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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님의 서재입니다.

높은 장원의 군주 (Lord Of High Manor)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Takadang
작품등록일 :
2023.04.02 14:27
최근연재일 :
2024.05.19 18:2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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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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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글자수 :
632,754

작성
23.12.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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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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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91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2)

DUMMY

"우선은, 이리스에게 몸 밖으로 마나를 내보내 몸을 감싸는 법은 배웠지?"


"배웠다르."


"그래. 누구나 마나를 가지고 있고 무의식적으로 마나를 방출해 잃고 있는 건 알고 있지? 그걸 육체에 잡아두어 몸을 감싸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갑옷을 입는 것과 같지. 마나 콘볼브(Mana Convolve)라고 했던가?"


"그렇다르."


"그럼 손에 든 물체를 마나로 감싸는 응용법은? 그것도 배웠어?"


"그것도 배웠다르."


"오. 그럼, 설명이 쉽게 이해되겠네. 음...마법의 시전에는 마법진의 구현과 마나를 마법진에 주입해야 하는 마나의 방출을 수련해야 해. 여기까지는 무슨 소리인지 알겠어?"


"모르겠다르."


그라벨의 입에서 나온 단어들이 멍하게 촛점없는 눈으로 그라벨을 바라보고있는 니아에게 닿자마자 곧장 튕겨져 나오는것 같았다.


"어···. 음···. 그럼 자세한 건 다음에 다시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은 마법을 시전하기 위한 기초 능력인 마나의 방출 수련법을 알려줄게."


"우오!"


다시 밝은 표정으로 돌아온 니아가 주먹 쥔 손을 하늘을 향해 뻗으며 복잡한 공부가 뒤로 미루어진 기쁨을 표현했다.


"그럼 설명할게. 가장 첫 단계는 아퀼리아(Aquillia)의 마나맥의 힘으로 마나를 정확하게 볼 수 있어야 해. 그다음 이렇게 손가락을 서로 멀어지게 쫙 펴고. 마나를 한 손가락에 집중해서 다른 손가락 끝으로 옮기는 거야. 작은 마나의 공을 손가락에서 손가락으로 던져준다는 느낌으로."


그라벨이 검지 손가락 끝에 동그랗게 뭉쳐있는 마나를 중지에 그리고 약지까지 반복해서 옮겨 시범을 보이며 니아에게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그다음은, 그게 익숙해지면 왼손과 오른손으로 공모양의 마나를 주고받는 걸 해야 하는데, 처음엔 몸에서 떨어뜨린 마나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힘들 거야."


"으그그그긐. 자···. 잘 안된다르!"


그라벨이 보고 있는 니아의 마나가 마구 요동치고 있었다. 그라벨이 알려준 데로 손끝으로 마나를 모아 몸에서 떨어뜨리려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천천히 해. 처음부터 몸에서 마나를 떨어뜨리려 하지 말고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를 가느다란 마나의 선으로 이어보는 것부터."


"아...알았다르 카르카."


다시 집중하는 니아를 보며 그라벨이 미소 지었다.


원류를 알 수 없는 마법을 시전하기 위한 수련법. 니아에게 알려준 마나의 방출 수련법은 아마도 이세계에 오기 전 그랜드 월드의 마도학자로서 알고 있는 지식의 발현일 거라고 그라벨은 생각했다.


그래도 이세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헛지식이 아님을 여러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실제로 그라벨 자신이 마나의 방출 수련을 해 마법을 시전할 때 발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필요한 마나의 양이 많은 마법일수록 마나 방출 수련의 효과를 더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제 베스-디나스로 돌아가 볼까!"


그라벨이 세워둔 마차를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카르카. 그 칼 어디서 샀는지도 알려줘야 한다르."


니아가 그라벨의 뒤를 따라 마차로 걸어가며 말했다.


"어? 응. 알았어. 이번 의뢰인에게 마차에 실린 고기부터 가져다주고 돌아가는 길에 가보면 되겠다. 의뢰 내용을 보니 알투스 보어의 고기를 길드에 납품하는게 아니라 베스-디나스에 있는 의뢰인의 집으로 직접 가져다주는 게 의뢰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더라고."


그라벨과 니아가 마차에 오르고,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베스-디나스로 향했다.





*****



베스-디나스의 오래된 거리. 다듬돌이 빈틈없이 깔린 이 거리는 기나긴 세월을 거처 닳았음에도 그 모습이 예전과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변함이 없다.


대도시의 거리답게 넓고 곧게 뻗은 중심 가도는 수많은 마차의 바퀴와 지나다니는 이들의 발이 다져놓고 다듬어 놓아 매끄럽고 부드럽다.


