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용사와의 만남
재밌게 즐겨주세요!
칼이 아크자와의 기억을 떠올린 후 칼과 일행들은 39층에 도착했다.
<칼의 동료들>
전위: 칼(용병), 베르문드(도끼전사), 블레이크(양손검 전사) 잉그릿트(양손검 전사)
후위: 그레이스(힐러), 아이린(물의 마법사), 헬가(바람의 마법사), 줄리안(불의 마법사), 요네타(건슬링거)
이곳에는 그야말로 촛불로 가득한 곳이었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은 촛불들이 켜져 있었다.
크고 작은 촛불들 사이로 한 가운데에 『용사 아크쟈』가 앉아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애도하는 것 같았다.
<아크쟈> 또... 새로운 모험가로군요.
아크쟈는 천천히 일어나 칼과 일행들에게로 다가왔다.
그 모습은 어린 시절 칼이 봤던 모습과 같았다.
<그레이스> 조심하세요!
뭔가 어두운 힘이 느껴져요!
<줄리안> 이상하군요...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었던 마법의 힘입니다.
<칼> 용사 아크쟈로군...
아니, 『암흑마법사 아크쟈』라고 불러야 하나?
용사 알도의 동료였지.
<그레이스> (역시 칼님은 용사들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군요. 그것도 미리 자세히 조사한 것처럼...)
<아이린> 이렇게나 깊은 어둠이 있을 수 있다니...
이 힘의 근원은 정령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존재예요!
<알빈> 정말로 마왕의 힘을 사용하는 것 같군요.
<아크쟈> 저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었군요.
그렇습니다. 저는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암흑마법을 익혔습니다.
처음엔 마왕을 죽이기 위해서였으나...
지금은 마왕에게 가지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
<잉그릿트> 그게 뭐야!
결국, 마왕의 하수인이라는 거잖아!
<헬가> (지금 뭔가 중요한 이야기들을 하는 것 같은데...)
(한계야. 솔직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하는 수 없지. 이럴 땐 그냥 아는 척하고 있어야겠다.)
<칼>......불타는 마을에서 살아남아 자라오면서...
나는 너를 오해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이것이 현실이었군.
넌, 우리 마을을 불태운 마물들의 편에서 마왕의 마법을 사용하며 모험가들을 죽이고 있다!
<아크쟈> 설마 당신은...
아크쟈는 잠시 눈을 감았다.
저를 아줌마라고 불렀던 꼬마였군요.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지났을 줄이야...
<헬가> (혹시 아줌마라고 불러서 마왕의 편이 된 건가?)
(에이, 설마 그 정돈 아니겠지...)
(하지만 칼이 나한테 그랬다면, 난 마왕의 편이 됐을지도...?)
헬가는 이런 무거운 분위기를 못 견디는 성격이었다.
그래도 뭔가 지금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아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칼> 그런 것만 기억하지 마!
너희들이 저지른 잘못을 기억하라고!
<아크쟈> 그날 당신의 마을에서 있었던 비극은...
우리 용사들에게도 큰 좌절감을 맛보게 한 사건들이었습니다.
<알빈> (생각해보면, 용사들도 제때 도착하지 못해 사람들을 죽게 만든 죄책감에 시달렸었겠지...)
<아크쟈> 이제 와서 믿어달라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지만,
그날 저희가 모인 이유는 정말로 마왕을 죽이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였습니다.
아크쟈는 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큰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크쟈는 오해를 풀고 싶어 했다.
앞서 칼이 만났던 용사 프란츠처럼 굳이 마을의 생존자였던 칼과는 싸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요네타> 그 말이 사실이라면...
마왕의 하수인이 되어 버린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 비참하군.
<칼> 그 마법은 사람을 타락시키는 악마의 힘이다.
그리고 마왕에게서 오는 마법이지.
마왕의 힘으로 마왕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 할 텐데?
<아크쟈> 각자의 역할이 있는 법이죠.
마왕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마왕까지 가는 길을 열기에는 충분합니다.
<요네타> 그렇지만 이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야!
너도 알고 있었을 텐데?
<아크쟈>알고 있었지만, 제가 선택한 길입니다.
<줄리안> 버림받을 것을 각오한 선택이군요...
마왕의 힘으로 마왕과 싸울 수는 없지만,
마왕보다 약한 마물까지라면 효과적이겠죠.
<아크쟈> 제가 희생하는 편이,
다른 동료들을 희생시키는 것보다 효율적이니까요.
<그레이스> 그러나 그 힘은 강력한 만큼 위험한 힘이에요!
<칼> 그리고 마왕의 부하가 된 지금은 더욱 강력해졌겠군?
