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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아르바이트입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완결

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3.10.04 21:29
최근연재일 :
2014.02.06 21:39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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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39
추천수 :
376
글자수 :
200,207

작성
13.11.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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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
추천
3
글자
12쪽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6)

DUMMY

“앗, 우왓, 헛, 우아아앗!”

이 말은 효과가 있었다. 단번에 정신을 차린 우주가 펄쩍 뛰며 더듬거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 혹시 무슨 문제 있어?”

걱정스런 표정. 거기서 인간 티아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아, 아니, 트, 특별히 이상한 건 아냐. 아니지, 이상한가?”

티아의 거침없는 말에 얼굴을 붉히며 우주는 자신의 내부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대해 설명했다.

“영력이군.”

그의 물음에 티아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영력?”

“말 그대로 영혼의 힘. 마력이나 내력 등으로도 설명하거나 호환될 수 있는 기운이지만, 지금의 네겐 영력이 더 옮은 표현이겠지.”

“그래?”

우주도 마력이니 내력이니 하는 표현은 알고 있다. 게임이나 만화, 소설 등에서 흔히 쓰이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흐음, 이것이 소위 그 잠재된 나의 힘이란 건가? 그래서 내가 저승사자로서 자질을 가졌다는 거네.”

우주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영력이란 것을 단련해본 기억이 없다. 그랬기에 저승사자 아르바이트를 맡으면서 잠재력 같은 게 해방되었다고 생각했다.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하지만 티아는 코웃음을 치며 우주를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곤 우주의 아래를 향해 손바닥을 가져다댔다.

“야, 야. 어, 어디로 손을 갖다 대는 거야?”

손바닥의 종착지는 우주가 우려하는 위치보다 조금 위, 아랫배였다.

“왜? 문제 있어?”

“아, 아니. 아무것도.”

우주는 올려다보는 티아의 시선을 슬그머니 피했다. 자신의 오해도 창피했지만, 생각해보니 지금 이 자세도 그다지 평범하지는 않았다.

“착실히 수련을 했나보군. 평범한 인간치고는 상당히 안정되어 있고, 그릇도 커. 역시 오라버니가 단순히 저승사자로서의 자질만 본 건 아니었어.”

티아가 우주의 아랫배에서 손을 떼며 중얼거렸다.

“나도 같이 이해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면 안 될까?”

“너 운동을 했다고 했지?”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자 우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검도를 했었지. 지금은 쉬고 있지만.”

“실력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꽤 열심히 수련을 했나봐.”

티아는 우주의 영력이 모두 그가 그간 운동을 하며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감탄했다. 우주가 보유한 영력은 웬만큼 활동하는 퇴마사들 이상, 저승사자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물론 상위권까지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난 평소에 영력 같은 거 못 느껴봤는데?”

설명을 들었지만 우주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만큼 대단한 기운이 있다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기에 실감이 나지 않은 것이다.

“검도를 한다고 했지? 너의 검술, 검을 휘두르는 힘과 속도, 몸의 움직임, 보법, 그리고 대련을 할 때의 집중력과 판단력. 이 모든 게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해?”

“그건…….”

“네가 자각을 못하더라도 그 힘은 너의 일부로서 계속 존재해왔어. 육체를 가진 몸이었기에 근력과 두뇌에서 활용되고 있었던 거지. 지금은 영혼 상태이기에 ‘영력’이라는 기운으로 나타난 것일 뿐이고. 치우치지 않은 안정된 기운은 착실히 정도를 걸어왔다는 의미이지. 이건 네 잠재능력 따위가 아니라, 네가 지금껏 땀 흘린 결과야.”

“…….”

우주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속으로 너무나 뿌듯하고,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은 기분이 감격스러웠기 때문이다.

“뭐, 그걸 따로 영력으로 활용하려면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티아도 우주의 영력을 확인하곤 만족스러워하며 내심 안도를 했다. 그녀의 파트너로서 일을 하면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때 제 한 몸 지킬 수 있고,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바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 이제 나가자. 어딜 가면 돼?”

기쁜 마음을 정리하며 우주는 환한 웃음과 함께 말했다. 그의 의욕이 느껴졌는지 티아도 씨익 웃었다.

“우선 학교부터 가자.”

그런데 그녀의 걸음이 향하는 곳은 문이 아니었다.

“어디로 가는 거야? 거긴 베란다잖아.”

“영력도 꽤 있는 사람이 이거 왜 이래? 당연히 날아서 가야지.”

부웅!

베란다의 창을 열지도 않고 그대로 통과한 티아가 허공에 두둥실 떠올랐다.

“날아서 간다고?”

어이없이 웃던 우주는 그제야 자신이 영혼이란 사실을 떠올리며 조심스레 발걸음 뗐다. 다행히 몸이 아래로 푹 꺼지거나 마음대로 날아다니거나 하지 않았다. 육체를 가지고 움직일 때와 똑같은 감각. 거기에 영력이 자연스럽게 함께 움직이며 행동을 보조했다. 영력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유체이탈 하기 전과 똑같았다.

