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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모르겠어

너네 뱃살로 억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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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빼고가볍
작품등록일 :
2022.02.14 18:16
최근연재일 :
2022.0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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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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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39

작성
22.0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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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세상에 하나 뿐인(2)

DUMMY

댓글 : 슬림파머 광고 봤어?

Re : ㅇㅇ 농사일 하면 살 빼준다는 곳이지?

Re : 살은 빼고 싶은데 시골은 벌레가 많아서 싫어.

====================================


조직배양실에서 우석이 현미경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음. 좋아요. 잘 자랐어요. 이대로 직경 5mm 정도로 잘라서 시험관에 하나씩 넣어 놓으세요.”


현미경의 제물대 위에는 밝은 연두색을 띈 작은 새싹이 있다.


“정말 신기해요. 서로 다른 식물들을 교배해서 새로운 식물을 만든다니.”


설수아가 우석의 작품을 보며 감탄했다.


지금 현미경에 올려진 것은 세상에 없던 식물체 이다.


우석이 농업기술센터 화훼 담당인 김수연 연구사를 통해 어렵게 구한 네펜데스와 비브리스.


서로 종이 다른 식물을 인공적으로 교배시켜 만든 것이다.


“이정도 가지고 뭘요. 자몽도 서로 다른 식물을 교배해서 만든 거예요. 오렌지랑 동남아시아의 포멜로 라는 과일이 섞인거죠.”


자몽 말고도 딸기를 비롯해서 서로 다른 종을 교배한 식물은 많다.


이런 서로 다른 식물 간의 교배는 생김새가 비슷할 수록 쉽고, 멀수록 어렵다.


생물 분류의 7단계인 ‘종 - 속 - 과 - 목 - 강 - 문 - 계’ 로 보면.


서로 종 이 달라도 속이 같으면 낮은 확률로 교배가 가능하고.


속이 달라도 과가 같으면 희박한 확률로 교배가 된다.


그 이후부터는 거의 교배가 불가능하다.


식물끼리 상대방의 꽃가루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받아들여도 2일 안에 수정된 씨앗이 말라죽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석이 만든 네펜데스와 비브리스를 이종교배한 식물은 서로 목 이 다르다.


보통의 이종교배로는 절대로 만들 수 없는 식물.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우석의 지식연금 능력 덕분이었다.


‘수 만개의 꽃 중에 하나라도 수정되면 씨앗이 말라죽기 전에 살리면 되니까.’


우석은 네펜데스와 비브리스의 꽃에 상대방의 꽃가루를 융단폭격 하듯 들이부었다.


그리고 수 만개의 꽃 가운데 수정된 꽃 10개를 골라내어 씨앗을 키워낸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말라 죽었을 씨앗은 우석의 능력 덕분에 싹을 틔웠다.


수아에게 자몽의 예를 들며 쉬운 것처럼 이야기 했지만.


동물로 따지자면 거의 말과 늑대의 교배종이 나온 것이나 다름없는 엄청난 발명이다.


“수아씨. 이 식물을 5mm 크기로 조각내면 몇 조각이나 나올까요?”


“음...이종교배 된 식물체를 다 자르면 600개쯤 될 것 같아요.”


“좋아요. 중간에 실험체에 오염만 안 생기면 이제 준한이한테 한 방 먹여줄 수 있을 겁니다.”


우석의 말에 조수아가 눈을 빛냈다.


“소독 깨끗이 해서 600개 다 살려볼께요!”

조직배양은 습도 90% 이상, 온도 25도 조건에서 이뤄진다.


이것은 식물이 살기 가장 적합한 온도이자 곰팜이가 살기에도 최적의 조건이었다.


곰팡이가 생긴 식물체는 즉시 폐기해야 하므로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힘들게 식물을 키워놓고도 막판에 곰팡이가 생기면 헛고생 한게 되니까.


우석은 조직배양실과 연결 된 사무실로 나왔다.


“형! 요즘 낮에도 조직배양실에 자주 들어가네?”


우석이 나오자마자 조준한이 얼른 따라붙는다.


“조만간 너가 깜짝 놀랄만한 일을 준비중이거든. 그나저나 회원 모집은 어때?”


“말 그대로 대박났어, 형!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몰렸는지 하마터면 서버가 다운될 뻔 했다니까. 지금까지 가입 한 사람만 14,000명이 넘어. 그중에 여자가 거의 90% 이상이고.”


“확실히 다이어트 시장은 여성들이 주 고객이구나. 뭐 특이한 건?”


“음··· 이건 댓글 반응 중에 빈도수가 높은 걸 자동으로 띄워주는 건데...”


우석이 조준한의 모니터를 보자 조준한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에 몇 개의 단어들이 보인다.


사기, 농촌, 시골, 벌레


“‘사기’ 가 제일 많아. 아무래도 제대로 검증된 게 아니니까 못 믿는 사람이 많아. 이거야 몇번 왔다가면 알아서 입소문이 퍼질테지만.”


