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은 분명 존재합니다.
악플 중에는 정말 질이 나쁜 인신공격성 악플도 있지만 악플도 견디지 못하고 삐쳐서 펜을 꺾을 정도의 작가라면 차라리 글을 올리지 않는 것이 작가 본인에게도 현명한 선택일 듯합니다. 악플 뿐 아니라 비평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작가분들도 상당하고 그것에 마음 상해 투정부리는 분들도 존재합니다.
그런 분들은 이런 공개된 곳에 글을 올려 호의적이고 선의 가득한 평가를 구걸해 작가 스스로 자기만족과 자아도취에 빠질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공간인 블로그에 글을 올려 스스로 만족감을 찾는 것이 낫겠지요.
더 나아가 이런 분들의 경우 독설 섞인 비평조차 악플로 본다는 것입니다. 소름끼치고, 전율이 생길 정도로 서릿발같이 매서운 독설과 함께 예리한 지적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비평을 읽으면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식은땀이 날 정도지요. 정말이지 촌철살인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는 분들이지요. 그렇다고 이 독설가 분들을 악플러로 봐서는 안됩니다. 아래에서 언급하겠지만,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문제 삼아 독설을 내뱉어 작가를 오그라들게 만드는 비평과 작가 개인의 인신전속적 문제를 거론하며 인신공격적인 악플을 올리는 것과는 분명 구분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쪽의 비평이나 독설, 비난을 듣기 싫다면 작품 연재 초기에 글을 쓰기 전에 어떠한 비평이나 비난, 비방, 악플을 거부하고 칭찬과 찬양, 선플만 올려달라고 공지한 후 글을 쓰시는 것이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맹자에 보면
天將降大任於是人也에는 必先苦其心志하고
勞其筋骨하고 餓其體膚하고 空乏其身하고 行不亂其한다
所爲 所人心忍性하여 曾益其所不能 이라.
는 말이 있습니다.
굳이 이런 어려운 한자어를 빌리지 않더라도 온실 속의 화초로 자란 꽃이 강하게 자라지 못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온실 속에서는 생존율이 높겠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향기 없이 시들어 갈 것이 자명합니다.
고난과 시련은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타인의 글을 받아 넘기지 못해 토라지고 상처받아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 없었으면 할 뿐입니다. 어쩌면 악플이나 비방으로 굳건한 심지와 의지를 가진 작가분들만 생존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어차피 작품이나 작가들의 경우에도 강하고 경쟁력 있는 작품 작가들이 살아남게 되는 것이니까요.
습작, 처녀작이라고 전제하고 자신의 작품을 자학하고 비하하면서 사전에 타인의 비평과 비난을 피하려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과연 이런 분들이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을까요? 아마도 평생 습작만 쓰다가 사라질 것입니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나오는 말 처럼 [나의 착함을 이야기하는 자는 곧 나의 적이요, 나의 악함을 이야기하는 자는 곧 나의 스승이다]라고 생각해 어떤 댓글이든 소화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 심력, 담력을 길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평론가나 비평가는 어느 조직에서나 환영받지 못합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정말 증오와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아는 것도 많고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고들고,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사람들은 의외로 환영받는 존재가 아닌 것입니다.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하고 그 옳은 소리가 작가와 작품에 잘 들어 맞고, 작가고 그걸 인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은근히 화나고 짜증나고 왠지 불편부당함 마져 느껴지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은 죽어라 타자를 쳐 가면서 작품을 올리면서 선작이든 뭐든 인기 얻어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비평가, 평론가들은 이리저리 먹잇감 찾아다니는 짐승들처럼 '이게 잘 됐네 잘못됐네' 하고 있으니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어떤 작가분들은 자식과 같은 작품에 비난글과 독설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서 겉으로는 평정을 유지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는 심정으로 글을 올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평론하고 비평하는 이들이 불필요한 존재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꼭 필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죠. 아무리 훌륭한 작가라고 해도 오류가 생기고, 난점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짚어내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운이 좋은 것입니다.
독불장군처럼 자신만의 세계와 작품에 빠져 미처 돌아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한 부분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악플이든, 비난이든, 비방이든 못들을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노련하고 현명한 작가분들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부족한 부분을 메워 화룡점정을 이루는 분들도 계십니다. 좀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대처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작품의 형식이나 내용에 대한 악플이나 비방이 아니라 작가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적인 발언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의 경우에도 어느 상황에서도 흔들리고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 심지가 굳고 강직하거나 반대로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 대처가 유연하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정말 무의미한 내용이니 신경을 써서 심력을 낭비할 필요도 없는 부분입니다.
작가님들이 얼마나 힘들게 글을 올리고, 작품활동에 매진하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良藥은苦口이나 利於病이오, 忠言은逆耳이나 利於行이라는 말을 가슴 깊이 세겨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잠이 오지 않아 소견을 밝혀봅니다. 너무 가볍게 대충 쓴 듯 하긴 한데...문피아 회원님들 모두 지혜롭고 유쾌한 분들이니 알아서 현명하게 해석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쓰고나니 졸립네요. 역시 저는 글쟁이 체질이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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