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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은빛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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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7.07.04 13:35
최근연재일 :
2013.01.31 22:18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15,596
추천수 :
128
글자수 :
177,096

작성
07.06.24 19:57
조회
299
추천
2
글자
10쪽

26 메디의 가출

DUMMY

난 분명히 의사 활동을 위해 메나드에 온 건데…

이보세요, 경찰청 아저씨들. 저 내버려두시면 안 됩니까?

경찰이 저뿐인가요?

이렇게 다친 걸로도 모자라나요.

…제길, 짜증나.


From. 메디

- 26 메디의 가출


같은 시각 뮤지니엄 연구소. 분관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퇴원하는 환자들을 대문에서 배웅을 끝낸 뒤, 다시 분관으로 들어가려던 유리아의 어깨를 누군가가 잡아끌었다.



“억!”

“얘기 좀 하자, 친구.”

“어? 어어! 들어와, 들어와.”



유리아는 눈 밑 그늘이 크게 생긴 친구 메디를 본관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오렌지주스를 마시며 유리아는 메디의 그간 정황을 모두 들었다.



“그래서 그냥 뛰쳐나온 거야?”

“당연하지! 내가 경찰청의 부름을 받고 형사 자격으로 건너온 거라면 나도 할 말 없어. 하지만 내가 온 건 네 부름을 받고 온 거잖아? 근데 그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고. 안 그러니, 유리아?”



메디의 얘기를 모두 들은 유리아는 한숨을 살짝 쉬며 주스를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



“너도 은근히 대책 없구나.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본관에는 여유가 없어. 친동생인 쥬리아조차 일행이랑 숙소에서 돈 내면서 머물고 있다고.”

“숙소? 그럼 적당히 집이 없는 거네?”

“비슷하지.”



메디의 물음에 대한 쥬리아의 대답을 끝으로 둘 사이에는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싹 비운 잔에 주스를 따르며 메디가 맞은편의 물었다.



“그 친구들, 메나드에 온 지 얼마나 됐지?”

“한 7일쯤 됐나?”

“그럼 나랑 거의 엇비슷한 거네?”

“그런 셈이지.”



고개를 끄덕인 유리아는 잔을 메디에게 내밀었고 메디는 친구의 잔에 주스를 따랐다.



“계속 숙소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집을 한 채 사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우주선 전용 대기장이 있는 집으로 사는 게 낫겠지. 하지만 메나드는 그런 집이 많지 않아.”

“지으면 되지 않아?”



메디의 물음에 유리아는 고개를 흔든 뒤 음료를 마시며 대답했다.



“메나드 안쪽에 사는 몬스터가 워낙 많이 지상으로 올라오고 있어서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그리고 그런 문제는 그들이 알아서 할 문제이지. 나는 이곳에 오래 있었고, 앞으로도 특별할 일정이 없는 한 메나드를 떠날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그들은 달라. 검술훈련과 마법훈련이라는 목표가 있어. 메나드가 거주지가 아니고, 이곳저곳 여행을 할 것이기 때문에 집이 필요 없을 수도 있어.”

“흐음. 그래도 집이 있으면 좋을 텐데. 숙소가 4인용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한 방에서 다 같이 잔다는 뜻인데.”

“…!”



메디의 지적에 음료를 마시던 유리아의 목청이 순간 멈췄다. 그렇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꿈에도 못 했던 것이다. 유리아는 끼고 있던 안경을 손으로 고쳐 쓰며, 생각을 하다가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서… 설마! 동침(同寢)?”

“바로 그거지.”

“!!”



타악-! 메디의 말에 충격이 커진 유리아는 주스를 다 마신 잔으로 탁자를 크게 내리쳤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며 외치듯 말했다.



“가자!”

“어, 어딜?”

“부동산!!”

“…….”



메디는 순간적으로 어깨의 힘이 확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뭐라고 받아치기도 전에 유리아의 손에 의해 끌리듯 본관을 나갔다.


한편 여전히 늪에서 레드콘을 줍고 있는 크리오네스 일행. 몇 개 주운 게 있는 듯 그들의 포대 주머니는 어느 정도 불룩한 상태이다.



“우와, 은근히 어려운데요?”

“넓으니까.”



은색 머리카락을 높이 올려 묶은 뒤, 좀 더 말아 올려서 묶는 쥬리아의 꿍얼거림을 카스가 짧은 한 마디로 막아버렸다. 에스 역시 길게 내린 머리카락을 늪에 빠지지 않게 잘 묶어 올렸다. 짧은 단발을 유지 중인 리오와 형을 보며 에스는 한숨을 살짝 쉬었다.



