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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아르바이트입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완결

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3.10.04 21:29
최근연재일 :
2014.02.06 21:39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4,620
추천수 :
376
글자수 :
200,207

작성
13.12.19 00:12
조회
467
추천
9
글자
9쪽

제4장 범행현장 적발 (1)

DUMMY

“좀 더 안전한 방법 없어? 심장 떨어질까 무섭네.”

우주는 침대에 쓰러진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며 저승사자 모드의 티아를 향해 투덜거렸다.

“겉보기만 무섭지 별로 해롭진 않잖아.”

티아는 쿡쿡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정신건강이 해로운데.”

우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이번에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불붙은 낫에 꿰뚫려 강제로 유체이탈을 당했다. ‘수확해주마’라며 사정없이 낫을 휘두르는 모습은 공포였다.

“싫으면 빨리 유체이탈을 배워.”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어야…….”

투덜거리던 우주의 말문이 멈췄다. 그의 말을 들어야 할 티아가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렸기 때문이었다.

“공중을 나는 방법도 아직 안 배웠는데.”

또다시 한숨을 푹 내쉬며 베란다로 다가간 우주. 잠시 고민하더니 두 눈을 꾹 감고 그대로 뛰어내렸다. 자살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영력, 그리고 시각화.’

우주는 나름 믿는 구석이 있었다. 검도 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게 된 영력을 온 몸으로 퍼트렸다. 이어 이 영력들이 몸을 가볍게, 그래서 낙하 속도가 점점 떨어지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강력하게 시각화시켰다.

만약 그냥 몸이 가벼워진다는 시각화를 하라고 했다면 감도 못 잡았겠지만, 지금 그에겐 영력이라는 도구가 있었다.

“그래, 할 수 있어.”

낙하속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단 걸 느낀 우주가 두 눈을 번쩍 뜨며 자신 있게 외쳤을 때였다.

“앗, 이런!”

기뻐하느라 집중력을 놓친 우주는 그대로 지상으로 떨어졌다. 서둘러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콰앙!

“으아악!”

우주는 비명을 지르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지면과 온몸으로 키스했다.

“영혼 상태라 추락정도로 통증은 없을 텐데.”

그의 뒤를 따라 티아가 사뿐하게 지상에 착지했다. 우주에게 다가가는 그녀의 표정은 비아냥거리는 말과는 달리 놀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무리가 조금 미숙했지만 성공적인 공중부양이었어.”

사실 티아는 우주를 붙잡고 지상으로 내려오려고 했다. 베란다 너머로 뛰어내린 건, 우주를 그쪽으로 유도하려는 것과 동시에 다소간의 장난이 섞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우주는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시도를, 그것도 성공적으로 해낸 것이다.

“가르쳐주지도 않은 건데……, 어떻게, 왜 시도한 거야?”

티아는 우주를 부축해 일으켜주며 물었다.

“시각화는 어제 배웠잖아. 응용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번 해봤지.”

우주는 어제 시각화로 영혼상태에서도 물리력을 행사하던 것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물리력을 사용할 때 손으로 미약하나마 영력이 흘러갔었거든. 그걸 이용해봤어.”

“겨우 그것만으로…….”

티아는 놀라고 감탄했다. 그녀는 오늘 검도 대회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우주에겐 영력을 다루는 재능이 탁월했다.

“자각한지 고작 하루 만에 이 정도라니, 정말 대단해.”

“괜히 띄어주니까 고맙긴 한데…….”

우주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칭찬은 고맙지만, 이런 패턴은 많이 봐왔다. 뒤이어질 말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그건 별로 달갑지 않은 말이었다. 그래서 고개를 저으려는 찰나,

“그간 정말 열심히 수련했나봐? 하루 만에 이러긴 쉽지 않은데, 기초가 잘 잡혀 있었나봐. 가르치는 재미가 있겠는걸.”

“…….”

티아는 그저 놀라워하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예상 밖의 대답을 들은 우주는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껏 늘 듣던 재능이니 천재니 하는 단어가 아니었다.

“자, 그럼 갈까?”

티아가 해골 가면을 쓰며 앞장서서 걷자 우주는 정신을 차리곤 허둥지둥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입가엔 기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오늘도 여전하네.”

창천고등학교 숙직실. 티아는 여전히 거부감 가득한 표정으로 겨우 숙직실 안으로 들어왔고, 우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예전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 게임 중독이 좀 심각해진 것 같아.”

“오늘이라도 당장 오라버니 집무실로 올라가야 할까?”

여전히 게임 삼매경인 은신을 보며 티아는 해골 가면 안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은신은 게임 화면에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아무런 움직임 없이 손가락만 움찔거리고 있었다.

“내가 없을 때 오라버니도 이러고 있을까?”

“아니, 그 사람은 게임 폐인이라기보다…….”

우주가 기억하기론 권시형의 집무실에는 게임 소프트보다 각종 애니메이션 DVD, 블루레이가 더 많았다. 게임 매니아이긴 하지만 그보다 애니 오타쿠에 더 가까워 보였다.

“어차피 만류귀종이라고 했어. 내버려두면 어떤 꼴이 될지…….”

“만류귀종이 거기서 쓰이는 말이었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우주는 티아와 함께 숙직실에서 나왔다. 이어 어제처럼 한층 한층 올라가며 교실 곳곳을 조사했다.

“오늘도 어제 코스 그대로 돌아다닐 거야?”

