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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님의 서재입니다.

높은 장원의 군주 (Lord Of High Manor)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Takadang
작품등록일 :
2023.04.02 14:27
최근연재일 :
2024.05.19 18:2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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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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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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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3화 그랜드 토너먼트(12)

DUMMY

"이제 끝이에요. 이름 모를 셀대거.(Selldagger)"


검은 기운으로 감싸인 타이거 비틀의 단검이 디베르테의 등에 박혀 들자 짙은 피를 전신에 물들인 디베르테의 움직임이 멈췄다.


"커으윽······."


디베르테의 입에서 왈칵 뿜어져 나온 끈적거리는 피가 주르륵 턱을 타고 쏟아 내려 창고의 바닥에 고였다.


몸 안을 휘젓는 독기가 디베르테의 팔을 비틀어 우득 거리는 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이윽고 온몸을 경련한 뒤 바닥에 쓰러져 실이 끊어진 생기를 잃은 인형사의 인형처럼 그 어떤 미동도 없이 움직임을 멈췄다.


"휴우우. 끝난 거 같네요."


쓰러져 있는 디베르테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안도감을 느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드래곤 플라이에게로 향하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하핫! 이번 상대는 상당히 고전 하셨네요? 우선 그 상처부터 치료하죠."


"······. 타이거 비틀 뒤! 뒤를 봐!"


웃으며 다가오는 타이거 비틀의 등 뒤에서 다시 일어난 디베르테를 손을 뻗어 가리키며 드래곤 플라이가 소리쳤다.


"네? 무슨······. 우읏!"


타이거 비틀이 뒤돌아보자 그곳에는 디베르테가 손에 든 곡검을 자신을 향해 내리치고 있었다.


몸을 틀어 어깨와 몸을 사선으로 가로 지르는 디베르테의 공격을 피해내려 했지만 예리한 곡검의 끝이 타이거 비틀의 어깨에 닿으며 붉은색 피가 배어 나왔다.


"음흐흐흐흐하!"


어깨에서 흘러나와 손등을 타고 바닥에 흐르는 피가 디베르테의 웃음을 자아냈다.


"방심하지 말랬지! 설교는 이놈을 해치운 후에 계속 할 테니 물러서 있어."


-카아아앙-


창고안에 크게 울리는 칼소리와 어깨를 감싸고 있는 타이거 비틀을 지나쳐가는 드래곤 플라이가 디베르테의 검을 쳐 냈다.


"조심하세요···. 일반적인 상태가 아니에요."


허리띠의 도구 주머니에서 꺼낸 흰색의 가루를 어깨에 뿌린 뒤 손으로 감싼 타이거 비틀이 소리쳤다.


"사람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부터가 의심 되는데?"


타이거 비틀에게 답하며 휘두른 창고 바닥의 작은 나무조각이 휩쓸릴 만큼의 위력적인 드래곤 플라이의 일격을 디베르테가 피해냈다.


몸이 반으로 접힐 듯 기괴한 동작을 보이며 피해내는 뱀과도 같은 유연함. 맹독 숨결에 집어 삼켜진 영향으로 뒤틀어진 팔과 발작하듯 떨고 있는 몸으로 날아드는 드래곤 플라이의 공격을 계속해서 피해내고 있었다.


"큭!"


움직이고 있는 디베르테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가늘게 늘어진 그림자가 뒤따르고, 탁한 녹색의 기운이 뒤따르는 디베르테의 신속한 반격이 다시금 드래곤 플라이의 목을 노렸다.


"흐히히히히. 못 피해~ 너무 빨라서 못 피하네~! 우리가 너무 빨라! 흐아아~!"


여인의 목소리가 섞인 기묘한 목소리가 지나간 자리에는 허공에 흩뿌려지는 드래곤 플라이의 피가 남았다.


"흐느적 거리면서 잘도 움직이는구나 미친 눈깔!"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는 디베르테의 공격은 위력까지 점점 더해져 드래곤 플라이의 몸에 여러줄기의 붉은 피가 베어 나오는 자국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손에 쥔 칼로 수차례의 공격을 막아 내는 검의 소리가 들렸음에도 허벅지와 쇄골, 손등과 어깨. 상처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숨을 조여 오는 서늘한 디베르테의 웃음소리와 함께 드래곤 플라이의 검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흐하하! 부러졌네~에!"


