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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은빛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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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7.07.04 13:35
최근연재일 :
2013.01.31 22:18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15,598
추천수 :
128
글자수 :
177,096

작성
07.06.29 20:32
조회
344
추천
2
글자
10쪽

28 새로운 거처

DUMMY

오랜만에 뵙네요. 4년 만인 걸요.

정말 몰랐어요, 정말.

새로운 거처의 이전 주인이 당신이었을 줄이야.

…쿠안 씨.


From. 쥬리아

- 28 새로운 거처



카스는 굳은 표정을 유지하며 되물었다.



“진심인가?”

“피장파장인 상황이었으니까요.”



쥬리아는 별 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며 식사를 계속했고, 카스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어깨를 으쓱인 뒤 식사를 계속했다. 마주보는 크리오네스와 에스도 서로를 보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오후 6시경.


레드콘 채집 작업을 모두 끝낸 크리오네스 일행은 옷을 갈아입고 저녁까지 먹은 뒤, 숙소에서 짐을 모두 꾸려서 숙소를 나섰다. 거의 일 주일 만에 방을 비우는 숙소였다.


뮤지니엄 연구소에 도착하니 이미 8시가 다 된 시각.



“너무 늦은 거 아닌가?”



연구소의 벨을 누른 카스가 문을 연 유리아에게 묻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 멀지 않으니까 상관없어요.”



실제로 뮤지니엄 연구소는 닥터 클리그의 서문에 가깝게 자리하고 있었기에, 숙소와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일행의 새로운 거처는 닥터 클리그에 있는 게 아닌지 유리아는 같이 나온 메디와 함께, 길게 내린 머리카락을 흔들며 서문을 나가 대로를 걸었다.


에스와 쥬리아도 묶어 올렸던 머리카락을 작업 끝나는 때에 맞춰 모두 내린 상태이다.


5분짜리 대로를 걸어서 도착한 곳, <트리플 하우즈>. 정말로 주택과 아파트가 총 밀집한 곳이다. 하지만 두 여인은 일행을 데리고 5분을 더 걸어서 흰색 2층 저택 건물 앞에 섰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진 않지만 저택이라는 느낌은 물씬 풍기는 그런 집이었다.



“여기에요. 이제 전 주인이 나올 거예요.”



유리아의 말 끝나기 무섭게 현관에서 어느 남자가 부인, 그리고 10살가량 되어 보이는 딸과 함께 나왔다. 남자는 일행과 가벼운 인사를 하다가, 순간 쥬리아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쥬리아?”

“…오랜만이네요, 쿠안 씨. 인연이 없는 줄 알았는데.”

“나도 그런 줄 알았어. 음? …….”



순간 남자는 쥬리아와 크리오네스의 굳게 맞잡은 손을 바라봤다.



‘그랬었나.’



마주잡은 그 손의 뜻을 이해한 그는 빙긋 웃어 보인 후 다시 말했다.



“훗! 이것도 인연인데 선물 하나 할까? 새 식구가 온다는 소식에 하인들과 시녀들을 그냥 두고 나오는 길이다. 그리고 이 집에서 나오는 모든 과세는 내가 책임지지. 솔직히, 별장으로 남기려다가 부동산에 내놓은 집이니까 말이야. 명의가 누구지?”

“접니다. 유리아.N.그레이스지요.”



유리아의 대답에 남자는 입을 모았다.



“오~! 그렇군. 알겠네. 암튼 잘 지내게. 쥬리아.”

“…?”



쥬리아가 살짝 올려보자 그는 다시금 빙긋 웃었다.



“건강해 보여서 좋구나. 4년 전 나의 과오가 네게 해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구나. 앞으로도.”

“서류상으로 남겨진 건 없으니까 괜찮아요. 잘 지내세요.”

“음. 그럼.”



남자는 가족과 함께 그곳을 벗어나 대로 사이를 걸어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들어가자, 유리아. 그리고 쥬리아들도.”

“응? 응.”

“아, 네.”



메디의 이끎에 일행은 모두 집안으로 들어갔다. 정말로 하인들과 시녀들이 남아있었다. 그들에게 짐정리를 남긴 일행은 잠시 집을 살폈다.


