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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마지로의 만려일작(萬慮一作)

낙조십일영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일반소설

완결

견마지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2
최근연재일 :
2022.08.29 10:35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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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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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49,279

작성
22.07.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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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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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음력 오월 초이틀(2)

DUMMY

남대가의 북적대는 인파는 마치 흐르는 물처럼 나름대로 규칙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일단의 사내들이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고기떼처럼 인파를 헤치며 일제히 한 곳으로 움직였다.

사내들이 몰려간 곳은 시장과 상점 사이에 나 있는 작은 길을 타고 들어간 또 다른 골목이었다.

작은 골목 초입을 벗어나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자 또 다른 넓은 골목이 이어지며 양 쪽 옆으로 점포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이곳은 남대가의 대로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엄연히 상점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저잣거리였다. 처음 접하는 거리였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생각외로 커다란 거리였다.

견태고와 일행들은 보란듯 펼쳐져 있는 골목의 풍경과 규모를 보고 잠시 당혹스러워하고 있는데,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사내는 어서 오라는 듯 앞에 연신 손짓을 하고 있었다.

“지유 나으리, 행수 나으리. 이쪽입니다. 이곳에서 그 사람을 좀 봤다고 합니다요.”

둥그스름한 얼굴이 듬성듬성 수염이 난 사내, 상인출신 한형무가 바로 그들을 앞으로 이끌고 있었다. 장천보는 적잖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사방을 둘러보더니 저절로 질문이 터져나왔다.

“이 곳은 어디인가?”

“개경 토박이들은 아는 곳입죠. 남대가 십자가만 상가가 모여있는 곳이 아닙니다. 고샅에 모여있는 항시(港市)가 개경에만 여러곳입죠. 그 중에서도 이곳이 규모가 제일 큽니다.”

“이런 곳에서도 장사가 된단 말인가?”

“대로의 가게보다 몇 푼이라도 더 싸니까요. 토박이들은 이런 곳에서 물건을 삽니다.”

상인 한형무가 히죽 견태고를 보며 웃어보이는데, 견태고는 뒤통수를 한 대 거하게 맞은 기분이었다. 견태고는 척오조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그제야 깨닫게 된 것이었다. 사소하지만 큰 문제였다.

척오조는 개경에서 발생한 사건을 다루는데, 정작 지금까지 개경토박이는 한 명도 척오조에 없었던 터였다.

전국의 내로라 하는 칼잡이 활잡이를 불러왔지만 정작 지리에 어두우니 어떤 조사도 제대로 될 턱이 없던 것이었다. 그나마 지금까지 살수 넷을 잡은 것은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터였다. 만약 토박이가 하나라도 일찍 척오조에 합류했더라면 훨씬 일이 쉬웠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여긴 나도 모르는 곳인데.”

한형무 옆에 있던 백해종이 슬쩍 상인 출신의 동료를 보며 투덜대자 한형무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어차피 고관대작들이 시장골목을 다 돌아다니는 건 아니잖소.”

“하긴 내가 이런 곳에 올 이유도 없었더랬지. 성중애마 시절에는.”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왕지균이 슬쩍 눈썹을 꿈틀대며 백해종에게 다가가려는데, 이상겸이 왕지균의 뒤에서 어깨를 가볍게 잡고 작게 혀를 찼다. 그 순간 한형무 뒤에 서 있던 박중철이 백해종을 보며 조용하면서도 또렷한 소리로 말하였다.

“모르면 지금부터 알아두면 될 일이네. 어차피 우리 일은 성중애마의 일과 다르지 않나.”

“누가 모른다 하였나.”

“혹시나 예전의 일로 억하심정을 갖거나 지금 처지나 동료에 불만을 갖지는 않을까 싶어 내가 먼저 이야기한 것 뿐이네. 그럴리야 있겠냐만.”

“허,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구먼. 난 그런 생각 없다니까.”

백해종은 박중철의 시선을 부담스럽다는 듯 피하며 뭔가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한형무는 그런 백해종의 모습에 별다른 사감을 느끼지 못하는 듯 보였다. 아니, 그런 것쯤은 맘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 상인의 자질일 수도 있었다. 한형무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골목 안 쪽으로 부지런히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제가 이 그림으로 물어본 것이 바로 이 가게올습니다. 이 가게 주인이 바로 알아봤다고 합니다.”