길게 내민 혀와 찢어질 듯 크게 뜬 눈의 흰자위를 끊임없이 번득거리며 움직여대는 디베르테의 참격이 부러진 검을 들고 있는 드래곤 플라이에게 향하는 순간, 디베르테의 앞을 가로막으며 타이거 비틀이 나타났다.


"시간을 벌겠습니다 드래곤 플라이 씨! 그 틈에 참사도[斬蛇刀 (Snake Bane)]를!"


두 자루의 단검을 교차해 디베르테의 검을 물려 낸 타이거 비틀이 소리쳤다. 어깨의 흰 가루가 지혈 작용을 한 것인지 상처의 피는 가루와 엉겨 붙어 더 이상 흐르지 않고 멎어 있었다.


"이런 미친놈한테 참사도까지 꺼내야 하다니! 그래도 옳은 판단이다 타이거 비틀."


"되도록 빨리 부탁합니다 드래곤 플라이 씨."


"그래. 그럼 조금만 시간을 벌어 줘!"


타이거 비틀에게서 드래곤 플라이가 멀어지며 빛이 닿지 않는 창고의 구석을 향해 모습을 감췄다.


"흐음······. 도구의 힘을 좀 빌려야겠네요."


타이거 비틀이 품속의 주머니에서 꺼내 손에 쥔 건 보라색과 붉은색 밀랍으로 봉인된 작은 유리병 두 개였다.


"그럼 우리의 비장의 무기가 준비 될 동안 저와 좀 어울려 주셔야겠어요. 음···. 그런데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이름을 알려 주실 것 같진 않고, 드래곤 플라이 씨가 부르는 호칭은···. 좀 그렇잖아요."


작은 포션병의 밀랍을 떼어내고 그 안의 내용물을 마시며 타이거 비틀이 말했다.


"흐흐흐흐흐흐하하하!"


두 자루의 단검을 들고 다가오는 타이거 비틀을 향해 디베르테가 입가를 크게 찢은 웃음과 함께 달려 온다.


"흐···. 대화를 원하시는 건 아니군요. 저 역시도 이 포션의 효능을 써먹어야 하니까요. 흐앗!"


-채애앵-


달려오며 휘두른 디베르테의 공격을 튕겨 내자 창고안에 검의 울림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타이거 비틀의 공격.


"으아아앗!"


두 자루의 단검으로 이어지는 맹렬한 기세의 연속 공격.


디베르테의 몸 여러 곳에서는 타이거 비틀의 단검에 의해 난 상처에서 검은 피를 보이며 있었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보일 법한 통증에 대한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흐흐흐헤 아프지 않아 레아벨라···. 아프지 않아······."


검은 피가 바닥에 뿌려지는 소리, 디베르테의 웃음, 바닥을 차고 움직이는 소리, 공기를 가르는 검의 소리가 들린다.


디베르테와 타이거 비틀, 둘의 싸움은 이어진다.


창고안의 쌓아둔 상자와 기둥 사이를 오가며 주고받는 서로를 향한 검의 소리가 들려온다.


타이거 비틀이 마신 두 병의 포션. 연금술사에게 거금을 주고 구입한 마법약의 효능은 타이거 비틀이 기대한 것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


처음 병 속의 액체를 입에 머금고 넘길 때는 익숙지 않은 쓴맛이 거슬렸고 목을 넘어가 뱃속에 들어간 뒤에도 여전히 입에 그 쓴맛이 남아 얼얼한 마비감 마저 가져다주는 맛에 저절로 눈가가 찡그려졌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두 손에 들고 있는 단검의 손잡이에 패인 자국이 날 정도의 힘이 두 팔이 들어갔다. 팔다리가 떨리고 눈이 번쩍 뜨이는 힘이 타이거 비틀의 몸에서 솟아났다.