그랬기에 그는 ‘난다’라는 감각이 더욱 불안해졌다. 아니, 그 전에 창에 부딪힐 것 같았다. 사물을 통과한다는 감각 역시 듣도 보도 못한 것이니까.

“혹시 날 줄 몰라? 가르쳐줄까?”

의미심장하게 웃는 티아.

“아니, 알아. 아마 알고 있을 거야.”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미소가 불길했기에 우주는 거짓말을 했다. 심호흡을 하며 창을 응시하면서 그대로 걸어갔다. 다행히 그의 몸은 아무런 방해 없이 자연스럽게 창을 뚫고 지나갔다. 이제 남은 관문은 하나.

‘난다, 떠오른다. 날아오른다.’

혹시나 영력이 자신의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을까, 라는 기대와 함께 베란다의 끝, 허공을 향해 발을 디뎠다. 그리고,

슈우우욱!

“으아아아아악!”

귀곡성과 함께 추락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누가 그딴 소릴 했던 거야?’

타악!

자유낙하를 즐기며 지면과 키스를 하기 직전 티아가 우주의 팔을 붙잡았다.

“뭐야, 날지 못하는 거야? 실망이야.”

키득 웃으며 우주를 땅에 천천히 내려주는 티아. 그녀도 허공에서 내려와 그의 옆에 나란히 섰다.

“지리도 익힐 겸 그냥 걸어 다니자. 모르는 건 차차 배우면 되니까.”

재미있는 쇼였는지 티아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에휴, 그래. 세상이 그리 쉽게 기대대로 돌아갈 리는 없지.’

실망의 한숨을 내쉬며 우주는 몸을 바로 잡았다. 몸이 약간 가벼운 감은 있지만, 전체적인 감각은 여전히 육체 안에 있을 때와 동일했다.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정말 유체이탈을 했는지 실감이 잘 안 나기도 했다.

“비행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야. 불길을 일으키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지.”

화르륵!

티아는 우주와 함께 걸으면서 자신의 손바닥 위로 붉은 불꽃을 만들어냈다. 그 이적을 보며 놀람과 감탄이 뒤섞인 표정을 짓는 우주의 모습에 티아는 내심 만족스러웠다. 이 상황이 즐거웠다.

“이것도 다 영력의 활용이야. 첫째는 이완, 둘째는 시각화. 저승사자가 사용하는 아니, 이 세상 대부분의 술법은 이 두 기초가 중요해.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히 하여 영력을 자각하고 운용하는 것. 그리고 이미지화.”

보통 평범한 인간이라면 이러한 것이 그럭저럭 가능하게 되는 데만 빨라도 몇 개월, 보통 1년 이상은 걸린다. 기초라지만 핵심이면서 모든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래 걸린다면 지금 당장 배워도 쓸모없는 것 아냐?”

우주는 이미 저승알바를 맡았고, 임무는 벌써 시작됐다. 그녀의 설명대로라면 지금 배워봤자 당장의 임무에는 써먹을 수 없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넌 저승사자의 자질이 있어. 그 말은 곧 영적 재능이 뛰어나단 말이지. 영력도 이미 자각하고 있고, 양도 꽤 많아. 게다가 넌 저승알바를 하고 있는걸.”

당장 투입되는 인력이기에 저승알바는 주로 상당한 수련을 쌓은 사람들이 맡는다. 또한 저승알바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이 일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알바를 맡으면 반쯤은 저승사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항시 이완이 유지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육신을 벗어난 영혼은 영적 세계에 더 가까워. 즉, 영적 기술들을 익히기 쉬운 몸이 된단 말씀.”

본래 주어진 재능과 환경. 이로 인해 저승알바는 평범한 인간보다 몇 배나 빠른 수련을 쌓을 수 있다. 그리고 영혼 상태에서 한 수련은 육체로 들어갔을 때도 고스란히 가지고 들어간다. 저승알바 때의 이능력을 인간일 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초인이 될 수 있단 말이지?”

생각지 못한 설명에 우주는 히죽 웃었다. 뭔가 특별한 힘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게 인간 상태일 때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게다가 필요조건 중 하나인 영력은 이미 자각하고 있었다.

“넌 걱정할 필요 없어. 사승관계를 맺진 않겠지만, 내가 널 잘 이끌어 줄 테니까.”

티아의 미소가 점점 짙어져갔다.

“그런데 넌 어째 신난 것 같다.”

그 미소를 보며 우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 인간 티아였을 때도 느꼈지만, 무언가 설명을 할 때 그녀는 얼굴에 화색을 띄었다. 수줍음을 타고 말을 잘 못하는 인간 티아도 신이 나서 줄줄 말을 이었었다.

“후후, 그래 보여?”

티아는 살짝 부끄러운지 손에 든 해골 가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살짝 가렸다. 기괴한 가면이지만, 그래도 그 행동이 귀여워 보여 우주의 입매에도 살짝 미소가 맺혔다. 그가 보지 못한 또 다른 티아였다. 고작 하루를 만난 것뿐이지만, 그녀는 정말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는 사이 그들은 어느새 창천고등학교 교문 앞까지 도착했다. 그 앞에 서자 티아는 얼굴을 굳히고 얼굴에 해골 가면을 썼다.

