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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이 금지된 세계의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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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J.
작품등록일 :
2021.07.27 23:54
최근연재일 :
2021.08.14 19:0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637
추천수 :
15
글자수 :
107,539

작성
21.08.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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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4. 강릉지부 습격 사건 #2

DUMMY

“뭐냐, 네놈들은.”


아마조네스는 네이선이 말했던 대로 중심부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다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침입자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여유를 부린다는 것? 저 여인들의 걸음걸이와 표정에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는데, 아마 그들의 선두에 서 있는 한 여인 때문인 듯했다.


“침입자.”


양 손목에 건틀릿을 차고 있고 허리춤에 올가미를 달고 있는 여성. 검은색 긴 생머리에 초콜릿색 피부, 짙은 눈썹에 눈이 커서 네이선이 한눈에 반할 만했다.


“···그대는.”


데이나가 내 뒤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아마 네이선을 보고 있는 거겠지.


“여태까지 수차례의 염탐에도 불구하고 적의가 없다고 판단해 정찰도구만 파괴하는 수준에서 그쳤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았구나.”

“아니, 데이나. 그게 아니라-.”

“그 입 다물라!”


그녀가 기합을 넣고 무릎을 굽히자 땅이 파였고, 파열음과 동시에 그녀가 나를 지나쳐 네이선을 노리려 들었다.


“어딜.”


나는 그녀의 발목을 두 손으로 잡았다. 발이 조금 끌려가기는 했지만, 그녀를 멈추는 데는 성공했다. 그런 다음 그녀를 부하들에게로 던져 주었다.


“데이나 님!”


아마조네스 여럿이 그녀를 무사히 받았다. 데이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온한 얼굴로 올가미 반대편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검? 좋지.”


나도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후크! 그녀만 붙잡고 있어, 나머지는 우리가 처리할 테니까!”

“그래.”


사라가 깊게 담배를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총탄 세례가 아마조네스를 향해 퍼부어졌고, 나는 데이나를 향해 쇄도했다.


“네가 NPC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강하다며?”

“···그대는 후크로군. 1,000승을 채우고 탈옥한 글래디에이터.”


우리는 가볍게 검을 맞댔다. 두 금속이 닿으며 발생한 충격파가 근처에 있던 아마조네스 두세 명을 날려 버렸다.


“지금이라도 돌아가면 죄를 묻지 않겠다.”

“왜?”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으니까.”


나는 그녀의 목을 노리고 검을 찔렀다. 그녀는 오른 손목의 건틀릿으로 내 공격을 막았고, 직후에 왼쪽 건틀릿을 내게 겨눴다. 건틀릿에서 충격파가 방출되었고 나는 팔을 X자로 교차해 그것을 막아냈다. 뒤로 1m 정도 밀려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그대는 한 가지 착각을 하고 있는 듯하구나.”


나는 그녀의 태도가 이상해서 한 번 더 공격해봤다. 미간, 목젖, 심장을 연달아 찔렀고 그녀는 건틀릿으로 미간과 목젖을 보호한 뒤 검으로 심장을 향해 다가가는 내 검을 튕겨냈다.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덤덤했다.

주변의 아마조네스들이 들고 있는 검과 방패로 사라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는 것도 한몫하는 듯했다.


“그대는 그대가 이길 것이라 확신하는가?”


내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말투가 바뀌었군. ···뭐, 상관은 없겠지. 그래. 나는 내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하하하!”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압도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침입자들이 부하들을 공격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죽을 위기에 처하면 자신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압도적인 확신에서 나오는 태도.

분명 마황 혁무진의 적 중에 그녀와 똑같은 태도를 보였던 무림인이 한 명 있었다.


“가소롭기 짝이 없군. 호랑이가 잠시 산을 비운 사이에 여우가 와서 왕 행세를 하는 것과 지금 그대의 행동이 뭐가 다른가.”


- 청자가 이야기에 몰입하기 시작합니다.


생생하게 떠올랐다. 혁무진이 깊은 상처을 입으면서 무림맹주를 꺾은 후, 상처를 추스르고 재차 무림맹을 방문했을 때 새로 뽑힌 무림맹의 맹주가 데이나와 똑같은 태도를 보였었다.

무림맹주인 내가 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내가 무림맹주로 뽑힌 이유는 내가 정파 무림인들 중에 제일 강하기 때문이다, 따위의 웃기지도 않는 망언을 뱉어댔었다.


- 구연동화가 시작됩니다.

- 청자가 수도 없이 보고,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구연동화의 효과가 반감됩니다.

- 적이 구연동화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주변의 풍경이 DLPG 지부에서 달이 떠오른 무림맹의 어느 건물 옥상으로 바뀌었다. 데이나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잠깐 살피더니 나지막하게 감탄사를 뱉었다.


