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의 글들을 모두 눈팅하는 글쟁이입니다.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더군요.
작가의 입장에서 악플과 비평에 얼마나 자유롭게 대처하고 관조가 가능할지 이론적으로 아무리 적어봐야 다 쓸모 없다고 판단해 간단하게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작년, 9월부터 조아라에 저는 게임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습작이었고, 하루 써서 올리고, 실시간으로 써서 연재하며 한달가량 지났습니다.
그러자 과분하게도 투베1위, 주간순위 1위를 하더군요.
그때는 참 좋았습니다. 눈에 보이는게 없었죠. 수많은 출판제의가 들어왔고, 저는 한곳을 선택해 출판을 했죠.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안티가 한 1만명쯤(^^;) 생겨난 것 같았고, 악플과 <단순히 까겠습니다>라고 시작한 글들이 인터넷을 떠돌았죠.
지뢰작이라고도 불렸고, 대인지뢰를 넘어선 대전차지뢰급이라고도 글을 써주셨죠.
물론 저는 좌절했습니다. 7권분량의 글을 5권으로 종결하고, 한동안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그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 제 판단이었습니다. 그날 쓴 글을 바로 퇴고없이 시간에 쫒겨 올리고, 하루하루 기분에 따라 모든 글들이 분위기가 변하는데 억지로 그것들을 끼워넣어 연재하는 위험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필요할때마다 그때그때 즉석에서 만든 설정들의 위험성을 이제야 알게 되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3월부터 지금까지 3권을 쓴 다음 연재를 시작했죠. 수십, 수백번 수정하고, 삭제한 글만 권으로 따져도 3권은 더 될겁니다. 사실, 2권은 15000자를 전부 삭제하고 처음부터 다시 썼었죠.
진지해졌다는 뜻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네요.
물론 이번 작이 얼마나 독자분들에게 호응을 얻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의 제 글과는 무척이나 다르다는 것은 확실하고, 그건 악플과 비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그런 글들을 접하면 마음이 찢어지고 지금도 남아있는 악플들을 보며 울컥하지만, 그것이 없었다면 이번 글도 전작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는게 제 판단입니다.
악플은 나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쓰디 쓴 것을 삼키는 순간 그건 일종의 영약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 기사가 생각나는군요. <투에니원, 빅뱅, 동방신기, 원더걸스>의 성공을 두고 기자가 그런 말을 했죠. "그들은 모두 엄청난 연습을 한 준비된 신인이었다" 라고요.
악플따위 삼키지 못할거면 뱉어버리세요.
하지만 삼키려거든 그 쓴맛을 느끼며 이를 악 물고 그 악플이 왜 달리는지를 생각해보세요.
작가에게 끝이란 없습니다.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스스로에게, 나아가 대중에게 만족스러운 글을 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작가의 숙명입니다.
표면에 드러난 100개의 악플 뒤에 1000명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그런 것들에게 쓰러져 넘어지기에는 아직 갈길이 너무도 멀지 않습니까?
개그맨들이 쉽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안티도 팬이다.>
악플이 짜증나고 화가 난다면 더욱 노력하고 발전해서 보란듯이 넘어야 합니다. 드레곤라자나 룬의 아이들도 악플은 달리고 안티는 있습니다.
너무 글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그것들은 어차피 작가로 살아가려면 마주칠 수 밖에 없는 문제니까요.
얘기가 점점 산으로 가서 이쯤에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미숙한 제 글과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죠.
글 쓰기 힘들때나 마음속으로 '이쯤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저장>을 누르기 전에, 혹은 귀차니즘으로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쓰지 못하고 웹써핑을 할때, 그럴때 악플이나 비평을 떠올려보세요. 전 참 도움이 되더군요.
불타오르는 계기와 자극으로 생각하시는게 가장 현명한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Commen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