없었고 치안관은 자기가 사는 집에 시체를 둔다는 게 영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 결국 퉁퉁 부은 시체가 개울가에서 쩍쩍 얼어붙어 가는 동안 잠옷 바람을 한 노인을 따라 눈 내리는 한밤의 마을을 헤매야 했다.

“이 친군 자물쇠를 만들어 오나···”

“열쇠 어디 뒀는지 까먹은 눈치던데요.”

한참을 헤매다 치안관이 광장 뒷골목에 안 쓰는 창고가 있다는 걸 기억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가 보니 하도 오래 안 써서 자물쇠가 다 녹이 슬어 있었다. 그걸 부순답시고 난리를 치고, 옮겨 오려고 봤더니 시체가 개울 바닥에 얼어붙어서 그걸 떼어내느라 또 한바탕 난리를 쳤다. 부숴 먹은 걸 대신할 자물쇠를 위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더벅머리 사내의 집을 찾아 마을을 헤맨 건 덤이었다.

“책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다음 기차 오면 바로 방 빼서 도망갈 겁니다. 제엔장.”

“누구 맘대로? 자넨 이거 마무리되기 전까진 어디 못 가.”

“나 참 돈이나 주면서 부려먹으시던가요. 이건 무슨 갓 부임한 치안관 조수도 아니고···”

내 투덜거리는 소리에 치안관은 킬킬 웃었다.

“아니 농담 아니라고요. 뜬금없이 요상한 책을 찾아오라길래 생판 모르는 동네에 왔더니 책은커녕 시체나 찾게 되고 이게 뭡니까?”

“거 사내자식이 투덜거리긴··· 자네 군인이었다며? 시체는 많이 봤을 거 아냐.”

“많이 봤다고 또 보면 뭐 기분 좋아진답니까? 그나저나 잡설은 치우고 이거 어쩌실 거예요?”

“어쩌긴 뭘?”

“치안유지군 불러야죠? 검시의도 같이.”

치안관은 끙 소리를 내더니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

“예?”

“일 키우기 싫어. 검시의에 치안유지군까지 오면 최소한 십 수명은 부담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만만한가.”

“웬 부담? 걔들 먹고 자는 거야 정부가 알아서 하는 거잖아요?”

내 말에 치안관은 코웃음을 쳤다.

“그렇지. 원칙상으론. 그놈의 원칙이란 게 언제 제대로 지켜지는 거 봤어? 지난 봄에 포춘 킵에 눈사태 났을 때 뭔 꼴이 벌어졌는지 봤다면 그딴 소리 못할걸.”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치안관은 뭔가 깊은 불신이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 당장 7년 전에 센트로이드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

“그래도 사람이 죽었는데 조사는 해봐야죠? 신원 조회도 해 봐야 되고. 가만, 윈치 씨가 치안관이잖아요. 이 친구 들어올 때 기록 없어요?”

“없어. 키퍼(Keeper)한테 그런 거 요구해 봤자지.”

“키퍼요? 이 친구가?”

키퍼들은 키퍼 개개인을 구속하는 어떤 법률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한다면 다른 법률들, 예를 들어 세금 같은 건 군소리 없이 따르기에 어떤 정부도 굳이 그들을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기 입으로 그러던데.”

“허? 도서관 밖으로 돌아다니는 키퍼도 있어요?”

“죽은 키퍼는 봤어?”

치안관은 그렇게 대답하며 내가 아나 하는 듯한 몸짓을 해 보였다.


쾅!

그때 누군가 창고의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튕겨 일어선 나와 달리 치안관은 별 놀란 기색도 없었다.

“아저씨!”

도서관의 노처녀 사서였다.

“언제 오나 했다. 이런 거 빠질 사람이 아니지. 근데 너 도서관 비워 놔도 돼?”

“그깟 그지 같은 도서관에 뭐 훔쳐갈 거나 있다고. 저 친구가 찾았단 게 이거야?”

이거라니··· 그건 그렇다 치고 어쩌다 보니 내가 최초 발견자가 돼 버렸다. 뭐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고 다 치안관 때문이었다. 대충 요약하면 이렇다. 이사가 최초 발견자라고 알려지면 사람들한테 질문으로 두들겨 맞을 거다. 그 애 몸 상태를 생각하면 결단코 좋은 생각이 아니고 난 요만큼도 그걸 원하지 않는다. 마침 자네가 여관에 묵고 있으니 눈 보고 술 생각나서 술병 들고 – 파는 술이라고는 맥주뿐인데 술병은 얼어 죽을 – 지붕에 올라갔다가 봤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 그 애는 사람들한테 시달리는 거 싫어한다. 뭐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할걸? 그러니 그냥 입 다물고 어쩌다 보니 네가 찾았다고 해. 난 시달려도 된다는 거냐고 물어보려다 그냥 그만뒀다. 어째 갈수록 뭐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책 찾으러 왔다더니 휴가 온 기분 내는 건가 봐요? 아저씨, 이거 좀 볼게?”