“리오와 형은 짧아서 좋겠네.”

“응!”



손가락으로 브이~ 를 그려대던 크리오네스는 어디에 부딪친 듯 살짝 기울더니 이내 늪에 풍덩 빠져버렸다. 작업복을 입었기에 옷은 따로 버리지 않았지만 머리카락이 문제다. 서둘러 감지 않으면 색이 변할 지도 모른다.


크리오네스가 빠진 소리를 들었는지 용병 한 명이 이쪽을 보고 있다. 흠뻑 젖어버린 크리오네스를 보며 일행은 대소를 터트렸지만 용병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 용병은 소리치듯이 말했다.



“어이, 빠진 녀석! 얼른 나가서 머리 감으라고! 그리도 자네들도 웃을 일이 아닐세! 늪에는 독이 있으니까 빠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아, 예! 길드에 샤워실 있나요?”

“있으니까 길드 장에게 얘기하고 얼른 씻어!”

“다녀올게요!”



용병의 말에 크리오네스는 서둘러 늪을 빠져나와 서식지까지 나오려고 했다. 헌데 1층에서 막 나가려던 차에 드리콘 다섯 마리와 마주하고 말았다. 등 뒤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기는 하나 그 앞에는 두꺼운 철문이 있는 상태였다.


문을 여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다른 용병들까지 위험에 빠지기 때문에, 크리오네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윽! 어쩌지?’



두 검을 숙소에 놓고 온 지금은 최대의 위기였다. 닿을 지 안 닿을 지도 모를 그 때, 크리오네스는 10년 지기인 두 검을 마음으로 수없이 불렀다.



‘제발. 제발. 여기까지 스스로 올 수는 없겠니? 제발. 주인이 위기야. 검들이 알아서 도와줘야 할 거 아냐! 제발 와라! 얼른 와! 얼른!’



드리콘 다섯 마리는 그 커다란 눈으로 크리오네스를 보면서 거리를 조금씩 좁혀왔다.


바로 그 때 늪 밖에서는 주인의 호출을 받은 두 자루의 은색 검이 초특급 속력으로 공중을 날아가는 중이다. 그로 인해 주변은 완전 난리.



“뭐야, 뭐? 왜 검이 지 혼자 막 날아다녀?”

“귀신 들린 검인가?”

“지금 시대에 귀신은 무슨. 근데 정말 귀신인가?”



비슷하다. 어찌 됐건 두 자루의 검은 모퉁이마다 돌고 돌아 드리콘의 서식지가 있는 늪으로 향했다. 크리오네스의 위기를 느낀 사람이 3층에도 한 명 있었으니.



“…! 리오!”

“어디 가나? 레드콘 주워야지.”



늪을 나가려던 쥬리아의 손목을 카스가 잡아끌었다. 쥬리아는 미간을 좁혔다 폈다 하며 카스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썼다.



“이것 놔요, 카스 씨! 리오한테 큰일 났단 말이에요!”

“큰일? 무슨 큰일?”

“암튼 저 좀 놔주세요, 금방 갔다 올게요.”



쥬리아가 바쁘다는 것을 온 몸으로 표출하자 카스는 그녀를 놓아줬고, 쥬리아는 늪을 빠져나와서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계단을 내려갔다.


그 시각 1층. 쉬익-



“왔다!”



크게 웃은 크리오네스는 날아드는 두 검을 양손으로 손잡이만 잡아서 뽑은 후, 바닥에 마법진을 펼치고 준비 중인 화력 마법을 검에 올려붙였다.



“불꽃 검!”



마법 검을 실현해본 크리오네스는 그 상태로 드리콘 한 마리를 집중적으로 베기 시작했다. 마법이 가미된 검의 파괴력에 드리콘 한 마리는 크리오네스가 20번을 베자 불타오르며 바닥에 뻗었다.


사기가 오른 크리오네스는 한 마리 더 불타 죽인 후, 마법 전개를 끝내고 마법진을 지운 뒤 검을 흔들어서 불을 껐다. 쥬리아가 크리오네스에게 다가온 건 바로 그 때다.



“얼음기둥 4개 작렬!”