<아크쟈> 부인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죽이고 싶어서 모험가들을 죽인 것은 아닙니다.
이미 돌이키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버렸지만요.
<잉그릿트>마음에 안 들어.
왜 이런 지저분한 길을 스스로 택한 것이지?
<아크쟈> 잘못된 것은 알지만...
제겐 이렇게 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습니다.
<칼> 훌륭한 자기만족이군.
뭐라고 떠들어도 네가 마왕의 편에서 사람들을 죽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철구를 휘두르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지.
<블레이크> 결국, 이번에도 싸우게 됐군.
암흑마법사는 얼마나 강하려나~
<아크쟈> 우리도... 이런 길을 원하진 않았습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기리며 촛불을 켰지만...
죄책감은 조금도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베르문드> 그런 걸 자기만족이라고 하는 거야.
죽은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아.
전투 중 죽은 것은 모험자인 자신들의 책임이지만.
넌 그들의 삶의 무게조차 짊어지려 하지 않고 있어!
촛불로 대신하려 하고 있을 뿐이지!
<알빈> 정말로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멈춰야만 합니다!
<아크쟈> 이미... 돌이킬 순 없습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들을 막는 것만이 저의 사명...
어둠의 마법이 저를 가만두질 않습니다.
아크쟈의 몸에서는 어두운 기운이 눈에 띌 정도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법사가 아닌 다른 동료들조차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레이스> 침식이군요.
<칼> 침식?
<그레이스> 교회의 기록에 의하면,
암흑마법을 사용해온 마법사들은 점점 마왕에게 의지를 빼앗기게 됩니다.
<알빈> 마법사들의 비밀이었는데, 교회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나 보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암흑마법이 마법사들 사이에서 금지되는 것이죠.
<아크쟈> 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어차피 악마의 마법에 손을 댔던 저입니다.
더 이상 어둠에 빠지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 것입니다.
<알빈> 지금까지의 대화로 판단하자면,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합니다.
이젠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만이 길을 여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요네타> 사정이 어떻든,
여기선 싸우는 것만이 도와주는 길이야.
안 그러면 여기서 영원히
마왕의 도구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
<아크쟈> 좋은 동료를 두셨군요.
<칼> 어차피 너는 이미 훌륭한 마왕의 하수인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또 하나의 마물을 없앨 뿐이지.
죽어라. 한때 용사를 자칭했던 위선자여.
<블레이크> 결국, 이번에도 싸우게 되는군.
안됐지만 아가씨, 각오하라고~!
<아크쟈> 힘이 없이는 정의를 외칠 수 없습니다.
설령 그것이 빌리는 힘일지라도...
동료들과 함께 저라는 벽을 넘어보시지요.
아크쟈의 지팡이의 윗부분에는 커다란 푸른 구슬이 박혀 있었다.
아크쟈가 지팡이를 높이 치켜들자 구슬에선 검은 연기들이 뻗어나왔다.
그리고 이 검은 연기들이 칼과 일행들을 하나하나 심켰다.
마치 지팡이와 일행들이 연결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베르문드> 큭...! 뭐지? 힘이 빠져나간다...
<칼> 이것이 암흑 마법인가?
<알빈> 암흑 마법인 것은 맞지만, 뭔가 조금 다르군요.
<아크쟈> 이것은 저만의 독자적인 마법입니다.
『영혼 흡수』라고 하지요.
쉽게 말해 카운트 다운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서 계신 것만으로 체력과 마력을 잃게 됩니다.
암흑 마법을 사용하는 저를 제외하곤 말이죠.
<요네타> 비겁한 녀석!
타탕!
빠지직!
요네타의 총알이 아크쟈에게로 날아갔으나, 중간에 땅에서 일어난 해골 병사에게 대신 명중했다.
<줄리안> 역시 이 던전의 암흑 마법은 아크쟈가 원인이었군요.
<아크쟈> 저도 여기서 죽을 순 없습니다.
안됐지만, 여러분들은 저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게 되실 겁니다.
대신... 촛불은 꼭 켜드리겠습니다.
칼과 일행들은 아크쟈의 『영혼흡수』마법에 의해 계속해서 체력과 마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아크쟈를 호위하는 해골들은 늘어나고 있었다.
칼과 일행들은 정말로 절망적인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 소설은 본래 게임 시나리오로 만든 내용을 재활용한 것입니다. 즉, 이미 엔딩까지의 내용이 모두 만들어져 있는 상태이죠. 비록 잘 안풀려 발매는 안 됐지만, 3년 가까운 시간동안 만든 내용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함께 만들어 왔던 작품들이 빛을 보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로써는 미숙하지만,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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