2층짜리 집치고는 상당히 넓었다. 1층 중앙 천장에 걸린 샹들리에와, 2층으로 올라가는 양쪽으로 나뉜 계단은 집에 살았던 이전 주인이 얼마나 부자였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앞으로는 정원에 뒤로는 자그마한 호수를 낀 공원과, 펼쳐진 훈련지가 보여주는 집의 가치까지. 특히 집 곳곳에 걸린 풍경화와 사물화도 그 가치를 톡톡히 올리는 중이었다.


현관을 중심으로 앞에 소파와 식탁, 그리고 TV와 카펫 등등, 왼쪽으로 커다란 식당이. 그 옆에는 서재로 들어가는 문이고, 계단 사이에 있는 넓은 공간이 모두 서재다. 알아볼 수 있는 이유가 있었으니, “서재” 라고 벽에 떡하니 쓰여 있다.


현관 오른쪽에 있는 조금 큰 방은 응접실, 그 옆이 세탁실과 냉·난방시설이 있는 다용도실, 맞은편의 방 8개는 모두 하인들과 시녀들이 쓰는 방. 계단 아래로 남는 공간에 틈과 손잡이가 있다. 작은 창고로 봐서는 그 쿠안이라는 남자, 작은 공간도 꼼꼼하게 썼던 것 같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왼쪽과 오른쪽, 두 개로 나뉘어져 있었고, 2층 역시 방이 만만찮게 많다. 문만 10개다. 왼쪽 계단 옆에는 작은 대화 공간이, 오른쪽 계단 옆에는 야식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식당이 구비되어 있다.


실로 엄청난 저택이다. 왜 별장으로 안 남기고 그냥 팔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할 정도이다. 헌데 뭔가가 빠져있다.



“욕실이 안 보입니다만.”

“방에 하나씩 딸려 있답니다.”

“…….”



카스의 물음에 식당 안에 있던 시녀가 대답했고, 일행은 할 말을 잃었다. 멍한 그들을 보며 하인이 다가와서 물었다.



“여러분, 식사는 하셨습니까?”

“네, 먹고 들어오는 길이에요!”



크리오네스가 대표로 대답하며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냥 취침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집이었다. 게다가 집에서 나오는 과세도 모두 내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크리오네스는 다시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어마어마한 집을 무슨 심보로 건네는 건지 모르겠군. 정말 동침 방지용과 생일 선물용이 전부인 거야? 유리아 씨, 우릴 아예 메나드에 눌러 살게 할 작정이군. 제길, 예언을 알아보는 거랑 전투훈련과 마법훈련은 이제 막 시동이 걸렸을 뿐인데.’



한 바퀴 돌고 나오는 사이 하인들은 일행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계단 옆에 꾸며진 작은 창고에서 뭔가를 꺼냈다. 멀리서 보기에는 작은 명패 같았다.


시녀가 음료를 4잔 내어오자 일행 모두 한 모금씩 마셨다. 에스는 담배를 손에 쥐고 음료를 마셨다. 거실 한 가운데에 있는 소파에 앉은 에스가 담배를 물면서 옆에 앉은 유리에게 물었다.



“상당히 부자인 것 같군, 그 아저씨.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것치고는 집이 와-. 누님, 이 집을 얼마에 산거야?”

“1000만.”



유리아와 메디가 동시에 대답하자 일행은 혀를 내둘렀다.



“정말요? 한 5000만은 할 것 같은데?”

“들었잖아, 리오 군도. 별장으로 쓰려다가 낸 거라고. 근데 쥬리아 양, 저 남자랑 아는 사이였어?”



크리오네스의 말에 빙긋 웃으며 대답한 메디. 그녀는 소파 턱에서 내려와 유리아 옆에 앉으며 다시 쥬리아에게 물었고, 쥬리아는 맞은편에 앉으며 대답했다.



“쿠안.폰.딜레티드. Kuan.Fon.Delatid. 올해 나이 35세, 무역회사의 젊은 사장이죠. 4년 전에는 지사 문제로 라티아에 있었어요. 저랑 결혼까지 했는데, 거의 쿠안 씨의 반 강제적으로 했었지요. 결국 한 달 만에 이혼했지만 서류상으로는 아무것도 안 남았어요. 제가 3개월 이상 지내고 나면 법적 신고를 하자고 했었거든요. 지금은 잘 지내나 봐요. 부인에 딸까지.”



쥬리아는 꽤나 쓸쓸한 얼굴로 4년 전 있었던 짧았던 과거를 일행에게 털어놓았다. 메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나도 몰랐어.”



