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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님의 서재입니다.

높은 장원의 군주 (Lord Of High Manor)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Takadang
작품등록일 :
2023.04.02 14:27
최근연재일 :
2024.05.19 18:2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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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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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글자수 :
63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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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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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2화 그랜드 토너먼트(11)

DUMMY

저벅저벅 창고안에 들리는 낯선이의 발소리.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한 드래곤 플라이와 타이거 비틀의 귀에는 낯선자가 내디디며 밟고 지나가는 작은 돌 부스러기의 소리조차 큰 소리로 느껴졌다.


바스락거리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흐으으으으으."


이어서 천천히 내뱉는 병으로 고통받는 병자의 신음과도 같은 숨소리가 드래곤 플라이와 타이거 비틀 두 사람의 귀에 들렸다.


빛 한점 없는 어두운 창고의 안. 밤하늘 위의 높게 뜬 달빛 조차도 틈이 없는 창고의 안으로 들어오지 못해 사물의 형체조차 제대로 분간되지 않는 어둠이 짙게 내리 깔린 창고의 안에는 여전히 낯선 침입자를 찾아내려는 두 사람의 귀가 경계심을 가득 높이고 날 위를 걷는 듯 발소리를 내지 않는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너무 어두워 레아벨라···. 나를 위해 이곳을 밝혀줘···. 밝은 너의 빛을···."


모래가루가 섞인 듯한 거친 목소리가 들린 뒤, 작은 녹색의 구체가 창고의 천정을 향해 올라가 공중에 띄워졌다.


"하아아아하! 잘 보여! 아주 잘 보여 레아벨라···. 고마워, 내사랑."


녹색의 빛 아래 디베르테의 모습이 드러났다. 흐트러진 머리와 추레한 옷차림의 디베르테가 괴이한 몸동작으로 고개와 눈을 굴리며 창고안 무엇인가를 찾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어~이! 거기 너. 뭐 하는 놈이냐!"


높게 쌓여져 있는 나무상자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에서 드래곤 플라이가 검의 끝을 디베르테에게 겨누며 모습을 보였다.


"흐흐흐흐 하하하학! 너희들이었구나! 내··· 내가 데려가야 할 펠··· 펠타 남작을 가져간게!"


씰룩거리는 입꼬리와 더욱 크게 떠진 푸른색 안광이 보이는 눈으로 디베르테가 드래곤 플라이에게 걸음을 옮겨 다가 갔다.


"창고의 물건을 훔치러 온 도둑놈은 아닌 것 같고···. 그리고 너희라고 하는 걸 보니, 감이 예리한 놈이구나!"


-쉬리릭-


"아님 그냥 말솜씨가 없는 사람이거나요."


녹색 빛 아래의 어둑한 그림자의 안에서 두 자루의 손잡이가 없는 투검용 짧은 검이 디베르테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런 건···. 소용없어."


고개와 몸을 틀어 날아든 투검을 피해낸 디베르테가 섬뜩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어둠 속에서 서 있는 타이거 비틀을 노려보고 있었다.


"눈도 좋은 것 같은데요? 투검 실력은 자신 있었는데 말이죠."


투검용 검날 한 개를 손에든 타이거 비틀이 모습을 보이며 나타나 자신이 던진 검날을 피해낸 디베르테와 눈을 마주친 채로 디베르테를 향해 적의가 가득한 표정으로 적당한 거리에서 걸음을 멈춰 섰다.


"우리와 같은 일하는 놈 같은데? 셀대거(Selldagger)끼리 의뢰 목표가 겹친 모양이야."


"그렇게 쉽게 말해주면 어떡해욧! 우리는 그냥 창고지기 일수도 있잖아요. 펠타 남작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왜 그런 흔한 말이라도 해서 둘러댔어야 했어요."


"어? 그러기엔···. 이놈은 이미 우리가 펠타 남작을 이곳으로 데려온 걸 아는 눈치던데? 안 그래? 아, 그러고 보니 이름을 모르네. 파란눈깔이라고 하면 되나?"


"두··· 둘···. 너희 둘한테서 펠타 남작의 냄새가 나······."


더듬은 말과 동시에 손끝으로 드래곤 플라이와 타이거 비틀을 한 번씩 가리킨 뒤 디베르테의 손가락이 두 사람 사이의 허공에 멈추며 말했다.


"냄새? 너··· 뭐 개라도 되는 거야? 아님 그 펠타 남작이 향수를 진하게 뿌린 건가?"


드래곤 플라이가 자기 팔등과 어깨에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대며 디베르테가 말한 냄새의 정체를 알아내려 했다.


"펠타··· 남작을 내놔. 내가···. 내가 데려가야 해. 빨리빨리, 늦었어 어서 펠타 남작을 데려가야 해."