견태고의 앞에 자리잡은 가게는 자그마한 목기전(木器廛)이었다. 옻칠을 입힌 크고 작은 진홍빛의목기들은 작은 가게 안 쪽을 그득하게 채우고도 남아 골목 앞에도 몇 점을 내다 팔고 있었는데 정작 가게 주인은 건장한 사내들이 상점 앞을 가득 채우자 기뻐하기는커녕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한형무가 가게 주인을 불러 내어 자신의 손에 쥐고 있는 용모파기를 보여주자 주인은 인상을 있는대로 쓰고 눈 밑에 한껏 주름을 잡았다.

분명 뭔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보시게. 아까 내게 했던 말을 다시 해 줄 수 있겠는가. 이 그림에 있는 사람을 안다 하지 않았는가?”

“아니, 내 안면이 좀 있는 것 같다고 했지 정확하게 누구라고 말은 안 했는데···..”

“어럽쇼? 아까 한 말하고 왜 지금 나오는 말이 다른가? 조금전에는 이 사람 이 근처에서 꽤 거래 많이 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 참···..”

주인이 어딘지 꺼림칙스러운 표정을 짓고서 슬쩍 뒷짐을 지며 가게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이 모습을 보던 주변의 상인들이 하나 둘 고개를 죽 내밀더니만 목기전 쪽으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상겸이 주변을 돌아보고는 땅바닥에 가래침을 퉤 뱉으며 가게주인을 흘겨보았다.

“어째 말이 변하느냐? 우리가 집 나간 가히를 찾는 것도 아니고 쓸데가 있어서 사람을 찾는 것이거늘.”

“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 장정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거요?”

아무리 뒷골목에서 장사를 한다 한들 개경상인이 어르는 말 한 마디에 꼬리를 내릴쏜가. 이상겸의 말에 주인이 퉁명스레 반응하자 맨 처음 말을 걸었던 한형무가 사내를 보며 빠르게 조잘거렸다.

“이 위인이 화령백 대감에게 해꼬지를 했다는 위인이오. 어서 잡아서 혼쭐을 내야 하는 판국이니 아는대로 말씀을 하시게.”

“화령백? 이성계 대감 말인가?”

순간 주인과 주인 주변에 있던 사내들의 표정이 험악하게 돌아섰다. 순식간에 골목의 분위기가 파장난 도박판처럼 험해지는데 목기점 양 옆에 있던 상인들이 동시에 목기점 앞으로 다가와 한형무와 이상겸을 보며 눈을 부라리기 시작했다.

“이성계 대감 일이면 이성계 대감이 알아서 일을 하겠지 왜 여기까지 와서 행패인가?”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잘못한 사람을 잡아내겠다는데?”

“아, 글쎄, 그게 우리 개경사람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그 치들이 알아서 잡든지 놓치든지 어떻게 되든지 그건 이씨 가문에서 알아서 찾으면 될 일 아니야. 왜 우리한테 그런 걸 물어?”

갑자기 어조가 바뀌자 지금까지 곰살맞게 굴던 한형무의 목소리도 바뀌었다.

“뭐가 어째? 이보시오. 그럼 이씨 집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냥 백주에 칼 맞아 죽어도 된다는 말인가?”

말에서 순식간에 불통이 튀기 시작했다. 순간 목기점 주인과 상인들의 눈이 퉁방울만 해지더니 한형무를 손가락질하며 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니, 당신도 개경사람같은데 누구 편을 드는건가?”

“포은대감 죽은 게 엊그젠데 무슨 흰소리야?”

“이씨 집안이 개경사람들 형편 봐 준 적 있더냐?”

한형무의 말 한마디에 두세사람이 엉겨붙으며 눈을 부라렸다. 춘삼월 분위기가 갑작스레 북풍한설 몰아치는 섣달그믐이 되어버렸다.

그 순간 견태고가 앞으로 나서며 첩리를 슬쩍 풀어헤쳤다. 사내의 첩리 안 쪽에서 환도자루가 튀어나오자 일순간 한형무를 향했던 시선들이 모두 견태고에게로 돌아갔다.

“우리는 창령방 사람이다.”

순간 한형무에게 득달같이 달려들던 사내들의 입이 동시에 닫혔다. 견태고는 상인 세 사람을 돌아보더니 무덤덤한 어조로 다시 말을 이었다.