둘은 어제 창천고를 비롯해 주위 고등학교들 위주로 조사했었다. 어제처럼 창천고에서 시작하자 우주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니, 다른 학교로 갈 거야. 어젠 조사를 끝냈으니까.”

티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런데 우리 학교는 왜 또 왔어? 어제 조사했잖아.”

“피해 학교가 여럿 있는데 내가 굳이 이 학교로 전학 온 것 이유가 무엇일 것 같아?”

“글쎄, 우리 학교에 뭔가 단서가 있는 거야?”

다시 질문이 돌아오자 티아는 이를 으득 갈았다.

“그래, 그 여자가 여기 있다고 했으니까. 뭔가 알고 있으면 속 시원하게 가르쳐줄 것이지, 자기 임무 아니라고 쏙 내빼고 말이야.”

그녀는 누구든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투덜거렸다. 어차피 영혼 상태이기에 들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도 여기네.”

우주는 학생회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숙직실과 학생회실, 이 두 곳만 불이 켜져 있었다.

“멤버는 하나 늘었네.”

안으로 들어온 우주는 설화를 피해서 열심히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하란을 바라봤다. 오늘 있었던 시합의 뒷정리가 남아있다더니 아직도 일을 하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설화를 좀 어려워한다는 점일까? 하란은 설화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일을 하고 있었다.

“에휴,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 오늘 결승 때문인가?”

결승전 직후 설화가 떠나가자 하란이 기다렸다는 듯이 쏜살같이 달려왔었다. 뒤이어 티아와 시현도 다가올 때까지 호들갑을 떨며 걱정을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평소에도 하란은 설화를 어려워했다. 그 이유를 모르는 우주는 고개를 저으며 이번엔 태호를 바라봤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그는 설화를, 그리고 예은은 태호를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포기하고 시선을 조금만 옆으로 돌리면 좋을 텐데.”

쯧쯧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드르륵!

그때 학생회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훤칠한 키의 포니테일 라이더 슈트 여인이 들어왔다. 우주의 담임선생인 천시현이었다.

“수고들 하는군. 뭐 좀 먹고 하도록 해.”

그녀는 가져온 야식거리를 책상 위에 올리며 말했다. 우주가 창가로 다가가 운동장을 내려 보자 한쪽 구석에 시현이 타고 온 바이크가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도 우승했구나. 축하한다.”

시현의 말에 우주는 귀를 쫑긋 세우며 그녀와,

“감사합니다.”

짧게 대답하는 설화를 주목했다. 아무래도 본인과 관련된 일이다보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우주 녀석이 밸런스가 나쁘긴 했지만, 움직임은 꽤 괜찮았지. 당황할 만한 일이었는데, 잘 대처했어.”

“별 것 아닙니다.”

이번에도 짧게 대답하는 설화. 학생들은 물론 선생들까지도 시현을 두려워했지만, 설화만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했다.

“하하하, 우주 녀석도 꽤 하던데, 역시 회장님 실력만큼은 아니더군요.”

“선배.”

태호는 과장되게 웃으며 아부했고, 그 옆구리를 서기인 예은이 콕콕 찌르며 하란을 가리켰다. 하란은 화를 낼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는,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주가 제 감을 찾았다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설화는 표정변화 없이 무감각한 어조로 말했다.

“겸손은. 네가 1년을 쉬었고, 우주가 1년 더 수련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거다. 차이가 커.”

“힘을 제대로 못 다뤘을 뿐입니다.”

“그게 미숙하단 증거지.”

두 사람의 진지한 대화에 태호는 끼어들지 못하고 표정만 웃고 있었고, 하란은 여전히 불편한 표정이었다.

“…….”

그리고 우주는 멍하니 서 있었다.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갔다.

“나가자.”

다 둘러본 티아가 우주의 안색을 살피곤 그의 손목을 잡았다.

“우주가 더 큰 힘을 다룰 수 있다면…….”

이어지는 설화의 말을 채 듣지 못하고 우주는 티아에게 이끌려 학생회실 밖으로 나갔다. 거기서 걸음을 멈추지 않고 티아는 옥상까지 우주를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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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제6장 소꿉친구 (3) 14.01.13 341 6 8쪽
35 제6장 소꿉친구 (2) +1 14.01.10 563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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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5장 현행범 (5) 14.01.06 413 7 9쪽
32 제5장 현행범 (4) 14.01.03 582 16 9쪽
31 제5장 현행범 (3) 14.01.01 611 5 12쪽
30 제5장 현행범 (2) 13.12.30 531 7 9쪽
29 제5장 현행범 (1) 13.12.27 471 11 9쪽
28 막간 – 두 저승사자 13.12.25 485 5 9쪽
27 제4장 범행현장 적발 (3) 13.12.23 718 7 10쪽
26 제4장 범행현장 적발 (2) +1 13.12.21 627 8 9쪽
» 제4장 범행현장 적발 (1) 13.12.19 468 9 9쪽
24 제3장 어둠과의 결투 (6) 13.12.16 660 5 11쪽
23 제3장 어둠과의 결투 (5) 13.12.13 694 13 17쪽
22 제3장 어둠과의 결투 (4) 13.12.11 627 4 11쪽
21 제3장 어둠과의 결투 (3) 13.12.09 518 13 12쪽
20 제3장 어둠과의 결투 (2) +1 13.12.06 40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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