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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은빛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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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7.07.04 13:35
최근연재일 :
2013.01.31 22:18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15,594
추천수 :
128
글자수 :
177,096

작성
13.01.31 21:56
조회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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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32 폭풍전야

DUMMY

내가 본 게 정말일까. 사실일까. 하지만…

정말이라면 사실이라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유리아한테 말을 해야 하나.

하지만 녀석은 알고 있는 눈치던데.


From. 메디

- 32 폭풍전야



모처럼 만의 일요일. 그동안 일요일도 부상자가 생기는 바람에 늘 시간이 제대로 안 났었다. 그런데 오늘 모처럼 환자도 없고 해서 시간이 났다.


그래서.


뮤지니엄 연구소는 지금 대 청소 중이다. 액자들 위에 먼지도 털고 바닥도 쓸고. 한창 쓸던 메디는 뭔가를 집어 들었다.



“어?”



그것은 파란 색의 머리카락 한 올이었다. 메디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홀로 중얼거렸다.



“연구원들 중에는 파란 색 머리카락을 가진 연구원이 없는데……!”



그녀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만약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면 이 머리카락의 주인은 분명히-.



“메디! 다 쓸었어?”

“어? 어어.”



뒤에서 확 질문을 던져오는 유리아의 행동에 깜짝 놀란 메디는 손에 들었던 머리카락을 바닥에 떨어트렸고, 떨어지는 그 머리카락은 유리아의 시선을 끌었다.



“파란색… 머리카락?”

“맞겠지? 그 녀석의.”

“확실해. 지난 5일에 연구소에 들렀다고 했으니까. 이건 내가 보관할게.”

“응.”



유리아의 말에 메디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유리아는 손에 든 파란 색 머리카락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메디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줍지 못 했다면 무슨 행동을 해서라도 녀석의 머리카락을 얻어냈을 거야. DNA가 동일한지 다른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 말이야. 맞지, 유리아?’



메디는 앞으로 넘어온 자신의 붉은 색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청소를 계속했다. 한편 침실로 들어온 유리아는.



“…….”



작은 밀폐용 봉지에 넣은 파란 색의 머리카락 한 올을 바라보는, 안경 너머의 흑갈색 눈동자는 심연(深淵)처럼 깊기만 하다.


똑똑. 갑작스러운 노크 소리에 유리아는 책상 서랍에 봉지를 넣으며 대답했다.



“네-.”

“유리아, 나야. 들어가도 되니?”

“응-.”



메디는 혀를 살짝 내밀며 방 안으로 들어온 뒤 문을 잘 닫았다. 그녀는 얘기 꺼내기가 쉽지 않은 듯, 돌돌 말린 머리끝을 더 돌돌 말면서 입을 열었다.



“저기, 있잖아. 유리아.”

“음?”

“저기-.”



메디가 뜸을 들이자 유리아는 자리에 앉으며 빙긋 웃고서 물었다.



“무슨 얘기인데 그렇게 서론이 길어?”

“아, 저기… 실은.”

“뭔데.”



유리아는 연신 웃으며 안경을 살짝 벗었다. 메디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청천벽력이 될 줄은 모른 채.



“봤어. 그 때. 내가 급히 들이닥치던 날 네가 서랍에 숨겼던 어느 자료.”

“…!”



순간 유리아의 손이 멈췄다. 안경을 잡은 왼손은 그대로인 채로 그녀는 멍한 눈동자로 메디를 올려봤다.



“봐… 봤다고?”

“응. 미안해. 고의가 아니었어.”

“…….”



충격이 심한 듯 유리아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렸다. 한참 후 유리아는 진정이 좀 된 듯 메디를 다시 올려봤다. 아까와는 다른 차가움이 담겨 있었다.



“왜 진작 얘기를 안 했니.”



올라가지 않고 내려가는 말끝. 열 받으면 나오는 유리아 특유의 버릇이다. 메디는 머리카락을 꼬던 손을 풀면서 말했다.



“나도 믿어지질 않아서. 그 자료… 사실이니? 사실이라면.”

“맞아. 네가 본 대로야. 사실이니까 입 다물어. 쥬리아한테 알려지게 되면, 그 순간 너와 난 절교야. 알았니.”

“알았어, 주의할게.”

“내 동생이라는 건 변하지 않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혼자만 알고 있길 빈다. 절대 퍼트리지 마.”

“응. 명심할게.”



메디는 멍한 표정을 지우지 않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탄로 난 비밀로 인해 가라앉은 분위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침대에 살짝 걸터앉으며 메디가 물었다.



“유리아, 너 6살 때부터 이미 메나드에 와 있었다며. 어떻게 알았어?”

“3년 전이었어. 쥬리아가 교통사고가 났었나 봐. 얘기를 듣고 카펫을 통해 병원에 연락했는데, 혈액형이 안 맞는다고 하더라.”

“교통사고?”

“응.”



잠시 말을 끊는 메디의 물음에 유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어렵게 입을 열었는데 한 번 시작했더니 얘기가 술술 잘 나왔다.


무슨 얘기인가 해서 재차 물었고 검사 결과 확실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믿을 수가 없던 유리아는 병원 측에 머리카락 한 올만 메나드로 보내달라고 의뢰를 했고, 그 때 이미 머리카락 검사법을 알고 있던 그녀였기에 검출은 어렵지 않았다.


유리아는 자신의 흑갈색 머리를 매만지며 설명을 이었다.



“직후 어머니에게로 연락을 넣었어. 그랬더니… 품으로 낳은 자식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거야.”

