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논리적 주장을 펼치는데 근거가 무너져 버리면 그 얘긴 정말 헛소리가 돼 버립니다.
뜬금없이 무슨소리냐하면, 요새 문피아 한담란에 재미냐 철학이냐 하는 논쟁이 오가서 잠깐 한마디 하고싶어 꺼내는 얘기입니다...
예전에 한참 라이트노벨을 쓸 때의 일인데, 글을 최대한 가볍게 써야 한다는 생각에 하렘이니 1대100이니, 주제와 전혀 상관없는 여러 에피소드를 집어넣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봤자 조아라에서 선작수 300밖에 안됐던 비루한 글이지만, 어쨌든 그 글은 해당 에피소드 때문에 글의 근거가 무너져 버렸어요.
저는 해당 글로 '세상 만사는 자기 통제 아래 둘수도 없고 둬서도 안된다'는 걸 주장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주장을 제대로 펼쳐보기도 전에 몇몃 에피소드 때문에 글의 근거가 무나져 버렸어요.
저는 이야기란건 작가가 하고싶은 얘길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해당 작품으로 하고싶은 얘기가 없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 할 얘기가 있다면 그 근거가 되는 에피소드로 천천히 독자를 설득해야 된다는 겁니다.
제가 존경하는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는 그런 글을 잘 썼던 분이십니다. 저는 그분이 쓰신 글을 읽을때마다 끝에 가선 엄청난 전율과 희열을 느꼈어요. 아무래도 그런게 '재미있다'는 게 아닐까요?
무슨 얘길 하려는지, 옆길로 새지 않고 똑바로 주장하는 글. 하렘도 좋고 다 좋지만 저는 여태 그런 글을 재밌게 봤습니다.
따라서 근거가 있는 글이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막연하게 싸우기만 하고 정의를 부르짖는 글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글이 많아졌으면 해요.
재미있고 좋은 글이란 아무래도 그런 글이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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