쥬리아는 크리오네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마법진을 펼치고 얼음기둥 4개를 띄워서 드리콘 두 마리를 얼렸다. 한 마리는 조금 거리를 두고 있어서 마법진에 들어가지 못 했다. 애초에 붙어 있는 그 두 마리를 노린 듯했다.


한 마디를 남겨두고 크리오네스가 뒤를 돌아보고 쥬리아를 불렀다.



“쥬리아! 어떻게 내려왔어?”

“느낌이 왔어. 다친 곳은 없어? 검은 어디서 났어?”

“마음으로 간절히 불렀더니 왔어. 암튼 처음으로 불꽃 검을 해봤는데 이야~ 끝내준다! 봤지, 봤지!”



하지만 쥬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도착한 직후 크리오네스가 마법 검을 접었기 때문이다.



“미안해, 못 봤어.”

“…….”



쥬리아가 고개를 젓자 크리오네스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늪 흙을 뒤집어쓰고 그런 표정을 짓자 은근히 귀엽다. 남은 드리콘 한 마리를 본 크리오네스는 이번에는 얼음 계열의 마법진을 펼쳤다.



“얼음 검!”



은색 날 위에 하얀 얼음이 뒤덮인 두 검으로 드리콘을 베는 크리오네스. 이번에도 20번 가량을 베자 드리콘은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쓰러졌다. 크리오네스는 펼친 마법진을 닫고 검을 덮은 얼음을 다 녹인 뒤, 바닥에 떨어졌던 검집에 검을 넣고 오른쪽 허리에 하나 둘 찼다.


그런 그를 보며 쥬리아가 탄성을 질렀다.



“우와! 마법 검을 쓰니까 더 강해 보인다, 리오!”

“그렇지? 고마워! 드리콘 한 마리당 얼마라고 했었지?”

“한 마리당 10만 페어라고 들었어. 총 50만 페어야.”

“그렇구나. 쥬리아 넌 올라가, 난 씻고 올게.”

“응, 알았어.”



쥬리아를 그곳에 남긴 뒤 크리오네스는 길드로 향했다. 길드 문이 열리자 로버트가 문 쪽을 바라봤다.



“음? 리오, 자네 머리가 왜 그런가? 빠졌나?”

“네, 잘못해서 늪에 빠졌어요. 욕실이 어디죠?”

“이 안쪽일세. 안에 여비 수건과 가운도 있으니 씻는데 지장 없을 거야. 또 들어갈 거면 머리만 감는 게 나을 거야.”

“예.”



욕실에 들어가 머리만 감고 나온 크리오네스의 머리카락은 다시 파란색으로 돌아왔다. 그는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로버트에게 보고 하나를 살짝 했다.



“로버트 씨, 제가 머리 젖어서 나오다가 드리콘 다섯 마리랑 마주쳤거든요.”

“흠, 다섯 마리 다 잘 잡았으니 자네가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이겠지. 고생했네. 50만 페어 입금 시켜주겠네.”

“감사합니다.”

“뭘 이 정도로.”



로버트가 싱긋 웃자 크리오네스도 미소로 답한 뒤 수건을 욕실에 걸어두고 길드를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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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pilogue 13.01.31 359 2 5쪽
44 終 카스와 유리아2 13.01.31 284 2 7쪽
43 42 카스와 유리아1 13.01.31 326 2 11쪽
42 41 과거몽 13.01.31 281 2 10쪽
41 40 행성 바깥의 전투 13.01.31 433 4 10쪽
40 39 목숨 걸린 대추격(?) 13.01.31 253 2 10쪽
39 38 뫼비우스의 띠가 이어준 재회 13.01.31 405 3 10쪽
38 37 파란 마녀의 진실 13.01.31 382 4 10쪽
37 36 쥬리아의 행방불명 13.01.31 311 2 10쪽
36 35 연 많은 경찰청 13.01.31 305 2 10쪽
35 34 트로토 항성계의 첫 날 13.01.31 516 3 11쪽
34 33 연구원 대 이동 13.01.31 340 2 9쪽
33 32 폭풍전야 13.01.31 442 2 9쪽
32 31 우주선 안에서 13.01.31 247 2 9쪽
31 30 타 항성계로 +3 07.07.04 502 4 10쪽
30 29 연구소 사건 +2 07.07.03 462 5 9쪽
29 28 새로운 거처 07.06.29 344 2 10쪽
28 27 통신 대소동 +3 07.06.26 312 2 10쪽
» 26 메디의 가출 +2 07.06.24 30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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