사서는 거리낌 없이 천을 들치더니 시체를 쿡쿡 찔러 보기 시작했다. 참 대단하다 싶은 게 시퍼렇게 부은 얼굴을 보면서도 조금도 위축되는 기색이 없었다.

“아 그렇지··· 까먹고 있었네.”

혼잣말로 중얼거리는데 사서가 툭 한마디를 던졌다.

“정신 분리하는 능력이 있나 보죠?”

“예?”

“당신 정신 대가리 없다고요. 아저씨, 이거 옮겨 온 지 얼마나 됐어?”

한밤중에 뜬금없이 시체를 봤는데 퍽이나 제정신이 남아 있겠다. 속으로 투덜거리는데 치안관이 졸다 깬 목소리로 되물었다.

“응? 뭐?”

“정신 좀 차려. 이거 앞에 두고 잠이 와? 옮겨 온 지 얼마나 됐냐고.”

“어··· 옮겨 온 시간? 글쎄. 자네 시간 기억해?”

“제가 찾은 게 열두 시 반쯤이었어요. 여기 옮겨 왔을 때 한 세 시쯤 됐을까.”

그렇게 대답하며 회중시계를 꺼냈다가 한숨을 쉬었다. 태엽 감는 걸 깜빡한 탓에 시침이 2시경에 멈춰 있었다.

“도움이 안 되는구만. 그나저나 익사체라니 그림으로는 많이 봤지만 실물 보는 건 처음이네. 근데 이거 여관에서 주정 부리던 그 자칭 키퍼 아냐?”

“키퍼가 여관에서 주정을 부려요?”

어이가 없어서 그렇게 물었다. 세상에 그런 키퍼가 어딨어?

“아저씨, 이거 어디서 찾았댔어?”

이 동네는 왜 이리 기인이 많지? 이리저리 찔러 보고 들춰보고 하는 사서의 표정은 감탄스러울 만큼 태연함 그 자체였다. 나도 시체는 수없이 봤지만 시체를 보는 얼굴이 저리 태연한 건 처음이었다.

“개울가.”

“개울이 한두 개야? 어느 쪽에서? 역 쪽 아님 풍차 쪽?”

“뒤.”

“풍차? 그쪽 개울 어디로 연결되더라?”

“어··· 글쎄다? 포레스트글렌에서 내려오는 줄기하고 합쳐져서 와이즈 오크로 가지 아마?”

사서는 잠시 고개를 돌리더니 치안관을 째려보았다.

“누가 어디로 가는지 물어봤어? 어디서 흘러오냐고. 무슨 연어도 아니고 시체가 물 거슬러 올라오나? 풍차 쪽으로 오는 거면 작년에 아이반네가 파던 갱도 쪽 아냐?”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사서는 이번에는 얼굴도 보지 않고 치안관에게 면박을 줬다.

“인생에 도움이 안 돼요··· 그런데 말야, 아저씨.”

“왜?”

“이 친구 죽은 다음에 물에 들어갔어.”

나와 치안관은 동시에 눈을 찌푸렸다.

“그걸 어떻게 알아?”

“시반(屍班)이라고 들어봤어?”

“시반?”

나와 치안관 모두 떨떠름한 얼굴로 되물었다.

“이 나란 참 웃긴단 말야. 사람 살리는 기술은 별거 없는데 죽은 거 진단하는 기술은 많아.”

그렇게 말하며 사서는 노골적으로 조소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도서관에 이런 거 진단하는 책이 있어. 아예 정립된 학문으로 있더라고. 웃기지?”

“법의술(法醫術)? 그거 검시의들만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책 빌려주는 사람이 난데 무슨. 어쨌든, 사람이 죽으면 피가 누워 있는 방향으로 쏠려서 굳어요. 이 친구 팔 아랠 보니 그런 게 있는데?”

“물에 빠져 죽은 게 아니란 말야?”

“개울가에 떠밀려 올라올 때까지 떠다녔을 텐데 그럼 이렇게 뚜렷하게 안 나와. 왜, 팬케이크 반죽 계속 젓고 있으면 안 굳잖아?”

