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해적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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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이번에야말로 전위가 꼭 필요해요!
언제까지고 목숨을 건 술래잡기가 통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칼> 아니,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생각보단 효과적...
<그레이스> 절대 아니에요!
이번에도 후위를 고용하려 한다면, 전 빠지겠어요!
<잉그릿트> 어이, 저렇게까지 말하면 그냥 전위를 한명 더 구하자.
<로비나> 동감이야. 넌 이렇게 동료들이랑 싸워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힐러는 파티로 영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아이린> 지금 파티에서 힐러까지 안계시면...
칼은 잠시 그레이스가 빠진 상태로 마물과의 술래잡기를 생각해 봤다.
정확히 3초정도 지나서 모두가 전멸하는 계산을 할 수 있었다.
<칼> 미안. 그레이스의 말이 맞아. 이번엔 전위를 고용하자.
탁~!
그레이스는 방금 전에 구매한 『교회의 증표』를 낚아챘다.
<그레이스> 그렇게 됐으니까! 내가 전사들의 길드에 다녀오겠어!
튼튼한 전사로 고용해 올 테니까, 그렇게 알라고~!
그레이스는 혼자서 신이 난 어린이처럼 달려갔다.
<잉그릿트> 쳇, 결국 방패전사를 고용하는 날이 왔군.
난 방패를 든 전사 따윈 인정하지 않는데...
잠시 후 그레이스가 덩치 큰 전사와 함께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레이스의 얼굴은 어딘가 어두워 보였다.
더 큰 문제는 그 옆의 전사였다.
거대한 양손도끼를 들고 있었다.
<그레이스> 소... 소개할게요. 우리가 그토록 찾던 전위를 맡아주실
『도끼전사』 베르문드 님이세요.
<베르문드> ...잘 부탁한다.
베르문드는 칼과 같은 색의 짙은 푸른머리에 긴 턱수염이 나 있었고, 왼쪽 뺨에는 칼에 베인상처가 있었다. 검은 색의 갑옷과 망토를 입고 있었다. 전형적인 무게가 느껴지는 중년 남성의 이미지였다.
<칼> 어이, 우리가 고용하기로 한 건 『방패전사』아니었나?
<로비나> 이건 또 예상 못한 전개네~
<그레이스> 오~호호호! 무슨 말씀이실까~ 방패를 드는 나약한 전사를 고용할 순 없죠~
갑작스런 칼의 핵심을 찌르는 말에 그레이스는 애써 말을 돌리고 있었다.
조금 전, 전사들의 길드.
신이 난 그레이스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레이스> 고용하러 왔습니다~!
그러나 그레이스는 잘못 찾아갔다.
이곳은 방패전사들의 옆집인 도끼전사들의 집이었다.
<베르문드> 도끼전사를 고용하려 하다니, 특이한 사람이군.
증표는 가져 왔겠지.
베르문드는 그냥 지긋이 그레이스를 쳐다봤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위압감에 그레이스는 차마 잘못 찾아왔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레이스> 여... 여기요.
이렇게 그레이스는 지금까지의 일을 칼에게 귀에 대고 살짝 설명해 줬었다.
<칼> 뭐, 사실 난 상관없어.
<잉그릿트> 둘이 무슨 이야길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제야 전투가 뭔지 이해했나 보구나!
시시한 방어에 힘 쓸 바에야 무조건 공격이지!
전위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직업을 골라왔잖아?
<그레이스> 그... 그게 아니라...
<아이린> 그레이스씨 그런 취향이셨군요...
저만 연약한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로비나> 하하하. 실용성보다 취향이 문제였던 것이었구나.
<그레이스> 하... 나도 더 이상 모르겠네요.
<베르문드> 난 아무래도 좋다. 빨리 출발하지.
칼과 일행들은 던전으로 다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가 칼과 일행을 부르며 따라왔다.
<줄리안> 잠깐 기다려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함께 데려가 주셨으면 합니다.