“창령방의 명을 어겨서 너희가 득 될 것이 무엇인가?”

순식간에 끓어 넘칠 것 같던 사내들의 분기(忿氣)가 일시에 사그라들었다. 목기점 옆에 서 있던 사내 하나는 슬쩍 발을 뒤로 빼더니 자기 가게로 천천히 돌아갔고 또 다른 장사꾼 하나는 슬쩍 고개를 떨구고는 견태고에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저···나으리···그게···저희는 그저···”

“아는 바를 말하라. 그것으로 족하다.”

“그게······”

“말이 박정하게 나와야 하겠는가? 두 사람에게 따로 시간을 내라 말해야 하는가?”

순간 목기점 주인이 낯빛을 풀더니 옆의 상점주인 앞으로 나서며 견태고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그림에 나와있는 자는 목장(木匠)입니다. 우리 가게에 여러 번 목기를 내다 파는 솜씨있는 사람이지요.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고, 우리는 이 사람을 이목장이라 부르지요.”

“성이 이가로군.”

주인의 말에 주변에 있던 상인들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졌다. 상인들은 고개를 가로젓더니 아예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개중 몇몇은 목기점 주인을 죽일듯이 노려보기까지 하는데,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그것이 뜻하는 바는 하나였다.

견태고는 그런 주변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목기점 주인을 빤히 노려보며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

“사내의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의 거처다. 알고 있느냐?”

“아, 말을 안 할 것인가!”

순간, 이상겸이 불쑥 앞으로 튀어나오더니 골목에 벌려 놓은 목기들을 발로 차서 날려버리더니만 그대로 발을 들어 목기점 주인의 가슴팍을 는질러 차버렸다.

순식간에 목기점 주인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목기점 안으로 처박혔고, 그 덕에 사방 벽에 쌓아올려두었던 목기들이 와르르 무너져 목기점 주인에게 쏟아졌다.

견태고가 눈을 둥그렇게 뜨는데, 이상겸은 이를 바드득 갈더니 전에 없이 거친 목소리로 주인에게 일갈을 내질렀다.

“이 가히 같은 종자야! 네 놈이 창령방의 이방과 영감과 추동의 이방원 영감을 업수이 여기느냐! 이 초라한 나무그릇과 네 놈을 같이 불 싸질러 버리면 그 버릇이 고쳐질까! 어디서 말을 짧게 하느냐!”

“여보게 이행수!”

“아닙니다. 지유! 이런 놈들은 끝까지 본때를 보여줘야 하옵니다! 그래야 기어오르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상겸이 눈을 번득이며 주변 상인들을 바라보는데, 상인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있었다. 이상겸은 그런 상인들을 보면서 이를 다시 한번 드러내니 마치 눈을 마주치는 자가 있으면 그 자에게 행패를 부리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잘 들어라. 이 가히놈아. 개경에서 야반도주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 그 놈의 처소를 불어라. 불지 않으면 네놈의 가산과 식솔을 우리 손에 붙일 것이니 그리 알고···..”

“말하겠습니다! 나으리! 말할테니 제발 살려주십시오!”

목기장이 어느새 비척비척 나무그릇 사이에서 기어나와 울음섞인 소리로 이상겸과 견태고를 보더니 연신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

조금 전까지 보이던 사내의 위세는 온데간데없어지고 그저 홀로 남은 중년 사내의 몰골만이 남아있었다.

“그 자는 이곳에서 앵계 못 미쳐 서쪽으로 올라가는 중월리의 초옥에 살고 있습니다! 물레방아 바로 옆에서 나무들을 잘라 조각을 하고 있습니다! 집 앞에 장승 두 분이 서 계시니 바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요!”

“모두 움직인다.”

견태고의 말이 떨어지는 것과 무섭게 모여있던 척오조 사내들이 일사불란하게 몸을 돌렸다. 사내들이 골목 안에서 발을 떼는 것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상인들이 우르르 목기점으로 다가와 쓰러진 목기점 주인을 일으키고 널브러진 나무그릇들을 주워담기 시작했다.

뒤편에서 작게 들려오는 욕지거리를 넘겨들으며 견태고는 옆을 걷고 있는 이상겸을 바라보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시우. 지유.”

이상겸은 입맛을 다시더니 연신 입을 쩝쩝거렸다. 사내는 눈살을 찌푸린 채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앞을 보고 있었다.

