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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닭의 닭장

BARREN 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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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닭
작품등록일 :
2014.08.31 17:44
최근연재일 :
2014.09.11 20:29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827
추천수 :
63
글자수 :
47,440

작성
14.09.07 13:37
조회
116
추천
3
글자
8쪽

#2. 보랏빛 저주(6)

DUMMY

순식간에 시끌벅적하던 술집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소리를 쳤던 사내가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을 의식하며 계속 말했다.


“데보너가 황제를 암살하고 연이어 쉐임헐, 컴왈프의 영주를 살해. 현재 쏜네스트를 향해 진격하고 있어! 스톤베어가 라마스를 점령할 작정인거야!”


잠깐 동안의 침묵이 흐른 뒤 가게 안은 엄청난 난리가 벌어졌다.


“황제 암살? 영주 살해?”


“아니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반란 영주의 주민들이 어떻게 될 지는 뻔하잖아!”


“맙소사. 우린 모두 죽고 말거야!”


“어... 어! 어서 던리버를 떠나야 해! 곧 왕국의 군사들이 쳐 들어올거야!”


충격적인 소식에 순식간에 가게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겉잡을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 의해 식탁은 엎어지고 음식이 쏟아졌다.


“저...저기! 진정들 좀 하세요! 가게가 엉망이 되잖아요!”


소녀의 가냘픈 외침은 그들에게 조금도 들리지 않았다,


“비켜!”


거친 남자들의 몸짓에 리나가 나가떨어졌다.


“꺅!”


래드가 커다란 손으로 넘어지는 리나를 받아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래드가 혼란에 빠진 사람들에게 소리쳤으나 소음에 의해 금새 묻혀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검은 넝마의 사내 또한 그들 사이에 섞여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 상황을 즐기는 듯 걸어 나갔다.


“앗! 저 사람!”


리나가 소리쳤다.


“무슨 일이야 리나.”


“저 저 사람 알아요! 분명히 어젯밤 부둣가에서 이상한 짓을 하던 사람이에요!”


리나가 손으로 남자를 가리켰다.


“누구? 안 보이는데?”


방금 전까지 리나가 가리키던 곳에 있던 검은 사내는 온데 간데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상하네... 방금 전까지 저기 걸어가고 있었는데.”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만약 아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도 어서 이곳을 떠나야만 해. 어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짐만 챙기거라.”


래드가 주방아래에서 커다란 배낭을 꺼내곤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쑤셔 넣으면서 말했다. 리나도 정신을 차리곤 래드를 도와 식량과 도구들을 챙겼다.


사람들이 가게를 뛰쳐나간 지 채 5분이 안되어 바깥에서 거대한 굉음이 들리고 이어서 비명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비명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울음소리가 간간히 섞여 들려 왔다.


“으아악!”


“쿠에엑!”


“저...저게 어째서 해안가에! 으...으악! 사람살....!”


한참동안 비명소리는 계속되었고 바깥쪽에서 피비린내인지 바다비린내인지 모를 역한 냄새가 가게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아저씨.”


떨고 있는 리나를 래드가 가만히 꼭 껴안았다.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그 때 바깥으로 나갔던 남자가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채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살...살려줘...으윽.”


래드가 다급히 그에게 다가가려는 차에 순식간에 가게 밖에서 커다란 촉수가 뻗어 나와 쓰러져 있는 사내를 낚아채갔다.


“안돼! 아악! 살려줘!”


갑작스럽게 일어난 광경에 래드와 리나는 멍하니 사내가 끌려간 곳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처절한 흔적이 가게 문 앞에서부터 밖으로 이어져있었다.


“방금 뭐였어요?”


리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밖에 있는 것이 왕국의 병사나 군인. 아니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해 보이는 군.”


“우리 이제 어쩌죠? 밖으로 가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 같지 않아요.”


“일단 잠잠해질 때까지...”


래드가 말을 하다말고 입에 손가락을 대곤 리나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아까부터 밖에서 들리던 비명소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멈췄다. 그 대신 래드와 리나가 서 있는 땅바닥이 비정상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리나! 도망쳐!”


래드가 리나에게 다급히 소리쳤다. 리나는 영문도 모르고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순간 섬뜩한 괴성과 함께 지붕이 무너지고 무너진 틈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본 래드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어째서 이곳에!”


* * * * * * *


“대장님! 큰일 났습니다!”


병사 한명이 다급하게 뛰어 들어와 소리쳤다.


“아아...내 이럴 줄 알았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영주가 떠나자마자 나한테 이런 귀찮은 일을 바로 던져줄 줄이야.”


