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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은빛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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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07.07.04 13:35
최근연재일 :
2013.01.31 22:18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15,742
추천수 :
128
글자수 :
177,096

작성
13.01.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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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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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31 우주선 안에서

DUMMY

제 1트로토로 간다니, 거기 은근히 위험한 곳인데.

트로토 항성계는 행성 크기가 작아서 발전이

다른 항성계에 비해서 많이 더딘 편이야.

그걸 염두에 두고 여행을 했으면 좋겠구나.

모르겠다, 어쩌면 트로토에서 만날 수 있을 지도.


From. 카스

- 31 우주선 안에서



“제길. 타기 전에 담배라도 실컷 피우는 건데.”



출발하고 30분, 소파에 길게 누워있던 에스는 머리맡에 풀어둔 총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예지몽을 꿨기에 여벌옷과 무기를 채비하라는 쥬리아의 말에 따라, 여벌의 옷과 무기를 챙겨서 저택을 나선 게 다행이었다.


어느 40대 중반의 남자를 봤고, 남자와 함께 우주선을 탄 게 쥬리아가 꾼 전날 밤의 예지몽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녀의 예지몽은 지금까지 백발백중이었고 오늘도 여지없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에 앉아있는 박사가 비흡연자라는 점이다. 그는 콧등에 걸친 안경을 고쳐 쓰며 에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놓게.”

“뭐, 뭐를요?”

“담배.”

“…!”



옆쪽 소파에서 자신의 은색 머리카락을 갖고 놀던 쥬리아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물론 놀란 건 당사자인 에스도 마찬가지. 크리오네스는 카스가 2층으로 올라간 그 순간 같이 올라갔다.



“왜, 왜요? 피시게요?”

“난 담배의 ‘ㄷ’ 자만 들어도 속이 뒤틀리는 사람이야. 이해하겠지?”

“알겠습니다, 앞에서는 안 필게요.”



좀 심한 표현에 어찌 보면 협박(?)이지만 어른 말이면 잘 따르는 에스이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피겠다는 말이었다.


크리오네스가 담배 연기라면 질색을 하는 통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둘이서만 흡연을 즐겼던 그들 형제. 박사이고 40대 중반이라서 이해해줄 줄 알았던 에스의 판단은 시행착오였다.



‘가뜩이나 우주선 안이라서 못 피는데 한 10일은 담배 연기도 못 맡겠군. 젠장.’



우주선과 함께 폭발해서 저세상 가기를 원치 않는다면 최선의 방법이다. 쥬리아가 조용히 일어나서 계단 따라 올라가자 리차드도 그녀를 따라 올라갔다.



“음? 아하, 어쩐지 1층이 휑하다 싶더니만 2층이 식당이었군. 이 문들은 무엇인가?”

“침실이에요.”



대답한 쥬리아는 크리오네스에게 박사랑 여기저기 돌아다니라고 말한 뒤, 급히 카스 옆에 붙어서 귀에 소곤거렸다.



“리차드 박사님, 담배 싫어하신대요.”

“어차피 우주선 안에서는 피지도 못 할 텐데, 뭐. 근데 그건 어떻게 알았지?”

“에스 오빠가 담배 운운했거든요.”

“그랬군. 정보 고맙네. 참고하지.”



카스가 알아들었다는 듯 말하자 쥬리아는 냉장고에서 음료수 하나를 꺼내서 식탁에 올리고, 잔도 5잔을 꺼냈다.



“리오, 박사님! 포도주스 한 잔씩 하실래요?”

“응! 좋지!”

“안 그래도 목이 마르던 참이네. 한잔 주게.”



두 남자의 대답을 들은 쥬리아는 쟁반에 음료수와 잔을 올려서 식탁으로 나가고, 스파게티 면을 삶고 있던 카스도 시간적 여유가 되는지 식탁으로 나왔다. 동생이 없는 것을 본 카스는 크리오네스에게 부탁 하나를 했다.



“리오, 에스 좀 데리고 올라올래?”

“예.”