“밀고자가 그 자리에서 생업을 유지하려면 이 방법 외에 뭐가 있수?”

견태고는 별다른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겸은 못내 자신의 처사가 못마땅한 듯 다시 입을 열어 꼬리를 달았다.

“이런 짓까지 해야 한다니 진짜 돈을 더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야.”

열 두 사내가 부지런히 발을 옮겨 중월리 앞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오시(午時)에 근접한 시간이었다.

슬슬 땅이 덥혀지고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는 것이 이제 봄날도 끝 무렵임을 알 수 있었는데 검은 발립을 깊게 눌러쓴 열 두 사내의 표정에는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이 없었고, 오직 번득이는 눈초리만이 안광을 뿌릴 뿐이었다.

“저곳입니다.”

앞에 서 있던 유종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한 쌍의 장승이 언덕 위 길가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데, 그 장승 뒤편으로 낮은 초가지붕의 집 하나가 마을에서 조금 동떨어져 있었다.

초가 옆에는 가지가 깔끔하게 쳐진 아름드리 통나무들이 몇 개 쌓여 있는 것으로 봐서 저 집이 목장(木匠)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장승도 저 집에서 만들어 모신 것일수도 있었다.

“모두 집을 포위해라. 단병접전은 피하고 궁시로 승부를 낸다.”

“알겠습니다.”

“절대로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라. 붙으면 이인일조로 움직여라. 낙조(落照)는 칼의 명수다.”

“알겠습니다.”

왕지균과 강예구가 끌고 온 수레를 길 옆으로 대어 놓자 척오조원들은 모두 수레의 덮개를 벗기고 그 안에서 무구를 챙겼다.

활집과 화살통을 허리에 차고 검대를 조절한 척오조원들은 견태고와 이상겸, 장천보의 뒤로 셋씩 붙으며 천천히 발소리를 죽여 초옥을 향해 들어갔다.

길을 따라 내려오던 여인네와 아이들이 활에 시위를 건 장정들을 보자 깜짝 놀라 다시 뒤로 돌아갔다. 견태고는 뒤에 있던 어경순과 유종기, 한형무를 바라보며 슬쩍 턱짓을 하며 앞으로 나갔다.

그의 맞은편에는 이상겸이 있었고, 그들의 뒤 정중앙으로 장천보와 세명이 옆으로 펼쳐지며 안마당으로 들어섰다.

견태고와 이상겸이 천천히 툇마루 위로 발을 올리고 하나뿐인 집의 창호문을 바라보았다.

두 사내의 눈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상겸과 견태고는 활시위를 천천히 내려놓고 활을 집어넣은 뒤 한 손을 칼집에 대고 한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두사람의 동작은 마치 물에 비친 형상처럼 똑같은 자세와 같은 위치로 움직였다. 두 사내의 손이 위로 올라가자 중앙에 서 있던 장천보와 세 사람은 활을 만작으로 당기고 숨을 가다듬었다.

견태고와 이상겸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한번, 두번, 그리고 세번.

세번째 고개가 내려왔을 때, 두 사람의 손이 번개처럼 앞으로 움직이며 각각 왼쪽과 오른문을 동시에 잡고 옆으로 젖혔다. 쩍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활짝 열리고 어두운 공간이 밖으로 드러나자 장천보의 구령과 함께 네 대의 화살이 그대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견태고와 이상겸이 재빨리 칼을 뽑아 앞으로 내뻗는데, 두사람의 뒤에 서 있던 세 명의 활이 두 사람을 보호하며 앞으로 내뻗었다.

“중지! 사격중지!”

견태고가 다급하게 외쳤다. 이상겸은 장천보를 바라보았다. 장천보 역시 이를 악물고 앞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두 사람에게 외쳤다.

“움직이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견태고가 이상겸을 다시 쳐다보더니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는 뒤의 조원들을 향해 명을 내렸다.

“발도(拔刀)해라. 안으로 돌입한다.”

사내의 이마에 맺혀 있던 땀이 뺨으로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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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음력 오월 닷새 (1) +2 22.07.13 315 14 13쪽
52 음력 오월 나흘 +4 22.07.12 326 20 11쪽
51 음력 오월 초이틀(3) +5 22.07.11 342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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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음력 사월 스무 아흐레(1) +4 22.06.29 382 1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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