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저승사자 아르바이트입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완결

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3.10.04 21:29
최근연재일 :
2014.02.06 21:39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4,660
추천수 :
376
글자수 :
200,207

작성
14.01.06 23:25
조회
413
추천
7
글자
9쪽

제5장 현행범 (5)

DUMMY

“거기 서!”

“으윽, 저 녀석은 지치지도 않나?”

자신들의 꼬랑지를 밟듯 뒤따라오는 우주를 보며 남자는 이를 갈았다.

“예타나 여자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이대로는 잡혀.”

“나도 알아.”

짜증내며 대답하며 남자는 방법을 궁리했다. 이대로는 잡혀서 신나게 얻어맞을 뿐이다. 그렇다고 맞서 싸우기엔 힘의 격차가 명백하다. 합공을 한다고 해도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었다. 그나마 실전 경험이 없다면 그 점을 파고들어가겠지만, 불행히도 우주는 대련 경험이 풍부했다. 자신이나 여자가 다양한 술법을 익혔다면 방법이 있겠지만, 불행히도 둘 다 물리력 타입이다. 처음엔 당황하더라도 이내 침착하게 자신들을 압박할 것이다. 태호로서 곁에서 지켜 본 우주는 그만한 실력을 갖췄었다.

“어쩔 수 없군. 최후의 방법을 쓸 수밖에 없나?”

“뭐야, 그런 게 있으면 진작 사용하란 말야.”

남자의 중얼거림에 여자는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미안하지만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방법이라 말이지.”

“뭔데 그래? 저 인간 거의 다 따라 붙었어.”

“우주가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 멍하니 바라만 봤으면 좋겠네.”

남자는 한숨을 쉬며 여자의 어깨를 짚었다.

“미안하다.”

“뭐가……, 꺄아아아악!”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었다. 남자가 어깨를 짓눌러 망가뜨린 것이다.

“너, 무, 무슨 짓이야?”

“우리 소울 헌터가 사는 게 다 그렇지.”

남자는 여자의 얼굴을 붙잡았다. 그리고,

쐐애애애액!

“꺄아아아악!”

추격하던 우주는 그 광경에 놀라 걸음을 멈췄다. 공격할 찬스였지만, 경악을 한 나머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남자는 여자를 붙잡고 그녀의 몸, 그녀의 영혼을 흡수하고 있었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그녀의 몸은 붙잡힌 남자의 손바닥을 향해 발려 들어가고 있었다.

“도, 도대체 이건…….”

처음 보는 끔찍한 광경에 우주는 넋을 잃고 바라만 봤다. 소울 헌터가 영혼을 흡수한다는 얘기를 듣긴 했다. 그렇지만 설마 그 광경을 직접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아, 달콤하군.”

남자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흡수를 끝냈다.

“자, 2라운드를 시작해볼까?”

“…….”

우주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다 빨리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잡았다. 그는 분명히 티아에게서 들었다. 소울 헌터가 영혼을 흡수하는 효율은 매우 낮다고. 크게 강해지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영혼을 영혼으로 흡수한다면 그 효율은 매우 낮다. 영혼량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말이다. 하지만 영력은 어떨까? 물론 기본 운용가능 영력량이 늘어나진 않는다. 저장탱크가 커지진 않는다. 그런데 일회용 영력으로 전환한다면?

흡수라는 행위 자체가 효율이 매우 떨어지기에 영력으로 전환하더라도 손실되는 비율은 매우 크다. 그래도 일회용으로 사용할 영력량은 만만찮다.

게다가…….

“그래, 한 번 해보……어? 어엇?”

검을 들고 달려들려던 우주는 당황했다. 척추를 중심으로 온 몸으로 퍼지던 에너지가 다시 척추로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막대한 쿤달리니 에너지는 척추 안으로, 회음 안으로 다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쿡쿡, 바보.」

또다시 머릿속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우주는 거기에 신경 쓰진 못했다.

“어라, 왜, 왜이래?”

초인에서 평범한 무술소년으로 돌아간 우주. 다시 에너지를 각성시키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설마?”

당연했다. 아직 우주는 막대한 쿤달리니 에너지를 완벽하게 각성시키거나 계속 유지시킬 정도로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제한된 시간동안만 사용할 수 있는 힘인 것이다.