유리아가 고개를 젓자 쥬리아가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언니가 모르는 건 당연해요. 엄마랑 아빠도 비밀로 하자고 그랬으니까. 결혼의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마법에 대해 엄청난 소질을 가진 마법사라는 것, 그리고 이혼은 제가 쿠안 씨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반대했기 때문이었어요. 애초에 제가 원해서 했던 결혼은 아니니까. 그리고 그 한 달도 한 침대에서 자 본적은 한 번도 없어요.”



쥬리아는 크리오네스와의 동침 얘기는 하지 않았다. 동침 반대로 인해서 집을 옮기게 한 유리아에게 있어서 그 얘기는 눈에 불을 키고도 남게 할 얘기이기 때문이다.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우고 불을 끄는 에스의 행동에 맞춰서 2층에 올라갔던 시녀와 하인들이 내려왔다.



“여러분, 옷 정리 다 되었습니다. 방문에 명패를 하나씩 달았기 때문에 들어가기 쉬우실 겁니다.”

“아, 그래요? 모두 고생 많으셨네요. 다들 들으셨겠죠? 쥬리아의 방에 들어가는 날에는! 제가 가만 안 있습니다?”



굵은 목소리로 협박에 비슷하게 말한 유리아는 주먹을 들어보였고, 품에서 담배를 꺼내던 형제와 크리오네스는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핫! 올라가서 쉬려무나. 가자, 유리아.”

“응. 모두 잘 자라.”

“잘 가요, 잘 자요. 집 고마워요!”



인사를 나눈 뒤 유리아와 메디는 연구소로 돌아가고 넷은 각자의 방으로 올라갔다.


6월 2일 아침이 밝았다. 헌데 방에서 자고 나온 일행의 얼굴이 그리 밝지가 않다. 일전에 라티아에서 배를 탔을 때 마지막 날 아침의 딱 얼굴이다. 인사를 하려던 시녀들과 하인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 대표로 시녀가 물었다.



“어머! 자리가 불편하셨습니까? 새 주인을 맞이해서 침대도 전부 새 것으로 바꿨습니다만.”

“그게 원인이었군요. 전원 밤 샜어요.”



쥬리아의 중얼거림에 시녀들과 하인들 모두 어쩔 줄 몰라 했다. 새 주인을 맞이해서 바꾼 게 오히려 짐이 된 셈이니까.



“아침은 어떻게 준비할까요?”

“간단하게 토스트로 주세요. 9시까지 길드로 가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시녀의 물음에 크리오네스는 웃음기를 지운 얼굴로 대답했고, 식사 담당인 시녀들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소파에 앉는 일행을 보며 하인이 물었다.



“근데, 어디 가십니까? 길드라니?”

“네! 레드콘 캐러 가요.”

“오옷! 레드콘! 버킹엄 포레스트 사람들 이외에는 못 들어간다는 그 유명한 드리콘의 늪! 그렇군요!”



에스의 대답에 잔뜩 감명(?)을 받은 하인은 손을 모으고서 눈을 반짝였고, 일행은 눈을 감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앞날이 훤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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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pilogue 13.01.31 359 2 5쪽
44 終 카스와 유리아2 13.01.31 284 2 7쪽
43 42 카스와 유리아1 13.01.31 326 2 11쪽
42 41 과거몽 13.01.31 281 2 10쪽
41 40 행성 바깥의 전투 13.01.31 433 4 10쪽
40 39 목숨 걸린 대추격(?) 13.01.31 253 2 10쪽
39 38 뫼비우스의 띠가 이어준 재회 13.01.31 405 3 10쪽
38 37 파란 마녀의 진실 13.01.31 382 4 10쪽
37 36 쥬리아의 행방불명 13.01.31 311 2 10쪽
36 35 연 많은 경찰청 13.01.31 305 2 10쪽
35 34 트로토 항성계의 첫 날 13.01.31 516 3 11쪽
34 33 연구원 대 이동 13.01.31 340 2 9쪽
33 32 폭풍전야 13.01.31 442 2 9쪽
32 31 우주선 안에서 13.01.31 247 2 9쪽
31 30 타 항성계로 +3 07.07.04 502 4 10쪽
30 29 연구소 사건 +2 07.07.03 463 5 9쪽
» 28 새로운 거처 07.06.29 345 2 10쪽
28 27 통신 대소동 +3 07.06.26 312 2 10쪽
27 26 메디의 가출 +2 07.06.24 30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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