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설 대부. 지극히 미국적인 소설이다. 영화화 되어 많은 수익을 거두었다. 아직도 세계적인 명화로 꼽히는 만큼 당시에도, 지금 와서도 그 영향은 대단하다. 외국소설이고 대부 출간 전에도 문학적으로 호평을 받은 작가의 소설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대부를 쓰고 성공을 거두며 말한다. 이는 문학적인 가치 보다, 상업적인 가치에 의해 쓰게 된 글이라고. 그는 당당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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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를 쓰며 대부의 작가가 원한 것은 '재밌는 글'이다. 흥미적 요소를 단단히 갖춘 글인 것이다. 문학은 흥미와 재미를 동반할 수 있고 이것은 중요하다. 재미와 흥미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함이란 것이다. 한국 출판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르문학은 재미를 동반한다. 때문에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분명 결여된 점이 많음에도 수익을 거둔다.
사랑, 인생, 욕망, 타락, 성세 등 대부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과연 한국의 장르문학은 이와 같은 점을 담고 있는가? 그러한 작품도 있고, 그렇지 못한 작품도 있을 것이다. 다만 현실성이 결여 된 작품이 많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그것은 장르에 따른 한계다. 이것을 질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연재를 통해 출간되는 과정. '대부'가 문피아에 연재되었고, 출간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가정해보자. 수작임에 틀림없는 작품이다. 연재 당시 많은 이들이 호평을 할 것이다. 그에 준하는 인기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연재를 통해 서점용이 아닌 대여점용으로 출간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자. 과연 사이트 연재에서 얻었던 인기 만큼 그만한 인기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 작가에게 있어 인기는 그만큼 중요하다. 물론, 매니아적인 부분이 강한 작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고작 그 뿐일 것이다. 세계적인 작품은 커녕 우리나라 안에서 조차 대단한 작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부는 상당히 미국적인 작품이므로 그에 준하는 내용의 한국적인 작품이 나왔다고 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여점의 한계다. 인터넷 연재의 한계이며, 장르문학의 출판시장과 더불어 문피아가 지니고 가야할 문제다. 장르문학과 장르문학 연재 사이트는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므로 이는 불가피하다. 출판시장의 한계, 장르문학의 한계, 시장의 좁음. 이같은 것들이 문제가 된다.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가 한국에서 출판되었다면 영화화 되기는 요원했을 것이란 말이다. 영화화는 커녕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벅찼을 것이다. 드래곤라자 이후 그만한 인기를 가진 작품이 나온 적 있던가? 발전과 퇴보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 이것은 우리가 타개해야 할 문제점이다. 작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니 발전은 발전인데, 그럴수록 참신함이나 창의성을 인정 받지 못하고 퇴보하고 있는 것이 그 일환이다. 더 이상 새롭지 않고 더 이상 환상적이지 않다.
시작은 대부란 작품을 비유하여 열었지만 결국은 장르문학이 안고 있는 풀리지 않는 문제점을 말하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쓰며 답답함을 느꼈다. 독자로서 느끼는 것, 작가로서 느끼는 것 두가지 모두 안타까움이다. 이런 점은 문피아나 출판시장 쌍방이 노력해도 참 힘이 든 일이다. 모든 문학을 읽는 독자들의 인식이 바뀌어도 힘든 일인데, 인식을 바꾸는 것 자체가 힘이 든다.
독자를 바꾸는 것은 작가의 힘이다. 결국 모든 것은 작가에게 기인한다는 것이다. 한국 장르문학의 미래는 작가에게 있으며 이는 처음 글을 쓰는 작가든, 기존에 글을 써 왔던 기성작가든 속에 담고 가져가야 할 문제점이라고 본다. 물론 책을 내는 출판시장의 문제점도 있겠지만 결국 작가들의 새롭지 못한 '반복'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을런지. 하나가 좋다 하여 모두가 따라가선 안 된다. 이로 볼 때, 장르문학의 탈출구는 상상과 창조에 있지 않나 싶다.
한담란에 이 같은 글을 올린다 한들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테지만, 답답한 마음에 올리는 글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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