“···꼭 그런 데다 예를 들어야 해? 한동안은 팬케이크 먹을 때마다 이거 생각나겠구먼···”

치안관이 투덜거리는 동안 사서는 창고에 굴러다니던 빗자루를 집어 들더니 시체의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헤집었다.

“역시. 이거다.”

사서가 드러낸 부분에는 검푸르게 부풀어 오른 커다란 멍 자국 같은 게 있었다.

“머리? 맞아서 죽었다고?”

되묻는 치안관의 말에 사서는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디서 떨어졌을 수도? 땅하고 한 판 붙고 싶었나 보지 뭐.”

“죽은 사람 앞에 두고 그러는 거 아니다.”

“아저씨나 그렇게 하셔. 난 요만큼도 동정심 같은 거 안 드니까. 술 취해서 마리아 멱살까지 잡았던 개자식을 내가 왜.”

“그만하자. 그나저나 떨어져 죽었다고? 이 마을에 떨어져 죽을 만한 데가 어디 있다고? 절벽에서 떨어진 거면 이미 박살이 났을 거고.”

“어디 떨어져서 난 거치고는 상처가 좀 깊게 보이는데. 바위에라도 떨어졌나? 어디···”

사서는 이번에는 사내가 걸치고 있던 추레한 갈색 옷자락을 이리저리 들춰보기 시작했다.

“···이거 봐.”

나와 치안관은 빗자루 끝이 가리키고 있는 부분을 들여다보았다. 옷 색이 굳은 피 색깔과 비슷해 이제껏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 사서가 가리킨 법의 자락에는 검지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뭐야 이게?”

“글쎄? 화살 자국인가?”

대답을 한 건 나였다.

“총상(銃傷)인데요.”

그 대답에 사서와 치안관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총상?”

“저 예비역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바스크에서 지긋지긋하게 봤죠.”

그렇게 대답하며 사서에게서 빗자루를 넘겨받아 시체를 살짝 들어 올렸다.

“두 발. 등 쪽에서 맞았네요. 총알 크기로 봐서 173 스프링필드고··· 하긴 제국에 굴러다니는 총이라고 해봤자 그거 말고 또 있나.”

치안관은 신음을 흘렸다.

“돌겠군. 이 나이 먹고 이게 무슨···”

“살인이네요. 빼도 박도 못하는. 그나저나 이럴 때가 아니지.”

빗자루를 걸쳐 놓고 창고 밖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치안관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자네 어디 가는 거야?”

“윈치 씨, 이거 대충 묻을 일이 아닙니다. 명백하게 살인인데다 총까지 쓰였다고요. 이건 군이 나서야 돼요.”

“총은 내 집에도 있어. 괜히 일-”

“그거부터 확인해야겠네요. 윈치 씨, 이거 심각해요. 정부에서 탄약 관리 어떻게 하는지 아시잖아요. 훈련 때 쏜 탄피까지 일일이 회수하는 마당에··· 이건 치안유지군이 아니라 그 윗애들이 나설 일입니다.”

치안관이 뭐라고 더 하려는 것 같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열어젖혔다.


“저기 나오네. 영감님!”

“뭔 일이에요? 사람 죽었다며?”

“누구예요? 설마 마을 사람은 아니죠?”

깜짝 놀랐다. 얼핏 보기에도 열댓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창고 밖에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알고 모인 건가 하고 있는데 누군가 그 사람들 틈에서 머쓱한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어··· 열쇠 계속 찾아보고 있는데 어디 뒀는지 모르겠어.”

갈색 더벅머리- 아이반 씨였다.

“···이거 대체 뭔 일이에요?”

“그게··· 에반이 혹시 갖고 있나 싶어서 가서 물어봤는데 말이지···”

한숨이 나왔다. 어처구니없게도 모여든 사람 중에는 두어 명인가 어린애도 보였다. 대부분의 얼굴에 실린 표정은 두려움이 아니라 뭔가 새로운 일이 생겼다는 호기심에 가까웠다.

“무슨 구경 났어? 아직 해도 안 떴는데 이게 뭔 일이야?”

그때껏 창고 문가에서 고개를 젓던 치안관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다들 일 나갈 준비도 안 하나? 애니! 애는 왜 데리고 왔어! 다들 얼른 돌아가!”

하지만 창고 앞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듯했다.

“윈치 씨! 대체 누가 죽었단 거요? 그거나 좀 압시다!”