길의 양옆으로는 배수로를 파 놓아 경사가 살짝 져 있게 만들어 놓은 구조 덕분에 비가 오더라도 비가 고이지 않고 길의 양옆으로 빠져나가게 되있다.


그라벨이 고삐 끈을 잡고 있는 마차가 여러 대의 마차와 길 위를 메운 사람들로 번잡한 거리의 위를 가고 있다.


서쪽의 성벽 문을 지나 베스-디나스의 중앙광장이 있는 곳으로 가는 중심가의 큰 거리에는 다양한 크기의 건물과 그 다양함 만큼이나 크기와 모양이 다른 상점의 간판들이 건물에 걸려있다.

말과 노새의 발굽 소리, 서로 인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거리의 식당 중 2층의 테라스에서 햇빛을 가리는 천막 아래 자리에 앉아 거리의 모습을 보며 한가로이 오후의 식사와 차를 즐기는 손님들도 보인다.


그라벨이 베스-디나스에 있을동안 머무를 티아바드(Tiabard) 여관의 간판이 긴 골목의 한구석에 삐져나와 조그맣게 보인다.


"니아. 저쪽 골목 안쪽이 우리가 한동안 머물 여관이야."


골목의 안쪽에 긴 목제 기둥에 달린 청록색의 바탕에 노란색으로 새가 그려진 간판을 손끝으로 가리키며 그라벨이 말했다.


"알고 있다르 카르카. 3층이 우리 방."


"그래. 아직 길이 익숙하지 않을듯해서 말해둔 거야."


"고맙다르."


그라벨이 알려준 손가락 사이를 방출한 마나의 선으로 이으려고 노력 중인 니아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지은 뒤 마차가 나가고 있는 길의 방향으로 눈을 두었다.


리브와 케인이 한동안 베스-디나스에서 머물 생각이라면, 이왕이면 성벽 안쪽의 구시가지보다는 성벽 밖 남쪽의 신시가지의 여관이나 주점 위의 숙소를 추천했었다.


뱃사람들이 이용하는 항구 쪽의 숙소들은 밤이면 시끄러운 술에 취한 선원들의 노랫소리와 낯에는 귀를 찔러대는 갈매기의 소리로 평온한 잠을 잘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그라벨에게 항구 쪽의 이야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었다.


그런 두 사람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추천을 받아들이지 못한 점에 사과하며 그라벨이 선택한 건 구시가의 상업가 골목 안의 티아바드 여관이었다.


여관의 주인인 티아바드라는 이름의 노인은 젊은 시절엔 베스-디나스의 항구 앞 팔리아 섬에 있는 조선소에서 대부분의 세월을 보냈다고 했다. 그 후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난 뒤에 지금의 여관이 되기 전의 창고 건물을 사들여 여관을 지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고 머무를 방을 알아보러 온 그라벨에게 말해주었고, 마침 3층에는 3개의 방과 거실이 있는 큰 객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티아바드 여관은 다른 주점에 달린 방에서 머무는 것처럼 식사는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주변의 맛 좋은 식당까지 추천해 주었다.


노인의 친절한 태도와 지긋지긋한 갈매기 소리를 피해 만든 베스-디나스에서 가장 조용한 여관임을 강조하는 말에 그라벨은 티아바드 여관의 3층을 빌리기로 했다.


물론 니아와 이리스의 동의도 얻었고, 덤으로 신시가지의 주점이나 여관에 머무는 것보다 좋은 점으로는 그라벨이 열람 허가를 얻은 베스-디나스의 대도서관과 모험가 길드가 있는 도시의 중심지와도 그리 멀지 않았고, 복잡한 남쪽 가도를 이용해 도서관과 모험가 길드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까지 티아바드 여관에 방을 빌린 것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았다.


"어디 보자. 모험가 길드가 아니라 의뢰자의 집으로 직접 알투스 보어의 고기를 가져가야 하니···. 위치가 표시된 약도를 받았는데."


모험가 길드에서 의뢰를 수락하며 받은 의뢰인의 집의 위치가 표기된 종이쪽지를 꺼내보며 그라벨이 뺨을 긁적였다.


잠시 후. 그라벨과 니아는 높은 담이 둘러져있는 저택의 입구에 서 있었다.


10큐빗(5m)은 되어 보이는 높이의 상아색 기둥 사이에 검고 굵은 강철로 만든 저택의 입구 앞에는 눈동자가 겨우 보일까 하는 투구와 폴드런이 없는 브레스트 플레이트를 입은 경비병이 창을 들고 서 있었다.


그중 한 명의 경비병이 마차에서 내려 손에 들고 있는 작은 종이조각 위의 글씨와 약도를 저택의 위치와 비교해 가며 보고 있는 그라벨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길드의 의뢰로 고기를 가져오신 겁니까?"