성큼 대답한 크리오네스는 1층으로 내려가서 에스를 데리고 올라오자, 다른 셋은 이미 한 잔씩 받아서 마시고 있었다. 쥬리아는 두 개의 잔에 음료수를 따라서 각각 건넸고, 일행이 모두 올라온 것을 본 리차드가 음료수를 반쯤 남기며 물었다.



“자네들 중에 혹시 담배 피우는 사람 있나?”

“쿨럭!”



리차드의 물음에 두 형제가 동시에 입 안의 음료수를 내뿜으며 기침했다. 다행히도 튀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결과는 모두 나왔는지 리차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담배를 싫어하니 내 앞에서는 주의 좀 해주게.”

“…예.”



두 형제는 그러겠노라 약조했고, 잔을 비우며 에스가 옆의 카스에게 물었다.



“형, 스파게티는 다 되어 가?”

“음. 면은 좀 더 삶아야 하고 소스는 좀 더 끓여야 해. 박사님의 취향을 몰라서 그냥 토마토소스로 만들었습니다.”



카스의 말에 리차드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입맛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니 자유로이 하게.”

“네.”



카스는 한결 마음을 놓으며 다시 부엌으로 움직였다. 도와준다면서 소스 앞에 선 에스와, 면을 보기 위해 가스레인지 앞에 선 카스를 보며 리차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쥬리아, 혹시 저 두 사람. 형제인가?”

“네, 형제에요. 안 돼, 리오! 넌 훼방만 놓잖아!”



고개를 끄덕인 쥬리아는 직후 크리오네스의 허리를 붙잡아야 했다. 그는 쥬리아의 손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발버둥을 치는 이유는?



“나도 형들 도와줄래에에에!”



소파 위로 건너가려다가 사방팔방 휘젓는 통에, 그의 짧은 파란 머리가 휘날렸지만 크리오네스는 머리카락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쥬리아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입에 달라붙는데도 계속 그를 말렸다.



“네가 가면 훼방만 놓는다니까? 얌전히 있어!”

“아야!”



하다 못 한 쥬리아는 주먹으로 그의 등을 내리쳤고, 한 대 얻어맞은 크리오네스는 그녀에게 허리를 잡힌 채 축 늘어졌다. 지금 상황에서 발차기를 날리면 맞는 곳은…….


소파에서 씨름 아닌 씨름을 한 두 젊은이의 모습을 보던 리차드는 멍한 표정을 지우지 않고 물었다.



“늘 이런 식인가?”

“네. 좀 많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형을 도와 소스를 모두 만든 에스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 뒤 접시를 식탁에 내며 크리오네스를 불렀다.



“리오, 리오. 괜찮냐?”

“…네.”



크리오네스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쥬리아를 보던 에스가 그녀에게 물었다.



“처음으로 손으로 때렸네?”

“당연하죠! 발로 때리면…….”



쥬리아는 말을 하다가 말았다. 이유는 위에 있으니 따로 설명 안 하겠다. 카스는 면이 모두 삶아졌는지 스파게티용 접시에 면을 내리며 일행을 불렀다.



“자. 다들 먹자. 박사님, 드시지요.”

“음. 소스 냄새가 무척 맛있군.”



리차드는 빙긋 웃으며 식탁 의자로 건너왔고, 쥬리아와 크리오네스도 건너왔다. 에스는 형이 접시에 면을 내리면 그 위에 소스를 조금씩 부었다. 하나 남은 접시에 면을 내리던 카스를 보며 에스가 말했다.



“형, 리오는 좀 많이 해야지.”

“리오, 이 정도면 되나?”

“네! 충분해요, 형.”

“…?”



자리에 앉는 일행을 가만히 보던 리차드가 쥬리아에게 재차 물었다.



“둘이 형제라고?”

“형제라니까요?”

“아무리 봐도 여동생인데.”

“쿨럭!”



식사 전 잠시 물을 마시던 에스는 리차드의 중얼거림을 듣고 크게 헛기침을 했다. 리차드는 포크를 손에 들며 말했다.