“티아?”

“이제부턴 공무수행을 해야 하니까. 너에게도 조만간 유니폼이 배달될 거야.”

저승사자라고 꼭 해골 가면을 써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티아는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꼭 가면을 쓰곤 했다.

“자, 들어가자.”

티아가 앞장서서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한밤중에 학교에 들어가는 건 처음인데.”

학생회장이 된 설화의 활약으로 야간 자율학습도 없어진 상태. 학교는 저녁 8시만 넘어도 사방이 깜깜하고 조용했다.

“오늘 연습은 좀 힘들지 않았어?”

“어휴, 부장이 좀 극성이어야지.”

“앗!”

그때 몇몇 학생이 우주와 티아를 스쳐 지나갔다. 아무리 어두워도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그들을 못 보지는 않을 터. 하지만 그들은 눈길 하나 주지 않고 교문 밖으로 내려갔다.

“왜? 조금 긴장했어?”

해골 가면 너머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뭐, 조금.”

우주는 순순히 인정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영혼 상태라는 걸,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걸 실감했다.

“그래,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저승사자님?”

“하나하나 모두 둘러 봐야지.”

티아는 거침없이 운동장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밤의 학교라.”

밖에서 바라보니 불을 켜져 있는 곳은 두 곳 정도밖에 없었다. 방금 나갔던 학생들이 마지막이었는지 어떤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저 두 곳은 분명…….”

1층과 5층 구석. 대칭되듯 서로 양 끝단에 불이 켜져 있는 교실. 그의 기억이 맞는다면 두 곳은 모두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곳이다.

“뭐해, 안 들어올 거야?”

“지금 가.”

티아의 재촉에 망설임을 멈추고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문을 통과할 때 잠시 멈칫거렸지만, 인간처럼 손으로 열거나 하진 않았다.

“거참, 신기하단 말이야.”

아직도 영혼 상태가 완전히 적응되지 않는지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티아를 따라가 그녀와 나란히 걸었다. 그녀는 교실 하나하나, 화장실까지 거침없이 돌아다녔다.

“그런데 남자 화장실까진 좀 그렇지 않아?”

“뭐가?”

“아니, 뭐, 그게…….”

너무 태연스러운 표정으로 되묻자 우주는 할 말이 없었다.

“저승사자 노릇을 하는데 남녀 구분이 어디 있어? 그리고 지금은 사람도 없는데 부끄러워할 게 뭐 있다고.”

그 말을 하며 티아는 화장실 안을 활보하다가 걸음을 멈췄다. 가면에 가려 표정이 보이진 않았지만,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단 걸 분위기로 알 수 있었다.

“왜? 뭔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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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4) +1 14.01.30 342 10 10쪽
41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3) 14.01.27 685 2 9쪽
40 제8장 울트라 하이트 – 신의 정신의 영역 (2) 14.01.22 322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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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제6장 소꿉친구 (3) 14.01.13 342 6 8쪽
35 제6장 소꿉친구 (2) +1 14.01.10 563 11 9쪽
34 제6장 소꿉친구 (1) +1 14.01.08 586 14 8쪽
33 제5장 현행범 (5) 14.01.06 413 7 9쪽
32 제5장 현행범 (4) 14.01.03 582 16 9쪽
31 제5장 현행범 (3) 14.01.01 611 5 12쪽
30 제5장 현행범 (2) 13.12.30 533 7 9쪽
29 제5장 현행범 (1) 13.12.27 471 11 9쪽
28 막간 – 두 저승사자 13.12.25 485 5 9쪽
27 제4장 범행현장 적발 (3) 13.12.23 718 7 10쪽
26 제4장 범행현장 적발 (2) +1 13.12.21 627 8 9쪽
25 제4장 범행현장 적발 (1) 13.12.19 468 9 9쪽
24 제3장 어둠과의 결투 (6) 13.12.16 660 5 11쪽
23 제3장 어둠과의 결투 (5) 13.12.13 694 13 17쪽
22 제3장 어둠과의 결투 (4) 13.12.11 628 4 11쪽
21 제3장 어둠과의 결투 (3) 13.12.09 519 13 12쪽
20 제3장 어둠과의 결투 (2) +1 13.12.06 402 5 11쪽
19 제3장 어둠과의 결투 (1) 13.12.05 422 8 12쪽
18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8) + 공지 +1 13.11.06 403 9 16쪽
17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7) 13.11.06 389 11 14쪽
»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6) 13.11.05 605 3 12쪽
15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5) 13.11.02 407 5 13쪽
14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4) +1 13.10.31 372 6 11쪽
13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3) +1 13.10.29 429 6 10쪽
12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2) +1 13.10.26 385 5 11쪽
11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1) +2 13.10.24 39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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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1장 조금 특별한 아르바이트 (2) 13.10.06 968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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