“이게 그대의 능력인가?”

“당사자들밖에 안 보이는 능력이지만, 나름 괜찮지? 아, 네 부하들은 저기에 있어.”


나는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마황 혁무진의 부하들에게 처참하게 밀리고 있는 무림맹의 무림인들이 있었다.


“밀리고 있군. 내 부하들이.”

“직접적인 영향은 당사자들이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외부인들도 받거든. 즉, 이대로 가만히 서 있으면 내 동료들이 네 부하들을 모조리 죽이게 될 거라는 뜻이지.”

“···왜 내게 그걸 말해주지?”

“네가 쓰는 무기에 대해 들은 게 있어서.”


무림인들에게 마황이라고 불리지만 혁무진 역시 한 명의 무림인. 지존의 자리에 오른 그의 대결 방식은 그 누구보다도 정정당당했다. 그래서 나 역시 내 힘을 어느 정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전력으로 와라.”


나는 데이나에게 손을 까닥였다. 혁무진이 신임 무림맹주를 향해 그랬듯이.


“네 수준을 알려줄 테니.”

“전설적인 글래디에이터와는 한번 싸워 보고 싶었다.”


그녀가 몸을 숙이고 앞으로 달리자 전각이 부서지며 뒤쪽으로 날아갔다. 쏜살같이 내 앞에 도착한 그녀가 올가미로 내 발을 노림과 동시에 검으로 내 목을 노렸다.


“한 번 목표로 삼은 건 절대 놓치지 않는다, 였나?”


마황신보(魔皇神步).


올가미는 내 잔상의 발목을 옭아맸고, 그녀의 검은 내 잔상의 목을 베었다. 나는 그녀가 뒤를 돌아볼 시간을 준 후에 주먹으로 그녀의 볼을 가격했다. 그런 후에 손목에 회전을 주며 주먹을 아래로 향하게 만들어 그녀를 내리꽂았다.


쿵!


지붕은 물론이고 3층, 2층의 바닥도 뚫고 내려간 그녀가 1층 바닥에 꽂혔다. 1층 바닥 전체가 붕괴됐고, 그녀는 자신의 몸뚱어리가 만든 깊은 구덩이에 처박혔다. 나는 옥상에 서서 그녀가 처박힌 구덩이를 오연하게 내려다봤다.


“건틀릿으로 막지 못하면 충격파로 되돌릴 수도 없는 모양이군.”

“···너.”


기절한 것은 아닌 듯 그녀가 비틀거리며 천천히 일어났다.


“정체가 뭐냐.”

“네 입으로 말했지 않나.”


그녀의 눈은 아까와 180도 바뀌어 있었다. 새로운 무림맹주도 마황의 일격을 접하고는 저렇게 전의를 상실했었지. 수준의 차이는 노력으로 메꿀 수 있다. 하지만,

격의 차이는 메꿀 수 없다.


“이러는 순간에도 네 부하들이 죽고 있다. 뭐 하나, 계속 그렇게 너부러져 있을 텐가?”

“그렇게 둘까 보냐! 나는 데이나, 아마조네스의 여왕이다!”


한 번의 발돋움으로 그녀는 내가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이를 악물고는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아까에 비하면 훨씬 약하고 가벼웠다.


“두려운가? 내가.”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고 순간 몸이 경직되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녀의 허리춤에 있던 올가미를 빼앗고, 두 건틀릿을 벗겨 냈으며, 그녀의 손목을 가격해 검을 놓치게 만들었다.


“네게는 과분하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모든 무기를 빼앗은 나는 뒤돌려차기로 그녀의 턱을 가격했다. 그런 후에 원래 자세로 돌아오며 왼쪽 발을 높이 들어 올린 뒤 그녀의 등을 향해 내리꽂았다.


“낙용각(落龍脚).”


구름 속에서 번개를 동반하며 땅에 강림하는 용처럼, 그녀는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자신이 만들었던 구덩이에 다시 처박혔다. 나는 그녀의 옆에 사뿐히 착지해 올가미로 그녀를 포박했다.


- 구연동화가 종료됩니다.


내가 서 있는 곳이 DLPG 강릉지부의 공터로 바뀌었다. 자신의 올가미에 묶여 있는 데이나의 처지는 변하지 않았다. 사라와 아마조네스들의 전투가 한창이었고, 나는 데이나가 쓰던 검으로 그녀의 목을 겨누며 외쳤다.


“전원 동작 그만!”


내 말에 모든 아마조네스가 나를 쳐다봤다.


“지금부터 한 명이라도 입을 열거나, 움직일 시에 이년의 목을 베겠다.”