느리고 머뭇거리는 말투와는 달리 디베르테의 눈은 타이거 비틀과 드래곤 플라이의 움직임을 아주 약간의 손가락 끝의 움찔거림, 미끄러지듯 내딛는 작은 걸음의 발끝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쁘게 굴러가며 감시하고 경계하고 있었다.


"뭐야··· 이 미친놈은. 어이! 타이거 비틀! 이 초록색 불빛 좀 어떻게 해 줘."


드래곤 플라이가 창고 윗쪽의 공중에 떠 있는 녹색의 빛이 나는 구체를 잔뜩 찡그린 얼굴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예! 지금 바로 처리할게요!"


-퍼펑-


타이거 비틀의 손바닥에 구현된 작은 마법진의 안에서 발사된 흰색의 끝이 둥근 마법의 화살이 디베르테가 띄워 놓은 녹색의 구체에 적중했다.


작은 폭발음을 내며 사라진 녹색의 구체를 대신해 타이거 비틀이 손에든 마석등을 높게 쌓아둔 나무상자의 위로 올라가 마석등의 조리개를 활짝 열어 강렬한 주황색의 빛으로 주위를 밝혔다.


"이제 괜찮죠?"


상자의 위에서 아래의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마석등의 빛으로 밝혀진 공간에서 흡족해하는 미소를 짓고 있는 드래곤 플라이를 향해 말했다.


"칙칙한 녹색빛이 없으니 훨씬 낫네! 단점이 하나 있다면 이 파란눈깔 미친놈의 몰골이 너무 잘 보인다는 거지만 말이야."


"그럼 빨리 해치워 버려야겠네요. 보조 할게요!"


"그래! 간다!"


드래곤 플라이의 모습이 잠시 흐릿해지며 디베르테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쫓기 위해 푸른 눈을 이리저리 바쁘게 굴리며 마침내 찾아낸 드래곤 플라이의 눈과 디베르테의 눈이 마주친 순간이었다.


"하! 눈 만큼 몸도 재빠른가 볼까?"


내리깔아 창고의 돌바닥 쪽을 바라보는 디베르테의 시선에는 자세를 낮추고 디베르테의 턱을 향해 올려차는 드래곤 플라이의 발이 보였다.


"흐흐흐흐흐흐!"


허리가 뒤로 꺾이며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드래곤 플라이의 공격을 피한 디베르테가 다시 몸을 비틀어 자기 턱을 노리던 드래곤 플라이의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슈욱-


공기를 가르며 내는 날카로운 검의 소리가 들리고 뻗었던 다리를 몸을 틈과 동시에 접어 디베르테의 검을 피해내며 다시 바닥을 차고 달려드는 드래곤 플라이가 자세를 낮추고 있던 디베르테의 목을 노렸다.


"방금 건 위험했던 거 아닌가요?"


-채챙-


어디선가 날아오는 검날을 디베르테가 튕겨 내고, 회전하는 투척검의 칼날이 창고의 바닥에 떨어지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었다.


디베르테를 향해 투검을 날리며 다시 자리를 옮겨 쌓아둔 낡은 곡물 포대 옆 그림자 속으로 숨어든 타이거 비틀이 두 번째의 일격을 빗맞춘 드래곤 플라이에게 물었다.


"여유지! 아직 멀었어!"


"으흐흐흐흐하!"


푸른 눈을 크게 뜨고, 끝이 깨져 떨어져 나간 송곳니를 보이며 격양된 감정을 보이는 디베르테의 웃음소리가 검과 검이 만나서 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콰자작-


드래곤 플라이의 검을 기묘한 몸동작으로 피해낸 디베르테의 공격이 빗나가며 드래곤 플라이의 옆에 놓여 있던 나무상자를 부수며 조각난 상자의 파편들이 휘날렸다.


"알고 있어~ 레아벨라. 흐흐흐하하핰!"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디베르테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 자기 등을 노리며 뛰어오른 타이거 비틀의 공격을 튕겨 냈다.


"으읔!"


"물러서 있어 타이거 비틀!"


드래곤 플라이가 강렬한 기운을 끌어모은 검을 디베르테를 향해 휘둘렀다.


순식간에 빠른 움직임으로 거리를 좁혀 지면에 닿을 듯 미끄러지며 사선으로 그어 올리는 공격, 상대의 허벅지를 베어낸 감촉이 검의 손잡이를 통해 전해져 온 순간이었다.


-슈걱-


"뭐······?"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듯, 드래곤 플라이가 휘둥그레 떠진 눈으로 무너진 몸의 균형을 바로잡으려는 찰나.


자기 몸에서 느껴지는 예리한 통증에 반응해 재빨리 바닥을 차고 뒤로 물러나 디베르테와의 거리를 벌렸다.


"드래곤 플라이 씨!"