타오르는 불처럼 어깨와 머리 위로 마나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치솟는 게 느껴졌다. 호흡 한 번으로 흘러 넘치는 마나가 정리되어 모이는 감각에 익숙해진 것은 디베르테의 검을 막아 내고 손에 쥔 단검을 몇 차례 휘둘러본 뒤였다.


완전히 발현된 포션의 효과는 타이거 비틀이 유리병의 밀랍 봉인을 뜯으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효능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후우! 이거 굉장한데!'


땅을 박차고 뛰면 10큐빗(5m)은 뛰어 오를 수 있을 것과도 같은 감각. 손아귀에 돌이라도 쥐어져 있다면 움켜쥐어 깨뜨릴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느껴졌다.


"이제 그 웃음을 얼굴에서 지워드리죠!"


두 자루의 단검을 머리 위로 높이 치켜들고 공중으로 뛰어오른 타이거 비틀.


디베르테의 눈이 위를 향하며 그 모습을 쫓는다. 하지만 또 다른 타이거 비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보인다.


바닥을 차고 달려오는 방향을 꺾어 거꾸로 쥔 단검으로 디베르테의 다리를 향해 공격하려는 타이거 비틀이 보였다.


그의 반대편에도 더욱 자세를 낮추고 디베르테의 턱을 향해 검을 올려치는 타이거 비틀. 앞에서 오른쪽 어깨를 향해 팔을 길게 뻗어 단검으로 공격하는 타이거 비틀. 왼쪽에서는 거꾸로 쥔 두 자루의 단검으로 내려 찍으려는 모습의 타이거 비틀이 보였다.


검을 든 모습은 다 제각각 이었지만 디베르테를 향한 살기가 서려 있는 차가운 표정만은 모두 같았다.


바로 쥔 단검으로는 베고, 거꾸로 쥔 단검으로는 찌른다.


목을 노리고 다리를 베고 허벅지를 찌르고 어깨, 쇄골, 정강이, 팔 , 옆구리. 수많은 타이거 비틀의 공격이 디베르테를 향한다.


사냥꾼이 굵은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에 놀라 하늘 위로 동시에 날아 오르는 새의 무리처럼 여러 명의 타이거 비틀의 형체의 손에든 단검들이 디베르테를 향했다.


"여러 명이네~에? 재밌네에에!"


수십자루의 칼날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틈에 섞여 들어 들려오는 디베르테의 웃음소리.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높여 움직이고 있는 타이거 비틀의 짧은 외침이 들려왔다.


'움직여! 움직여. 더 빠르게!'


성공적으로 적중시킨 팬텀 대거의 공격. 그러나 상대인 디베르테는 단검에 베어 벌어지는 상처 따위는 무시하며 타이거 비틀의 공격에 반격해 오고 있었다.


"으아아아!"


단검을 고쳐 쥐며 내지른 소리와 턱에 힘을 가해 빠득 소리를 내며 이빨이 맞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더욱 가속하는 타이거 비틀의 공격이 이어졌다.


"빠르네에~ 점점 빨라지지만 그게 얼마나 오래 갈까~아? 희희희히히!"


팔등의 상처에선 타이거 비틀을 향해 검을 휘두를 때 마다 피가 흘러나온다. 뼈가 드러나 보이고 잘리고 찢겨진 근육들이 보일 정도의 깊은 상처가 보였지만 여전히 그런 상처에서 전해지는 통증은 없는 듯 타이거 비틀의 공격에 대항하고 있었다.


"아직 멀었습니다!"


-쉬이이잉-


날카로운 소리가 타이거 비틀의 귀를 스쳐 지나갔다. 호흡 한번이 완전히 쉬지도 않을 찰나의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 폭발적인 힘을 내던 포션 효과의 반동 일지도 모를 순간의 무너진 자세의 빈틈을 파고들어 디베르테의 검이 타이거 비틀의 어깨를 베고 지나갔다.


"으읍!"


입술을 깨물어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참아내며 여전히 자신의 피를 머금고 궤적을 바꿔 목을 노리고 다가오는 디베르테의 검을 막아 냈다.


묵직한 금속의 충격음.


공중 위에서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타이거 비틀의 단검이 보인다.