“어이, 청년! 자네가 찾았다면서? 이 마을서 나온 거야?”

안 되겠다 싶었다.

“잠시만요!”

고함을 질렀다. 일순 웅성거리던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저 안에 시체 있는 건 맞습니다. 얼마 전까지 여관에 묵었던 키퍼라고 하더군요. 어쩌다 저렇게 됐는지는 아직 몰라요.”

“키퍼? 에반이랑 한판 붙었던 그 개자식?”

“여관에서 행패 부리던 그 작자 말하는 거 맞지?”

잠깐 잦아들었던 수군거림이 대번 사방에서 피어올랐다.

“페이 씨랑 윈치 씨, 제가 보기엔 사고를 당한 거 같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군이 와서 조사할 거예요! 시체 훼손될 수도 있으니 앞으로 이 창고 문은 잠가 둘 겁니다. 그리고 이거 애들이 보거나 들을 일이 아니에요! 어린애들 데리고 나온 분들은 얼른 돌아가세요!”

“사고? 웬 사고?”

“어디서 떨어진 거 아냐?”

“애니! 이 여편네야 말 못 들었어? 애 얼른 데리고 들어가라고!”

사방이 다시 와글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하나둘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단순히 호기심에 모인 사람들이었으니 시간이 좀 지나면 알아서 흩어지겠다 싶었다.

“솜씨 좋구먼. 그나저나 당장에라도 우편 마차든 전광통신소든 뛰어갈 것처럼 보이더니.”

“지금 그럴 참입니다.”

치안관은 아직 못마땅한 듯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살인이 확실하다며. 왜 거짓말한 거야?”

“괜히 마을 분위기 흉흉하게 만들 필요 없잖아요.”

그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이것만 제대로 잠가 두면 되겠지. 아이반한테 지금 광산 잠가두는 자물쇠라도 떼어오라고 해야겠구먼.”

치안관은 그렇게 말하며 그때껏 동료와 이야기 중이던 더벅머리 사내에게 손짓을 해 보였다. 잡담에 열중하느라 그걸 못 본 사내는 결국 그 고함을 지른 뒤에야 이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총이라니. 근처 부대에서 탈영병이라도 있었을까?

뭔가 좀 꺼림칙했지만 내가 깊이 관여할 일도 아니었다. 이미 이만큼 말려든 것만으로도 충분히 골치가 아팠다.

“왜요, 영감님?”

더벅머리 사내가 다가와 치안관에게 물었다.

“자물쇠.”

“아.”

“아는 무슨 얼어 죽을 아야. 그거 가져오라고 한 게 언젠데 아직까지-”

그때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쩡!

낮고 묵직한, 하지만 큰 소리였다. 저만치 마을 위에서 바위를 정으로 때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무슨··· 윈치 씨?”

치안관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비탈길 쪽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 역시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가 곧 그렇게 되었다.

우르르르르-

사방에서 비명이 울렸다.

“눈사태다!”

산등성이에 쌓여 있던 눈이 터널, 역, 철로, 그 아래의 비탈길 전부를 맹렬한 기세로 덮치고 있었다

“오, 젠장.”

치안관은 신음을 흘렸다.

“내 사무실···”

눈사태는 비탈도 모자라 치안관사를 뒤덮고도 한참을 더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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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5. 하얀 처녀 (3) +2 22.06.03 62 6 14쪽
16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5. 하얀 처녀 (2) 22.05.28 56 6 8쪽
15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5. 하얀 처녀 (1) 22.05.28 51 4 13쪽
14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4. 인형을 당기는 실 (3) +1 22.05.27 57 8 19쪽
13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4. 인형을 당기는 실 (2) 22.05.27 48 5 12쪽
12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4. 인형을 당기는 실 (1) 22.05.27 44 5 8쪽
11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막간 22.05.27 50 4 3쪽
10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3. 눈사태 (3) 22.05.27 44 5 7쪽
9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3. 눈사태 (2) 22.05.27 51 6 11쪽
»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3. 눈사태 (1) 22.05.27 61 4 15쪽
7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2. 아이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 (3) 22.05.27 58 5 8쪽
6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2. 아이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 (2) 22.05.27 65 3 16쪽
5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2. 아이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 (1) 22.05.27 74 5 11쪽
4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1. 출장 (3) 22.05.27 83 5 8쪽
3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1. 출장 (2) 22.05.27 94 5 8쪽
2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1. 출장 (1) 22.05.27 188 6 16쪽
1 책 한 권을 위한 소동 - 프롤로그 +21 22.05.27 350 1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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