“…….”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대. 집 앞에서 주워진 둘째지만 부모님은 오히려 기뻐하셨대. 내 자리를 대신해서 채워준 쥬리아에게 나도 감사해. …?”



툭.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깔고 있던 유리아는 문득 바닥에 뭔가가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무색의 물방울. 눈물이다. 유리아는 불현듯 고개를 들었다. 메디는 손바닥으로 눈을 매만지며 펑펑 울고 있었다.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한 유리아가 살짝 입 꼬리를 위로 올리며 물었다.



“너 우니?”

“가여워… 가여워!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친부모가 누군지도 모른다는 거 아냐. 쥬리아 불쌍해서 어떻게 해?”



메디… 펑펑 울면서도 할 말 다 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대단한 여자일 지도 모르겠다. 자리에서 일어난 유리아는 메디를 다독이며 말했다.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누가 뭐라고 해도 쥬리아는 내 친동생이고 우리 부모님 딸이야. 울 사람은 따로 있는데 네가 왜 울어.”

“쥬리아가 너무 안 됐으니까.”

“알았으니까 그만 울어.”

“응… 훌쩍.”



유리아의 말에도 메디는 계속 훌쩍였고 유리아는 웃음보가 터진 얼굴로 그녀를 다독였다.



“풉! 이래가지고 어련히 범인 잘 잡겠다. 뚝!”

“뚝.”

“하하하. 너도 참.”

“놀리지 마~”



메디는 간신히 울음을 그쳤다. 유리아는 그녀의 눈물자국을 닦아주며 빙긋 웃었고, 때마침 밖에서 연구원이 방문을 두드렸기에 두 여인의 시선은 문 쪽으로 쏠렸다.



“유리아 박사님! 큰아버님께서 전화하셨어요!”

“큰아버지가? 응, 알았어.”



* * * * * *



“Check mate. 잘 좀 해봐, 지금 몇 판째야?”

“우씨. 뭐야, 뭐. 왜 이렇게 잘해?”

“쥬리아, 좀 봐주면서 하지.”

“와하하! 리오의 실력은 잘 알았어! 에이- 이런 건 봐주면서 하면 실력이 안 늘어요, 박사님. 자! 다음은 에스 오빠.”



우주선 안은 지금, 체스를 사이에 두고 난리가 났다. 크리오네스와 쥬리아가 처음 붙었는데 쥬리아는 아버지 밑에서 배운 게 있어서 그런지 완전히 실력파고, 크리오네스는 체스를 처음 배우고 판도 처음 보는 초보다.


초보가 고수에게 밀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니던가. 살살 하라는 리차드의 말을 들으면서도 쥬리아는 어깨에 힘을 주며, 다음 타자로 에스를 찍었다. 에스는 팔소매를 걷어 올리며 사기를 높인 뒤 말했다.



“봐주는 거 없다, 쥬리아? 나랑 형도 체스를 곧잘 뒀거든.”

“어어? 좀 봐주면서 해요!”

“실력자들끼리 한 판 붙는 건가? 재밌겠군.”



쥬리아의 외침에 이어지는 흥미진진하다는 눈빛의 리차드. 그의 시선을 느끼며 에스는 유리아를 향해 조소를 날렸다.



“떵떵대던 사람이 어디에 계신 누구시더라?”

“……. 쳇.”



쥬리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말을 정리했고, 에스 역시 말을 정리했다. 판의 자리를 바꿔서 쥬리아가 흑, 에스가 백. 에스가 먼저 시작했다.


세 시간 경과.


먹고 먹히는 과정에서 두 남녀는 서로 폰 4개와 비숍 하나, 나이트 하나씩을 사이 놓게 나눠가진 상태. 둘 다 판에만 시선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쿠우우울-.”



정적을 깨는 어느 소리가 판을 지켜보던 카스와 크리오네스, 그리고 시합 중인 쥬리아와 에스의 귀를 파고들었다. 넷의 시선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옮겨졌다.


재밌겠다며 흥미진진한 시선을 던지던 리차드 박사, 어느 순간부터 자고 있다.



“쿠우우울-.”

“…허허.”



일행은 황당하다는 듯 서로를 보며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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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pilogue 13.01.31 359 2 5쪽
44 終 카스와 유리아2 13.01.31 284 2 7쪽
43 42 카스와 유리아1 13.01.31 326 2 11쪽
42 41 과거몽 13.01.31 281 2 10쪽
41 40 행성 바깥의 전투 13.01.31 433 4 10쪽
40 39 목숨 걸린 대추격(?) 13.01.31 253 2 10쪽
39 38 뫼비우스의 띠가 이어준 재회 13.01.31 405 3 10쪽
38 37 파란 마녀의 진실 13.01.31 381 4 10쪽
37 36 쥬리아의 행방불명 13.01.31 311 2 10쪽
36 35 연 많은 경찰청 13.01.31 305 2 10쪽
35 34 트로토 항성계의 첫 날 13.01.31 516 3 11쪽
34 33 연구원 대 이동 13.01.31 340 2 9쪽
» 32 폭풍전야 13.01.31 442 2 9쪽
32 31 우주선 안에서 13.01.31 247 2 9쪽
31 30 타 항성계로 +3 07.07.04 502 4 10쪽
30 29 연구소 사건 +2 07.07.03 462 5 9쪽
29 28 새로운 거처 07.06.29 344 2 10쪽
28 27 통신 대소동 +3 07.06.26 312 2 10쪽
27 26 메디의 가출 +2 07.06.24 29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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