우석이 모니터를 가르키며 말했다.


“농촌, 시골, 벌레. 이건 3개가 한 묶음으로 봐야겠네. 여자들은 벌레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맞아. 이건 좀 어쩔 수 없는 부분같아. 홈페이지에 깔끔한 숙소 사진이나 세스코 마크 같은 걸 붙여놓을까 하는데? 어때?”


제법 괜찮은 생각이지만 우석은 씨익 웃기만 했다.


“기다려 봐. 이 부분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


어느덧 계절은 늦가을에 접어들었다.


우석의 과수원에 있던 여름사과 아오리, 추석 석과 홍로, 본격적인 가을 사과 홍옥은 모두 수확되어 태산청과로 들어갔다.

워낙 많은 물량에 태산청과에서 과수원으로 사람을 보냈다.


계약서상으로 우석이 사과 수확량을 5배로 만들면 5배의 가격을 지불해야 했으니까.


그치만 최상등급 사과가 한 곳에 5개씩 달려있는 걸 확인하고는 찍 소리도 못했다.


듣도 보도 못한 농사법이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으니까.


태산청과는 이제 마지막 후지 사과까지 받고나면 계약서상에 적힌 가격에 500%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우석은 과수원을 걸으며 생각했다.


35억.


계약 물량의 5배가 넘는 최상등급 사과를 보던 박형식의 표정이 선하다.


‘마치 빨간 저승사자를 보는 것 같은 얼굴을 했었지.’


물량도 품질도 워낙 훌륭해서 도저히 트집을 잡을 수도 없거니와.


우석에게 약점을 잡힌 이상 울며겨자먹기로 돈을 내놔야 할 것이다.


빨갛게 열린 사과 사이를 걷는 우석의 전화기가 울렸다.


“형. 전에 부탁했던 딸기 품종 데이터 분석 나왔어. 형이 말한 특징을 모두 가진 식물체는 2개 정도 야. 향기가 워낙 좋아서 의뢰 맡긴 연구소에서 무슨 품종이냐고 물어볼 정도였어.”


“좋았어. 분석 끝낸 식물에다 표시해놔. 수아씨한테는 표시한 식물들 최대한 잘 관리하라고 하고.”


“알겠어. 그런데 형 사무실에 가져다 놓은 이 화분은 뭐야? 꽃은 주머니처럼 생겼고 이파리에는 물방울 같은 게 맺혀있는데? ”


“두고 보면 알 테니까 잘 봐둬. 세상에 없던 식물이니까.”


우석은 전화를 끊고 사과 과수원을 둘러보았다.


나무들 사이로 사과를 따느라 바쁜 1,000명의 회원들이 보였다.


인건비로 따지면 하루에 1억은 족히 나갈 대인원.


그러나 이 사람들은 모두 10만원씩 돈을 내고 온 사람이다.


우석이 살을 빼준다는 광고를 보고 몰려든 슬림파머의 회원들.


땀을 흘려가며 분주히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밝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산골에서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는데다.


우석이 몸 속에 지방을 모조리 빼줘서 일을 할 수록 몸이 가벼워지니까.


기분이 안좋을 수가 없다.


거기다 이제 곧 점심시간 이거든.


“자! 식사들 하고 하세요!”


우석은 회원들을 불러모았다.


이미 과수원의 구석에는 큰 그늘막이 쳐져있었고, 네리아를 비롯한 농장 일꾼들이 고기를 굽느라 바빴다.


국내산 돼지고기에 과수원 텃밭에서 직접 기른 쌈채소.


양념 고추장에 쌈장, 직접 담근 묵은지에 배춧국까지 더해지자.


자리에 앉은 회원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야! 일하고 와서 먹으니 꿀맛이네 꿀맛!”


“아이! 언니도 참! 그만 먹어! 살 빼러 온 사람이 무슨 고기를 그렇게 많이 먹어.”


살집이 통통한 회원이 상추 한쌈에 삼겹살을 네 점이나 얹는 일행의 옆구리를 쿡 찌른다.


“하하하. 걱정마시고 원하시는 만큼 마음 껏 드세요!”


어느새 우석이 나타나 두 사람에게 막거리를 가득 따른다.


“거 봐. 이 기집애야.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는거라니깐?”


우석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회원이 대꾸하자 다른 회원이 말했다.


“아니. 이렇게 먹다가 우리 살 안빠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우석은 사람좋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세요. 안 먹어야 살이 빠진다면 저희 회사에 돈 내고 오실 필요가 있나요. 먹어도 살이 빠지니까 저희 회사에 돈 내시는 거 아닙니까.”


“아휴. 그리고 회원님들 배 곯면서 사과 따는 거 보면 저 눈물나서 일 못해요. 흑흑.”

우석이 막걸리를 단숨에 들이키며 대꾸하자 다들 깔깔대며 웃었다.


그렇게 우석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막걸리를 따랐다.


