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ovelesses 님의 서재입니다.

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넋두리

작성자
Lv.19 헤리엇
작성
07.02.23 19:04
조회
760

글을 쓴다는 건 참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처음 글을 썼을 때는 대여점에 넘처나는 양판소에 분노해서 썼던 것 같습니다.

"이게, 뭐야."

"왠, 초등학교 작문이 책으로....."

그런 걸 보는 제 자신이 한심했고, 제가 써도 잘 쓰겠다는 마음에 장르문학을 우습게 보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무협이란 장르를 접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습니다. 처음 김용님의 사조영웅전을 봤을 때의 감동이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김용님의 소설 속에서는 바보같은 인물, 똑똑한 인물, 욕심이 많은 인물들이 살아숨쉬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역사적 지식과 음과 시. 술과 도박에 대한 방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무공에 대한 상상력까지 어느 것 하나 감탄사가 나오지 않는게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재밌었기에 김용님의 다른 소설도 전부 빌려보고, 그것도 모자라 다른 무협소설을 탐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몇 년 간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가끔 지뢰도 밟았지만 보석같은 작품들이 많았고, 그걸 골라 읽는 재미도 쏠쏠했으니까요.

그 때 우리나라 작가로 용대운님, 좌백님 등을 알게 됐지요.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볼만한 작품이 점점 줄어들더군요.

어느 걸 봐도 비슷하거나 아예 똑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나라에 판타지 열풍이 불었죠.

저는 이상한 아집이 있어 제가 보던 무협지가 최고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판타지를 무시하고, 전혀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보게 된 책이 있었지요.

바로 '드래곤 라자'입니다. 제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 여러분이 상상하시는데로 이번에는 폐인모드가 되서 닥치는대로 판타지물을 주어 삼켰습니다.

아, 그 때가 좋았는데.......판타지 초창기는 명작이 많았었거든요. 명작을 찾아내 잠자는 시간마저 줄이며 읽는 기분. 책 한권이 너무나 짧게 느껴지고,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기분.

이런 기분때문에 아직까지 장르문학에서 해어나오지 못하는 거겠죠. 요즘 들어서는 느끼기 힘든 기분이 되어버렸지만요.

볼 것이 하나씩 사라져갈 때 이런 생각을 했지요.

'내가 한번 써볼까?'

책을 빌려볼 때 작가서문에 보면 독자였다가 글을 쓰신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저 역시 도전했습니다.

이제 글을 쓴지 한달이 넘었네요. 처음에 쓸 때는 선호작 하나 댓글하나에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점점 초심을 잃고, 욕심이 생기고, 제 글에 집착이 생겼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 씩 문피아에 들락날락하면서 조회수 확인, 댓글, 선호작을 확인하는 제 모습이 너무나도 추하게 느껴지더군요.

욕심을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면서도 바보같은 자기애는 인정받고 싶고 확인받고 싶은 기분이 들었나봅니다.

글을 쓴 다는 것은 망망대해에 알몸으로 내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내가 잘하는 건지 틀린 건지 맞는 건지 확인할 길이 없죠.

그럴 때 댓글과 조회수, 추천은 멀리서 깜박이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아, 내글을 봐주는 사람이 있어.'

'칭찬해 주는 사람이 있어.'

고독하고, 힘든 일상에서 지켜봐 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작가분들이 생계의 위협 앞에서도 차마 글을 놓치 못하는 게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마구 적다보니 두서가 없군요.

딱히 할 말이 있는 건 아닙니다.

이건 그냥 넋두리.  인간으로서의 푸념에 불과합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25 산보™
    작성일
    07.02.23 19:05
    No. 1

    힘내십시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더스틴
    작성일
    07.02.23 19:11
    No. 2

    힘내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괘재재
    작성일
    07.02.23 19:18
    No. 3

    하하하... 연재글 올리는 분들이 거의 비숫하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9 평소에가끔
    작성일
    07.02.23 19:18
    No. 4

    ...... 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겨울바른
    작성일
    07.02.23 19:20
    No. 5

    누구나 다 그렇다고 생각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수민
    작성일
    07.02.23 19:23
    No. 6

    大同小異란 말이 불쑥.
    힘내시고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화룡진인
    작성일
    07.02.23 19:47
    No. 7

    예전 해태타이거즈의 홈런왕 김봉연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다가 다시 홈런포를 연이어 날리자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홈런포가 다시 가동된 이유가 뭡니까?”
    “단순히 마음을 비우고 치니 되더군요.”
    기자가 이 문답에서 김봉연의 홈런포에 이름 붙인 것이 공심타법(空心打法)입니다.