붉은 색 로브에 붉은 모자를 쓰고, 붉은 머리색의 앞가르마를 탄 마법사 줄리안이었다.
<칼> 넌 지난번 마법사들의 찻집에서 만났던...
<줄리안> 교회의 의뢰로 용사들을 찾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찾고 있는 용사가 있어서요.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아이린> 이 분은 『불의 마법사』 줄리안님이세요.
높은 귀족 출신으로 엘리트 교육을 받았고, 재능까지 뛰어나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분이세요.
<줄리안> 하하하. 대신 소개해줘서 고맙군요, 마드모아젤.
저를 데려가시면 결코 후회는 안 하실 것입니다.
<칼> 본래대로라면 환영이지만, 이젠 『교회의 증표』가 없는데...
<줄리안> 이것 말인가요?
줄리안은 『교회의 증표』를 꺼냈다.
<줄리안> 제 몫은 제가 준비했습니다.
이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잉그릿트> 딱히 상관없잖아? 공짜로 후위도 들어온 셈입니까.
그것도 강력한 화염 마법사로.
<그레이스> 아아아... 공격밖에 모르는 파티가 되어가고 있어...
<베르문드> 난 상관없다.
<칼> 그럼, 거절할 이유가 없지.
환영하지. 『불의 마법사』.
<줄리안> 후훗. 줄리안으로 불러주시면, 충분합니다.
칼과 일행들은 다시 던전으로 향했다.
전위: 칼(용병), 잉그릿트(양손검 전사), 베르문드(도끼 전사)
후위: 로비나(궁수), 아이린(물의 마법사), 줄리안(불의 마법사), 그레이스(힐러)
키메라를 사냥한 아래층도 마찬가지로 정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물은 주로 반어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약한 마물들보다, 강한 마물들만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는 액체형태에 외눈을 가진 마물도 있었다.
<아이린> 윽...! 저 징그러운 마물은 뭐죠...?
<줄리안> 슬라임이군요.
<칼> 슬라임이란건 좀 더 귀여운 느낌 아니었나?
<줄리안> 그건 아이들을 위한 동화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실제 슬라임은 훨씬 공격적이죠.
파이어~!
줄리안이 손을 뻗으며 외치자 강력한 화염이 슬라임을 녹여버렸다.
<아이린> 역시 대단하시네요...!
<잉그릿트> 이봐, 정글에서 불의 마법이라니, 위험한 것 아냐?
<로비나>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던전의 정글은 생각보단 불에 강한 편이라 금방 꺼지고, 줄리안도 손의 각도를 조절해서 적은 맞추면서, 비스듬히 하늘을 향해 주문을 발사하고 있어.
<줄리안> 후후후 그렇습니다. 걱정하진 않으셔도 됩니다.
칼과 일행들은 조금 더 내려가자
두 명의 해적차림을 한 남녀를 만날 수 있었다.
남자는 덥수룩한 검은 턱수염에 해적 두건을 쓰고 있었고,
여자는 분홍색의 자유롭페 풀어헤친 단발머리에 해적 두건을 쓰고 있었다.
<칼> 어이, 네 취향의 사람이 여기도 있는데?
<그레이스> 그만 좀 놀려요! 칼!
<레베카> 이봐, 고메즈.
진짜 그 대사 할 거야?"
<고메즈> 당연하지!
이봐, 너! 이 몸이 뭘 하는 사람으로 보이냐?"
<칼> 헉... 설마...
그 해골문양은... 해적인가?
<레베카> 설마 반응하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네...
<고메즈> 내 이름은 고메즈!
해적왕이 되실 몸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바다로 나가기 위해
이 몸의 전용 배 고잉메즈호가 필요하지.
<칼> 여긴 정글인데 배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너의 그 고잉메즈호인가 하는 배는 어디 있지?
<고메즈> 끝까지 들어!
고잉메즈호가 필요한데,
아직 살 돈이 모자란다!
<레베카> 아무래도 좋으니까,
적당히 이야기하고 시작하면 안 될까?
