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니름]
산동유가는 한 때 천하 십대세가 중 하나였으나, 지금은 십대세가에도 들지 못하고 산동에서 1-2위를 다투는 군소세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산동유가의 현 가주는 가문의 일절 '회륜천강도법'으로 강호 100대 고수의 일좌를 차지하고 있는 유세준이다. 그의 두 아들 중 첫째 유천화는 문무 양면에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재로, 당대 정파의 유명한 후기지수 8명 중 하나인 '무림팔준'의 일원이다.
그러나, 둘째 유천영은 형 보다 못한 아우로 무학에서 큰 진전을 보지 못하자 문학에만 정진하며 무가집안에서 난 '문절공자'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그런데, 사실 그는 우연히 고조부 '도성' 유승곽의 동생인 '천혼신마' 유태광을 만나 그의 진전을 이어받아서 마교교주에 버금가는 '천혼일기마공'을 익힌 소년 고수.
뿐만 아니라 유태광으로부터 모산파의 장문인에게 전해지는 '모산기해진서'를 익혀 일류고수를 능가하는 상승술법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술법사로서, 모략에 싸인 가문의 불행을 비통해 하며 복수의 날을 준비하고 있는 잠룡이었다.
유천영은 자신의 형에게 독을 먹이고 가문의 일원을 포섭해서 유가를 포섭하고자 하는 의문의 단체 '육성맹'의 첫 침공에 대항해서 자신의 실력을 처음으로 드러내는데... -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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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처음으로 조아라에서 '낙일유가'를 읽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올라온 글을 단숨에 읽었다. 구성이나 문체가 조금 엉성한 부분도 있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산동유가에 얼키고 설킨 음모와 공포가 드러나는 내용이 대단히 흥미진진해서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일반적인 무협과 같이 평이한 무술과 함께 주인공의 영웅적인 성장담이 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이한 도술과 요괴가 추가로 등장하고, 새롭고 흥미로운 캐릭터를 속속 등장시키면서 서사의 스케일을 점점 더 확장시키고 복잡한 구성을 흥미있게 이끌어가는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특히, 제갈공명을 부활시켜 술법사로서 주인공의 자각과 성장을 위한 멘토로 삼은 것과 같은 의외적인 배역 설정은 -최근 신무협에서 흔히 발견하는 특징중에 하나겠지만- 읽는 이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연재중이라 그 끝이 어떻게 귀결될지 모르고 내용 전개상 비밀이 많아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낙일유가'의 구성과 스토리 진행에 대해서 한 마디 덧붙이고 싶은 것을 어쩔 수 없다.
도술과 요괴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작가가 일반적인 무협 뿐만 아니라 요괴물과 같은 저패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사료된다.
그런데, 낙일유가와 유사한 경향의 작품이 이미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낙일유가가 나의 안목을 사로잡은 것은 결국 작가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탁월하기 때문지만, 몇몇 장면이나 구성은 개연성이 떨어져 조금 아쉬움을 남겨주었다.
예컨대, 주인공이 우연히 유태광을 만나고 그에게 배우는 설정, 우연히 오귀존자를 만나는 설정, 우연히 광뢰악마와의 일전을 벌이게 되는 설정 등은 주인공과 산동유가가 천법을 사용하는 광뢰악마의 감시하에 있다는 점에서 보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또한 주인공이 출도후 가끔씩 보여주는 이해할 수 없이 잔학한 면은(예컨대, 객잔에서 합석을 강요한 강호 후기지수를 잔혹하게 죽이는 사건) 주인공이 일반인들에게 보여주는 아량에 비교할 때 일견 어색한 면이 없지 않다.
물론 결말이 다가오면 나의 의문은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가문을 침략한 자들에 대한 복수심에서 시작해서 스스로 결심, 인간이기를 버린 비인간적인 면모를 여지 없이 보여주었던 백림촌 사건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객잔의 학살사건은 그럴 필요까지 있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주인공이 익히고 있는 술법 또는 주인공의 의문에 싸인 성좌의 속성이 주인공의 잔혹성을 부추겼을까. 아니면 주인공을 주시하고 있는 '그'가 주인공을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을까? 아마도 그것은 작자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강호의 독자제현에게 공포와 의문의 집 '낙일유가', 일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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