갈라지는 걸걸한 목소리로 마차에 실려있는 붉은 고깃덩어리들을 보며 경비병이 그라벨에게 물었다.


"네. 알투스 보어 두 마리분의 고기와 쓸개와 간 그리고 심장입니다."


"흠. 길드에서 빌린 마차입니까?"


마차의 옆 모험가 길드의 문장이 있는 걸 본 경비병이 물었다.


"예. 문제 될 게 있는 건가요?"


"아닙니다. 저택 안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마차는 저희 쪽에서 길드에 반납하겠습니다. 주인께서 직접 물건을 확인한 이후 약속된 보상을 직접 지급하실 겁니다. 이쪽으로."


목소리에 친절함이 느껴지지 않는 무뚝뚝한 말투의 경비병이 손짓으로 다른 경비병을 불러 마차를 맡긴 뒤 저택의 안쪽으로 그라벨과 니아를 안내했다.


"가자 니아.."


"알았다르 카르카."


앞장서 걷는 경비병의 뒤를 따라 그라벨과 니아가 걷고 있었다. 저택의 뜰에는 잘 다듬어진 정원수와 짧게 깎아 놓은 잔디, 그리고 멀리 높이 솟은 붉은 지붕의 저택을 향해 이어지는 회색의 자갈길.


또 다른 경비병이 지키고 있는 저택 건물의 문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자, 저택의 안뜰 2층의 기둥과 연결돼 커다란 자주색 얇은 천을 드리워 내린 천막의 아래 놓인 긴 의자의 위에 누워있는 비대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내리쬐는 햇살에 반사되어 윤이나는 부드럽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통통한 손에는 붉은색의 보석과 진한 녹색의 보석이 박혀 있는 반지를 끼고 있었고, 어깨 너머까지 기른 구불구불한 머리칼과 둥글게 잘 다듬어 놓은 턱수염의 사이로 황금 목걸이를 걸치고 있는 저택의 주인으로 예상되는 인물을 향해 손님을 안내하던 경비병이 멈추어 선 뒤 작은 소리로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내어 자신의 주인이 놀라지 않게 인기척을 낸 뒤 목소리를 내었다.


"길드에 요청한 고기를 가져온 모험가들이 왔습니다. 디라스(Diras)님."


"옷호! 길드에 의뢰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요?"


두툼한 턱살이 가린 목을 돌려 그라벨과 니아의 모습을 확인한 디라스가 걸치고 있던 공작새의 깃털과 같은 화려한 무늬의 고급스러운 옷을 펄럭이며 다가왔다.


"이야~ 이거 이거,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알투스 멧돼지 고기가 왔네요. 오늘 일정을 바꿔야겠어요. 어차피 정원에 누워서 살이나 더 찌울 계획이었지만요. 왓하하하."


손짓으로 그라벨과 니아를 자신에게로 안내한 경비병을 물리고 빵빵하게 볼살을 채워 올리는 미소를 머금은 디라스가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며 그라벨과 니아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어서 오십시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제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는 고기를 구해주셨습니다. 디라스라고 불러주십시오."


"반갑습니다. 그라벨입니다."


그라벨과 손을 맞잡고 악수를 마친 디라스가 고개를 낮추고 니아에게도 인사한다.


"드로코는 오랜만에 보는군요. 베스-디나스는 익스타른에 비해 춥지 않나요?"


"안춥다르. 니아 칼라곤이다르."


"오허허허. 그거 다행이군요."


니아와의 악수를 마친 디라스가 잠시 몸을 돌려 정원의 구석에 은빛 쟁반을 들고 있는 하인을 손가락을 까닥거려 불렀다.


디라스의 손짓을 본 하인이 적당히 쟁반 위의 작은 과일 열매와 견과류가 나뉘어 담긴 그릇들이 엎어지지 않을 만큼의 걸음으로 디라스에게 다가왔다.


"의뢰의 보상은 물건을 직접 확인한 뒤에 드릴까 하는데, 어떠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그럼, 절 따라오시죠. 가져오신 고기를 가져다 놓은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하인이 가져온 쟁반 위로 손을 뻗어 더듬거리는 손으로 보라색 열매 몇 개를 집어 든 디라스가 흥겨운 콧노래를 부르며 앞장서서 정원을 가로질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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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화 그랜드 토너먼트(2) 24.02.10 3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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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화 마브엔 관문 요새(2) 24.01.06 45 2 11쪽
97 97화 마브엔 관문 요새(1) 23.12.30 4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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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2) 23.12.20 42 3 11쪽
94 94화 니아의 새로운 무기(1) 23.12.17 43 3 12쪽
93 93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4) 23.12.13 43 3 11쪽
92 92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3) 23.12.10 42 3 11쪽
» 91화 알투스 보어 사냥 의뢰(2) 23.12.06 4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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