<로비나> 그냥 처음부터 강도였다고 말하면 될 것이지.
쓸데없이 거창한 설정을 하고 있군.
<잉그릿트> 하하하! 배만 없는 것이 아니라,
뇌도 없는 녀석 같은데.
<고메즈> 기다려! 레베카!
지금이 중요한 순간이라고!
<레베카> 네, 네, 그러시겠죠~
<고메즈> 어쨌든 지금까지
내가 한 말들 이해할 수 있겠지?
<칼> 아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고메즈> 생각보다 멍청하군.
그러니까 너에겐 두 가지 선택의 자유가 있다.
<고메즈> 내 손에 죽거나, 순순히 돈을 내놓는 거지.
이번엔 처음이니 5,000골드 정도로 봐주마.
<아이린> 5,000골드면 고급 무기를 살 수 있는 돈인데요...
<잉그릿트> 뭐, 빨리 처리하고 가던 길 가자고.
<로비나> 선택은 자유지만, 돈을 주면, 다음에 또 돈을 요구할 거야.
나라면 싸우는 걸 택하겠어.
<칼> 내 생각도 그래.
배를 살 걱정은 안 해도 될 거야.
넌 여기서 죽을 거니까.
<고메즈> 이녀석들...
해적왕이 될 이 몸을 화나게 하다니!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나의 『고메고메 피스톨』을 먹여주지!
레베카! 너도 어서 기술을 외쳐!
<레베카> 알았다고!
플루..플..프루르... 한송이의...손...
<고메즈> 어이, 레베카...
왜 그런식으로 말하면서 총을 꺼내는거야...
레베카는 기술명을 애써 기억해내려 하면서 총을 꺼냈다.
<레베카> 에잇! 내가 이런 짓을 왜 해야 해!
만화 좀 그만 보라고!
난 그냥 내식대로 싸우겠어!
<고메즈> 아아... 해적왕의 동료가...
<그레이스> 설마 던전에서 사람들과 싸우게 될 줄이야...
<베르문드> 빠르던, 늦던, 이런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었다.
각오를 다지도록.
타다닷. 콰앙!
고메즈가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이 칼이 먼저 달려들어 고메즈를 공격했다.
<고메즈> 커헉....!
이녀석들... 강하구나...!
그보다 이 자식! 비겁하잖아!
예고 없이 공격하다니!
<칼> 후후후... 안됐지만, 난 용병이라서, 비겁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
<고메즈>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기어를 올려주마!
슈슈슉!
로비나의 화살도 레베카를 공격했다.
레베카는 민첩한 몸놀림으로 피했다.
<로비나> 내 생각도 칼과 같아. 미안하지만, 봐줄 생각은 없거든?
<레베카> 제법이군!
좀 치사하지만, 이렇게 되면 나도 생각이 있다고!
레베카는 품에서 작은 물병과 같은 모양의 무언가를 꺼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아이템인 그것은 『섬광탄』이었다.
번쩍!
<레베카> 지금이야! 튀어!
<고메즈> 이 자식들! 다음번에 만났을 땐 내 패왕의 위엄에 벌벌 떨게 될 거다!
고메즈와 레베카는 도망갔다.
<아이린> 뭔가... 엄청난 사람들 이었네요...
<칼> 쳇. 시간만 낭비했군. 어서 가자고.
<베르문드> 이곳은 이런 곳이다.
모험가들끼리 보물 때문에 싸움이 벌어져 죽는 경우도 많이 생기지.
모두 각오해 두도록.
칼과 일행들은 계속해서 내려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를 내려간 후 칼과 일행들은 드디어 첫 번째로 용사들을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은 본래 게임 시나리오로 만든 내용을 재활용한 것입니다. 즉, 이미 엔딩까지의 내용이 모두 만들어져 있는 상태이죠. 비록 잘 안풀려 발매는 안 됐지만, 3년 가까운 시간동안 만든 내용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함께 만들어 왔던 작품들이 빛을 보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로써는 미숙하지만,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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