'쉬운 상대가 아니야. 저렇게 베이고도 아파하는 내색 조차 없다니······.'


타이거 비틀이 간신히 디베르테의 공격을 막아 내고 거리를 벌리며 뛰어오른 뒤 한 자루 남은 단검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


"이제 한 개 남았네에~"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짓는 디베르테가 검지 손가락을 뻗어 타이거 비틀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직 한 개나 남아 있네요."


여전히 포션의 효능은 몸속에 남아 있어 디베르테의 검에 의해 난 상처의 통증을 미약하게나마 둔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제 조금만 더 시간을 끌면···. 드래곤 플라이 씨가 오신다.'


디베르테와 공격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창고의 반대편으로 디베르테와 자신의 위치를 유도해낸 타이거 비틀이 창고의 먼쪽으로 잠시 눈길을 주며 드래곤 플라이가 다시 모습을 보일 시간을 가늠하고 있었다.


"그런데······. 너···. 소리···들···지···않···아?"


"네? 무슨······."


타이거 비틀의 미간이 찌푸려지며 여전히 손끝으로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디베르테를 노려보았다.


물 속에 잠겨 있는 듯 소리가 먹먹하게 들렸다.


작은 발소리도 들을 수 있던 타이거 비틀의 귀에는 디베르테의 목소리조차 입을 뻐끔거리는 모습만 보일 뿐, 온전히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 차린 디베르테가 하는 수 없다는 듯 두 어깨를 으쓱하고 들어 올린 뒤 다시 타이거 비틀을 향한 공격을 이어 나갔다.


-채챙 챙 챙챙-


검을 막아 내는 소리 마저도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타이거 비틀의 귀에는 둔하게 들려왔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디베르테의 웃음소리. 하지만 그와 반대로 점점 선명해져 가는 소리가 타이거 비틀에게 들려왔다.


처음에는 여인의 작은 웃음소리로 들려오던 소리가 이제는 웃음에 섞여 노랫소리와도 같은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디베르테의 검을 받아 내는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완벽하게 막아 내지 못하고 흘려 낸 디베르테의 검이 타이거 비틀의 몸에 상처를 냈다.


상처가 늘어갈수록 타이거 비틀은 자기 움직임이 둔해짐을 느꼈다.


상처마다 쇠갈고리가 몸을 꿰어 잡아 끄는 듯한 통증과 함께 느껴지는 감각이었다.


"으읏······."


겨우 막아 낸 디베르테의 공격에 균형을 잃고 쌓아 올려 둔 금속 주괴가 담긴 나무 상자들이 있는 곳으로 타이거 비틀의 몸이 밀려났다.


상자가 부서지며 바닥에 떨어지는 금속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 왔지만 여전히 타이거 비틀의 귀에는 둔탁한 울림만이 전해지고 있었다.


"조금 늦었다. 타이거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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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10화 그랜드 토너먼트(9) 24.03.30 2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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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107화 그랜드 토너먼트(6) 24.03.09 32 3 11쪽
106 106화 그랜드 토너먼트(5) 24.03.02 33 3 12쪽
105 105화 그랜드 토너먼트(4) 24.02.24 34 3 12쪽
104 104화 그랜드 토너먼트(3) 24.02.17 36 3 13쪽
103 103화 그랜드 토너먼트(2) 24.02.10 34 2 12쪽
102 102화 그랜드 토너먼트(1) 24.02.03 42 3 12쪽
101 101화 살린 오리드(3) 24.01.27 37 3 11쪽
100 100화 살린 오리드(2) +2 24.01.20 41 3 12쪽
99 99화 살린 오리드(1) 24.01.13 45 3 12쪽
98 98화 마브엔 관문 요새(2) 24.01.06 45 2 11쪽
97 97화 마브엔 관문 요새(1) 23.12.30 44 3 11쪽
96 96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3) 23.12.24 46 3 11쪽
95 95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2) 23.12.20 42 3 11쪽
94 94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1) 23.12.17 44 3 12쪽
93 93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4) 23.12.13 43 3 11쪽
92 92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3) 23.12.10 42 3 11쪽
91 91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2) 23.12.06 4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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