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글들이 보여서 지나가는 철학도로서 ‘철학’에 관한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한번 생각해보시고 말이 안된다 싶으면 거르시고, 뭐 마음에 안 든다 싶으면 비판하셔도 됩니다. 철학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사유의 학문이자 비판의 학문이기도 해서요. ‘들개’처럼 마구 물어도 상관없어요. 맨날 하는 게 이거니까...
게다가 이 글을 쓰는 것도 많이 부끄럽네요. 그리고 글 써야 하는데... ㅋㅋㅋㅋ
아무튼 겨우 몇 년차에 불과하지 않은 철학도로서... 철학서적도 많이 읽고 고민을 많이 해보긴 해봤지만... 제 자신의 철학에 대해서 말할 때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철학도로서 이런 글을 남기는 것도 참으로 우려가 생깁니다. 철학 공부가 신기한 것이 공부를 하다보면 엄청 겸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뭐... 여기에 대해 언급하자면 무척 길어질 거 같으니까... 아무튼 넓은 아량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작품의 철학?
네, 중요하죠. 그런데 기본적으로 작품은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철학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철학은 기본적으로 사유입니다. 이 사유에서 철학은 출발하며, 이 사유란 바로 생각입니다. 어떠한 작품이라도 이러한 ‘철학’에서 기본적으로 출발합니다. 사유가 없다면 작품을 어떻게 쓰겠습니까. 그러니까 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는 어떤 기본적인 구상과 상상 같은 작업에 임하여 작업을 한다는 소립니다. 즉, 어떠한 작품이라도 ‘최소한의’
(표현을 붙이려고 하는데 이렇게 표현을 자의적으로 붙이겠습니다. 더 나은 표현이 생각이 안나서...ㅋㅋ) ‘사유’가 존재한다는 거죠.
그것이 설령 킬링타임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킬링타임으로서의 철학이 뭐가 나쁜것인지... 저는 의문이기는 해요. 솔직히 철학의 높낮음을 평하는 것도 웃기는 것이구요.
물론 혹자는 킬링타임이 의미없다라고 말을 할 수 있겠죠.
여기서 한 번 말장난을 쳐볼까요?
‘의미없는 것’도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의미가 없다라고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죠. 의미가 없다고 말이죠. 킬링타임이 재미있으면 그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철학에서 말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철학’에서는 ‘다양성’을 포용합니다. 절대적인 규정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규정한다는 것은 대단히 폭력적이에요. 규정 이외의 것은 버려지게 되니까요. 그래서 철학은 언제나 ‘고려’ ‘소통’을 고려합니다. 물론 고집이 세면 한쪽편으로 쏠리겠지만... 철학을 한다는 사람치고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못 본거 같네요.
(지금 말이 길고 따분하다고 생각하죠? 철학하는 사람들 다 이래요. 죄송해요. 말 할게 너무 많거든요ㅋㅋ...)
암튼... 철학이 거창할까요? 네 거창하죠. 형이상학적으로 관념의 세상이니까요. 사람들이 쉬이 위해하지 못 하는 어려운 단어 나오니까요. ‘주체’ ‘타자’ ‘고정’ ‘아포리아’ ‘물자체’ ‘즉자’ ‘대자’ 등등. 저는 철학이 거창하기도 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거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기존까지의 철학에 대한 사고 패러다임을 바꿉니다. 이 사람은 정말 당돌하게 철학이 ‘헛소리’라고 말합니다. (전기 사상에서 그리 말해요. 후기 사상은 좀 다릅니다. 가치체계로서의 맥락에 맞아 말이 되면... 그래도 철학의 역할은 그에게 있어서 “청소부 역할”이라 기존의 철학 사상과는 달라요.)
아씨... 글이 길어지는데...ㅜㅜㅜ 이것만 말하겠습니다. 철학자들은 좀 변태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 남들이 사고하지 않는 면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회의(의심)를 잘 합니다.
일상적으로 생각해봐요. 지금 너가 보고 있는 것이 내가 진정으로 맞냐는 개소리를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비트겐슈타인은 이 철학이 어떤 맥락 속에서 동떨어져 있다면 헛소리라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고 싶은 건 작품에 철학있는건 좋은데 그에 어울리는 철학이라면 좋은데, 무슨 감동도 재미도 없는 개똥 철학이라면 말짱 꽝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은 묻습니다. 2,500년간 철학이 뭘했냐... “존재란 무엇인가?” “선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철학자들은 이에 해명하고자 했습니다. 그 날고 완전히 긴 철학자들도 해명해내지 못 했습니다. 모두가 불확실성을 인정합니다.
그 어떤 위대한 철학자라도 말이죠. 그 유명한 칸트도... 이성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칸트가 말하는 본질, 물자체요? 인간은 보지 못 합니다.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실존주의자 니체요? 철학하다가 정신병 걸렸어요. 차이와 반복을 말하고 <노마디즘>을 말한 들뢰즈요? 자살하셨습니다.
철학도로서 철학에 대해 과감히 말한다면, 우리는 결국 ‘불확실성’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진리? 진실? 안타깝지만 이 이데아라는 본질은 지금 철학계에서 보지도 않아요. 진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판국인데... 진리라니..
철학이 대단한가요? 대단하지 않아요. 철학하면 미칩니다. 철학을 하게 되면 철학만 파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좀처럼 해명되지 않는 불확실적 문제들에 해명해야 하니까요. 인간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나요? 철학자들은 고질적인 철학적 질병에 시달리면서 이것들과 싸웁니다. 말만 해도 토나옵니다.
그렇다고 하여 제가 철학이 쓸모없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작품에서 철학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철학이 없다가 말하는 것은 작품에 있는 철학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오해마세요.
저는 근데 여러분이 말하는 ‘철학 없음’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작품에 철학이 없을 수가 있나...??? 뭐 소위 지뢰작이라고 말한다면 이해가 가는데...
액션 영화를 보면서 철학을 찾나요..? 개그 영화를 보면서 철학을 찾나요? 잘 모르겠네요. 철학자들은 예술을 좋아하는데... 영화도 좋아하고... 물론 대중적인 영화는 그리 즐기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이것도 개개인 편차가 있어서요.
뭐,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작가와 철학자는 다릅니다. 생각하는 지향점도 다르죠. 물론, 구상한다는 작업에서 비슷하죠. 하지만 둘이 같나요? 작가가 철학자인지는 저는 의문이네요. 만약, 같다면 왜 따로 있을까요.
작가가 철학을 남긴다라... 너무 애매모호한 말이네요. 철학적 주제라면 이해가겠는데.. 뭐, 정의라던지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등등을 말하는 것일텐데... 작가가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생각하여 작품에 넣는다? 세기에 이름남길 철학자들이 아니면 못 하는 것인데...
뭐, 제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걸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죄송합니다. 철학도라서 그래요. 철학도들은 서론이 더럽게 깁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 여기까지 보셨을지도 의문... 간단히 결론말하면 재미와 철학과의 ‘조화’를 말하고 싶네요. 재미만을 추구하면 작품이 너무 가벼워질테고 철학만을 말하면 작품이 너무 무거워질테고... 철학 소설이요? 잘 쓸 자신있습니다. 몇년동안 해온 게 탐구하면서 생각해온 게 이 짓인데... ㅋㅋㅋ...
재미와 철학의 교차점... 이 합의점을 잘 갖추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하네요. 그리고 무척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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