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설정은 현실성을 무시할 수 있다?!
이 생각은 게임소설에서 가상현실게임이 나올 정도의 과학력이 왜 다른 문물에는 적용되지 않고 현재와 똑같이 나오느냐는 비판에 반론하려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이후의 이유도 이 비판에 반론하는 내용이 중심임을 알려 드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시할 수 있는 것이 개연성이 아니라 현실성이라는 것. 일단 제가 정의한 개연성과 현실성의 차이부터 보면,
개연성 : 어떤 상황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이해시킴
현실성 :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음
즉, '수능 만점을 받았다.'라는 현실성은 있지만(현실에서 가능하므로) 개연성을 갖추려면 이것저것 붙어야겠지요. '한 마법사가 오랜 수련 끝에 대마법사가 되었다.'라는 개연성은 조금 있지만, 현실성은 전혀 없습니다(마법사가 되는 것은 환상의 영역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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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하찮지만 가장 실질적인 '현실성 맞출 설정 짤 시간에 스토리와 직접 연관된 설정을 짜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의 이유.
게임소설의 주요 무대는 어디까지나 게임 밖의 현실이 아닌 게임 내부입니다. 따라서 여기에 집중하여 스토리와 설정을 짜는 것이 부족한 시간과 상상력, 체력 등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입니다.
또한, 중요도가 떨어지는 만큼 신경을 써서 설정을 추가하더라도 그 양과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2X XX 년에 암이 정복됐다.'라느니 '00정책과 기술의 발달로 깨끗한 서울 하늘' 등의 어설픈 미래묘사는 오히려 현실에 기반을 둔 덕분에 세계관에 몰입하기가 쉬운 게임소설의 몰입 감을 확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습니다(특히 본인). 그렇다고 좀 더 설정을 추가하기에는 앞에 말한 문제가 걸리게 됩니다.
물론 작품의 현실성도 개연성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전적으로 작가 잘못이니 그것까지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2. 제가 생각하는 메인 이유인 '장르 문학은 논픽션이 아니라 픽션이므로 스토리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설정은 무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입니다.
그동안의 저질 작품의 범람으로 개연성이 좋은 작품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커다란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것 자체는 좋은 현상이고 소비자의 권리입니다만 픽션이기에 갖는 이러한 권리까지 개연성 부족이라는 이름으로 도매금으로 매도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작가들이 자초한 일임은 틀림없지만 말이죠.
지금까지 나온 과거의 명작부터 현재의 신작. 이 수많은 픽션에는 과학적 상식이 무시되는 장면이라던가 특정 분야에만 과학력이 사용되는 장면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공상 비과학대전'이 이러한 장면에 과학을 대입시키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줬지요.
장르 문학은 픽션입니다. 지어낸 이야기지요.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완벽할 수 없습니다. 완벽하더라도 그것은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가상의 세계에서 산 경험이 없는 이상 '완벽'은 있을 수 없습니다. 판타지나 무협과 달리 게임소설에 유난히 문명 수준의 불균형이 지적당하는 것도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오류를 찾아내기 쉽기 때문입니다.
장르 문학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지적과 조언을 아끼지 않아야겠지만 칼의 방향이 틀린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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