“데이나 님!”


충성심이 지극한 한 여성이 걱정을 이기지 못해 입을 열었고, 나는 데이나의 목을 살짝 그었다.


“분명히 말했다. 입을 열거나 움직이면 베겠다고.”


이제야 좀 조용해졌다. 아마조네스들이 나를 금방이라도 죽일 듯 노려봤지만, 그녀들에게 기절한 데이나의 얼굴을 보여 주는 것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버, 벌써 처리하다니-.”


단검을 들고서 아마조네스 한 명을 상대로 쩔쩔매고 있던 네이선이 땅에 털썩 주저앉으며 숨을 헐떡였다.


“고작 한 명으로 엄살은. 일어나.”


사라가 그녀의 옷깃을 잡고 그를 강제로 일으켰다. 나는 데이나를 어깨에 얹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이, 너희들.”


생각해 보니 인질이 있는데 유용한 전투 병력을 놀리는 건 낭비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아마조네스에게 부탁했다.


“부장실까지 길 뚫어.”


*


데이나를 처리한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아마조네스를 과신했기 때문인지 별다른 방어 병력도, 함정이나 안드로이드도 없었던 덕분에 우리는 쉽게 부장실에 도착했다. 데이나의 지문으로 부장실의 문을 열었고, 그 안에서 네이선은 그토록 원했던 게임스테이션 5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 후에는 아마조네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강릉지부의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데이나 님을 돌려줘!”

“···우리가 강릉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때 돌려주지.”

“···.”


성질머리 사나운 한 여인이 이를 드러냈기에 나는 데이나의 목으로 검을 가져갔다. 그러자 그녀의 성질머리가 자동으로 고쳐졌다.


“우리가 침입했다는 게 소문으로 퍼지는 순간 이 여자의 목숨은 없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약속을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끝까지 쫓아가 죽일 것이다.”

“그러든지. 근데 말이야.”


나는 관유가 있는 탄광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한 아마조네스에게 말해 주었다.


“싸움에서 진 개가 이빨을 드러내 봤자 전혀 무섭지 않아.”


*


DLPG 한국지부 내의 비밀 NPC 양성소. 눈을 뜬 지화는 눈부신 전등의 빛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서서히 좌우로 고개를 돌렸다.


“깨어났군요.”


그녀의 왼쪽에 아르마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저는 분명 캡슐에 있었을 텐데.”


어째서 이런 침대에 누워 있냐는 의미로 뱉은 말에 아르마가 대답해 주었다.


“의식을 잃었습니다. 아무래도 옛 기억을 강제로 되살리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덕분에 99개의 파일을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지화도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의 뒤를 따랐다. 아르마는 그녀가 의식을 잃었던 캡슐로 그녀를 인도했다.


“들어가시죠.”

“네.”


그녀는 아르마의 지시대로 순순히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고작 한 번 들어갔을 뿐인데, 완벽하게 찾아온 어둠이 조금은 아늑해졌다.


“이제 무엇을 하면 될까요?”

“후크가 가진 능력처럼 99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됩니다.”


아르마의 말에 그녀는 미간을 찡그렸다. 그 말은, 후크와 똑같은 능력을 가지게 될 거라는 말이 아닌가? 상상만 해도 역겨웠다.


“걱정 마세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 아르마가 웃었다.


“당신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반대?


“당신은 99개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죽이는 악당이 될 겁니다.”


작가의말

비가 내렸으면 소원이 없겠네요.


다들 더위 조심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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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추락 21.08.12 19 1 12쪽
16 15. 빌런 21.08.11 21 1 13쪽
» 14. 강릉지부 습격 사건 #2 21.08.10 27 1 12쪽
14 13. 강릉지부 습격 사건 #1 21.08.09 21 0 13쪽
13 12. 도굴꾼 21.08.08 25 0 12쪽
12 11. 하기 싫은 것 21.08.07 27 0 13쪽
11 10. 반격 21.08.06 28 1 13쪽
10 9. 위기 21.08.05 33 1 13쪽
9 8. 안 하던 짓 21.08.04 32 1 13쪽
8 7. 원한, 은혜 21.08.03 30 1 12쪽
7 6. 도원결의 21.08.02 37 1 14쪽
6 5. 민속촌에서 생긴 일 #3 21.08.01 39 1 13쪽
5 4. 민속촌에서 생긴 일 #2 21.07.31 42 1 12쪽
4 3. 민속촌에서 생긴 일 #1 21.07.30 46 1 12쪽
3 2. 탈출 21.07.29 46 1 15쪽
2 1. 만남 21.07.28 60 1 14쪽
1 0. Prologue 21.07.27 65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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