“얼굴도 여자 같은데 거기다가 녹색 머리카락까지 길게 내렸으니 오해를 사는 것도 무리는 아냐. 자, 먹자고.”

“하아. 맛있게 드세요, 박사님. 형과 리오와 쥬리아도 맛있게 먹어.”

“맛있게 먹자.”

“잘 먹겠습니다-.”



합작하며 인사한 뒤 다섯 명은 포크로 스파게티를 둘둘 말아서 먹기 시작했다. 그 시각.


전 항성계의 우주선 제조사 중 최고를 달리는 MR-Faith 사. 50년 된 어느 우주선이 항성계를 다닌다는 정보가 들어왔고,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던 그 정보는 사장과 회장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회장은 사장과 비서를 불러서 앉혀놓고 물었다.



“50년 된 우주선이 돌아다닌다고? 그런 고마운 일이 있나! 그래, 그 우주선은 지금 어디 있나?”

“메나드 항성계를 나갔습니다. 트로토 항성계를 목표로 한 것 같습니다.”



비서의 대답에 사장과 회장이 동시에 물었다.



“트로토 항성계?”

“비서! 트로토 항성계에 지사가 있나?”



사장의 물음에 비서는 잠시 자료를 찾아서 펼친 뒤 그걸 보고 줄줄 읊었다.



“트로토 항성계…. 제 1트로토 행성과 라일 행성, 그리고 제 1라우엘라 행성에 지사가 분포되어 있습니다.”



비서의 대답에 회장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럼 지사들에게 연락해서 0414 기기가 들어가는 행성을 알아내고, 엔진 교체와 정비를 좀 해주게. 50년 동안 쓴 게 고마워서 공짜로 해주는 것이라고 말이야.”

“네, 지령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비서는 자신의 사무실로 건너가서 카펫을 열고 통신을 시작했다. 본사로부터 내려온 지령을 지사에 전하기 위해.



* * * * * *



메나드 항성계를 나온 지 사흘째인 6월 8일 우주선 안. 1층 소파에 길게 누운 크리오네스는 그 상태로 데굴데굴 굴렀다.



“아~ 지루하다!”

“우주선에 놀이문화도 안 싣고 다니나.”



앉아있던 리차드의 강한 지적에 일행은 할 말을 잃었다. 에스가 한숨을 내쉬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걸 까먹었어요.”

“다들 올라와 봐요!”



아직 2층 침실에 있던 쥬리아가 특유의 큰 목소리로 일행을 불렀다.



“체스 판이에요!”



…놀이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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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은빛 날개-항성계 +2 13.01.31 219 0 -
45 Epilogue 13.01.31 366 2 5쪽
44 終 카스와 유리아2 13.01.31 290 2 7쪽
43 42 카스와 유리아1 13.01.31 331 2 11쪽
42 41 과거몽 13.01.31 286 2 10쪽
41 40 행성 바깥의 전투 13.01.31 441 4 10쪽
40 39 목숨 걸린 대추격(?) 13.01.31 256 2 10쪽
39 38 뫼비우스의 띠가 이어준 재회 13.01.31 411 3 10쪽
38 37 파란 마녀의 진실 13.01.31 385 4 10쪽
37 36 쥬리아의 행방불명 13.01.31 318 2 10쪽
36 35 연 많은 경찰청 13.01.31 313 2 10쪽
35 34 트로토 항성계의 첫 날 13.01.31 522 3 11쪽
34 33 연구원 대 이동 13.01.31 345 2 9쪽
33 32 폭풍전야 13.01.31 445 2 9쪽
» 31 우주선 안에서 13.01.31 252 2 9쪽
31 30 타 항성계로 +3 07.07.04 506 4 10쪽
30 29 연구소 사건 +2 07.07.03 469 5 9쪽
29 28 새로운 거처 07.06.29 350 2 10쪽
28 27 통신 대소동 +3 07.06.26 316 2 10쪽
27 26 메디의 가출 +2 07.06.24 30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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