    아지니님 힘내실 수 있도록 공심필법(空心筆法)의 깨달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글 쓴다는 자체가 즐거웠던 것 잊지 마시고, 지칠 때는 한 며칠 쉬었다가(물론 독자 분들께 공지로 알려야겠지요) 문장들이 자기 머릿속으로 막 쏟아질 때 올려주시면 됩니다. 아지니님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며칠의 간격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으니까요. 힘내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류재한
    작성일
    07.02.23 19:56
    No. 8

    화룡진인님 말씀 많이 와닿네요.
    저도 신경이 좀 날카로워지려는 직전의 상태인데.
    저도 마음을 좀 비워 볼까요.
    비워야지 뭐가 좀 차지 않을까요?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당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6 Finister..
    작성일
    07.02.23 20:45
    No. 9

    힘내십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겨울바른
    작성일
    07.02.23 21:15
    No. 10

    아, 마음 비우기. 확실히 욕심을 많이 부리면 안 돼요.

    양판소가 되는 이유가 주인공을 너무 사랑해서..라는 것도 이유거든요.
    주인공을 너무 사랑하기에 이것저것 많이 해주기도 하니까요.

    제가 그랬죠. 후후. 지금은 마음을 꽤 비워서 주인공이 옛날과 달리 꽤나 비리비리 하답니다. 후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엿l마법
    작성일
    07.02.23 22:58
    No. 11

    파이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2 하로
    작성일
    07.02.24 00:16
    No. 12

    힘내시구 홧팅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62356 한담 소설추천좀부탁드립니다 +1 Lv.2 하얀바닷가 07.02.28 501 0
62355 한담 뜻밖의 인터뷰- 송현우 +26 Lv.1 담적산. 07.02.27 1,667 0
62354 한담 저는 주로 한담란에 댓글을 즐겨보는데.. +6 Lv.81 [탈퇴계정] 07.02.27 560 0
62353 한담 진중한 무협이 없다 +12 Lv.17 황산 07.02.27 1,114 0
62352 한담 오드아이 올라올때가 된거같은데 +6 Lv.24 악플의대가 07.02.26 1,090 0
62351 한담 금강님의 소림사(6)는 언제쯤? +17 Lv.16 지석 07.02.26 1,238 0
62350 한담 설레는 독자들과의 두번째 만남, 두번째 정팅 +16 랍스타대감 07.02.26 832 0
62349 한담 SL여동생.연재주기가 ...... +9 Lv.7 화운장 07.02.26 1,056 0
62348 한담 김정률작가님이 문피아에? +16 Lv.25 산보™ 07.02.25 2,258 0
62347 한담 에냑님은...에냑님은... +4 Lv.41 동방진국기 07.02.25 947 0
62346 한담 아! 결국 질렀습니다. +17 Personacon 네임즈 07.02.25 1,243 0
62345 한담 표절작 검사 이계 가다.! 동아측의 눈가리고 아웅... +40 Lv.1 암중광 07.02.25 2,627 0
62344 한담 선호작 목록 중 완결 or 연중 작품...어떻게 하시... +8 Lv.37 OOOh 07.02.25 846 0
62343 한담 잠시... 접속에 문제가 있었는데.... +10 Personacon 금강 07.02.24 869 0
62342 한담 오랜만에 왔는데.. +3 Lv.84 금선 07.02.24 599 0
62341 한담 블러드스테인 너무 늦게올려 죄송합니다.^^; +9 Lv.5 류연 07.02.24 569 0
62340 한담 히잉 ;ㅁ; +2 Lv.6 샤랑 07.02.24 929 0
62339 한담 기습이벤트 3의 1번문제 맞추기 +10 Lv.30 NG 07.02.23 2,669 0
62338 한담 의외로 좋은 작품들 찾아내는방법 +6 Lv.1 다섯자압박 07.02.23 1,577 0
» 한담 넋두리 +12 Lv.19 헤리엇 07.02.23 761 0
62336 한담 아무나 하는 거 아닌거죠. +12 Lv.14 자건 07.02.23 1,158 0
62335 한담 [키즈멧:Kismet]의 첫번째 타이틀이 생겼어요~! Lv.15 [적하] 07.02.23 1,146 0
62334 한담 태극검해 2부.... +7 Lv.40 작열 07.02.23 3,371 0
62333 한담 주야 맞교대인데도, 퇴근이 무서울때... +11 Lv.1 담적산. 07.02.23 3,259 0
62332 한담 개인 블로그가 생긴다면.... +7 Personacon 네임즈 07.02.23 2,344 0
62331 한담 '~깐' 안 거슬리세요? +20 Lv.99 모립 07.02.22 2,943 0
62330 한담 타, 탁월이 핀치!!! 위기의 선작 수 666!!! +10 Lv.25 탁월한바보 07.02.22 2,342 0
62329 한담 여러부운~~ +13 Lv.55 뻘줌대마왕 07.02.22 1,071 0
62328 한담 아~ 요즘 너무 즐거워요 ㅜㅜ +5 Lv.2 나(羅) 07.02.22 883 0
62327 한담 999의 저주, 1000, 그리고 깨달음 +22 랍스타대감 07.02.22 2,067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