동시에 지식연금 능력으로 지방에서 생명력을 뽑아냈음을 물론 이다.


인원이 천명이다 보니 한 바퀴 돌고나자 시간이 꽤 흘렀다.


우석이 이제야 밥을 한술 뜨려는 데.


“여전히 넉살이 좋으시네요.”


어느새 다가온 우희진이 서있었다.


“반가워요! 안 그래도 혹시 오셨나하고 막걸리 따르면서 찾았는데... 식사는 하셨어요?”


“저는 술은 별로 안좋아해서.”


우희진은 우석의 맞은편에 앉아 수저를 들었다.


“같이 먹어도 되죠?”


별 말없이 밥을 뜨는 우희진은 어느새 상당히 날씬해져 있었다.

긴 속눈썹에 갸름한 얼굴.


새까맣게 찰랑거리는 단정한 단발이 잘 어울리는 미인 이었다.


우희진은 안반데기에서 돌아온 뒤에 우석에 대해 조사했다.


‘신기한 사람이야.’


우석은 갑작스레 살이 빠진 것부터 시작해서 신비한 점 투성이었다.


설가네 농장은 지역에서 꽤나 유명한 농가였지만 딱 그게 다였다.


지역 유지 정도라고나 할까?


그런데 우석이 살이 빠진 후에 급속도로 성장했다.


남들이 다 포기한 고랭지 배추에 배팅해서 단숨에 150억을 벌었다.


그 돈으로 주변에 빈집을 사들이더니 갑자기 다이어트 회사를 런칭했다.


그리고 그 빈집에서 회원들을 재우며 농사일에 활용한다.


다이어트를 시켜준다며 오히려 돈을 받고 일을 시키는 것이다.


뒷조사를 맡긴 우성그룹 비서실장도 말했다.


‘수완이 대단하군요. 요즘 젊은 친구들 중에도 이런 인재가 다 있다니. 예전 회장님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악명높은 태산청과와의 불공정 계약을 역 이용해서 500%나 높은 가격에 사과를 팔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이 사람 도대체 뭐지?’


우희진의 호기심이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된 것이다.


그래서 우희진은 슬림파머의 공고를 빌미로 다시 우석을 찾았다.

우희진은 우성그룹의 계열사들에서 거의 손을 뗀 상태.


아버지 우건철 회장에게 가수 활동을 들킨 이후로는 집에만 틀어박힌 탓이다.


덕분에 우성그룹의 차기 후계자는 언니라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인 분위기였다.


우희진 스스로도 그렇게 여기고 있었고.


그러나 살이 빠지면서 자신감이 생긴 탓일까?


아니면 설우석이라는 남자의 행보에 자극을 받은 탓일까?


우희진은 우석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신도 무언가 해내고 싶다는 욕구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산처럼 쌓인 밥을 먹어 치우던 우석이 말했다.


“참! 혹시 희진씨도 벌레 무서워하세요?”


“도시에서 온 사람은 거의 그렇지 않을까요? 저도 벌레는 무서워요. 다른 회원들도 이따 숙소에 벌레 나올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많고요.”


“하하. 숙소에는 벌레 한 마리 없을 겁니다. 제가 그럴 줄 알고 숙소에 특별한 걸 가져다 놨거든요.”


“그게 뭔데요?”


우석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벌레 잡아먹는 식물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탈퇴계정]
    작성일
    22.02.21 19:34
    No. 1

    35억이면 작년하고 똑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인데 계산이 틀립니다.
    2만 상자가 10만 상자로 바뀌고 500%면 175억이 정확인 가격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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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화. 세상에 하나 뿐인(2) +1 22.02.21 55 2 11쪽
15 15화. 세상에 하나 뿐인(1) 22.02.21 53 4 12쪽
14 14화. 황금배추(5) 22.02.20 56 4 13쪽
13 13화. 황금배추(4) 22.02.20 67 6 13쪽
12 12화. 황금배추(3) 22.02.19 64 5 11쪽
11 11화. 황금배추(2) 22.02.19 59 4 12쪽
10 10화. 황금배추(1) 22.02.19 65 5 12쪽
9 9화. 계약? 개 같은 약속의 줄임말(5) 22.02.18 65 3 12쪽
8 8화. 계약? 개 같은 약속의 줄임말(4) 22.02.18 68 4 11쪽
7 7화. 계약? 개 같은 약속의 줄임말(3) 22.02.17 67 3 11쪽
6 6화. 계약? 개 같은 약속의 줄임말(2) 22.02.17 73 4 13쪽
5 5화. 계약? 개 같은 약속의 줄임말(1) +1 22.02.16 77 2 14쪽
4 4화.뉴스에서 봐요(2) 22.02.16 85 3 12쪽
3 3화. 뉴스에서 봐요 (1) 22.02.15 88 4 13쪽
2 2화. 꽃이 피다(2) 22.02.15 104 5 15쪽
1 1화. 꽃이 피다(1) +1 22.02.14 136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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