베번이 마시고 있던 술잔을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으며 말했다.


“마을에서...괴물이... 바다악마 *다곤이 출몰해 사람들을 해치고 있습니다!”


“그래그래 뭔 일인들 안 일어나겠냐. 그치? 마을 사람들은 이 베번님을 쉬게 할 생각이 없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이런... 응? 잠깐. 지금 뭐라고 했나. 괴물? 다곤?”


소식을 들고 온 병사는 답답하다는 듯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다곤의 서식지는 라마스의 서부지역일터! 이곳은 다곤의 둥지와는 완전히 반대일 텐데!’


베번은 이상한 점을 따질 겨를도 없이 부랴부랴 갑옷을 입으며 말했다.


“현재 마을의 피해정도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현재까지 최소 40명가량 피해자가 나온 것으로 보이고 여러 채의 집과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도 계속해서 피해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갑옷을 입고 옆구리에 무기를 찬 것으로 준비를 마친 베번이 성채 밖으로 소리쳤다.


“병사들은 모두 날 따라서 지금 당장*퍼플씨로 향한다! 무기와 장비는 최대한 가볍게 해 챙기도록 하고 각 부대의 인장들은 경기병 위주로 부대를 편성하여 그들에게 유황을 담은 병을 한 개씩 지급 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베번은 어느새 완벽한 지휘관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간결하고 엄격한 명령아래 빠른 시간 안에 갖춰진 병사들이 성문 앞에 모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어렴풋이 들은 병사들은 모두 겁을 먹은 기색이 역력했다.

짙은 감색 갑옷의 베번이 그들 앞에 섰다. 갑옷의 색상 때문에 그의 붉은 머리칼이 더욱 눈에 띄었다.


“잘 들어! 지금부터 우리가 싸울 녀석들은 악마나 괴물이 아니다! 거대한 물고기일 뿐이지. 던리버는 예로부터 바다의 지배자였다! 우리는 반찬 따위한테 겁을 먹거나 하지 않는단 말이다! 오늘 우리가 출정하는 목적은 자신의 본분을 잊어버린 괘씸한 반찬을 묵사발 내는 것이다! 알았나!”


“와아아아!”


그의 우습다 못해 진지한 연설에 병사들의 공포감이 누그러졌다. 베번은 만족스러워 하며 칼집에서 무기를 뽑아들고 그들의 환호에 호응했다.



*다곤- 이너스 대륙과 라마스 사이에 있는 해역에 서식하는 거대한 괴물. 물고기와 사람을 섞어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크기는 천차만별이나 가장 작은 것의 크기가 대형 어선에 필적한다. 개체수가 적어 목격담도 드물어 어부들 사이에선 신화 속 바다의 악마로 통해지며, 이름답게 굉장히 흉폭 하여 한번 출몰했다하면 배 여러 척이 침몰 된다고 전해진다. 서식지는 바다 깊은 곳이지만 육지 생활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해안가나 육지로 올라오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퍼플씨(보랏빛 바다)- 던리버의 상징이자 생활의 원천이 되는 해안가. 풍요로운 생태계로 던리버의 어부들의 생활원천이 된다. 보랏빛의 산호초가 해안가 근처에 넓게 형성되어있어 날이 좋은 날이면 해안가 전체가 오묘한 자줏빛 색을 낸다하여 퍼플씨라는 이름이 붙었다.


작가의말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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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3. 피바람(2) 14.09.11 107 1 9쪽
14 #3. 피바람(1) 14.09.10 78 2 7쪽
13 #2. 보랏빛 저주(8) 14.09.09 96 3 9쪽
12 #2. 보랏빛 저주(7) 14.09.08 104 3 7쪽
» #2. 보랏빛 저주(6) 14.09.07 117 3 8쪽
10 #2. 보랏빛 저주(5) 14.09.06 48 4 7쪽
9 #2. 보랏빛 저주(4) +1 14.09.06 49 4 7쪽
8 #2. 보랏빛 저주(3) 14.09.06 76 5 7쪽
7 #2. 보랏빛 저주(2) 14.08.31 150 5 7쪽
6 #2. 보랏빛 저주(1) 14.08.31 134 5 7쪽
5 #1. 눈물의 아이(4) +2 14.08.31 180 6 9쪽
4 #1. 눈물의 아이(3) 14.08.31 165 5 8쪽
3 #1. 눈물의 아이(2) +2 14.08.31 123 6 7쪽
2 1.라마스(RAMAS)-#1. 눈물의 아이(1) +1 14.08.31 142 6 7쪽
1 #0. Prologue +4 14.08.31 188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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