“내가 3분만 활약할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자기 자신에게 짜증내던 우주는 거대한 힘의 압력을 느끼고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콰아앙!

거대한 폭발. 소울 헌터가 단순히 손을 뻗었을 뿐인데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이건 없었던 능력인데. 크큭, 그 여자를 흡수하면서 새로 생긴 능력인가?”

넘치는 힘에 취한 소울 헌터는 우주를 가리키며 마구잡이로 폭발을 일으켰다.

쾅, 콰콰콰콰쾅!

“하하, 하하하하. 도망치고 있어. 나를 피해 도망치고 있다고. 난 강해졌어, 하하하하하.”

쿤달리니 에너지가 사라졌단 걸 눈치 채지 못한 소울 헌터는 자신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며 크게 웃었다. 누가 와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저거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닐……, 이크!”

콰앙!

우주는 발을 디딜 위치를 재빨리 바꾸며 허공에서 몸을 뒤틀어 옆으로 피했다. 자칫 잘못했으면 폭발에 휘말릴 뻔했다.

막대한 쿤달리니 에너지는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대신 그때 가졌던 영력에 대한 감각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기본 보유 영력도 여전히 남아있다. 덕분에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영력이 모이는 것을 감지해 미리 피할 수는 있었지만,

‘언제까지고 피하기만 해선 답이 없어. 이대론 내 체력이 다할 거야.’

빨리 후퇴를 하거나, 기회를 노려 공격을 해야 했다. 하지만 순간적인 움직임이라면 모를까, 지속적으로 속도를 내는 건 아직 미숙했다.

“그렇다면 역시 공격이겠지? 티아가 빨리 오면 더 좋겠지만.”

화륵, 화르르륵!

그 말에 응답했는지 우주의 주위로 불꽃의 고리가 나타나 그를 감쌌다.

“으이구, 힘에 취해 앞뒤 생각 안 하고 달려 나갈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어느새 뒤따라온 티아가 우주와 함께 불꽃의 고리 안으로 들어왔다. 폭발은 계속 일어났지만, 고리 안으로 그 여파가 들어오진 않았다.

“크흐흐, 예타나 계집인가? 이젠 난 네가 두렵지 않아. 봐라, 막대한 에너지를 자랑했던 차우주도 저 꼴이다. 너라고 별 수 있을까?”

남자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야? 아깐 힘이 철철 흘러넘치더니.”

바보의 말은 가볍게 흘리며 걱정스런 어조로 우주에게 물었다.

“초사이어인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시간제 계왕권이었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우주는 간단하게 상황설명을 했다. 설명을 다 들은 티아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힘에 익숙해질 때까지 상당히 머리 굴리며 전투를 해야겠네.”

“전투 할 일을 안 만드는 건 어때?”

티아는 말없이 혼자 길길이 날뛰는 소울 헌터를 가리켰다.

“앞일은 예측할 수 없는 법이지. 빨리 익숙해지도록 할게.”

“그래야 내 파트너지.”

그녀는 소울 헌터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손을 뻗었다.

화륵, 파파파팟!

그러자 불꽃의 끈들이 나타나 그의 사지를 결박했다.

“크윽, 이건 또 뭐냐?”

“이제 그만 날뛰고 저승으로 가자. 수확해주마.”

차캉!

이그니스 사이즈를 소환 티아가 그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을 때였다.

“예상대로군.”

그때 그들 사이로 한 소녀가 나타났다.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작은 체구의 소녀. 우주나 티아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 하란…….”

“대장!”

우주가 그녀를 부르기 전에 사지가 결박된 소울 헌터가 애타게 그녀를 불렀다.

“대장, 잘 오셨습니다. 대장이라면 저들을 모두 처리하실 수 있죠? 빨리 처리하고 저를 구해주세요.”

“대, 대장이라고?”

소울 헌터가 하란을 지칭한 단어에 기겁한 우주. 그런 그를 본체만체하며 하란은 소울 헌터에가 가까이 다가갔다.

“대장…….”

퍼어어엉!

순간 하란에게서 폭발이 일어났다. 크지는 않았지만, 소울 헌터를 뒤덮기에는 충분한 크기였다.