"괜찮아! 얇게 베였을 뿐이야. (방금, 정확하게 목을 노렸는데?)"


디베르테의 검에 의해 베어진 흔적이 남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자기 어깨와 두 팔을 감싸며 드래곤 플라이가 놀란 목소리로 다가온 타이거 비틀을 안심시켰다.


"흐흐흐흐···. 피···."


얼굴에 묻은 드래곤 플라이의 피를 혀를 길게 내밀어 달콤한 꿀을 음미하듯 핥아내며 디베르테가 한껏 올라간 입꼬리를 보이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실력이 좋은데 미친 눈깔!"


드래곤 플라이가 디베르테를 향해 달려 나갔다. 바닥에 떨어진 몇 방울의 피가 그가 지나간 길을 뒤따르고, 앞서 달려 나간 드래곤 플라이의 모습을 확인한 타이거 비틀이 허리띠의 작은 주머니에서 꺼낸 분필로 재빠르게 그려 낸 문장에서 빛이 발했다.


'맹독 숨결의 문장'


창고의 바닥에 한쪽 무릎을 대고 자세를 낮춘 타이거 비틀이 바닥에 그려 낸 문장에서 흐물거리며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코와 입으로 들이마셨다.


수십 가닥의 검은 연기가 타이거 비틀의 코와 입을 향해 뻗어 나가 얼굴을 감쌌다.


타이거 비틀의 눈 흰자위가 검게 물들고, 검은 핏줄이 목과 얼굴에 꿈틀거리며 튀어나왔다.


"후우우웁!"


몸을 젖혀 크게 숨을 들이마신 타이거 비틀이 서로의 검을 맞부딪치며 강력한 검의 충돌음을 내는 디베르테와 드래곤 플라이를 향해 뛰었다.


창고의 두꺼운 돌 바닥이 깨질 정도의 강력한 도약이었다.


"Pron pron! Bronga!"


그롱족의 언어. 검을 마주댄 채 치솟는 고양감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떨리는 푸른 눈을 노려보고 있던 드래곤 플라이가 타이거 비틀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타앗-


맞닿았던 검을 놓으며 짧은 순간의 빈틈을 만들어낸 드래곤 플라이가 바닥을 차고 뒤로 물러남과 동시에 타이거 비틀의 공격이 이어진다.


"포이즌 브레스 스피어! (Poison Breath Sphere)"


디베르테를 향해 타이거 비틀이 몸속에 머금고 있던 맹독의 숨격을 단숨에 내뱉었다.


입에서 방출된 거대한 검은 연기의 구체가 디베르테에게 적중했다.


"크커커컥!"


검은 맹독의 기운이 디베르테의 눈과 귀. 코와 입, 머리를 휘감으며 파고들었다.


검은 피를 토해내는 디베르테의 신음이 들려온다.


"크카악! 아퍼! 아퍼!"


디베르테가 코와 귀에서 끈적이는 피를 흘리며 자기 손톱으로 피부를 벗겨내려는 듯이 긁어내고 있었다.


"레아벨라! 아퍼! 아퍼어! 레아···벨라!"


숨이 끊어져 가는 가는 목소리로 소리 지르며 디베르테가 검을 휘둘렀다.


쌓여져 있던 통나무 더미가 날아가 부딪치고 부러지며 내는 소리가 디베르테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토해내는 외침소리와 함께 창고의 곳곳으로 날아가 시끄러운 소음을 내었다.


어지러이 나뒹구는 부러진 통나무들의 소리와 부서지는 상자의 소리, 깨지는 유리의 소리가 창고안에 울려 퍼졌다.


"제가 마무리 짓겠습니다."


타이거 비틀이 디베르테를 향해 달려 나가려는 드래곤 플라이를 제지하며 손에든 단검을 얼굴 가까이로 가져가 입술을 모아 입김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타이거 비틀의 눈은 여전히 맹독 숨결의 영향으로 검게 물들어 있었다.


"후우우우······."


타이거 비틀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와 손에 들고 있는 단검을 감쌌다.


몸속에 맹독의 검은 숨결이 빠져나가자 검었던 눈도, 몸 곳곳에 돋아 나와 꿈틀거리며 있던 검은 핏줄도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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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화 살린 오리드(3) 24.01.27 37 3 11쪽
100 100화 살린 오리드(2) +2 24.01.20 41 3 12쪽
99 99화 살린 오리드(1) 24.01.13 45 3 12쪽
98 98화 마브엔 관문 요새(2) 24.01.06 45 2 11쪽
97 97화 마브엔 관문 요새(1) 23.12.30 44 3 11쪽
96 96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3) 23.12.24 46 3 11쪽
95 95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2) 23.12.20 42 3 11쪽
94 94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1) 23.12.17 4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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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3) 23.12.10 42 3 11쪽
91 91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2) 23.12.06 4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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