“하, 하란!”

갑작스런 폭발에 놀란 우주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폭발에 휘말려 죽진 않았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다행히 그녀의 몸은 멀쩡했다.

투툭!

대신 그녀 앞으로 방금 전까지 멀쩡했던 소울 헌터의 머리가 떨어졌다. 나머지 몸은 폭발에 휘말려 사라졌다.

“대, 대장? 도대체 왜……?”

“계획대로다. 내 독단으로 다소간 이른 실행이지만.”

하란은 경멸의 눈초리로 그를 쏘아보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소울 헌터의 머리 위로 그 구슬을 들어올렸다.

“대장, 제발…….”

“가라.”

우주가 한 번도 듣지 못했던 감정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하란의 차가운 목소리. 그녀는 머리를 향해 구슬을 떨어뜨렸다.

퍼엉!

구슬은 머리에 닿자 폭발을 일으켰다. 소울 헌터는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소멸했다.

“하란.”

“…….”

그제야 반응을 보이며 우주를 돌아보는 하란.

“그래서 오늘 안 오면 후회할 거라 했잖아.”

그녀는 우주를 보며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슈슉!

이어 그녀의 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하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승사자 아르바이트입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5 에필로그 +2 14.02.06 453 12 6쪽
44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6) 14.02.03 727 12 14쪽
43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5) +1 14.01.31 402 12 8쪽
42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4) +1 14.01.30 343 10 10쪽
41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3) 14.01.27 685 2 9쪽
40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2) 14.01.22 322 11 10쪽
39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1) 14.01.20 368 9 8쪽
38 제7장 어둠의 정체 (2) 14.01.18 274 6 7쪽
37 제7장 어둠의 정체 (1) 14.01.15 681 9 8쪽
36 제6장 소꿉친구 (3) 14.01.13 342 6 8쪽
35 제6장 소꿉친구 (2) +1 14.01.10 564 11 9쪽
34 제6장 소꿉친구 (1) +1 14.01.08 587 14 8쪽
» 제5장 현행범 (5) 14.01.06 414 7 9쪽
32 제5장 현행범 (4) 14.01.03 582 16 9쪽
31 제5장 현행범 (3) 14.01.01 611 5 12쪽
30 제5장 현행범 (2) 13.12.30 534 7 9쪽
29 제5장 현행범 (1) 13.12.27 471 11 9쪽
28 막간 – 두 저승사자 13.12.25 487 5 9쪽
27 제4장 범행현장 적발 (3) 13.12.23 718 7 10쪽
26 제4장 범행현장 적발 (2) +1 13.12.21 628 8 9쪽
25 제4장 범행현장 적발 (1) 13.12.19 468 9 9쪽
24 제3장 어둠과의 결투 (6) 13.12.16 660 5 11쪽
23 제3장 어둠과의 결투 (5) 13.12.13 694 13 17쪽
22 제3장 어둠과의 결투 (4) 13.12.11 628 4 11쪽
21 제3장 어둠과의 결투 (3) 13.12.09 520 13 12쪽
20 제3장 어둠과의 결투 (2) +1 13.12.06 402 5 11쪽
19 제3장 어둠과의 결투 (1) 13.12.05 422 8 12쪽
18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8) + 공지 +1 13.11.06 403 9 16쪽
17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7) 13.11.06 389 11 14쪽
16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6) 13.11.05 606 3 12쪽
15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5) 13.11.02 408 5 13쪽
14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4) +1 13.10.31 372 6 11쪽
13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3) +1 13.10.29 429 6 10쪽
12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2) +1 13.10.26 385 5 11쪽
11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1) +2 13.10.24 391 7 10쪽
10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9) +3 13.10.22 466 7 8쪽
9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8) 13.10.19 484 6 9쪽
8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7) +1 13.10.17 434 6 12쪽
7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6) 13.10.15 530 7 9쪽
6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5) 13.10.12 706 8 11쪽
5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4) 13.10.10 652 8 9쪽
4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3) 13.10.08 643 14 9쪽
3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2) 13.10.06 968 9 9쪽
2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1) 13.10.04 1,111 9 9쪽
1 프롤로그 +1 13.10.04 1,297 13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